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적이면서도 경제적인 활어 운송을 완성한 ‘무수동면 유도기술’, 한국의 우수한 수산물을 세계인의 식탁에 올린다
친환경적이면서도 경제적인 활어 운송을 완성한 ‘무수동면 유도기술’, 한국의 우수한 수산물을 세계인의 식탁에 올린다
  • 문채영 기자
  • 승인 2024.03.0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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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쉬 공문선 대표

살아있는 활어를 잠재운 후 물 없이 운송할 수 있는 기술이 탄생했다. ㈜더피쉬의 ‘무수동면 유도기술’을 통해서다. 도착한 활어는 물을 만나 다시 깨어난다. 운송 시간 동안 활어가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한 덕에 운송 후 활어의 생존율은 95~99%에 육박한다. 더피쉬 공문선 대표는 가장 친환경적이면서도 동물이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한 방법으로 우수한 한국 수산물을 전 세계인의 식탁에 올려놓았다.

 

㈜더피쉬 공문선 대표 Ⓒ문채영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더피쉬 공문선 대표 Ⓒ문채영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잠든 활어를 물 없이 운송하는 신기술, 친환경적이면서도 경제적인 비즈니스 모델 구축해

물 없이 활어를 운송하는 ‘무수동면 유도기술’을 개발한 ㈜더피쉬가 상용화에 나서며 활어유통에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무수동면(無水冬眠)이란 어류의 생체리듬에 기반해 적정온도에서 30~36시간 동면 상태로 만드는 기술을 의미한다. 온도 조절만으로 잠재운 활어를 가수면 상태에서 물 없이 운반할 수 있으며, 도착 후 물에 넣으면 깨어난다. 이는 세계 유일의 기술로 한국에서 생산된 신선한 고품질의 활어의 해외 수출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뜻 깊은 성과다. 또한, ‘무수동면 활어유통 신기술’은 바닷물 없이 수출할 수 있는 기술이기에 물류비용 감소는 물론 환경문제에도 기여할 수 있다. 활어 운송을 위해 물이 담긴 수조를 이용하던 방식 대비 40%까지 운송비가 절감된다. 활어가 자는 동안 운송되기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높은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장점이다. 운송 후 활어의 생존율은 95~99%에 달한다. 더피쉬는 무수동면 유도기술을 적용한 무수동면 활어(hiber fish, 이하 하이버피쉬)를 자체개발한 항공수출용 상자에 포장, 미국, 두바이 등 으로 수출하고 있다.

무수동면 유도기술은 농림수산학 및 수의학 분야 연구 끝에 탄생한 세계 유일의 신기술이다. 현재 한국에서 양식한 광어와 찰광어(터봇), 강도다리 등에 적용되고 있으며, 해당 기술은 국제특허와 국내특허 모두를 획득했다. ‘하이버피쉬’ 또한 12개 국가에 상표권 등록을 마쳤으며, 친환경 소재를 적용해 자체 제작한 수출 포장재 또한 특허 받은 기술이다. 항공 수출용 상자와 어류 체형에 맞게 포장하는 ‘어류의 인공 동면 포장 용기’는 지금도 해외 바이어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하고 있다. 이는 제주 천연 바다에서 자라는 우수한 어류의 해외 수출을 위해 고군분투한 결과이다. 2016년 설립 이듬해에는 경기도 안산에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했으며, 같은 해 지역특화(주력)산업육성 기술개발사업 정부지원과제에 선정된 것을 발판삼아 R&D에 박차를 가했다. 2018년에는 제주와 안산에 흩어져 있던 사업장을 평택 물류기지로 통합하며 성장 기반을 다졌다. 현재는 새로운 부지로의 공장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무수동면 유도기술은 관련 기술을 연구하던 한 학자의 끈질긴 투자요청으로 탄생한 기술입니다. 처음에는 고사했지만, 그 분의 진정성에 해양오염을 원천적으로 차단시킬 수 있는 기술이라는 생각이 더해지며 투자를 결심하게 됐죠. 무수동면 유도기술에 투자하는 내내 어린 시절 수산업 분야에 종사하셨던 아버님의 모습이 떠올랐죠. 대한민국의 우수한 수산물을 수출할 수 있다는 가치 또한 무수동면 유도기술을 끝까지 연구하고, 상용화까지 이루게 한 동력이었습니다.”

 

㈜더피쉬 공문선 대표 Ⓒ문채영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더피쉬 공문선 대표 Ⓒ문채영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하이버 피쉬’라는 신기술에 대한 자신감, 기술의 우수성 검증하며 열어낸 수출길

㈜더피쉬만의 기술력을 오롯이 담아낸 하이버피쉬는 가공식품이 아닌 활어이기에 적용 규정을 찾는 것도 어려웠다. 개인이 해외 수출 판로를 개척하는 것도 녹록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여기에 유사한 사례를 찾기 어려운 세계 최초의 무수동면 활어라는 아이템은 판로 개척의 난이도를 높였다. 이때 도움을 준 것이 바로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이었다. 더피쉬는 2018년 KIMST로부터 받은 ‘해양수산 신기술 인증’으로 기술의 신뢰성을 높였으며, 이는 미국 진출이라는 행보로 이어졌다. 2019년 하이버피쉬의 수출액은 3억 4200만 원을 기록했다. 해양수산부와 수협중앙회 또한 힘을 보탰다. 두 기관이 해외 현지에서 운영 중인 무역지원센터를 통해 활어, 특히 넙치 판로를 개척한 것은 물론 미국 LA 무역지원센터 인큐베이팅 기업으로 선정되어 FDA 등록부터 수출계약서 작성, 통관서류 자문, 바이어 클레임 해결 등 수출을 위한 실무적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일본, 대만,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에서는 소개 받은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식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공 대표는 스타트업이라면 여러 정부과제를 유심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더피쉬 또한 정부과제를 통해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사업을 펼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지원에도 뛰어넘어야 할 허들은 존재했다. ‘무수동면 유도기술’에 대한 의구심을 표하는 바이어들이 많았다.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 여부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공문선 대표는 하이버 피쉬의 유통을 위해 반드시 뛰어넘어야 할 산이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의 현장 답사를 진행하며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유해한 약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은 리마크를 획득한 것이다. 동면 상태에서 에너지가 응축된 하이버 피쉬로 뜬 회를 성분 분석한 결과도 좋았다. 단백질, 지방 등이 살에 축적되어 쫄깃한 식감이 살아난 것이다. 공 대표는 하이버 피쉬의 원리부터 우수한 품질을 과학적 데이터로 입증하는 것이 더피쉬가 나아갈 방향이라 말했다. 또한, 검증을 원하는 바이어라면 직접 비용을 지불할테니 현지에서 샘플 검사를 할 것을 권하기도 했다. 이러한 전략을 굳은 신뢰로 이어졌다. 해외 바이어들이 꾸준히 지적해온 문제를 해결하자 수출문도 활짝 열렸다. 당시 연을 맺은 바이어들은 현재까지도 굳건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무수동면 유도기술로 국내외 특허를 등록하며 수출길이 열렸습니다. 당시 업무 협약을 맺은 일본 업체의 관계자 분들이 직접 공장을 방문해 현장을 확인하기도 했죠. 처음 수출을 할 때는 항공사와도 조율해야 할 부분이 많았어요. 하이버피쉬가 도착한 후에는 살아있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보내며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죠.”

공 대표는 현재 유럽 진출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매년 국내외 수산물 박람회에 참가해 제품을 알리고 있는 그는 친환경적이며 우수한 품질의 한국산 광어, 찰광어, 강도다리 활어의 해외 수출 방안을 고민하는 동시에 안전한 수산물을 소비자에게 전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더불어 새로운 어종으로 무수동면 유도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연구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하이버 피쉬 앞세운 새로운 사업모델 구축하며 더 많은 시장 개척해간다

“하이버피쉬는 해양오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지구 환경을 살리는 기술입니다. 소비자는 물 없이 운송되는 방식의 활어를 선택하는 것만으로 지구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제품의 이력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소비자의 선택권을 지지하고 있죠. 이러한 점을 강조하며 인지도를 높여나가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더피쉬는 해외 수출을 통해 외연을 확장하는 동시에 판매망 트렌드를 변화시키기 위한 행보에 역량을 쏟고 있다. 또한, 하이버 피쉬라는 아이템을 확장하기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며, 이러한 시도가 성공한다면 전 세계에 새로운 수출 시장 구조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신공장 준설이 완료되는 하반기에는 동남아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이웃들을 볼 때면 마음이 뭉클해요. 그 또한 제가 지역에 기여하는 길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회사와 직원, 지역이 다 함께 성장하는 것이 제가 그리는 더피쉬의 성장모델입니다.”

 

㈜더피쉬 공문선 대표 Ⓒ문채영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더피쉬 공문선 대표 Ⓒ문채영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제2의 고향 ‘평택’과 상생하며 글로벌 수산물 유통 기업으로 성장해나갈 ㈜더피쉬의 내일

㈜더피쉬가 뿌리를 내린 평택은 공문선 대표가 나고 자란 고향은 아니지만, 첫 직장과 가정을 꾸린 소중한 지역이다. 자신만의 인생을 꾸릴 수 있도록 기꺼이 품을 내준 평택에 깊은 애향심을 갖고 있다는 그는 제주도와 안산에 있던 사업장을 모두 정리해 평택에 통합했다. 평택에 새로이 마련된 신항만 역시 선택의 이유였다. 2021년에는 꾸준한 지역 인재 채용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평택시로부터 공로패를, 같은 해 제58회 무역의날 행사에서는 1백만 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공 대표는 무수동면 유도기술 개발을 위해 투자하고, 상용화를 위해 애쓴 보람을 느낄 수 있었던 뭉클한 순간이라며 뒤돌아봤다.

세상에 없던 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판로를 개척해온 공 대표는 신사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지원 사업 예산을 세분화하는 과정에서 친환경이나 미래지향성 등 다양한 요소를 감안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가공식품이 아닌 활어를 수출하는 사업모델이기에 현재까지도 하이버피쉬에 대한 지원 기준은 모호하다. 공 대표는 국가의 절차와 규정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겠지만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만큼 그 지원책 또한 유연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 말했다.

“살아있는 활어를, 잠을 재워 수출할 수 있다는 다소 황당한 아이디어에 도전해 수출길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더피쉬의 성공을 통해 도전하면 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도전해서 전 세계에 무수동면 활어 유통구조를 구축해가겠습니다. 해양오염을 차단해 지구를 살리는 하이버피쉬와 더피쉬의 도전을 응원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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