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Now] 세계 경제 시장에 새로운 방향성 제시하는 녹색 바람...K-택소노미로 탄력붙나
[Monthly Now] 세계 경제 시장에 새로운 방향성 제시하는 녹색 바람...K-택소노미로 탄력붙나
  • 김민이 기자
  • 승인 2022.05.0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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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SG 관점으로 투자처를 선별하는 글로벌 투자기관이 늘어나면서 글로벌 ESG 채권시장 1000조 원 시대가 열렸다. 글로벌 녹색금융 시장 또한 2012년보다 100배 증가한 659조 원 규모를 기록하며 금융시장의 새로운 방향성을 가리킨다. 연내로 계획된 EU택소노미와 K-택소노미 개정은 녹색산업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를 제시하며 녹색 성장을 더욱 가속시킬 것이라 기대된다.

10년 새 100배 성장한 전 세계 녹색 금융 시장

영국 더시티유케이, 프랑스 BNP파리바는 최근 전 세계 녹색 금융 규모가 지난 10년 새 100배 이상 성장했다는 내용을 담은 연구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녹색 채권 및 대출 발행에 따른 글로벌 차입과 녹색 프로젝트 관련 IPO를 통한 주식형 자금 조달을 합친 금액은 2012년 52억 달러(약 6조 3000억 원) 규모에서 지난해 5406억 달러(약 659조 5000억 원) 규모로 확대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글로벌 금융 시장 내 녹색 금융의 점유율은 2012년 0.1% 수준에서 지난해 4%까지 커졌다. 이러한 증가세에 대해 로이터 통신은 “녹색 금융의 성장은 탄소 배출량을 억제하고 기후 목표를 달성하려는 정부·기업들의 노력이 향상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녹색 금융의 성장을 견인한 것은 단연 녹색 채권이었다. 10년간 증가한 글로벌 녹색 금융의 93.1%가 녹색 채권이었으며, 녹색 IPO와 녹색 사모펀드가 각각 3.4%를 차지했다. 녹색 채권 발행액은 2012년 기준 23억 달러(약 2조 8000억 원)에서 지난해 5115억 달러(약 624조원)으로 200배 이상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국가별로는 중국(13.6%), 미국(11.6%)이 최대 비중을 차지했으며, G7 국가(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의 녹색 채권 발행액 그래프 또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한국은 녹색 채권 발행 규모 10위권 안에 진입하지 못했으나 녹색채권 발행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해갈 방침이다.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 등 증권업계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국내 녹색채권 상장잔액은 17조 3천억 원으로 2020년 2조 원, 2021년 7조 2천억 원과 비교해 매년 2~3배씩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권은 물론 비금융권의 녹색채권 발행과 ESG펀드 설정 및 투자도 눈에 띈다. 올해 1분기에만 한화, SK실트론, S-Oil, LG디스플레이 등 12곳의 민간기업이 녹색채권 발행에 나섰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4월 15일 개최된 제3차 정책점검회의 겸 제7차 물가관계차관회의 자리에서 “녹색분류체계(택소노미)가 적용된 녹색채권을 올해 안에 시범 발행해 녹색분류체계가 금융·산업 현장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는 저탄소·친환경 경제체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설명과 함께였다. 기재부는 오는 2030년까지 산은·기은·수은·신보 등 주요 정책금융기관의 전체 지원자금 중 녹색부문에 대한 지원 비중을 2019년 대비 2배 이상 확대할 전망이다.

 

녹색 경제 성장의 기준 제시할 ‘K-택소노미’ 개정...脫원전 백지화에 속도 더해

기후위기에의 대응을 위해 세계 각국 정부는 친환경 정책을 펼쳐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0년 6월 지속 가능한 경제활동의 범위를 녹색산업 분류체계로 판별해 녹색 활동으로 규정된 분야에 한해 그린 딜(Green Deal) 예산을 투자하는 'EU택소노미‘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기후변화 적응 등 6가지 목표 아래 환경보호, 에너지, 제조, 수송, 예술 및 엔터테인먼트 등 13개 분야 101개의 행동을 녹색 활동으로 규정했다. 특히 유럽연합이 2020년 발표했던 초안에는 원전과 천연가스가 포함되지 않았으나 지난 2월 유럽연합 집행부는 입장을 바꿔 “탄소 중립을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며, 안전성을 더욱 강화하는 것을 전제 조건으로 그린 택소노미에 원전을 포함하는 새 규정을 발의했다. 택소노미가 규정한 녹색활동으로 분류되면 녹색채권, 녹색기금 등 다양한 금융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최대 투자처인 국민연금 등 금융기관의 투자 지침으로 활용된다.

택소노미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유럽연합이 지난해 말 EU택소노미 초안에서 원전을 녹색산업으로 분류한 점은 우리 정부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이하 K-택소노미)’에서 원전을 배제했으나, 4월 28일 인수위는 원자력발전을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후·환경 정책 방향’을 발표하며 유럽연합의 사례를 참고해 사회적 합의를 거쳐 원전을 포함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걸었던 ‘脫원전 백지화’에 속도를 내기 위함이다. 유럽연합의 원전 포함 택소노미 최종안이 오는 6월 확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 또한 유럽연합의 사례를 참고해 이르면 8월 경 K-택소노미를 개정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EU 의회에서 과반수가 거부하지 않아야 하며, 국내 원전 관련 이해관계자들과의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향후 인수위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이행을 위해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이하 탄중위)를 재구성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부문별로 최적의 감축목표, 이행방안을 마련하고, 혁신기술 투자, 산업계 온실가스 감축 설비교체 등에 대한 전방위적 지원을 이어갈 전망이다. 또한 기후테크 등 녹색산업·기술을 육성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한다.

 

녹색 전환.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현안이자 도전적 과제

인류가 기후위기를 당면한 과제로 삼고 탄소중립에 속도를 내는 지금 기업과 금융권 또한 탄소중립에 있어 필수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제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에게 녹색 전환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현안이자 경제성장과 병행해야만 하는 도전적 과제로 자리 잡았다.

윤석열 정부가 녹색성장에 힘을 싣는 가운데 금융권 또한 발 빠른 움직임으로 이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에 도움이 되는 분야에 적절하게 자금을 분배하며 지속가능한 금융으로 전환하기 위함이다. 높아지는 ESG에 대한 사회적 관심 또한 은행의 변화를 재촉한다. 수익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영 방침이 전면에 나서며 금융권은 친환경 금융상품을 앞다투어 출시하는 등 ESG 트렌드를 선점하기 위한 보폭을 경쟁적으로 키워가고 있다. 이외에도 기업금융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펀드, 벤처투자 등 중개기능 과정에서 녹색산업을 지원하거나 투자나 대출심사 과정에서 에너지효율 관련 설비를 갖춘 친환경 기업에 가점을 주는 방식으로 친환경 활동을 유도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녹색성장을 이끌어갈 녹색산업을 지원하는 것과 더불어 온실가스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산업에의 자금 유입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환경오염 문제는 축소하고 일부 단면만을 부각해 친환경 기업이라 홍보하는 ‘그린워싱’ 또한 배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거래소는 2020년 6월부터 녹색채권 등 사회책임투자채권들에 대해 조달자금 집행을 완료할 때까지 사용 내역과 그에 따른 영향을 보고하도록 의무를 설정하며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K-택소노미 또한 금융권과 기업 모두에게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 기대된다. 환경친화적 경제성장을 위해 기존 산업과의 상호융합을 이루며 새로운 성장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해갈 미래지향적 ‘녹색경제’가 우리 사회에 빠르게 뿌리내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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