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에 대응하는 교육의 요람에서 석유화학 산업을 이끌 인재 양성
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 이상용 교장
이상용 교장은 ‘미리 준비한 자는 반드시 목표를 성취할 수 있다’는 말을 믿는다. 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의 학생들은 입학 직후인 1학년 1학기에 목표하는 기업을 결정하고, 각자 학기마다 성취해야 하는 구체적인 사항들을 정해 실행해 나간다. 자신이 설정한 단계에 따라 자립적으로 배우고 경험하며 목표를 향해 가는 것이다. 이는 학교의 교육 시스템을 최선으로 따라주는 학생들과, 학생들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학교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준비한 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돕는 학교와 ‘반드시 목표를 성취해내는’ 학생들. 그들은 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의 졸업생들이 수많은 기업에서 당당히 제 역할을 하는 멋진 결과를 함께 만들어내고 있다.
산업 현장이라는 외부를 살피며 학교라는 내부를 정돈하는 것
올해 10월, 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는 포스코케미칼과 ‘차세대 배터리 산업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산학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양 기관은 배터리 산업 분야의 실무인력 육성, 교육환경 조성, 취업 지원 등에서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학교는 실무 중심으로 육성한 우수 인력을 포스코케미칼에 추천하고 맞춤형 교육 등을 지원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포스코케미칼 역시 제조 현장에 필요한 실무인력 확보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 임직원이 강사로 참여해 배터리 소재에 특화된 공정 기술 교육 프로그램과 양극재공장에서의 현장실습 기회도 제공하며, 졸업생의 관련 분야 취업을 위해서도 협력할 계획이다. 금번 협약은 지역사회 내 일자리 창출과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모으고 있다.
“석유화학 특성화 고등학교인 만큼 산업 전반에 우수한 인적 자원을 공급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 산학협력은 큰 의미가 있어요. 이번 협약으로 학교는 산학 맞춤형 교육을 통해 학생을 선발·추천하고, 회사는 현장실습과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게 됩니다. 산업체의 우수한 자원이 학교 교육에 참여함으로써 직업 교육의 현장성과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미한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취업 전에 산업 현장을 경험하는 일은 매우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만, 현실적으로 기업 현장실습 기회를 받는 일이 쉽지 않다. 그러나 이 교장은 여러 기업에 문을 두드렸고, 이 제안에 답을 보낸 포스코케미칼 민경준 사장 덕분에 학생들은 뜻 깊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처럼 급변하는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십분 반영하는 교육 시스템과 커리큘럼은 그야말로 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만의 차별화된 강점이다. 회사는 물론 학교에도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는 일이지만, 장기적으로 산학연계를 통해 산업의 발전을 이끄는 인재들이 양성되는 선순환과 산업 전반의 성장을 이뤄낼 것이다.
산업의 변화를 앞서 반영하며 취업 관문 통과하는 교육 시스템 운영
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는 국내 유일 화학 분야 마이스터고로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근무 경험이 풍부한 산학 겸임교사들이 함께하고 있다. 지난 8월에 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는 2021년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일터에 선정된바 학교조직 경영의 우수사례로 선정된 바 있다. 이는 교직원 간 높은 신뢰도와 원활한 소통, 자율성을 바탕으로 하여 즐겁게 일하는 조직임을 보여주는 성과이기에 더욱 뜻 깊다.
“오랜 시간 생각해왔던 부분이었기에 제게 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일하기 좋은 학교라는 것은 결국 신뢰가 높은 동시에 업무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는 것이지요. 이는 자연스럽게 협력과 소통을 북돋아 주고 긍정적인 시너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학교의 분위기가 학생들에게도 분명히 전달되니까요.”
이 교장 역시 화학 분야에서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LG화학과 LG MMA에서 27년간 임원으로 근무하며 풍부하고 깊이 있는 전문지식을 쌓았고, 이후에도 전문대학에서 강의와 교육 과정 제·개정, 취업 진로지도 등 산학의 경험을 토대로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했다. 이 교장은 분야의 오랜 경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에서도 산업체와의 교류에 힘을 쏟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목표 기업에 대한 취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과 ‘Achievement Path’ 제도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1학년 1학기에 3~4개의 목표 기업을 정해 자격증 취득 등 학기별로 각자가 성취해야 할 사항들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학기마다 적시한 내용을 통과하는 방식이다. 빠르게 목표를 정하고 시기에 맞는 구체적인 활동을 수행하며 학생들이 준비된 인재로써 목표하는 기업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과정형 평가 제도도 있다. 일정한 교육 시간을 이수하면 내, 외부 평가를 통해 대학생 이상에게만 주어지는 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제도이다. 작년부터 도입된 제도를 통해 학생들은 1학년 때 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모든 학교 교육은 산업체가 요구하는 것들을 신속하게 반영하는 교육 시스템을 근본으로 한다. 2013년에 마이스터고로 지정되며 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한 이후 석유화학협회 주관으로 LG화학을 포함한 9개의 기업과 직업 훈련 기관, 대학 등이 모여 교육 시스템과 커리큘럼을 확정했고, 직접 제작한 10개의 교과서를 바탕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학교 대부분은 국가에서 공인한 교과서를 채택해 사용하지만, 저희는 직접 10종의 교과서를 만들었습니다. 마이스터고 특성상 학교장의 재량으로 교육 과목을 바꿀 수 있어요. 기업체가 원하고 또 기업체에 적합한 교과목을 도입해 시행하고 있는데, 산업체의 요구를 수시로 반영해 산업 현장과 매치한다는 것은 아주 큰 장점입니다.”
그는 여러 기업들이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채용의 기회를 열어주었으면 한다는 간곡히 요청을 덧붙였다. 최근 코로나19 여파와 더불어 경제상황의 영향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취업률은 전국 52개 마이스터고의 공통적인 이슈이자 고민이다. 마이스터고 학생들은 특성화 고등학교 3년과 전문대 2년까지 5년 과정을 3년 안에 배운다. 고된 3년의 과정을 지나 산업 현장에 발 딛으면 언제나 직업 기초 지식과 직무 수행 능력을 칭찬받는다. 예비 기술 장인을 양성할 목적으로 설립된 특수목적 고등학교이자 체계화된 과정을 거친 우수한 학생들의 취업 문호를 늘릴 수 있도록 정부와 학교, 기업이 힘을 모아 대안을 만들 수 있기를, 기업 안에서 학생들이 훌륭한 인재로 각자의 역할을 해낼 수 있기를 바라본다.
꿈에 닿기 위한 노력, 지식·능력·경험과 인성을 겸비한 인재로 성장하다
인터뷰 내내 이상용 교장은 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 학생들의 ‘최선’에 대해 강조했다. 입학 직후부터 졸업까지 3년간 쉼 없이 목표를 향해 정진하는 학생들의 노력이 오롯이 성취로 이어져, 성취감과 함께 목표달성을 이루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실제로 일찍이 명확한 목표를 정하고,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해 그는 보다 좋은 학습 환경과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자 힘쓰고 있다. 이 교장은 지속적으로 다양한 산업체와 소통하여 현장교육의 기회와 취업연계로의 물꼬를 트고, 교사들과 새로운 플랫폼 및 도입 가능한 교육 컨텐츠에 대해 함께 고민한다. 학생을 잘 가르치는 교육에 더해 취업을 잘 시키는 학교로서의 역량을 갖추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머지않아 업계를 이끌 우수한 인재들이 성장해나가는 과정에 긍정적인 사례로 주목할 만하다.
더불어 학생중심의 교육 시스템을 선도하고 있는 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는 다양한 교육 시스템과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 모든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인성’이다.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고 직무 지식이 뛰어난 학생이라고 해도 인성이 갖춰지지 않으면 어떤 기업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교장이 교과 시간은 물론 특별 교육 시간에도 인성 교육을 꼭 포함하는 이유다.
“인성은 많은 걸 포함하고 있습니다. 감사하는 마음, 배려하는 마음, 정직함과 인내심 모두가 인성을 이루는 요소들입니다. 선생님들에게도 학생들에게도 올바른 인성을 함양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강조합니다. 제가 직접 인성 교육을 하기도 하는데요. 올해 7월과 8월에는 1학년,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성의 여러 가지 요소 중 감사와 배려에 대해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그가 LG화학과 LG MMA의 임원으로 있을 때도 채용에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이 인성이었다. 그는 개인보다 팀을 우선하며 원활한 협업이 가능한 지원자, 남을 배려하는 이타심을 갖춘 지원자, 감사할 줄 아는 지원자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위치가 바뀐 지금은 기업에서 적용했던 부분을 학생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한편, 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감염병은 교육 현장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원격 수업이라는 전례 없던 교육환경 안에서 이 교장은 모두에게 다시 한 번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소통이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하는 등 각자의 방식을 찾았고, 결국에는 활발한 쌍방향 소통을 이룰 수 있었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코로나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원격 수업 나아가 메타버스 등을 활용해 가상의 학교 공간을 만드는 등 학교 교육의 범위를 넓히는 미래도 상상하고 있다. 언제나 교육의 중심에 학생을 두고, 교육의 개념을 무한하게 확장하는 이 교장. 그가 꿈꾸는 미래는 그곳이 어디든 학생이, 선생님이, 교육이 있는 학교이다. 앞으로 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와 그 학생들이 제시할 성장의 길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