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반 ‘공유대학 플랫폼’ 활짝…위기 정면돌파
지역기반 ‘공유대학 플랫폼’ 활짝…위기 정면돌파
  • 유지연 기자
  • 승인 2022.05.2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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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생존위기 심화 속 자구책 속출
지역대학간 경계 허물어 경쟁력 제고
유지연 기자 yjy@monthlypeople.com
유지연 기자 yjy@monthlypeople.com

 

출산율 저하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대학들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생존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각 대학 단위의 대응만으로는 한계에 봉착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공유대학 플랫폼’에 거는 기대감이 높은 이유다. 지역 기반 산학연 연계로 등장한 공유대학은 ‘지역에서 양성한 인재를 그 지역에서 살도록 한다’는 취지가 크다. 지역대학간 경계를 허물어 인재를 키우고, 이들을 해당 지역에 정주하도록 함으로써 지역사회 발전으로 연결하겠다는 의도다. 최근 지방소멸 위기감이 커진 가운데 이런 공유대학의 실질적 결과물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면서 지역사회 및 대학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울산·경남 지역혁신플랫폼에서 출발한 ‘경남형 공유대학(USG·University System of Gyeongnam)’ 운영이 호평을 받고 있다. 지역혁신플랫폼은 지역 인재의 수도권 유출로 인한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교육부-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사업으로, 지역 총괄대학과 중심대학이 다양한 산학 간 협력 과제를 수행, 기업 맞춤형 고급인력 양성과 채용 연계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중 핵심사업으로 평가받는 USG 공유대학은 ‘울산·경남이 키운 인재, 울산·경남에 정주한다’는 목표로 높은 학생 만족도를 이끌어내며 활성화 단계에 들어섰다.

  특히 기존 대학에 없던 전공이 생겨난 데 더해 취업까지 이어질 수 있는 장점이 매력을 더한다. 올해 USG 모집 인원 대비 신청 인원 비율은 146%에 달하며 대학혁신 모델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작년 경남·울산지역 학생 모집에 들어간 USG 공유대학은 먼저 경남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지목된 스마트 제조 엔지니어링, 스마트 제조IC, 스마트 공동체 등 3대 핵심 분야에 특화된 인재를 우선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현재 800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내년 2월 첫 졸업자를 배출하게 된다. 이 공유대학에선 15주간 인턴십을 마치고 최종 채용 과정을 통과하면 즉각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USG 공유대학에는 LG전자,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SK에너지 등 학생 선호도가 높은 대기업들이 참여하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기업이 주도권을 쥐고 교육과정을 기획해 채용까지 연계하고 있다. 여기에는 굴지의 민간기업뿐 아니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같은 공공기관도 참여한다. 이들 공유대학 학생은 경상국립대와 창원대, 울산대 등 경남·울산 지역 6개 대학에서 자유롭게 학위를 받을 수 있다. 이들 대학과 협력 중인 지역 기업·기관 40여 곳에 취업할 기회도 얻게 된다. 이에 힘입어 울산·경남지역 청년 고용률은 오는 2025년까지 5%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산업 부가가치가 7% 상승하는 효과까지 기대된다. 우리나라 최초인 USG 공유대학 외에도 지방대학들이 서로 경계를 허물고 하나로 뭉치며 생존 전략을 찾고 있는 또 다른 사례도 있다. 대전·세종·충남 지역혁신플랫폼의 일환으로 출범하는 충청권 중심 ‘DSC 공유대학’이다. 이 역시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지역대학이 하나로 통합돼 운영되는 것으로, 산학연 협력을 골자로 하고 있다.

  첫 번째 신입생 모집을 시작으로 올해 출범한 DSC 공유대학은 대전(Daejeon), 세종(Sejong), 충남(Chungnam) 지역 24개 대학이 8개 융합전공을 설치해 ‘교육과정 공동 운영’ 방식으로 운영된다. ‘교육과정 공동 운영’이란 국내 대학간 교육과정을 공동으로 운영해 공동명의로 학위를 수여하는 학위 인정제도를 의미한다. DSC 공유대학은 ▲4차 산업혁명 선도형 미래고급인재 ▲지역산업 연계형 지역융합인재 ▲전문직업 교육형 전문실무인재 ▲지역공동체 연계형 문제해결인재 등 4개의 인재상 구현에 나선다. 특히 미래 모빌리티 기술 관련 핵심 인재 양성과 연구개발 선도를 위해 2개 학부, 8개 융합전공 과정이 운영된다. 전공별 50명씩 총 400명을 선발, DSC 공유대학의 융합전공을 이수하며, 복수학위 취득도 가능하다. 또한 지역 산업체와 지자체, 연구소 등과 공동으로 교육과정 및 교육 콘텐츠를 개발·운영하고, 캡스톤디자인, 리빙랩, 현장실습, 인턴십 등 역량중심교육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현장 중심 인재를 양성, 실제 현장에 투입한다. 이들 DSC 공유대학 졸업생들은 향후 대전·세종·충남 지역혁신 플랫폼이 추구하는 ‘미래 모빌리티 혁신 생태계’ 구축을 견인할 ▲미래고급인재 ▲지역융합인재 ▲전문실무인재 ▲문제해결인재 등 4가지 유형을 갖춘 모빌리티 분야 특화 인재로 거듭나게 될 전망이다.

  최근에는 교육적 특성이 유사한 공유대학도 등장하고 있다. 전국 가톨릭계 대학교가 국내 최초로 ‘가톨릭 교양 공유대학’을 설립해 미래형 교양 교육모델 구현에 나선 것이다. 이들 가톨릭계 대학은 한국가톨릭계대학총장협의회 소속으로 △가톨릭대 △가톨릭관동대 △가톨릭꽃동네대 △가톨릭상지대 △광주가톨릭대 △대구가톨릭대 △대전가톨릭대 △목포가톨릭대 △부산가톨릭대 △서강대 △수원가톨릭대 △인천가톨릭대 등 12곳이다. 향후 가톨릭계 12개 대학들은 △한국 가톨릭 교양 공유대학 설립 및 운영 △한국 가톨릭계 대학의 교양교육 관련 공동 연구 및 협력 △가톨릭계 대학에서 추구하는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 공유 등을 위해 협력한다. 특히 각 대학은 대학간 고품질 교양 교과목을 공유하는 한편, 교양 공유대학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한다.

  가톨릭계 대학들은 ‘가톨릭 교양 공유대학’의 성공을 위해 사용자 친화적인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고, 향후 참여대학 확대 및 전공 교육과정으로 확장하는 것을 적극 고려하는 데 합의했다.이들 공유대학의 핵심적 가치는 ‘우수한 전인적 인재 양성’이다. 이를 위해 교양교육의 질 향상과 학생들의 학습 선택권을 확대한다. 아울러 가톨릭계 메타버시티(Metaversity, 메타버스와 대학의 합성어)를 구축해 가톨릭 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이런 공유대학 체체가 전국 단위로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방소멸 위기의 시대, 대학 스스로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고, 이를 정부·지자체가 지원해 지역 상생과 대학 발전의 토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관건은 정부의 지원 의지다. 대학별로 재정확보 루트를 다양화하고 국가는 관리·감독에 권한을 국한해야 한다는 게 일부 시각이다. 현재 정부는 각종 사업을 앞세워 사실상 일원적 관리·감독으로 대학 줄세우기 방침을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이 크다.

  공유대학 체제로의 전환은 이런 지역사회 주도형 교육발전 모델로 관심을 끌고 있다. 대학별 자율성을 키워 미래산업에 연계하는, 이같은 제도 발전은 4차산업혁명 시대 맞춤형 모델로 기대감이 크다. 지속적인 학령인구 감소 속 위기를 맞은 대학들의 생존 과제는 빅데이터·인공지능과 같은 미래기술을 뒷받침하기 위한 인재 양성 노력이 필수다. 공유대학은 이처럼 학생 특성에 맞는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고 학생이 미래기술을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대학교육, 나아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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