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영어를 배워야 할까? 영어는 또 하나의 나를 만들어가는 것”
“우리는 왜 영어를 배워야 할까? 영어는 또 하나의 나를 만들어가는 것”
  • 김윤혜 기자
  • 승인 2021.05.03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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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대학교 영어학과 박리리 교수

한국 사회에서 영어가 지닌 위상과 권력은 막강하다. 많은 이들이 서로 다른 이유로 영어공부에 몰두한다. 실천의 방향과 목표는 각기 다르나 궁극적으로는 영어를 배움으로 인해 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함일 것이다. 줄 세우기, 주입식의 영어 교육은 이미 과거의 일이 되었고 새로운 교육 모델이 연이어 등장하며 다양한 도구를 활용한 미래 교육을 향해가고 있다. 최근 2021 KCA 우수 전문인 어워즈 교수 부문 수상 성과로 주목받은 한세대학교 영어학과 박리리 교수는 그야말로 삶의 지평을 넓히는 학문으로써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보다 단단한 삶을 위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그를 만나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영어 교육의 미래를 엿보고 돌아왔다.

 

한세대학교 영어학과 박리리 교수
한세대학교 영어학과 박리리 교수 Ⓒ김윤혜 기자

영어 교육에 대한 새로운 관점, 남다른 자부심
박리리 교수는 얼마 전 열린 2021 KCA 우수 전문인 어워즈에서 교수 부문을 수상하면서 영어 교육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온 지난날을 새롭게 기념하였다. 박 교수는 “영어 교육자로서 미래 인재 양성에 일조하고, 학자로서 우리나라 영어 교육의 발전에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보람된 일입니다. 큰 상을 받고나니 그 동안의 제 노력을 인정받는 것 같아 뿌듯하고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 교수의 이력은 그의 언어세계를 탄탄하게 뒷받침 하고 있다. 그는 여러 정부부처장 장관 전담 통역사로 활동하였으며, OECD 고위급 포럼 및 ASEAN+3 회의, ILO 총회 등 주요 국제회의에서 활약한 전문가다. 한세대학교에서 해당 분야를 강의하고 연구하며 2013년에 우수교원 표창장을 받은 바 있다. 밀도 높은 이력에 KCA 우수 전문인 어워즈 수상이 더해진 참이었다. 이밖에 연구 활동과 관련된 최근의 근황이 궁금했다.
  “2019년에 미국으로 연수를 갔다가 작년 초에 귀국했습니다. 이후 주변정리를 할 겨를도 없이 바로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면서 모든 수업을 비대면으로 진행하게 되었지요. 그동안 오프라인 중심으로 체계가 잡혀있던 수업 방식과 내용, 자료 등을 전면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하고, 다양한 온라인 수업 툴에 적응하느라 지난 한 해는 정신없이 바빴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얼굴을 맞대고 하는 소통이 중요한 언어교육을 비대면 상황으로 진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학과장이신 김우영 교수님을 위시하여 모든 학과 교수님들이 혼신의 힘을 기울여 주신 덕분에 작년에는 저희 영어학과가 교내 재학생 만족도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박 교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얻은 성과라 마치 큰 상을 받은 것처럼 기뻤다고 덧붙였다. 1년 넘게 비대면 수업을 하다 보니 제법 적응이 되어서 오히려 늘어난 잉여 시간에 연구 활동에 전념했다는 그다. 그는 현재 2020학년도 대학혁신사업의 일환으로 연구개발한 ‘Blended Learning’ 교과목을 직접 강의하면서 후속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그가 몸담고 있는 한세대학교 영어학과에 대한 소개를 부탁했다.
  “한세대학교 영어학과는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국제적 수준의 영어 전문 인력 양성에 목적을 두고 다양한 실용영어 교육과 실습 및 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009년 영어통번역학과로 처음 개설된 이후부터 영어 통번역 교육을 꾸준히 실시하여 거의 매년 이화여대, 서울외대 등 국내 유수 통번역대학원에 합격생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은 졸업생들도 출중한 영어 및 통번역 실력으로 공공기관과 대기업 등에 성공적으로 취업하여 영어학과 졸업생으로서의 위상을 널리 떨치고 있습니다.”
짧게 들어도 박 교수의 학교 사랑이 얼마나 대단한 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의 삶이 영어와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지가 점점 더 궁금해졌다.

 

도전을 이어온 영어 통번역 전문가
박리리 교수의 이력 중 EBS 영어 아나운서 활동 경력과 금성출판사 고등 영어 교과서 집필 등은 단연 눈에 띈다. ‘교육자’라는 다소 정적인 직함보다 ‘실천가’라는 생생한 이미지가 더 잘 어울리는 인물인 박 교수가 영어라는 테두리 안에서도 다양한 분야에 도전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을까.
  “오래 전부터 방송과 저서집필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좋은 기회를 마주했을 때 잘 잡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BS는 제가 한창 통역사로 활동하고 있던 시기에 국제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를 모집하고 있었습니다. 지원서를 보내고 기다리던 중에 제 이력서를 본 담당자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영어뉴스 아나운서에 더 적합할 것 같으니 오디션을 보러 오라는 것이었지요. 당시 우리말 뉴스를 영어로 신속하게 번역해 정확한 발음으로 전달할 사람을 찾고 있었는데 제가 중·고등학교를 해외에서 다니고 통번역 경력을 쌓은 이력이 눈에 띄었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오디션에 합격하여 한세대에 오기 전까지 1년 반 동안 영어뉴스를 진행했습니다. 쉬는 날도 없이 매일 번역하고 생방송을 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더없이 값진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박 교수는 그의 지도교수였던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최인철 교수의 제안으로 고등학교 영어교과서 집필 작업에 참여한 바 있다. 교과서 뿐 아니라 교사지도서와 자습서, 평가집을 함께 집필한 그는 이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영어라는 공통분모 하에 영어영문학, 통번역, 영어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학문적이고 실무적인 경험을 쌓은 것이 현재 학생들 진로지도를 할 때 도움이 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박 교수는 하루하루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가 연구이사로 있는 한국영어평가학회 활동과 학술대회 참가, 학술지 논문심사와 더불어 틈이 날 때마다 특강을 진행하기도 하는데, 지난해에는 경기북과학고등학교에서 영어와 영미문화를 주제로 강의해 큰 호응을 받았다. 

 

삶을 위한 영어공부, 개인을 넘어 국가경쟁력에 영향 미칠 것
그동안 교육자로서 후학양성과 교육 발전에 힘써온 박리리 교수는 그가 지닌 확고한 영어교육 방향성을 제시했다. 인공지능이 통역을 대신하는 시대가 도래할지라도 인간 대 인간의 관계형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교류를 위해 소통능력은 필수라는 것이다.
  “만약 본인이 글로벌 기업의 대표라고 가정했을 때, 외국인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사람과 기계를 이용해서 소통을 해야 하는 사람 중 누구를 직원으로 채용하겠냐고 질문해보고 싶습니다. 글로벌 시대에 외국 기관이나 기업과의 교류는 필수적입니다. 원활한 교류를 위해서는 인간관계가 형성되어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신뢰감이나 친밀감 등을 기계를 통해 구축하는 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겠지요. 외국기업들은 여전히 투자처를 고를 때 영어소통능력을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이에 저는 영어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하되 영어실력 향상을 명목으로 해외유학, 사교육 등을 통한 과도한 지출이나 부담이 생기지 않는 방향으로 우리나라 영어교육이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 교수는 이를 위한 교육 시스템의 한 예로 멀티미디어 학습 도구를 들었다. 학습자들 스스로가 언어를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외국에 가지 않아도 외국인과 소통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준다고 덧붙이며 그 순기능을 강조했다. 읽고 쓰고 말하기에서 가르치기를 더해 그야말로 열혈 교육자의 길을 걷고 있는 박리리 교수. 교육자로서의 그가 가장 우선으로 여기는 가치관이나 철학을 물었다.
  “지난 학기 제 강의평가에 한 학생이 ‘가장 교수님다웠다’라는 평을 남긴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기분이 좋기도 했지만, 교수다움이 무엇인지에 대해 한 번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좋은 교육자가 되기 위해 전문성을 갖춰야 하고, 학생들과 활발한 상호작용을 해야 하며, 학생들의 성과를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교육자란 학생들의 학업은 물론 그들의 가치관과 미래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존재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교수로서 뿐만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인생의 선배로서 모범이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한세대학교 영어학과 박리리 교수
한세대학교 영어학과 박리리 교수 Ⓒ김윤혜 기자

더 깊고 더 넓을 말을 통해, 교육자의 길을 걷다
박리리 교수는 첫 통역, 첫 방송, 첫 강의 등 기억에 남는 많은 순간을 소회하던 중 첫 강의를 했던 날을 그의 동력 중 하나로 꼽았다. 학생들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교수님이라고 불러줄 때 전문성을 인정받는 것에 대한 뿌듯한 마음과 함께 스승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는 박 교수. 그는 촘촘한 향후 계획을 통해 쉼 없이 앞으로 나아갈 예정이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영어논술시험과 한영번역시험의 언어적·담화적 특성 비교, 문장구역 과정에서 발생하는 담화표지의 위치와 원인 분석, 계열화된(sequenced) 통역수업모형에 대한 통역학습자의 인식에 대한 논문을 마무리하여 학술지에 게재하려고 합니다. 다음 학기부터는 영어 독서 지도사, 영상자막 번역사 등 학생들이 취업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자격증과 연계된 과목을 개발하여 가르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의 지식과 전문성을 적극 활용하며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삶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올곧은 사명감과 제 삶을 향한 고무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박 교수의 모습은 그만큼 치열하게 사회에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터뷰를 마친 뒤에도 자신의 경험과 활동, 계획 등에 대해 자세히 말할 수 있는 기회에 대한 감사인사도 잊지 않는 박 교수는 끝으로 영어교육 전문가들을 향한 존경과 고마움을 내비쳤다. 
  “우리나라 영어교육 분야에는 훌륭한 교수님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 분들의 노력과 업적이 알려질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 우리나라의 영어교육이 더욱 발전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교육은 물론 전 분야에서 대전환의 시점에 맞닿아 있는 지금, 오롯이 교육의 본질을 지키며 연구하고 가르치는 그의 모습은 더없이 귀감이 된다. 앞으로도 이어질 그의 행보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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