김대석 전북대학교 기계시스템공학부 교수·산학연구처 R&BD전략 센터장 - 공학의 존재 이유, 산업 현장에의 적용에 있다
김대석 전북대학교 기계시스템공학부 교수·산학연구처 R&BD전략 센터장 - 공학의 존재 이유, 산업 현장에의 적용에 있다
  • 박성래
  • 승인 2017.06.2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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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가 없는 공학은 아무것도 아니다.” 김대석 교수는 지도교수가 남긴 이 문장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새로운 기술을 연구・개발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닌 실제로 산업계나 교육계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기술상용화를 달성하는 것. 이것이 그가 지난 20여 년간 추구해온 연구의 목표다. 그는 독창성 있으면서도 현장의 니즈에 부합하는 솔루션을 개발하며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기술사업화’ 통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 제공

벤처기업 창업부터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 연구원 생활을 거쳐 전북대학교 산학연구처 R&BD 전략센터장과 기계시스템공학부 교수직을 역임하고 있는 김대석 교수는 ‘기술산업화’라는 목표를 향해 부단히 달려왔다. 산업계 현장을 직접 지켜보며 느꼈던 산업화가 가능한 연구의 필요성은 학교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절실하게 느껴졌다. 기업과 학교 모두에서 R&D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산업계가 요구하는 것과 학교에서 수행하고 있는 연구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이러한 차이를 해결하는 것이 그가 자신의 연구를 통해 이루고자하는 목표다.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입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그 속도가 느리다면 산업 현장에서 활용될 수 없죠.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에서 높은 정밀도를 가진 광 측정 기술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많이 발표되었지만, 속도가 느려 실제 생산라인에는 많이 적용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사용은 가능하더라도 속도성능이 제약적이기 때문입니다.”

 

김 교수는 ‘파면복원기술을 이용한 마이크로나노 기계물성측정 고속화 연구’라는 주제 아래 속도와 정밀도 모두를 충족시키는 기술 개발에 지난 10여 년간 매진해왔다. 누구도 가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개척해온 덕에 숱한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기술상용화라는 목표 아래 지속적으로 도전한 끝에 실제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생산 공정은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미세 패터닝 및 박막공정의 연속이다. 현재까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산업에 활용되는 광 측정 기술은 실제 현장에서 요구되는 속도에 못 미치고 있으며 2D 정보 획득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높이 등 보다 구체적인 3D 정보를 제공하는데 제약을 갖고 있었다. 본 연구는 기존의 마이크로나노 광 측정 기술 측정 속도의 한계를 극복해 실시간으로 마이크로나노 패턴형상의 3차원 정보를 추출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생산 공정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모니터링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생산수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산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는 나노기술의 최전선에 있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산업이 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본인을 포함한 나노기술 분야에서 일하는 모든 공학도의 역할이라 덧붙였다.

 

세계최초 속도와 정밀도 충족하는 마이크로나노 측정 기술 개발

“ICT기술은 4차 산업의 핵심기술이라 할 수 있는 만큼 그 중요도와 수요 역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ICT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분야라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ICT의 미래라 점쳐지고 있다. 딱딱한 형태가 아닌 쉽게 구부려지는 유연한 디스플레이가 요구된다. 이와 함께 프린티드 일렉트로닉 생산기술 및 Roll to Roll(R2R) 나노패터닝 공정 등 차세대 생산기술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추세다. 종이나 투명한 필름 등에 전자기기를 프린트하는 것이다. 김대석 교수는 지난 4년 간 한국기계연구원이 주관한 산업원천기술과제의 일환으로 신문 인쇄에서 활용되던 R2R 기술을 전자기기에 적용하여 회로 패턴이나 광학용 필름을 위한 마이크로 나노 패턴을 전사하는 기술을 개발해왔다. 이러한 기술들은 향후 5년에서 10년 이내에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실제로 국내 굴지의 IT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미래 생산 기술이다.

DSP(Dynamic Spectro-Polarimeter)

김 교수는 ‘파면복원기술을 이용한 마이크로나노 기계물성측정 고속화 연구’가 이러한 차세대 마이크로나노패터닝 생산기술에 적용할 수 있는 차별화된 실시간 공정 모니터링 및 광 측정 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 내다봤다. 특히 이번 연구가 성공하면 세계 최초로 현재까지의 광 측정 기술로는 한계가 있던 롤 곡면이나 자유 곡면 위의 나노패터닝을 실시간 측정・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하게 된다.

 

“현재까지 속도와 정밀도 모두를 산업계 생산기술 수준으로 만족시키는 기술은 없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이 둘 모두를 만족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상당히 도전적인 연구라 할 수 있습니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해쳐나가는 연구였기에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DSR(Dynamic Spectro-Reflectometer)

이번 연구는 초기 개념 정립부터 실험검증, 새로운 측정 컨셉 도출・검증에만 5년여의 시간이 소요됐다. 처음 설정했던 연구 컨셉은 거듭 수정을 거쳐 현재의 연구는 네 번째 버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속적으로 논문과 특허를 내왔지만 시장에 적용할 수 있을 정도의 아이디어 수준은 아니었다고 김 교수는 회상했다. 그는 기술사업화라는 목표로 계속해서 수정・발전시키며 기술의 완성도를 높여왔다.

DSE(Dynamic Spectro-Ellipsometer)

전북대학교 광기술 연구실 내부 인력만으로는 기술사업화를 이룰 수 있을 만큼의 완성도를 달성하기에 역부족이라는 한계도 있었다. 이를 위해 김 교수가 찾은 방법은 외부 전문기관과의 협업이었다. 그는 연구 초기부터 현재까지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한국기계연구원(KIMM), ㈜엠젠(MGen), 케이랩(K LAB) 등 외부 기관 전문가들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연구를 완성해왔다. 김 교수는 쉬운 길은 아니었지만 “쓸모가 없는 공학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철칙을 되새기며 노력해왔다고 전했다. 특히 연구 결과가 실제 기술사업화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우수한 연구 외에도 외부 전문가, 재원 등 다양한 요소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기술상용화를 완성하는 것은 기업의 역할이며, 이를 위해 대학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기술이전을 지원하며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된 전 세계 최신혁신기술 전시회인 TechConnect 2017에 개발 시작품을 전시하는 한편 광학기술 solution 세계 1위 회사인 Thorlabs사에 방문하여 지난 5년간의 연구 결실인 Dynamic Spectro-Polarimeter 시제품 시연 및 기술협력 미팅을 진행하였다. 그는 현재 Thorlabs사에서 보유하고 있지 않은 가시광선 전 파장 영역의 분광편광상태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어필했다며, 상당히 만족스러운 반응을 얻었다고 귀띔했다. 현재 김 교수팀은 기술 연구, 논문 발표에서 나아가 실제 시장에 적용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 굴지의 기업과의 기술사업화 협력에 성공한다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이러한 기술을 보급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그는 오랜 연구 끝에 완벽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독창성 있는 솔루션 개발에 성공했다며, 시장에서 받아들일 정도의 속도와 정밀도를 완성했다고 자평했다.

 

독창적 솔루션 개발에서 나아가 산업계 실제 적용 목표

현재까지 김대석 교수는 이미징 기반의 디지털홀로그램 기술 관련한 파면복원기술과 포인트 단위 분광편광측정기술인 Dynamic Spectroscopic Ellipsometry 기술을 연구해왔다. 그의 지금까지의 모든 연구는 빛의 파동성에 대한 연구라 설명했다. 기존 Spectroscopic Ellipsometry 기술은 측정물이 정지된 상태에서 측정할 수 있었지만 김 교수가 개발한 Dynamic Spectroscopic Ellipsometry 기술은 움직이는 측정물을 측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이뤘다. 이 점을 강조하기 위해 ‘Dynamic’이라는 키워드를 더하며 선도적인 기술임을 피력하고 있다.

 

김 교수가 설정한 모든 연구의 목표 및 차별화 전략은 동일했다. 기존 초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측정 속도를 극복하고 정밀도를 고정밀로 유지하면서 측정속도를 수십 Hz 이상의 실시간 측정 수준으로 높인다는 것이다. 그 속도를 극복하면 광 측정 기술은 사진기의 개념에서 동영상 캠코더의 개념으로 확장되며 실시간으로 마이크로나노 패넌의 3차원 형상정보를 얻을 수 있다. 현재까지 그는 이를 위한 선도적인 연구 성과를 이뤄왔다. 향후 5년간의 연구주제로 Dynamic 분광편광측정 기술을 결합한 이미징 기반의 분광편광기술에 대한 보다 차별화된 연구를 지속하고 있는 김 교수는 현재까지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를 얻고 있다며 현재의 연구를 희망적으로 내다봤다.

 

“현재의 분광편광기술은 하나의 점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체를 보기 위해서는 스캔 과정을 거쳐야 하고, 오랜 시간이 소모되죠. 향후 더 빠른 속도의 이미지 기반 분광편광기술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정밀한 광 측정 솔루션을 선보이는 것이 앞으로의 연구 목표입니다. 또한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독창적인 솔루션을 개발하는 동시에 산업계에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상용화에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김 교수는 아무리 작은 기술이라도 기술상용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엔지니어의 역할이라 힘주어 말했다. 특히 작은 기업이나 연구 집단이라 해도 아이디어에 독창성만 있다면 세계 어디서든 채택될 수 있다는 선례를 제시하겠다는 포부가 돋보였다.

 

“쓸모없는 공학은 공학이 아니다”

김대석 교수는 공학도에게 기술사업화는 가장 중요한 사명이자 존재이유라 말한다. 전북대학교 본부에서 그에게 보직에 대한 러브콜을 보냈을 때도 그는 고민 끝에 R&BD전략센터 센터장직을 요청했다. 전북대학교는 전국 최초로 R&D에 비즈니스 개념이 더해진 R&BD전략센터를 대학 내에 설치한 학교이기도 하다. 현재 전북대학교 R&BD전략센터는 대학 내 R&D전략, 특허, 기술이전 및 창업 등 연구개발에서부터 상용화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관리하고 있다. 1000명 이상의 대학 교수진들의 새롭고 도전적인 연구 성과를 발굴하는 것 역시 R&BD전략센터의 역할이다. 그는 동료 교수 간 지식 융합을 통해 보다 경쟁력 있는 기술사업화를 도모할 것이라 전했다.

 

“최근 학문 간 융합은 시대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여러 학과들을 연결해 새로운 성과를 발굴해내는 것 역시 저희 R&BD전략센터가 할 일이죠. 공학과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융합을 통해 기술사업화를 이끌어내며 산업계에 기여하는 것이 현재 모든 대학의 중요 역할이라 확신합니다.”

 

독창성 있는 연구 성과를 도출해내고, 이를 기술사업화 하는 것과 더불어 김 교수는 후학들을 양성하는데도 무게를 싣고 있다. 약 20년 간 광기술을 연구해온 그는 ‘빛 놀이’를 통해 공학 뿐 아니라 인문 분야에 대한 대화도 가능함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빛을 매개로 삼아 학생들과 인생의 방향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는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는 그다. 그는 빛 연구자로서 빛 놀이를 통해 공학과 인문학을 연결하며 보다 쉽고 재밌는 교육을 이어갈 것이라 설명했다. 또한 현재는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이를 보다 체계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교육방법론을 만들고자 하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교육자로서 그는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공학에 대한 기초를 쌓아주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사회에 나가 꿋꿋하게 혼자설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모든 학생들이 공학에 대한 재미와 이해 뿐 아니라 각자 삶의 중심과 보람을 찾을 수 있는 대학교육을 실현하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20대 때부터 기술사업화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말하는 김 교수는 공학도로서 자신의 삶을 온전히 기술사업화에 바치고 있었다. 기술력과 아이디어 등 다양한 자원이 집약되어 있는 대학의 기술사업화 노력은 4차 산업혁명의 르네상스를 여는 열쇠가 될 것이다.

 

※김대석 교수 프로필

1991. 3~1995. 2 KAIST 정밀공학과 (B.S)

1995. 3~1997. 2 KAIST 기계공학과 (Master)

1997. 3~2002. 8 KAIST 기계공학과 (Ph.D) (지도교수: 김수현)

1998.7~1998.9 독일 Fern University, 교환연구원: MOEMS lab.

1999.3~2000.4 한국표준과학원 Optical Metrology Group, 위촉연구원

2002.9~2003.8 한국과학기술원 기계기술 연구소, 연수연구원

2003.9~2004.10 미국 University of Connecticut 전자컴퓨터공학과, Post-Doc

(지도교수: Bahram Javidi)

2005.2~ 2007.3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 기반기술팀, 책임연구원

2007.4 ~ 2011.3 전북대학교 기계항공시스템공학부 정밀기계공학과 조교수

2011.4 ~ 2011.3 전북대학교 기계시스템공학부 부교수

2013.1 ~ 2014.2 미국 University of Texas at Arlington 전자공학과, Visiting Professor

(지도교수: Robert Magnusson)

2016.4 ~ 현재 전북대학교 기계시스템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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