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Now]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달라진 업무방식, 고용시장 뒤흔드는 ‘긱 이코노미’의 등장
[Monthly Now]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달라진 업무방식, 고용시장 뒤흔드는 ‘긱 이코노미’의 등장
  • 김민이 기자
  • 승인 2022.04.12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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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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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을 비대면으로 전환한 코로나 팬데믹은 경제의 패러다임 또한 바꾸어놓았다. 이른바 ‘긱 이코노미(Gig Economy)'의 탄생이다. 1920년대 미국 재즈클럽에서 단기적으로 섭외한 연주자를 ’긱(Gig)‘이라 부르던 데서 유래한 ’긱 이코노미‘는 프리랜서, 독립계약자, 임시직 등을 중심으로 고용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는 2023년까지 전 세계 긱 이코노미 시장의 규모가 4,550억 달러(약 545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비대면 생활 속 유연해진 노동시장... ‘긱 이코노미’ 시대 열어

기업이 정식 계약을 통해 직원을 채용하고, 직원들을 이용해 고객들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던 전통적 노동시장의 모습이 변화하고 있다. 긱 이코노미의 확산과 함께 기업들은 특정 프로젝트나 업무별로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임시직 형태로 고용하고, 긱 워커(Gig Worker)들은 자발적으로 초단기 근로에 나서며 업무의 유연성을 키워간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업무와 재택근무 활성화 등으로 노동시간이 자유로워지면서 직장 근무시간 외에도 추가적인 수입을 얻고자하는 'N잡러(2개 이상의 직업을 가진 사람)‘의 등장 또한 긱 이코노미 확산에 힘을 보탠다. 2020년 기준 국내 전체 경제활동 인구의 13.6%인 380만 명이 프리랜서로 집계되었으며, 2025년에는 15.9%인 449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경제포럼 또한 2027년 미국 노동자의 과반수가 프리랜서로 일할 것이라 전망하는 등 긱 이코노미의 확산은 전 세계적 흐름으로 이어지는 추세다.

 

2015년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社가 ‘긱’을 ‘디지털 장터에서 거래되는 기간제 근로’라 정의했듯 긱 이코노미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업무를 의뢰받고, 수락한 후 결과를 확인하고, 급여를 받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디지털화되며 긱 이코노미 확산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직접 기사를 고용하는 대신 차량을 소유한 사람들을 드라이브 파트너로 계약하고, 독립 계약자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한 우버(UBER)와 상품이나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주문한 후 오프라인으로 해결해주는 배달앱, 택시앱 등의 온디맨드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배달의민족(배민)은 ‘내가 원할 때, 달리고 싶은 만큼만’을 모토로 내건 일반인 음식배달 서비스 ‘배민커넥트’ 근로자 수가 지난 1년 새 100% 증가했다고 밝혔다.

 

택배, 배달 등 일부 직종에서 확연한 성장세를 보이던 긱 이코노미는 마케팅, 디자인, 개발, 설계 등 전문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세계 최다 이용자수를 자랑하는 미국의 업워크에서는 3,500가지 분야에서 1,200만 명의 긱 워커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4년 간 거래액이 10배 이상 급증한 국내 최대 재능마켓 플랫폼인 ‘크몽’은 높은 성장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4월 312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더불어 탈잉, 숨고, 클래스101 등 전문가와 수요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이 속속 등장하는 모습이다. 고스펙 전문가와 기업을 연결해 필요한 기간 동안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재 매칭 플랫폼 ‘탤런트뱅크’와 영상편집 플랫폼 ‘에딧메이트’, 디자이너와 기업을 연결하는 ‘스터닝’ 등 특정 분야에만 특화된 크라우드소싱 플랫폼이 등장하는 등 긱 이코노미 시대의 플랫폼 또한 전문화·세분화되고 있다.

 

새로운 고용 형태로 자리 잡은 긱 이코노미, 긱 워커 위한 사회적 안전망 마련 필요해

자유로운 환경에서 원하는 만큼만 일할 수 있다는 긱 이코노미의 장점은 도리어 클라이언트를 찾고, 업무계약을 체결하고, 자신의 커리어를 관리하는 모든 과정이 근로자의 몫이 된다는 단점으로 작용한다. 최저임금, 4대보험, 퇴직금 등 노동자를 위한 안전장치에서도 한 걸음 떨어져있다. 이에 긱 워커의 권익 보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며 새로운 노동형태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사회적 안전망 마련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4월 마타 월시 미국 노동부 장관은 ‘긱 워커는 직원(피고용자)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밝히며 독립 계약자 신분이었던 긱 워커들에 대한 보호망을 마련할 것이라 암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앞선 2월 영국 대법원은 우버 운전자를 근로자로 분류해야 한다고 판결 내렸다. 새로운 규정을 적용할 경우 영국의 우버 운전자들은 최저임금, 유급휴가, 연금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지난 3월 합정역 인근에 ‘긱 워커 워크 스테이션’ 1호점을 열어 여유로운 주간 시간대에는 긱 워커들을 위한 ‘공유 공간’으로, 저녁에는 대리운전, 퀵서비스 등 이동노동자를 위한 ‘합정 이동노동자쉼터’로 활용한다. 작업 공간 외에도 노동법 교육과 법률·세무상담을 정기 진행하는 등 긱 워커들의 권익 보호에 앞장설 계획이다.

 

프리랜서 시장 선점을 위한 은행권의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긱 워커들의 근로 데이터를 활용해 긴급 생활자금을 지원하는 ‘신한 급여선지급 대출’을 선보였으며, 하나은행은 프리랜서를 위한 온라인 서비스 ‘머니수첩’을 운영 중이다. 해외에도 프리랜서 전용 디지털 은행이 속속 등장한다.

디지털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공유경제의 확산은 긱 이코노미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채용업계는 긱 이코노미는 일시적 현상이 아닌 새로운 고용의 형태로 자리 잡을 것이라 바라본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는데다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직업에 대한 인식이 맞물리며 긱 이코노미가 구인·구직 시장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중론이다. 향후 긱 이코노미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플랫폼과 정부, 기업과 노동자의 연대의식 하에 각 주체들이 상생하기 위한 안전망을 마련하여 보다 유연하고 안전한 긱 이코노미 시대를 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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