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발전 이끄는 끊임없는 도전, ‘친환경 배터리’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이어져
㈜코스모스랩 이주혁 대표
전기차가 외부 충격을 받으면 차량 배터리 온도는 순식간에 최대 1000도 이상으로 치솟는다. 전기차 화재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열 폭주’ 현상 때문이다. 이러한 화재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대안으로 물을 전해액으로 이용한 배터리가 떠오르고 있다. 그간 수계전지 개발 및 친환경 전극소재를 활용한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지속해온 ㈜코스모스랩은 차세대 수계 아연금속전지를 선보이며 보다 안전한 전기차 시대를 열어간다.
폭발의 위험 배제한 친환경 배터리 ‘아연 금속전지’
차세대 아연 금속전지 제조 전문기업 ㈜코스모스랩이 폭발 없는 배터리 구현에 성공했다. 비폭발, 저가격, 친환경적 전극소재를 활용한 차세대 아연 금속전지(배터리)가 그 주인공이다. 물 기반의 전해액을 사용해 화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아연 금속전지는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전극 소재를 사용한다는 점에서도 리튬이온전지와 차별점을 갖는다. 리튬이온전지 대비 3배 긴 수명과 7배 빠른 충·방전 속도 또한 장점이다.
친환경적인 전극 소재를 적용한 아연 금속전지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친환경차를 탄생시킨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코스모스랩은 야자수 껍질 등과 같은 폐목재를 태워 만든 탄소를 기반으로 전극을 만들고 있다. 그간 배터리의 원료가 되는 광물을 채굴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과량의 이산화탄소와 유해 화학물질 등을 이유로 전기차의 친환경성에 대한 의구심을 표하는 이들이 많았다. 코스모스랩은 이와 더불어 건식 전극 공정을 개발함으로써 유해 용매를 사용한 생산 과정을 배제했기에 더욱 친환경적이다. 이주혁 대표는 광물 사용량을 줄이고, 친환경 소재와 제조 공법을 사용하는 등 공정 과정에서부터 친환경적인 배터리를 개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를 저장하는 배터리가 친환경적이어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신재생에너지 전력 시스템의 본질이 비로소 완성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차세대 배터리는 에너지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저장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안전하면서도 친환경적인 아연 금속전지가 탄생하기까지 10년 이상 에너지 소재와 시스템을 연구해온 이 대표의 이력이 주효했다. 광주과학기술원에서 석사를 거친 그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 박사, 그리고 한국화학연구원을 거치며 에너지 분야 연구를 수행해왔다.
“박사과정 졸업 후 진로를 결정할 때 연구소나 학교, 기업 등 어느 선택지도 저의 길이라 느껴지지 않아 고민이 컸죠. 그러던 중 주변에서 들려오는 스타트업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하는 연구 결과물을 통해 인류의 삶을 바꾸고 개선하는데 가장 파급력이 큰 창업의 길을 결심했습니다.”
창업 페스티벌 대상 수상으로 인정받은 아이디어…빠른 사업화 이어가
연구원 재직 시절부터 창업을 꿈꾸던 이주혁 대표는 그간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내세우며 창업대회에 꾸준히 참여해왔다. 그는 자신의 성향을 잘 아는 가족들의 격려와 응원으로 창업이라는 꿈을 더욱 구체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I-CORPS(아이콥스) 페스티벌에서 아이디어 고도화와 시장·고객인터뷰를 진행한 경험을 토대로 아이디어를 보완해 2022 실험실 창업 페스티벌(LAB START-UP 2022)에 참여한 그는 대상을 거머쥐었다. 당시 이 대표는 ESS(에너지저장시스템)용 탄소 전극 기반의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관한 아이템을 발표했다.
“기술만으로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기 어렵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저라는 개인이 탑다운 방식으로 진행되는 의사결정이나 지시사항을 그대로 답습하는 인물이 아니기에 조직에 소속되기보다는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도전해보고자 창업을 택하게 되었죠.”
이 대표는 지난해 4월 퓨처플레이의 투자를 유치하며 ㈜코스모스랩을 출범했다. 그간 개발해온 기술을 제품화하기 위함이다. 투자유치 후 7개월 만에 이미 글로벌 1위 배터리 제조사의 제품 성능을 3배 이상 뛰어넘을 정도로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같은 해 6월에는 민간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인 TIPS에 선정되었다. 나아가 코스모스랩은 자체적으로 올 하반기까지 최적의 양산 공정 구현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향후 국내외 가정용 및 산업용, 전기차 충전소용 ESS 산업과 글로벌 전기차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해갈 것이라 전했다. 글로벌 어느 업체보다 안전하고 높은 성능, 그리고 친환경적인 배터리 기술을 통해 ESS와 전기차 산업을 동시에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일본과 스웨덴, 미국내 ESS, 전기차 제조업체로부터 협업 제안을 받기도 했다. 그는 아직까지는 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지 않지만, 해외 신재생에너지 업체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향후 해외시장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라 말했다.
“ESS 시장의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캐나다, 호주를 주요 타깃 국가로 삼고 사업을 확장해가고자 합니다. 연내 실리콘밸리 법인 지점을 설립해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낼 계획입니다.”
친환경과 안전성, 성능까지 충족시킨 ‘완전무결한’ 배터리 선보일 것
㈜코스모스랩 설립 후 1년여, 이주혁 대표는 ‘기술력’을 검증하는 데 집중했다. 창업 초기 들려오던 기술의 실효성에 대한 질문은 이제 양산 계획에 대한 질문으로 옮겨졌다. 이 대표는 기술적으로 성숙한 결과라 평했다. 코스모스랩은 무엇보다 친환경과 성능, 안전성 모두를 충족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계배터리의 각 요소 기술별 최적화된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 화재 위험을 원천적으로 배제했기에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등 솔루션이 별도로 고도화될 필요가 없어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었다. 이 대표는 무엇보다 친환경적으로 제조되어 안전하면서도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라는 본질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류가 기다리는 완전무결한 배터리를 보다 빠른 시일 내에 구현해내는 것이야말로 코스모스랩이 추구하는 미션이다. 이를 위해 2023년 말까지는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며 양산을 끝마친다는 계획이다.
“시장은 친환경뿐 아니라 에너지 밀도도 높고, 발화 위험성은 낮은 배터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주요 배터리 기업이 성능과 안전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는 만큼 단순히 ‘친환경적인 배터리’만으로는 경쟁력이 낮을 수밖에 없죠.”
다음으로 기업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것은 ‘동료’였다. 코스모스랩은 꾸준히 배터리를 개발해온 연구원, KAIST 석·박사 팀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대표는 ‘인사가 만사’라는 생각으로 함께 사업을 이끌어갈 팀을 꾸리는데 1년간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제는 서로 의지하며 코스모스랩을 함께 이끌어갈 동료들이 한 곳에 모였다는 설명이다. 내부적으로는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은 물론 연봉 외에도 다양한 성과에 대한 보상 체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향후 본격적인 양산을 위한 인재 충원과 투자유치에 나설 전망이다.
마지막은 포지셔닝이다. 이 대표는 지난 10년간 연구자로서 한 가지 일에 몰입해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해왔다면, 이제는 팀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몰입해 더 나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조력자로 변모했다고 말했다.
“투자유치 및 협업을 위해 만났던 기업이나 기관은 사업의 모든 영역을 잘 수행해내는 올라운더가 아닌 뾰족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찾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코스모스랩이 추구하는 배터리는 이러한 물음에 답할 수 있는 아이템이죠. 올해는 해외 고객사를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그간의 피드백을 제품에 반영하고, 양산 후 시제품에 대한 공동 PoC(proof of concept)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전 세계 모든 에너지 사용 방식의 효율화’ 향한 도전 이어간다
이주혁 대표는 ㈜코스모스랩은 무모한 일에 도전하는 기업이라 말했다. 하나의 제품이 탄생하기까지 고려해야 할 여러 가치들 중 어느 것 하나 희생되는 것 없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가며 하나하나 이루어가고 있는 까닭이다. 그는 ‘전 세계 모든 에너지 사용 방식의 효율화’를 목표로 어느 가치도 포기하지 않으며 본질적인 배터리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이야말로 코스모스랩만의 경쟁력이자 차별점이라 말했다.
“코스모스랩이 친환경적으로 기술을 개발해가는 기업이라 기억되었으면 합니다. 창업 초기부터 이산화탄소 배출이 굉장히 저감된 제조 방법을 추구해왔으며, 이러한 기술의 방향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본격적인 양산을 위한 투자를 유치하고자 만났던 투자자들 중에서는 코스모스랩에 속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많았다. 친환경성, 안전성도 좋지만, 상용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기존에 있는 제품을 활용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는 조언이었다. 이 대표는 사업의 속도보다는 방향성에 집중하고 있다며, 친환경적인 기술은 코스모스랩이 과거에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구해갈 회사의 페르소나라 말했다.
“제품 계획 초기 단계에서부터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독한 물질을 배제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이는 코스모스랩의 구성원들을 위한 고민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에 와서 보니 궁극적으로 친환경적인 배터리는 업계에서 매우 풀어내기 어렵다고 말하는 까다로운 과제였더라고요. 이는 글로벌 기업들이 코스모스랩에 관심을 표해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친환경 기술을 다루는 스타트업이 여기에 사업성을 불어넣어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사례는 아직까지 찾아보기 힘들다. 이 대표는 투자자들의 우려는 당연한 것이라 말하며, 코스모스랩이 친환경 배터리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는 엘리트 집단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남들이 하지 못하는 근면함과 성실함으로 코스모스랩만의 미션을 수행해가겠다는 다짐이다.
“수계배터리 기술이 오래전부터 존재했지만 이를 저희처럼 집적화되고 고도화된 형태로 진화시킨 팀은 저희가 처음이에요. 코스모스랩은 집요하고 극렬하게 기술을 발전시키는 이들이 존재할 때 비로소 기술이 발전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규정하는 엘리트 정신입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해왔으나 인정받지 못해 갈증을 느끼신 분들이라면 코스모스랩의 문을 두드려주시길 바랍니다. 코스모스랩과 함께 새로운 기술 흐름을 만들어갈 파트너들에게 항상 문을 열어두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