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 깨며 문제 해결해온 트러블 슈터, 기술강국 대한민국 꿈꾼다
고정관념 깨며 문제 해결해온 트러블 슈터, 기술강국 대한민국 꿈꾼다
  • 김윤혜 기자
  • 승인 2021.06.07 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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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배시스템 이배 대표

학창시절 이배 대표는 동네 라디오 수리점 아저씨에게 매일 혼나곤 했다. 전기밥솥부터 카세트, 라디오까지 동네에 고장 난 전자제품들을 고치는 꼬마 경쟁자였던 까닭이다. 이러한 문제 해결 능력은 지금의 그를 ‘천재 연구자’로 우뚝 세웠다. 현재까지도 트러블 슈터를 자처하며 산업계의 묵은 고민을 해결하는 동시에 세계 최초의 전문 로봇들을 개발하는 등 독보적 기술력을 자랑한다. 하루하루 새로운 고민과 도전을 이어가는 이 대표를 직접 만나 이야기 나눠봤다.

두배시스템 이배 대표 Ⓒ김윤혜 기자
두배시스템 이배 대표 Ⓒ김윤혜 기자

굵직한 현안에 해법 제시해온 히든 챔피언
1998년 설립한 두배시스템은 업계의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으로 잘 알려져 있다. 창업 이래 원자력, 의료로봇, 해저로봇, 상하수도 로봇 등 국책 연구과제 수행과 기술개발에 초점을 맞춰왔다. 1999년 한국전력 수중자유도 진단로봇 개발부터 한국통신 원거리 파쇄기, 고등기술연구원 상수관용 와전류 탐상 로봇, 포스코 광양연구소 전용 다용도 진단장치, LG화학 곡관용 다용도 진단로봇 등 굵직한 업적들을 쌓는 등 얼핏 들어도 남다른 이력을 자랑한다. 
  가습기살균제 사건 관련 업적도 빼놓을 수 없다. 2011년 당시 두배시스템의 흡입독성 실험 로봇으로 단 4개월 만에 원인을 규명해내며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함에도 바이오 업계나 당국에서는 인체용 내시경 외에 실시간 육안으로 흡입독성을 테스트할 수 있는 기기장비가 전무한 상황이었다. 이배 대표는 우리 주변 제품들을 대상으로 독성을 테스트해야 함에도 엄청난 비용과 인력 등 현실적 문제로 인해 실행할 수 없는 실정이었다며, 이에 15년, 20년 후를 생각해서 흡입독성 실험 로봇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두배시스템은 2006년부터 안전성평가연구소 김진성 박사와 연구를 시작해 2010년 마우스용 흡입독성 로봇 개발을 완료했다. 로봇을 개발하지 않았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지 생각하면 지금도 머리가 쭈뼛 선다며 당시를 떠올리는 그다. 두배시스템은 흡입독성 로봇으로 세계 유일의 관련 특허를 확보하였으며, 해당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지식경제부장관상,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 대한민국 친환경대상 등을 수상했다. 
  향후 두배시스템은 흡입독성 테스트용 초소형 로봇의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50건의 로봇기술 특허를 보유한 이들의 기술력이 국내외에서 인정받으며 글로벌 테크기업들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이 대표는 기업은 물론 대학과 연구기관 등에 로봇이 보급되어 쌓이는 수많은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한다며, 이러한 데이터를 활용해 소규모 중소기업도 손쉽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인류 건강에도 크게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가상화폐 ‘두로코인’을 기반으로 글로벌 로봇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소식을 전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는 각국마다 다른 요율의 관세, 통관절차, 원천기술 판매에 따른 로열티 대금 정산문제와 달러, 유로화 거래로 인한 수수료 발생, 국방·안보 관련 로봇기술의 무단 도용 등 복잡한 문제가 많기에 블록체인을 활용한 코인을 통한 결제가 가장 효율적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로봇시장에서의 로봇임대 서비스와 로봇 관련 데이터베이스(지적재산)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다. 

새로운 해저탐사 시대 연 ‘드릴봇’
두배시스템이 현재까지 개발한 로봇만 300종이 넘는다. 이 중 제품화가 가능한 로봇은 100여개에 달하며, 50건의 로봇기술을 특허 등록했다. 이배 대표는 아직까지 시장에서 로봇에 대한 확고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만큼 다방면의 기술을 확보하고, 고객의 니즈가 확인되는 제품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는 정부와 대기업 등 핵심 고객이 필요로 하는 기술에 기반한 맞춤형 주문제작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높이 9M, 폭 7M, 무게 30톤의 초대형 해저지반 진단 로봇 ‘드릴봇’ 또한 시장의 기대를 모은다. 드릴봇에 대해 이 대표는 ‘인류 미래를 책임질 해양생태계, 해양에너지의 문을 여는 시발점’이라 정의 내렸다. 이미 기상이변이 시작된 지구에게 해양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 소중한 자원이다. 이에 세계 각국에서 해양지질조사, 해양자원 예비 탐사, 해양환경 진단 등을 시작하며 해양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시점이다. 정밀하고 정확한 해저지질 진단과 분석을 위한 전문 로봇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저비용으로 예비탐사가 가능한 드릴봇에 걸리는 기대가 크다. 실제로 세계 유일의 SPT(Standard Penetration Test) 표준 관입시험 기능을 갖춘 로봇의 개발 소식은 새로운 해저탐사 시대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기존 해저지질 로봇 대비 비용 측면에서도 1/10 이상 저렴한 드릴봇의 등장에 중동 국가들의 러브콜이 쏟아졌다. 회사 측은 하루 100만 달러의 렌탈료를 받고 임대하는 방향으로 역제안한 상태다. 드릴봇이 전 세계에서 사용되면 한국이 해저 데이터 강국으로 부상한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어릴 때부터 저는 흐름을 파악하고 그 속에서 문제와 원인을 찾는데 재주가 있었어요. 이러한 강점을 어디에 활용하는 게 좋을까하는 고민 끝에 제가 내린 결론이 바로 기술이었습니다. 원천기술을 개발해 국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는데 일조하고자 합니다.”
  이 대표는 그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장비들이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전 세계에 퍼질 미래를 내다봤다. 기술이야말로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와 같다는 확신과 함께였다. 그는 자신의 노력이 대한민국을 기술 강국으로 만드는 밑거름이 되어 미래 세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면 충분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평생을 로봇개발에 바친 트러블 슈터
“저는 사업가보다는 ‘공돌이’에요.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하는 트러블 슈터 역할을 많이 했죠. 한화의 다이너마이트 폭파과다 사고, SK의 반도체 불량 사전처리, LG디스플레이 생산분진 대응문제, 효성의 탄소섬유 불량 문제 등 제가 도움이 될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달려갔죠.”
  이배 대표와 두배시스템은 해양, 원자력, 석유, 화학, 중공업, 철강, 반도체 및 정밀산업, 인명구조 등 그야말로 다양한 분야에서 문제 해결 경험을 쌓아왔다. 이를 바탕으로 쉼 없이 신기술개발에도 전념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가 현재까지도 새벽까지 연구에 몰두하는 이유는 단 하나, 자녀들이 살아갈 밝은 미래를 만들기 위함이다. 그는 오늘의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지혜롭게 구분하여 기술개발에 임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선택임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그는 독점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기보다 모두 함께 성장하는데 방점을 찍고 있었다.
  평생을 로봇개발에 바친 이 대표의 곁에는 수십 년간 동고동락한 박정식 회장이 있었다. 이들은 사업초창기부터 의기투합해 로봇개발의 길을 함께 걸어왔다. 박 회장은 그동안 세상에 없는 제품을 만들어가자는 일념 하에 독자적인 기술을 축적해왔다고 말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디지털과 아날로그, AI 등 기술 집약의 결정체인 동시에 융·복합 분야인 로봇은 적어도 10년에서 20년은 지나야 축적된 기술이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확보해온 만큼 이제는 어떤 분야건 전 세계에 없는 것을 만들어낼 역량을 쌓았다는 그의 말에서 남다른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2021년은 그간 쌓은 기술을 꽃피울 원년이 될 전망이다. 이제 완성품이 양산되기 시작한 만큼 시장에 진출해야 할 때라는 판단과 함께, 이 대표와 박 회장은 두배시스템을 설립하던 때부터 그려온 그림의 시작점에 서 있다고 입을 모았다. 두배시스템은 올해 준비과정을 거쳐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두배시스템은 자신들이 만든 가상화폐인 두로코인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협업 이전에 두로코인을 활용한다는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두배시스템의 주도권과 권익을 보호하고자 찾은 방법이었다. 가상화폐로 거래하면 두배시스템의 로봇 제품이 세계 어디에서 어떤 식으로 판매되고 있는지 파악이 가능하다는 점 또한 장점이다. 이는 데이터 축적에도 큰 도움이 된다.
  “전 세계에 판매된 로봇이 수집한 데이터를 보관하고 교류할 수 있는 데이터 마켓을 만들고자 합니다. 로봇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마켓에 올리면 그 대가가 실시간으로 지불되지요. 해저로봇만 보더라도 대한민국 손 안에 전 세계 해저 데이터가 다 들어오는 셈입니다.”

미래에 대한 희망 줄 수 있는 기술강국 만드는데 기여할 것
인간과 기계가 공존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 그 중심에 로봇이 있다. 세계 각국이 로봇산업 육성정책을 경쟁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제3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을 통해 국내 로봇산업 시장 규모를 오는 2023년까지 15조원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 ‘로봇에 미친 연구자’, ‘생산현장의 해결사’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이배 대표는 새로운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기술 강국을 만드는데 이바지해 후손들에게 희망을 선사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그를 이끈다. 이 대표는 청년들이 미래를 계획하고, 희망을 꿈꿀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두배시스템은 고정관념을 탈피하는데 집중해왔다. 생각의 틀을 깨고,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음으로서 세상에 없던 제품을 선보여온 것이다. 이 대표는 창업 초창기부터 ‘그게 되겠냐’라는 질문을 받던 아이디어들이 이제는 세상에 나와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며, 두배시스템만의 길을 나아가고자 한다고 미소 지었다. 또한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통념이 오해임을 지적하기도 했다. 로봇 시대에도 여전히 로봇을 관리하는 것은 사람의 역할인 만큼 새로운 영역이 창출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 대표는 기술 인력들을 지원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에 대한 계획을 덧붙였다. 더 이상 실패가 낙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창업에 도전했으나 실패 끝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기술인재들이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이들의 실패야 말로 기술의 핵심이라 성공의 씨앗이라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실패를 거듭할수록 더 단단한 기술이 탄생하고, 이는 더 단단한 성공으로 이어짐을 강조했다. 이것이야말로 국민들의 미래 불안을 최소화하고 서로 협력해 공존하는 사회를 만드는 힘이라는 확신과 함께였다.
 “저희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 때 우리나라가 강해진다고 믿습니다. 두배시스템은 그 시작이지요. 우리는 분명 가능성을 찾고, 이를 실현할 힘을 갖고 있습니다.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 후손들에게 기술 강국을 물려주는 것이 제 꿈입니다.”
  앞으로도 탁월한 재능과 기술력, 순수한 열정으로 약진할 그와 두배시스템이 보여줄 미래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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