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을 기반으로 종자육성 강국에 한발 가까이 다가설 것
디지털 전환을 기반으로 종자육성 강국에 한발 가까이 다가설 것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1.11.01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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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주대학교 식물자원학과 김재윤 교수
국립공주대학교 식물자원학과 김재윤 교수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국립공주대학교 식물자원학과 김재윤 교수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국립공주대학교 식물자원학과 김재윤 교수는 정부에서 추진하는 디지털 뉴딜 정책의 농업 분야에 주목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농업은 농업 관련 데이터를 디지털 형식으로 수집·저장·분석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농업을 지칭하는 것으로, 스마트팜·드론을 활용한 정밀농업 등이 대표적이다. 극심해진 이상기후와 인구 증가로 식량 안보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지금, 디지털 농업을 활용함으로써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작물 생산이 가능해 식량 안보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김 교수의 대표 연구 분야인 디지털 육종도 디지털 농업과 함께 본격화되며 고품질·고효율의 다기능성 우수 종자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기존에는 육성하기 어려웠던 가뭄이나 홍수에 강한 품종, 건강에 도움이 되는 기능성 성분이 풍부한 품종 등을 맞춤형으로 개발하는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국내 종자 산업은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과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다.

 

유전체와 다차원 데이터, 유전자 교정기술을 이용한 내재해성 밀 개발

육종이란 농작물이나 가축을 개량하여 종전의 것보다 실용 가치가 더 높은 새로운 품종을 육성해 보급하는 농업기술을 뜻한다. 오늘날의 육종은 품종 개량에만 그치지 않고 야생종을 실용화하는 경우와 아주 새로운 생물을 창성하는 경우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 육종은 새로운 품종을 창조하는 기술이며, 육종학은 이러한 창조에 관한 학문이다. 이와 더불어 작물분자육종 분야 또한 생명산업의 반도체라고 할 수 있는 종자산업의 육성 및 식량안보 등과 밀접한 관계를 인정받으며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김재윤 교수가 이끄는 작물분자육종학 실험실은 유전체와 다차원 데이터, 그리고 유전자 교정기술을 이용하여 내재해성 밀을 개발하는 육종 실험실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유전체 분석을 이용해 내염성(작물이 견딜 수 있는 최대 소금 농도), 내건성(작물이 건조에 견디는 성질) 밀 육종 소재를 발굴하고, 분자 마커의 개발과 유전자교정 기술을 이용한 수발아 저항성 밀을 개발하는 것이다. , 밀 전분 특성을 분석하여 관련 유용유전자를 발굴함으로써 밀 품질 향상을 연구하고 국내 산림 내 자생식물에 대한 대량 전사체를 분석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실험실은 국내 최초로 밀 핵심집단을 구축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최근 화두가 되는 디지털육종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 스피드 육종 기술을 밀 형질전환에 접목해 국내 최초 아그로박테리움 형질전환 시스템 연구를 이루어내며 다수의 국제 저널에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현재 한국육종학회의 편집이사를 맡고 있으며, 내년부터 한국작물학회 사무총장으로도 활동할 예정이다. 미국 작물학회(ASA, CSSA, and SSSA)와 미국조직배양학회(SIVB)의 회원이기도 하며, 국립식량과학원 밀 연구팀과 국립유전자원센터의 현장명예연구관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연구의 효율성을 높인 밀 핵심집단 구축

디지털농업은 물론 디지털육종 시대를 맞은 지금, 김재윤 교수는 농업현장에서 생산되는 방대한 데이터의 관리와 표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디지털 농업에는 자동화나 스마트설비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빅데이터이다. ·노지채소·시설원예·과수·축산 등 분야별 선도농가의 영농법에 대한 데이터 구축이 필요하며, 농업 생산성이 기상조건에 큰 영향을 받는 만큼 강수량·일조량·온습도 변화에 따른 변동성에 적절히 대응하려면 검증된 영농 노하우를 데이터화·디지털화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신품종을 만드는 육종에서도 기존의 전통육종과 표지 인자 등을 이용한 분자육종이 디지털육종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김 교수는 농작물을 육종할 때 육종가의 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접목하면 빠르고 정확하게 원하는 품종 개발이 가능하다,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농작물 육종이 식량안보를 지키는 한 방안이라는 의견을 전한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질적 형질을 넘어 많은 유전자와 환경요소가 융합된 양적 형질을 정확하게 통제해 육종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만큼 작물의 유전체에 대한 빅데이터와 표현형에 대한 정보는 물론 환경정보에 대한 빅데이터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농업 연구가 혹은 육종가가 어떤 데이터를 만들어내는지가 중요하고, 이렇게 생산되는 농업 및 육종데이터를 데이터 전문가는 마이닝과 경량화를 통해 일반인이 활용할 수 있도록 코딩해야 한다.

전체적인 전략을 구상했다면 이제 디지털 농업을 위한 인트라를 만드는 단계다. 노지 조건의 전력 공급과 와이파이 이용문제 등을 구축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인력양성도 필수적이다. 기존의 데이터 전문가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 만큼 농업 전공자가 코딩 및 데이터 마이닝을 교육받아 디지털육종에 접목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

“20년 넘는 경력이 있는 제가 식물체를 선발하는 것과 대학원생이 식물체를 선발하는 것이 다를 수밖에 없죠. 하지만 수치화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발하면 이 공백을 줄일 수 있어요. 물론 데이터를 표준화하려는 시도는 10여 년 전부터 있었지만, 모든 연구자가 통일된 형태로 입력을 시킨 게 아닌 상태에서 데이터의 양만 많아지니 관리가 필요했어요. 환경정보나 작물의 표현형 데이터 등 표준화 방안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농림부나 농촌진흥청에서 데이터 표준화를 하려고는 하지만, 아직은 인력을 선정하는 등 구체적인 실행이 필요합니다.”

한편, 디지털육종의 경우 정의된 육종집단이 필요한데, 김 교수 연구팀이 디지털육종에 필수인 밀 핵심집단을 구축하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핵심집단은 유전자원의 유전적 중복성을 최소화하고, 유전적 다양성은 최대화한 육종집단을 말한다. 연구팀은 국내 수집 유전자원 3만여 점 중 한국에서 정상생육이 가능한 2,000여 점에서 유전체 분석을 통해 614점의 밀 핵심집단을 구축했다. 쉽게 설명하면, 연구자들이 국내에 보유하고 있는 밀 유전자원 전체를 분석하지 않고 614점만 분석하면 모든 유전체의 정보를 검정할 수 있게 된 것. 현재 구축된 밀 핵심집단은 국립유전자원센터에 입고되어 있으며, 김 교수는 증식과정과 내염성, 내건성, 수발아 저항성 및 전분 특성에 관한 연구를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

밀 핵심집단에 대한 내염성과 내건성 연구를 고도화하려고 합니다. 전 세계 농작물에 가뭄 피해가 가장 큰데요. 그래서 내건성 연구는 연구자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입니다. 이전의 연구 방식이 단순 농업 형질 분석이었다면 이번에는 내연성과 내건성에 관한 형질 분석을 모두 디지털화했어요. 쉽게 말해, 특수 기계를 이용해 종자 전체를 스캐닝한 거예요. 예전에는 피해에 대해 키나 무게가 감소한 것 정도의 단순한 분석만 가능했다면, 이제는 광합성 효율이나 엽록소 함량, 소금물 피해가 뿌리 생장을 방해한 정도나 그 두께와 길이가 얼마인지까지 디지털화를 통해 측정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연구팀은 유전자교정 기술인 크리스퍼(CRISPR-Cas9) 기술을 이용하여 수발아 저항성 식물체도 개발했다. 종자 발아를 돕는 식물생장호르몬 지베렐린 산(Gibberellic Acid) 생합성 기작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찾아내어 수발아 저항성과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기작을 밝혀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전자교정 작물의 규제 관련 법안은 김 교수 연구팀을 비롯한 해당 분야의 큰 이슈이다. 크리스퍼(CRISPR-Cas9)로 대표되는 유전자 가위 기술은 전 세계를 강타하는 핵심 기술인데, 이때 생성되는 유전자교정 작물을 LMO로 볼 것인지는 국내 농업 생명 공학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은 앞 세대 기술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쉽게 유전자의 특정 부분을 잘라내거나 새로운 유전자로 바꿔준다. 만일 유전자 가위 기술을 GMO로 보고 이에 따라 규제하면 이 분야의 기술혁신과 실용화에 큰 제약이 생기고, 관련 연구도 동력을 잃을 것이라 예상된다. 반대로 GMO가 아닌 것으로 판정해 규제를 과도하게 풀면 기술 도입 초기 단계부터 과열 양상을 보일 수 있기에 사회적 합의와 법안 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립공주대학교 식물자원학과 김재윤 교수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국립공주대학교 식물자원학과 김재윤 교수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밀 육종에 의미 있는 연구 성과를 만들고, 공유하고 싶어

세로로 길게 늘어진 대한민국은 기후가 다양한 만큼 작물도 다양하다는 특징이 있다. 작은 재배면적에서 너무 다양한 작목이 생산되기 때문에 자연히 경쟁력도 떨어지게 된다. 특히, 밀은 1인당 연간 32kg 정도를 소비하는 제2의 주식임에도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자급률이 매우 낮은 작물이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이 부족해 수입 밀에 밀렸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국내 밀 품질이 매우 개선되어 수입 밀에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 김재윤 교수는 밀 연구자로서 1%대의 밀 자급률이 10%가 될 수 있도록 소명의식을 가지고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전한다.

위기 뒤에는 언제나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식량안보 및 품종과 원천기술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어요. 20여 년 전, 농업연구를 시작할 때와 비교해 대단한 발전을 이뤄냈고, 사람들의 인식도 변하고 있어요. 분명히 기회가 올 것이고, 농업에 대한 가치 역시 더욱 커질 것입니다. 소비자 기호의 다양성과 기후변동을 대비하며 많은 농업 관련 교육 및 연구자들이 지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나아가 김 교수는 충남지역 밀 산업은 물론 예산국수의 국산화에도 기여하고자 한다. 세부적으로는 디지털육종에 맞춰 내재해성 유전자교정 밀 품종을 개발해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싶다고. 1등이라는 높은 목표보다 성실한 연구로 밀 육종에 도움을 주는 연구자가 되는 것이 그의 목표이자 꿈이다.

 

국립공주대학교 식물자원학과 작물분자육종학 실험실 연구진 단체사진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국립공주대학교 식물자원학과 작물분자육종학 실험실 연구진 단체사진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교육의 첫 번째는 학생과의 소통

교육자로서 김재윤 교수는 학생들이 자신을 소통하는 교수로 생각해주길 바란다. 강의를 잘하고 지식을 전달하는 일보다 중요한 건 학생들을 이해해주는 일, 같은 공감대를 나누는 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방황하던 학창시절 자신을 묵묵히 기다려주고 성장하도록 이끌어 준 은사님을 향한 고마움이 여전히 생생하다. 자신 또한 그런 교육자가 되고 싶다고.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면서 세대 차이는 커지겠지만, 계속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개인적으로 농구를 좋아해서 농구동아리 지도교수를 맡고 있는데요. 50대가 되어도, 60대가 되어도 학생들과 함께 농구장에서 뛰는 게 교수로서의 바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코로나로 학생들이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지 못하는 점은 매우 안타깝다. 목적 없이 지내던 20대 초반에 사람들과 좌충우돌하며 보내는 시간이 가지는 의미를 알기 때문. 더욱이 학생들이 농업생명공학에 진심으로 재미를 느끼고 역량을 쌓는데도 다양한 도움을 주고 싶지만, 비대면 수업이라는 제약이 있어 교수로서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그러나 상황이 어떻든 김 교수는 지금까지 그랬듯 미래를 살아가고 미래를 이끌 학생들을 위해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해나가려 한다. 누구보다 앞서 10, 20년 뒤의 미래를 예측하고 학생들이 활동할 시기에 유망할 연구주제를 교육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그는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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