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Now] 탄소중립 시대의 필수불가결한 에너지 ‘수소’, 인프라 확충으로 수소 경제 활성화 앞당겨야
[Monthly Now] 탄소중립 시대의 필수불가결한 에너지 ‘수소’, 인프라 확충으로 수소 경제 활성화 앞당겨야
  • 김민이 기자
  • 승인 2022.06.0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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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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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커지며 탄소중립의 주요 수단인 수소 시장의 규모가 2030년까지 국내 580만 톤, 글로벌 9천 800만 톤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 글로벌 수소산업 연합회(GHIAA) 출범을 주도하며 국제적 차원에서의 민간 분야 수소 협력 강화에 나섰다. 향후 초대 의장국으로서 정부와 기업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며 정책, 규제, 기술 개발 등에 관한 국제 협력을 이끌어갈 계획이다. 에너지 대전환 시대의 게임체인저로 주목받는 수소가 만들어갈 글로벌 에너지 시장 위기 및 기후변화에의 대응책에 이목이 쏠린다.

 

미래 성장 동력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 급물살

우리나라는 2019년 구축한 수소경제활성화 로드맵을 중심으로 수소경제를 발전시켜왔다. 윤석열 정부 또한 수소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주요 국정 과제로 선정하며 수소경제에 힘을 실었다. 특히 원전수소(핑크수소)를 활용하는 산업으로 수소산업이 확대될 것이라는 중론이다. 5월 24일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제28차 세계가스총회(WGC)에서 윤 대통령은 “수소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변화와 혁신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수소 생산 기반을 확보해 안정적인 수소 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수소법(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기대를 키웠다. 수소법 개정안은 ▲청정수소의 정의 ▲수소발전용 천연가스 요금체계 ▲청정수소 등급별 인증제 ▲수소발전량 구매·공급 의무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산업부 또한 수소충전소 맞춤형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고압가스 관리법‘ 시행 규칙을 개정·공포하는 등 불합리한 규제는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국민 안전을 위한 규제는 강화하며 수소경제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나아가 청정 수소의 에너지원을 태양광·풍력·원전·천연가스 등으로 다양화하고, 국내외 대규모 수소 생산기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기업들도 미래성장동력으로 ‘수소’를 낙점하며 대규모 투자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롯데케미칼은 ‘2030 비전·성장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수소에너지사업에 총 6조원을 투자해 120만 톤 규모의 청정수소를 생산할 것이라 밝혔으며, 포스코홀딩스는 2030년까지 수소 사업에 10조원을 투자하고, 2050년까지 연간 700만 톤의 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국내 최초·최대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 구축에 뛰어들며 미래 에너지·플랜트 시장에서의 기회를 창출해간다. 이밖에도 현대자동차그룹, SK, 한화, 두산, GS 등이 수소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소경제의 중심에 선 ‘수소차’, 인프라 확충으로 수소차 경쟁력 키워야

수소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우리 생활에서 가장 밀접하게 접할 수 있는 수소산업인 수소차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전문가들은 친환경성에 더해 높은 출력을 갖춘 수소차의 미래 가치를 고려해 차세대 동력으로 키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수소모빌리티 육성을 위해 정부는 우선 수소충전소 지원사업, 수소충전소 우선협상자 선정에 나서며 수소모빌리티산업 발전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국내 수소 경제의 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소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는 인식에서다.

일각에서는 2019년 정부가 발표했던 수소경제 로드맵 이행이 수소 인프라 부족으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말 발표한 ‘수소경제 생태계 현황과 정책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수소경제 로드맵은 2022년 수소 승용차 보급대수 목표를 누적 6만 5천대로 제시했으나, 지난해 11월 기준 목표의 27% 수준인 약 1만 7천대에 머무른 것으로 확인되었다. 핵심 인프라인 수소충전소 보급 역시 목표 대비 38% 수준에 그쳤다. 전경련은 조속한 국내 수소 생태계 육성을 위해 ▲수소정책 연속성 확보 ▲수소거래소 설립 ▲글로벌 파트너십 체결 ▲핵심전략기술 지정 등 지원 확대 ▲인프라 확충 등 관련 수요 촉진 등 5대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수소 인프라 부족은 전기차와 함께 미래차의 핵심으로 꼽히는 수소차 보급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세계 1위 수소차 양산국이라는 위상이 무색하게 수소차 관련 지자체 보조금이 남아도는 등 수소차의 인기는 시들하다. 하루 만에 보조금이 모두 소진되는 지자체가 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전기차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미래차 시장에 당찬 도전장을 냈던 현대차가 받아든 성적표 또한 이러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 4월까지 전기차 아이오닉5의 총 판매량은 3만 3,213대, 수소차 넥쏘는 9,566대로 1년 간 3배가 넘는 격차가 벌어졌다. 아직까지는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수소차 사업을 중단하거나 포기하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속속 나온다. 승용 수소차는 전 세계에서 현대차의 넥쏘와 토요타의 마라이 단 2종 뿐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친환경차시대에 수소차는 없어선 안 될 현대차의 핵심 라인업”이라며, “현재는 전기차의 경쟁력이 더 심화 추세이기 때문에 전기차에 좀 더 집중하고 있을 뿐”이라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 상용차 대중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향후 승용, 버스, 트럭 등 차세대 제품과 연료전지 시스템의 효율 개선, 원가절감 기술 개발, 전용 부품 연구시설 인프라 확충 등 수소 사업 부문에의 투자를 확대해갈 전망이다.

 

고갈되지 않는 청정 에너지 수소는 ‘반드시 가야 할 길’

물을 열분해해 만드는 수소는 ‘고갈되지 않는 에너지’라 불리며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의 동력원인 전기를 만드는 데에는 화력과 원자력 발전 등이 필요하지만 수소차는 수소탱크에 저장된 수소를 공기 중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를 만들어 구동한다. 이 과정에서 유해가스가 아닌 물만을 배출한다. 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측면에서 전기차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는 점은 수소차만의 강력한 경쟁력이다. 다만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수소 생산 과정이 전기보다 친환경적이라 단언하기 어렵다. 이효영 성균관대 화학과 교수는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전기 분해하는 수전해 방식 개발이 서둘러 필요하다”며, “연료 사용 방식을 고려하면 수소차로 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수소차의 99%가 국내 기술이라는 점 또한 수소차 개발을 반드시 이어가야 할 이유다.

수소차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수소차의 방향성을 틀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전기차보다 주행거리가 더 긴 수소가 승용차보다는 무거운 짐을 싣는 대형 트럭 등 상용차 구동에 보다 적합한 에너지인 까닭이다. 실제로 현대차와 다임러, 볼보, 파카 등 주요 업체들이 수소트럭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소차 상용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소 가격 인하’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수소 가격은 전기 가격에 비해 6배 가량 높다. 이와 관련해 존 셰필드 국제수소에너지협회 회장은 2030년은 수소 생산과 운송 측면에서 생산원가가 크게 낮아지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2030년에 세계 수소경제는 초기 단계를 지나 경제성이 커지는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촉발한 글로벌 에너지 위기는 수소에 대한 긍정론에 힘을 싣는다. 러시아산 가스, 석유에 의존하던 서유럽 국가들은 속속 에너지 독립에 나서고 있다.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지금 안정적인 수소 인프라 확충을 통한 수소 경제 활성화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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