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선 한국식품연구원 식품기능연구본부장 -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과 라이프 스타일은 우리 몸의 유전자(DNA) 스위치를 끄거나 켤 수 있습니다”
헬시플레저, 건강을 통해 누리는 기쁨과 행복한 삶
우리는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과 환경 요소를 고려한 개인 맞춤형 식품을 구독하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헬시플레저의 열풍과 함께 초고령화·초개인화로 다양화·세분화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춘 기능성 식품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 및 산업 변화에 맞춰 한국식품연구원 식품기능연구본부에서는 기능성소재연구단, 노화대사연구단, 맞춤형식이연구단 등 천연물 유래 건강기능식품 원료 개발에 힘쓰며 국민건강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영양유전체학을 꾸준히 연구해온 김명선 본부장은 장내미생물 연구 등 유효한 연구성과를 뒷받침으로 건강 관련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다.
안녕하세요. 본부장님, 반갑습니다. 본부장님의 소개와 함께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국식품연구원 식품기능연구본부 본부장 김명선입니다. 저는 식품분야 국내 유일 정부출연연구소인 식품연에 입사하여 22년 동안 식품과 건강, 개인맞춤형식품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는 연구자이면서 현재는 본부장으로서 식품기능연구본부 내 연구사업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한국식품연구원의 식품기능연구본부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식품기능연구본부에서는 식품으로 건강을 지키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본부에는 기능성소재연구단, 노화대사연구단, 맞춤형식이연구단과 같은 3개의 연구단이 있으며, 동료 박사님들과 학생연구원을 포함하여 120여 명의 연구자가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몸의 대사, 질병, 노화에 관한 연구부터 건강기능 식품소재 개발, 정밀 영양을 위한 개인맞춤형 식품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기능성소재연구단에서는 국민건강과 밀접한 기능성 식품소재개발을 위한 신규 기능성클레임 및 우수소재 발굴 파이프라인 구축을 통해서 기능성식품 산업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하며, 노화대사연구단에서는 식품의 세포노화 및 근육노화 제어를 통한 건강수명증진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맞춤형식이연구단에서는 한국인 NutriOmics 및 장내미생물 정보 구축과 활용 플랫폼 개발을 통한 맞춤형 식이 헬스케어 기술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연구성과들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주요 성과로는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된 여성 갱년기 증상 완화 프로바이오틱스 개발, 국내 최대 규모의 장내미생물-헬스 정보 DB 구축과 호흡기 건강관련 기능성 식품소재 개발, 건강기능식품플랫폼 운영, 농식품자원의 기능성평가 지원사업 등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산업화를 이끌고 있으며 질병 진단 및 과학적 활용을 위한 건강 및 장내미생물 DB 활용도와 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식품과 건강에 관한 정보제공 및 활용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 소재 분야 연구는 2010년대 국내 최초 수면 개선 천연소재 개발을 시작으로 다양한 클레임별 소재개발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수면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수면유도 기능성 식품소재로서 감태와 미강 추출물에서 수면개선 작용 기작을 구명하고, 식약처에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형 소재로 등록하여 상용화하였습니다. 세계 최초로 여성갱년기 증상 완화 프로바이오틱스를 개발하고 이의 상용화에 성공하였습니다. 또한 호흡기 건강개선 기능성 소재를 개발하였고 면역기능 증진, 대사질환, 당뇨합병증 및 노화에 따르는 근기능 개선 등의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기능성 식품소재를 개발하고 상용화하여 건강기능식품 산업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서,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였는데 국민건강을 위한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목표로 식품에서 접근하고자 하며, 장내미생물 연구 등 국민보건에 초점을 맞춘 연구도 수행하였습니다. 식품연에서 구축한 3,000여명의 건강인 장내미생물-건강 데이터를 머신러닝으로 학습하고 이를 이용해서 질병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된 바 있습니다. 장내미생물과 구강미생물 정보를 활용한 폐암 진단 기술은 우수 논문에 출판하였고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에도 특허가 진행 중입니다. 현재 여러 가지 질환에 대한 기술을 개발해서 비만, 당뇨, 간질환 등은 일부 기술 특허가 등록되었습니다.
최근 집중하고 있는 연구는 무엇인가요?
식품기능연구본부에서는 디지털 바이오 & 헬스케어를 위한 AI 융합 건강관리 맞춤식품 헬스케어서비스 구현을 위한 원천기술로서 한국인 장내미생물 및 질병인 DB를 구축 중에 있습니다. 10,000명 한국인 장내미생물-헬스정보 DB 구축사업은 현재 7천 명 이상의 데이터를 확보하였으며, 공공 데이터 공유를 위해 2026년 공개를 목표로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최근 급격한 산업화와 극도로 정제된 식품, 가공식품 등의 식생활 변화로 장내미생물 구성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고, 건강과도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증거가 쌓이고 있습니다. 섭취식품에 대한 장내미생물 반응성 연구와 식이임상시험 연구를 통한 검증연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개인화되고 정밀하게 접근하는 개인맞춤형 식품이 실생활에 들어올 것인데 개인의 유전체와 마이크로바이옴(장내미생물) 정보를 AI를 이용하여 분석하고 비대면으로 개인의 특성에 맞는 건강한 식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가 개발될 것입니다. 개인 맞춤형식품을 위해서는 건강관련 빅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한 비만인, 대사질환, 암환자 등 영양섭취자료를 포함하는 코호트를 구축 중입니다. 식품기능연구본부에서는 식품/영양정보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고, 개인유전체 등과 식품섭취와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중이며, AI기술기반 개인맞춤형식품이나 식단을 추천하는 기반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식품기능연구본부의 강점기술인 건강기능식품 소재개발연구 측면에서는 청각, 우울증 등 신규 클레임 분야에 우선 투자하여 우수소재 발굴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기술사업화하여 국내외 기능성식품산업 성장 동력으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한편 도전적인 연구분야로 가상공간에서 맛을 체험할 수 있는 기술 개발 계획을 수립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맛과 맛인지기능을 디지털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맛인지 디지털전환에 필요한 말초부터 뇌까지 맛인지 통합정보를 확보하고 플랫폼 개발을 통한 식품산업에서의 맛 인지 디지털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식품연구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식품개발 분야라면 우리 몸에 안전한지 살피는 것이 우선입니다. 여기에 건강기능까지 있다면 좋은 식품소재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술적으로는 이렇게 설명할 수 있고, 연구적인 측면에서 식품의 건강에 관한 연구는 결국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국인 코호트 데이터를 통해 섭취식품과 건강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얻고 분석하는 연구부터 이를 검증하는 연구를 병행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본부장님께서는 UST 과학기술연합대학원 교수이자, 한국인을 대상으로 식사패턴이 질병요소와 대사, 장내미생물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영양유전체학을 분석 및 연구활동을 꾸준히 해오셨는데요. 그동안의 본부장님의 연구 및 활동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한국식품연구원에서의 저의 첫 연구주제는 대사와 영양이었습니다. 대사(metabolism)는 섭취한 영양물질을 몸 안에서 분해하고 합성하여 활동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고 그 밖의 물질은 몸 밖으로 배출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말합니다. 건강을 유지하는 항상성에 꼭 필요한 과정이며, 질병은 다양한 원인에 의하여 대사항상성이 깨지면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미국 보스톤에서 연구원 생활 당시 당뇨병 원인인자로서 비만과 대사에 관한 기전 연구를 수행하면서 식생활과 신체활동이 유전자와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게 되었고 장기적 인간대상 연구가 중요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매일 먹는 식품은 우리 몸에 기록되고 유전자 스위치로서 작동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일들을 진행해왔습니다. 중년 대상 dietary intervention study를 통하여 건강한 식사섭취 패턴이 대사성질환 지표를 개선시킨다는 사실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좀 더 큰 집단자료에서 연관성을 분석하고자 질병관리청에서 보유한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 대상 조사분석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이는 개인 유전형에 따른 맞춤형식품 연구에 활용될 예정입니다. 요사이 제가 가르치는 UST 박사과정 학생과 함께 한국인 유전형에 따른 식품성분의 활성에 관한 논문을 쓰고 있습니다.
본부장님께서도 영양유전체학을 적용하여 스스로 맞춤형 건강관리를 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어떤 방식으로 건강관리를 하고 계시나요?
음식이 DNA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다양하며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나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은 우리 몸의 유전자스위치를 끄거나 켤 수도 있습니다. 제가 수행한 한식의 임상시험연구에서 전통에 가까운 한식식사가 건강과 유전자 기능에 좋다는 결과를 얻었고 저희는 이를 에피식단(Epigenetic diet, Epi Diet)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전통한식의 특징인 통곡류, 발효식품, 나물 등 채소류와 콩과 생선으로 구성된 에피식단을 먹으면서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건강관리에 효과적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실천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바라서 오랫동안 건강한 식이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이가 들다보니 노화와 신체기능이 약해져서 프로바이오틱스와인증된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며 건강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개인맞춤형 식품에 대한 중요성과 관련 빅데이터 연구의 발전을 위한 본부장님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과거에는 연구분야 공공인프라가 좋지 않아서 개별 연구자별 데이터를 쌓아야만 할 수 있는 연구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빅데이터를 만드는 데 노력과 비용이 많이 듭니다. 최근에는 데이터가 어떤 DB에 수록되어 있는지를 묻는 저널이 늘어나면서 과학자들이 연구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분양이 가능한 DB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과기부에서는 공공연구기관의 바이오 빅데이터를 개방하거나 신뢰있는 자료로 전환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바이오 빅데이터가 중요하며 활용기술개발도 병행해야 합니다. 식품연에서도 동참하고 있으며, 식품과 건강에 관한 이슈는 우리 생활에 밀접한 과학분야이므로 바이오 빅데이터 활용 과학기술발전이 우리 삶에 바로 와 닿게 될 것입니다.
식품기능연구본부의 비전과 목표,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우리나라의 초고령 사회 진입 시점이 2025년으로 당겨지고 있습니다. 고령인구 및 만성질환, 감염병 등의 급격한 증가로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자 하는 국민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헬시 플레저‘와 궤를 같이 합니다.
식품기능연구본부에서는 고령화 사회, 식습관 변화 등 사회적 환경 변화에 따라 수반되는 다양한 건강 문제를 식품을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맞춤형식이 헬스케어 연구와 건강기능성 식품소재 개발 연구를 수행 중입니다. 향후, 대규모 한국인 식품-건강 정보기반의 맞춤형 식이 헬스케어로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국민과 식이/건강취약계층의 국민건강 증진 및 질환 예방을 노력하고자 하며, 디지털 헬스케어와 식이 데이터 융합을 통해 커지고 있는 세계 정밀 영양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합니다.
식생활과 밀접한 국민건강 관련 이슈인 노화, 대사질환, 면역, 신경계, 근골격계 등 세대별·생애주기별 질환 개선과 화학감각 및 감각인지 기능에 대한 과학적 기반기술 연구에 매진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국내외 건강기능식품시장 및 식품산업 원천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이번 헬시플레저 특집 기획을 맞아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최근 동향자료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읽었습니다. “기후위기, 지구건강과 인간건강을 위한 Healthy Diet”에 관한 내용입니다. 유명 과학저널인 Lancet 지(2019)에 EAT-Lancet 위원회는 지구건강과 인간건강을 동시에 고려하는 먹거리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지구건강식사는 “적절한 열량을 섭취하면서 다양한 식물성식품, 소량의 동물성식품, 포화지방보다는 불포화 지방, 소량의 정제곡물, 고도의 가공식품 및 첨가당을 절제하는 식사다”라고 정의하고 2050년까지 지구건강식사로 전환하려면 전 세계에서 적색육과 설탕 등 건강에 해로운 식품의 소비를 50% 이상 줄이고 견과류, 과일, 채소, 콩류 등 건강에 좋은 식품의 소비를 100% 이상 늘려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헬시 플레저의 궁극적 목적은 건강 그 자체도 있지만 ‘건강을 통해 누리는 기쁨과 행복한 삶’에 있다고 들었습니다. 체력관리, 식단, 멘털관리 같은 것이겠죠. 식사하면서도 건강한 지구를 생각한다는 것도 멋진 삶이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