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의 교육은 대한민국 학교의 미래다
대안학교의 교육은 대한민국 학교의 미래다
  • 김윤혜 기자
  • 승인 2018.10.23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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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교육이 아이들의 인격 형성에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있냐는 물음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교육은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뿐만 아니라 가정이나 사회에서 여러 사람과 상호작용하며 이루어지는 모든 형태의 앎과 배움이다. 대구해올중고등학교 임석환 교장은 일생을 무관심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아픈 아이들이 제대로 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임석환 교장
임석환 교장

 

아픔 가진 아이 한 명이라도 살려야 한다는 책임감 막중
학교는 단지 대학을 가기 위해 거치는 코스가 아니다.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보호하고 다양한 자기만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특히 일반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있다면 더 세심하게 보살피고 도와야 한다. 대구의 첫 공립 대안학교인 대구해올중고등학교는 올해 3월 개교했다. 
초대학교장으로 부임한 임석환 교장은 오랜 세월 꾸준히 아프고 힘든 청년들을 돕는 일에 헌신했다. 15년간 군 성직자로 군대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병사들을 돕는 역할을 했다. 군목 생활 후 학교에서 관리가 어려운 아이들을 위탁받아 같이 생활하며 아이들이 안정을 찾을 수 있게 돕는 일을 시작하게 됐다. 그러다 학교를 다니지 않는 아이들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어 학교 밖 청소년들을 교육할 수 있는 센터도 만들었다. 
임 교장은 “우리 대안학교는 삶에 부적응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마지막 보루로 찾고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겉돌고 있다. 학업 부적응, 심리적 정서적인 아픔을 겪고 있거나 가정환경에서 비롯된 문제를 안고 있는 경우 등 아이들의 숫자만큼 문제도 다양하다. 입시 위주로 교육하는 일반학교는 이런 아이들을 챙기기에 역부족이라 아이들은 무관심의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다. 그는 “모든 아이들, 청소년은 배움의 길을 가져야 한다”라며 “배움의 기회가 몇몇 소외된 아이들에게는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는다. 아픔을 가진 아이를 한 명이라도 살릴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 일을 하고 있다”라고 얘기했다.
대구해올중고등학교는 중고등학교 과정이 함께 있는 각종학교로 교육과정은 4가지 큰 줄기로 나뉜다. 국어, 사회 위주 보통 교과목과 스포츠, 예술, 농업 등 대안교과, 경험을 확장하는 프로젝트 활동, 봉사활동 등으로 소통과 나눔을 실현하는 유기적 공동체 활동 등이다. 임 교장에 따르면 특성화 학교의 경우 보통교과과목 수업을 절반은 해야 하지만 각종학교는 20% 정도만 보통교과를 배우고 나머지는 자유롭게 다양한 교육을 진행할 수 있어 더 폭넓게 다채로운 방식으로 아이들을 돌볼 수 있다고. 
임 교장은 “아픔이 있는 아이들이 많다 보니 등교해서 하교할 때까지 예상치 못한 상황에 항상 대비해야 한다”라며 전문적으로 아이들을 치유할 수 있는 인재를 찾다 최근 대구사이버대와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1년간 미술치료학과와 휴먼케어대학원 재학생들로 구성된 멘토링 팀이 해올중고등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셀프 리더십 함양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스스로 서고 더불어 배워 제 몫을 하는 성인으로
임석환 교장은 동료 교사들에게 교사이기 전에 한 아이를 이끌어주는 어른으로서 역할을 해달라는 얘기를 자주 한다. “아이들에게 근본적으로 욕구불만이 있습니다. 이 욕구불만의 중심은 보살핌, 사랑의 결핍입니다. 형식적인 만남이 아니라 진실한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아이들에게 접근을 하고 보살핀다면 아이들 스스로 변하고 또 스스로 배움의 길로 나갈 수 있습니다.”
아이들 숫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그래서 더욱 아이 한 명 한 명이 소중한 존재로 대우받아야 한다. 한 사람의 사회 구성원으로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은 어른과 사회의 의무일 터. 임 교장은 “아이들이 자립할 수 있는 어른으로, 사회에서 제 몫을 할 수 있게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졸업하더라도 학교와 계속 연결될 수 있는 고리를 고민하다 학교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다. “대구에서 처음으로 학교 협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물건을 만들며 노동의 가치를 배우고 수익을 창출해 지역사회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큰 성취감을 느끼며 치유도 되는 과정이죠.” 
그는 학교가 도심에 있다는 게 큰 이점이라며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기술을 바탕으로 도시의 소상공회, 사회적기업에서 일하며 현장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죽은 지식이 아닌 살아있는 지식을 배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교장은 “대안학교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낙오된 아이들이 가는 곳이라는 편견이 있다.”라며 “대안교육은 미래 학교의 모습이다. 최근 많은 학교에서 창의적인 교육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러 시도들이 예전부터 대안학교에서 쭉 하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교할 때 어려웠던 점이 지역 주민들이 학교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반대를 했던 것”이라며 “이제 한 학기가 지났는데 인식이 달라졌다. 아이들을 직접 보고 겪어본 주민들이 편견을 없앨 수 있었고 학교가 가진 인프라를 지역에 개방하고 공유하면서 주민들의 삶에도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힘들어지는 근본 원인이 가정에 있는 경우가 많다며 “가정은 아이들의 보금자리이다. 건강한 가정을 위해 사회가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라는 진심어린 바람을 전하는 그였다. 대구해올중고등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이런 글귀가 보인다.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 앞으로 학교 구성원들과 모든 학생들이 자기만의 꿈을 닮아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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