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View] 커지는 산불 피해…기후위기 영향 맞나
[Monthly View] 커지는 산불 피해…기후위기 영향 맞나
  • 김예진 기자
  • 승인 2022.04.18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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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강수량 부족에 건조한 환경 조성, 정부 차원의 종합적 예방대책 수립 시급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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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 경북 울진과 강원도 삼척 등 동해안을 중심으로 대형 산불이 발생해 피해를 입혔다. 이는 지난 1986년 산불 이후 역대 최대 규모로, 지금까지 최대 피해 기록을 남긴 2000년 동해안 산불 규모를 뛰어넘었다. 피해 면적만 서울 전역의 40% 이상으로, 여의도 면적에 비하면 83.5배에 달한다.

 

동해안 산불 역대 최대규모 피해

이번 동해안 산불뿐만 아니라 국내 산불 발생 빈도는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타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2007~201610년간 산불 피해 면적은 평균 478㏊ 수준이다. 최근 4(2017~2020)으로 범위를 좁히면 산불 피해 면적은 평균 2,137㏊ 정도로 지난 10년 평균의 5배에 이른다. 특히 올해 발생한 산불은 폭증세다.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5일 기준 올해 발생한 산불은 245건으로, 전년 동기 126건의 약 2배로 뛰었다. 이에 더해 매해 대기가 건조해지면서 규모 역시 커지고 있어 심각하다. 비교적 최근인 지난달에도 경남 합천에서 시작된 산불이 경북 고령까지 덮치면서 산림 675㏊가 소실되기도 했다.

 

  문제는 이 같은 대형 산불 기록 경신 가능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지구촌 전반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후위기가 산불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 앞서 발생한 호주·미국의 엄청난 규모의 대형 산불이 더 이상 다른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게 된 것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올해 말 기후위기 탓에 산불이 50% 수준 대폭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기후위기와 산불 발생을 연결짓는 국제연구 흐름 중 하나다.

  UNEP는 산불 악화 배경으로 가뭄 증가 및 높은 대기 온도, 낮은 습도, 번개, 강풍 등 기후변화로 인한 덥고 건조해진 자연환경을 지목했다. 구체적으로 2019~2020년 발생한 호주 대형 산불과 2020년 북극 화재 등과 유사한 대규모 산불이 21세기 말까지 31~5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유엔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 보고서에도 인류가 발생시킨 기후위기가 산불 피해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봤다. 특히 IPCC 보고서는 기후위기에 따른 영향에 가뭄·산불을 포함시키기도 했다. 생태계 황폐화와 손실이 가뭄·산불을 포함한 기후변화 영향으로 인해 악화할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발생한 우리나라 동해안 산불에서도 이 같은 경향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먼저 이번 산불은 50년 만에 최악으로 기록된 겨울 가뭄이 배경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올해 2월 전국 평균 강수량은 13.3㎜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30(1991~2020) 평균 겨울 강수량 89㎜15% 수준으로, 기상관측이 전국으로 확대한 1973년 이래 최소량이다. 특히 산불 피해가 극심했던 울진 지역 강수량으로 한정하면, 지난해 12월 강수량은 5.6㎜, 지난 114.6㎜, 24.3㎜ 등을 각각 보였다.

 

  이 가운데 2월 강수량은 5년 평균(24.9㎜)6분의 1, 20년 평균(36.3㎜)9분의 1 수준에 그쳤다. 12월 강수량의 5년 평균(10.1㎜)20년 평균(26.9㎜)을 비교해도 지난 겨울 가뭄은 매우 극심했다. 겨울철 눈비가 적게 내리면 이미 말라있는 낙엽이 불쏘시개 역할을 해 산불 피해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강풍까지 겹치며 산불은 날개를 달았다. 겨우내 건조한 상황이 지속된 데 더해 바람까지 겹친 셈이다. 산불 당시 동해·옥계 지역 현장에선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19m에 달하는 강풍이 불었다.

 

  또한 강원 지역에 계절마다 불어닥치는 강풍은 특유의 습성을 지닌다. 이 계절풍은 고온 건조한 특성이 있는 데다 속도까지 빨라 일단 불이 붙기 시작하면 대규모 산불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봄철 한반도 남쪽에 이동성고기압이 위치하고 북쪽에 저기압이 위치하면, 강원 지역에는 따뜻한 서풍이 불게 된다. 이때 강원 지역의 차가운 공기와 만나면 아래쪽에 위치한 차가운 공기가 위의 따뜻한 공기와 태백산맥 사이 협곡을 지나며 고온 건조의 빠른 바람으로 진화한다.  

 

기후위기발() 대형 산불, 생태계 위협까지

일각에선 이 같은 산불이 기후위기에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반대로 줄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기후위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아마존 내 삼림 벌채 및 산불은 해당 지역을 탄소 흡수원에서 탄소 배출원으로 바꾸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던 숲이 타버려 되레 이산화탄소를 내뿜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7~8월 사이 세계적으로 산불 등으로 인해 막대한 양의 삼림이 소실되면서 배출한 이산화탄소 규모만 25억 톤에 달한다.

 

  또한 산불은 생태계 전반에 다양한 악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먼저 산불은 다량의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을 내뿜는다. 또한 산불로 숲이 사라지면 식물은 물론, 동물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게 된다. 결국 생물 다양성의 손실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 2019~2020년 기간 대규모 호주 산불 발생으로 약 30억 마리의 포유류·파충류 등 동물들이 떼죽음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불은 토양 침식으로 연결되고, 이 상황에서 폭우를 만나면 대형 산사태 발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산불로부터 파생된 재가 강하천으로 유입되면 수질오염이 유발돼 어류 생존도 위협받게 된다. 이런 동식물 파괴가 인간의 삶을 위협하는 건 필연적이다.

 

  심각한 기후위기에 따른 산불 증가가 막대한 피해로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 속속 제기된 가운데 국내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정부의 종합적인 예방대책 수립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녹색연합은 기후변화로 우리나라 산불의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호주와 미국의 대형 산불은 이제 남의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결국 산불이 기후위기 탓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는 가운데, 이를 전제로 산불 대응전략을 기후위기 극복과 연계해 장기적이며, 더욱 심화해 구축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산불 대응전략은 단기적으로, 현장 에 맞춰 진행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가운데 대형 산불의 국가재난의 한 종류로 정해 정부 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녹색연합은 산불의 진화체계와 장비를 고도화해도 대자연의 경고인 기후위기의 힘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진화와 더불어 기후위기 적응 차원의 예방대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산불로 인한 파괴 가능성이 큰 숲의 생물다양성과 습지보존의 중요성도 강조된다. UNEP는 최근 보고서에서 생태계 복원은 산불이 발생하기 전 위험을 완화하는 한편, 산불 이후 더 잘 복구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방법이라며 소방관 안전과 건강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기울이는 등 정부의 화재 대응 전략도 수정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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