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차세대반도체연구소장 - 미래형 지능형 반도체 시장의 혁신 위한 새로운 연구생태계 및 연구기반 마련에 앞장설 것
김형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차세대반도체연구소장 - 미래형 지능형 반도체 시장의 혁신 위한 새로운 연구생태계 및 연구기반 마련에 앞장설 것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4.03.0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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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첨단전략산업의 중요성, 기술집약적인 글로벌 국가로 나아가는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
김형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차세대반도체연구소장 [사진=김형준 소장]
김형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차세대반도체연구소장 [사진=김형준 소장]

최근 반도체 시장이 AI반도체 구조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AI 특화 반도체의 소비전력을 획기적으로 줄이며 인간의 두뇌신경망을 모사하는 뉴로모픽 반도체가 새로운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인간의 뇌를 닮은 차세대 반도체 뉴로모픽 프로세서는 향후 반도체 산업의 효율성 측면에서 가장 진화된 형태로 업계의 주도권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김형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차세대반도체연구소장은 메모리 반도체는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해오던 시장이기에 충분히 뉴로모픽 반도체와 같은 신개념 AI반도체 개발에 선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가 가진 강점 기술을 활용하여 비교적 쉽게 기반기술을 마련하여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소장님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차세대반도체연구소에 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차세대반도체연구소 김형준 소장입니다. 저는 미국 UCLA 재료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마치고 같은 대학 전자공학과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있었고, 2005년도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입사하여 현재까지 책임연구원으로 반도체 소재 및 소자 공정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스핀융합연구단 단장을 거쳐 현재는 차세대반도체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반도체 분야 연구를 통해 150여 편의 SCI 논문과 50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전문적인 반도체 연구 수행 필요성에 따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내 설립된 차세대반도체연구소는 초창기 반도체 소재개발 연구를 비롯해 현재는 소자, 공정, 설계, 시스템 및 컴퓨팅의 영역으로 확장되어 반도체의 전주기 연구가 가능한 조직으로 성장해왔습니다. 차세대반도체연구소는 스핀융합연구단, 양자정보연구단, 광전소재연구단, 인공뇌융합연구단 4개의 연구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55명의 PI급 박사님들과 약 200여 명의 석박사 및 박사후연구원이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의 중점 연구 분야는 초저전력 인공지능 반도체와 양자컴퓨팅, 양자통신 및 센서로 대변되는 양자기술입니다. 알파고를 시작으로 ChatGPT로 이어지는 인공지능 기술은 향후 서비스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러한 다양한 서비스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하드웨어가 소비하고 있는 전력소비량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양자기술은 최근 미중 기술패권 경쟁으로 촉발되어 국내에서도 관심과 투자가 매우 높은 분야죠. 양자통신을 연구하는 소규모의 그룹에서 출발하여 양자컴퓨팅과 센서 관련 원천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가 추구하는 연구 방향은 선진국의 기술을 모방하는 소위 추격형의 전략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하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는 것입니다. 과거와 달리 국내 산··연의 연구 역량은 글로벌 수준에 도달하였고 국가 R&D 투자 규모도 획기적으로 확대되었습니다. 하지만, 기술선진국에 비하면 여전히 인적자원과 투자규모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국내 역량을 집중하는 동시에 매우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시도가 필요합니다. 국가연구를 주도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은 더욱 혁신적인 변화와 도전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국내 R&D 환경을 고려하여 차세대반도체연구소는 10~20년 후에 국가가 필요로할 만한 기술을 발굴하고 집중투자하는 전략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도전적 시도에 의기투합하는 국내 산··연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개방형 체계를 이미 양자기술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향후 후발주자인 국내 양자기술의 차별화된 발전을 위해 국내 강점기술인 반도체 공정과 소자기술을 접목하여 양자칩 기술을 확보하고 상용화 원천기술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차세대반도체연구소는 인공지능 반도체 및 새로운 컴퓨팅에 요구되는 반도체 소재와 소자, 공정 및 설계의 핵심 기술개발을 위한 다양한 연구개발을 주도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국내 AI 반도체 산업의 발전을 위해 어떠한 연구와 사업들을 추진하며 관련 인프라들을 마련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인공지능 반도체와 컴퓨팅 기술은 범위가 매우 넓고 다양하기 때문에 많은 인적·물적 자원 투입이 필요합니다. 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는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국이 있었던 2016년 이전부터 이에 대한 기술개발의 필요성을 인식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는 반도체 소재와 소자 분야에서 강점을 보유했지만, 한편으로는 국내 인공지능 반도체와 컴퓨팅에 전문성을 보유한 연구자 인력풀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당시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은 심층 신경망(Deep Neural Network, DNN)에 기반하여 전력 소모가 매우 높기 때문에 미래의 인공지능에 요구되는 다양한 서비스에 한계가 있을 것을 예상하였고, 뉴런이 시냅스를 통해 다른 뉴런으로 스파이크 신호를 전달하는 인간의 두뇌 정보 전달 방식을 모사하는 새로운 스파이킹 신경망(Spiking Neural Network, SNN) 하드웨어 개발이 시급하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이에 지난 2015년부터 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에서는 Open Research Program(ORP)을 통해 국내 학·연 연구자들 중심으로 SNN 기술개발을 시작하여 현재 집적도가 매우 높은 하드웨어 확보에 성공했습니다. 최근에는 KIST 내에 뇌과학연구소, 첨단소재기술연구본부, AI로봇연구소와 협업을 통해 뇌과학 기반의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과 이를 로봇에 응용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또한, 개발된 초저전력의 SNN 하드웨어를 이용한 응용연구를 원하는 학계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KIST K-DARPA 사업을 통해 국내 대학교의 알고리즘 개발 과제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최근 반도체 시장이 AI반도체 구조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만큼, 인간의 두뇌신경망을 모사한 뉴로모픽 반도체 기술이 국내에서는 어느 정도의 수준에 와있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국내에서는 미국 및 유럽 선진국들에 비해 뉴로모픽 프로세서 기술 연구가 다소 늦게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연구소 중심으로 원천기술 연구에 집중하여 프로세서 코어 설계 기술 등에 대해서는 기술 확보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뉴로모픽 기술 연구에 대한 저변이 타 선진국 대비 넓지 않아 아직 응용 연구에 대한 관심과 설계된 반도체를 활용하고자 하는 생태계가 얕습니다. 뉴로모픽 기술이 제안되고 연구되어 온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어 이에 대한 학계와 산업계의 이해가 높은 미국, 유럽에서는 반도체 설계 영역을 넘어서 뉴로모픽 반도체를 활용한 응용 생태계 구축이 상당히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아직은 생태계가 고착되어 있지 않고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시점이어서 우리나라가 더 늦지 않게 연구에 집중하면 뉴로모픽 기술을 전반에 있어서 선도할 수 있는 국가로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차세대반도체연구소에서는 최근 SNN 기반의 디지털과 아날로그 방식을 적용한 각각의 프로세서를 개발하여 성과물을 확보했는데요. 이는 두뇌 신경망을 모사하여 신호 발현 시에만 정보 처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존에 모든 입력값에 대한 연산이 이루어지는 DNN 대비 에너지 효율이 매우 높습니다. 디지털 방식의 프로세서는 대규모 시스템으로 고집적 시스템 제작이 가능한 설계 방법을 활용했고, 100만 개 스파이킹 뉴런과 10억 개의 시냅스를 실시간·디지털 방식으로 모사해 집적도를 높였습니다. 향후 드론과 헬스케어 등 저전력을 필요로 하는 모바일 환경에서 자율 시스템 두뇌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 반도체로 응용하고자 합니다. 아날로그 프로세서는 국내 최초로 소뇌를 모사하여 실시간 학습이 가능하고 피드백 신호를 반영하는 두뇌 신경망 학습방식으로 적응형 운동학습 수행이 가능합니다. 대부분의 프로세서 설계에서 배제된 아날로그 회로를 중심으로 1024개의 뉴런과 하나의 뉴런에 64개의 시냅스를 탑재하여 매우 적은 비용과 전력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 현재 자율주행 자동차의 승차감을 개선시키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2024CES에서 시연되기도 했습니다.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의 반도체의 중요성과 더불어 연구기반 및 전문가 양성을 위한 부분에 있어 우선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뉴로모픽 반도체를 포함한 AI 반도체 시장은 앞으로 시장성이 매우 높고 활용 가능한 분야가 무궁무진한 시장으로 보여집니다. 현재 많은 연구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인력이 많이 부족하고 인력 양성이 꾸준히 이루어져야 다음 세대에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첨단전략산업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뉴로모픽 반도체의 경우 다양한 기술 분야가 집약되어 시장을 창출하는 종합기술입니다. 단순히 반도체 하나 설계를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개발되는 반도체가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플랫폼과 사용자 생태계 구축이 매우 중요합니다. 구축된 생태계 안에서 새로운 버전의 반도체가 계속 나올 수 있는 환경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관련 연구인력도 다양한 관점에서 유기적으로 양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반도체 설계, 인공지능 기술, 뇌과학 전반에 걸쳐 유기적으로 함께 연구할 수 있는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차세대반도체연구소가 향후 어떤 기관으로 자리하고 싶은지 여쭙고 싶습니다.

반도체 분야의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의 도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입니다. 출연연은 개별적인 연구가 중심인 대학과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계의 상용화 연구의 구심체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집단적인 융합연구에 중심을 두어야 합니다. 국내에 반도체 분야는 산··R&D 생태계가 이미 구축된 반면 양자 기술은 아직 기초 연구 중심으로 산업계 수요가 부족한 상황으로 출연연이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에는 글로벌 종합반도체 기업이 존재하고 반도체 미세화 공정에 뛰어난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된 산업 구조이기 때문에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에 산재한 출연연과 대학의 창의적인 연구자들이 결집하여 도전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구심체 역할을 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가 지원하겠습니다. 국가 간의 기술패권 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그 중심에 반도체가 있습니다. 선도형 연구개발 체계 구축과 핵심 전략기술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대학과 기업의 연구인력이 KIST 캠퍼스에서 입주하여 공간과 인프라를 공유하면서 단순히 논문 성과나 기업의 현안 기술을 지원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양자기술 분야에서 시작한 개방형 혁신을 통해 원천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안정적인 생태계를 구축해나가겠습니다. 국내 산··연 뿐만 아니라 국외의 우수한 기관과의 협업으로 확대하고 기존의 인력 교류 중심의 국제 협력이 아닌 동등한 입장에서 핵심 기술 확보를 견인하고자 합니다. 향후 양자 분야의 개방형 협력을 반도체 분야로 확대할 예정이며, 반도체-양자 간의 협업으로 새로운 연구 분야 개척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나가겠습니다. 반도체 공정 기술은 대한민국이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분야이며 이를 양자 기술에 접목하여 양자컴퓨터, 양자통신, 양자센서에서 필요한 양자 소자를 제조한다면 양자 후발주자인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형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차세대반도체연구소장 [사진=김형준 소장]

끝으로 소장님께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인생을 바꾼 단 하나의 힘이 있다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제 스스로를 반도체 분야의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반도체 분야는 기술개발의 트렌드 변화 주기가 상당히 짧아졌기 때문에 앞으로도 연구자로서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면서 그동안 제가 연구자로서 국가와 KIST에서 받은 혜택을 돌려주기 위한 봉사의 시간이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습니다. 연구자는 오랜 시간 연구 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관성에 따라서 연구를 하는 경향이 생길 수 있습니다. 리더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연구자를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힘에 부칠 때도 있지만 나 자신만을 위함이 아니라 함께 하는 동료들을 위한 희생과 지원도 소장으로서 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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