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열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장 - 국가 바이오 경제 산업의 성장, 데이터 자원을 융합할 디지털 플랫폼화가 중요해
김흥열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장 - 국가 바이오 경제 산업의 성장, 데이터 자원을 융합할 디지털 플랫폼화가 중요해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3.02.02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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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바이오헬스 산업의 중심,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대한민국 보건의료산업의 도전
김흥열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장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바이오·제약산업 시장은 2027년까지 약 10809200억 원의 규모를 통해 연평균 7.7%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정부 역시 바이오헬스 중심의 신약 연구개발 확대를 위해 인력양성과 제약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정책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바이오경제 분야의 동향과 이슈를 모니터링하고 해당 통계 조사 및 분석 연구를 비롯해 체계적인 DB를 기반으로 국가 바이오 정책개발 및 지원에 함께하고 있는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의 김흥열 센터장은 바이오·보건의료 분야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발빠른 디지털화 전환이 우선되어야 하며, 바이오과학 데이터 자원에 대한 집중화와 플랫폼화를 가장 시급한 전략과제로 꼽았다.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센터장님의 인사 말씀과 함께 그간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내에 어떤 주요한 이슈가 있었는지 근황이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무엇보다도 저희 센터의 새로운 10년 사업(2022.6~2030)이 막 시작되었습니다. 2020년 개정된 생명공학육성법에 따라 정책센터에 부여된 새로운 미션들이 신규 사업으로 반영되었습니다. 주요하게는 기술영향평가, 실태조사, 통계 구축, 분류체계 정립, 규제개선 등에서 새로운 업무들이 추가되었습니다. 이러한 신규 업무들을 관통하는 핵심 컨셉은 근거기반 정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엄격하게 검증된 객관적인 증거에 기반하여 정책적인 결정을 지원하기 위한 체계를 강화하는 것입니다. 향후 3~4년 내에 구체화시킨 실행계획과 더불어 실증연구를 진행합니다. 이를 통해 생명공학육성법 제24조에 따라 저희 센터에 부여된 임무인 생명공학 정책의 수립·조정 및 기술개발·활용을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업무를 수행할 것입니다. 특히 Think Tank로서 바이오 연구·정책 전문가들의 역량과 아이디어를 조직화하고 결집하여 바이오혁신 이슈에 대한 조사·분석 및 연구 개발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다시 환류하는 효율적인 체계를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최근 바이오 분야의 동향과 함께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서는 바이오경제 발전을 위한 어떠한 연구들을 추진하며 관련 인프라들을 마련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지난 20229월 발표된 미국 바이든 행정명령(Executive Order 14081 on Advancing Biotechnology and Biomanufacturing)은 최근의 바이오 분야의 동향과 이슈를 집약하여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저는 크게 3가지 관점에서 바이든 행정명령의 의미를 짚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바이오 분야가 미·중 패권경쟁의 핵심영역으로 크게 부각되었다는 것입니다. 코로나 충격을 겪으면서 의약품 및 의료기기와 관련한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터져 나오고 각국은 바이오기술 및 관련 제조업에서의 리쇼어링(Reshoring) 전략을 크게 강화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생태계에서 한국의 바이오산업의 포지셔닝을 명확히 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야하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이는 우리의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국제 시장에서 불가피성을 만들어 내어 한국을 필수 파트너로 고려할 수밖에 없는 차별화 역량을 갖추어야 하며, 또 한편에서는 바이오 연구개발에서 사업화에 이르는 가치사슬에서 취약점을 보강하여 가치의 단절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면 소··장 사태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두 번째로는 제조(Biomanufacturing)에 대한 강조입니다. 필수 의약품들을 자국 내에서 제조하도록 유인하는 의미와 더불어서 더욱 주의하여야 할 포인트는 바이오 제조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행정명령에서는 Engineering Biology로 표현되었지만 합성생물학의 시대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주문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간의 축적된 바이오지식을 기반으로 이제는 생명체(혹은 생명시스템)을 재설계(Re-Design)하고 제조(Build)하는 시대가 되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Reading’의 시대에서 ‘Writing’의 시대로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바이오부문에 파운드리 개념을 도입하여 AI, Robot을 활용한 첨단제조의 시대가 시작되고 있는 것입니다. 바이오제조에의 디지털 융합화에 따라 고속화, 표준화, 정밀화의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셋째, 제조(Writing)의 시대의 본격적 전개는 역설적으로 기초과학(Reading)의 전략적 중요성을 상기하게 합니다. 이는 바이오의 대부분의 영역이 아직도 미개척 영역이기 때문에 생겨나는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 학계에서는 지구상에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는 생물종의 총 수가 약 1000~1500만 종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규명된 생물종은 이중 10~20%에 불과한 수준이고, 아직 규명되지 않은 80~90%의 생물다양성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이를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어찌 보면 바이오 분야는 바야흐로 기초과학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IoT, Robotics가 연구에 도입되어 실험데이터의 자동화 확보가 이루어지고, 확보된 데이터는 데이터베이스와 다양한 분석툴로 통합된 플랫폼을 형성하며, 이러한 플랫폼에 기반하여 고효율의 실험,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지는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에 대응하기 위하여 최근에 수립된 정부 정책들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우선 지난 11월에는 합성생물학 이니셔티브가 수립되었습니다. 이는 미국 바이든 행정명령이 발표되기 수년 전부터 과기부 내에서 이미 심도 있게 이슈를 파악하고 대비하고 있던 사항으로써, 그간의 연구와 산··연 전문가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매우 선도적으로 마련된 정책입니다. 특히, 국내 합성생물학 연구역량결집을 위한 전문가 그룹을 형성하고 바이오파운드리를 구축하기 위한 대규모 인프라 사업의 추진을 비롯하여 기술영향평가, 정책지원 등 다양한 정책방향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12월에는 디지털바이오 전략이 발표되었습니다. 바이오와 디지털기술을 융합해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로 연구하는 새로운 바이오R&D 패러다임을 선도하고, 오는 2030글로벌 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바이오 대전환, 디지털 바이오 육성을 실현하기 위한 바이오 분야 기술 육성전략으로, 그동안 수차례 산··연 간담회를 통한 의견수렴을 거쳐 마련됐습니다. 마지막으로 올해 2023년 상반기에는 바이오 분야의 향후 10년의 국가비전과 5년간의 구체적인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제4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이 수립될 예정입니다. 2022년 하반기 1차 공청회를 통하여 일반에 공개되었으며, 현재 의견 수렴결과를 반영한 보완기획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패권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적 전략방향이 준비되고 있으며, 향후 발표되는 정책내용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김흥열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장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김흥열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장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우리가 국제적인 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는지 센터장님의 의견을 여쭙고 싶습니다.

바이오·보건의료 분야의 디지털화 전환은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맞춤의료서비스를 위한 디지털화는 그 개념을 다양한 정책보고서나 매체에서 강조하고 있지만, 규제요인 등으로 인해 혁신은 매우 더디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정말 안타까운 현상이기에 하루빨리 원격의료 등 가치 창출을 근본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시행이 필요합니다. 원격의료는 이번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대부분 선진국에서 급속도로 진척되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매우 정체되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바이오과학 데이터 자원에 대한 집중화 전략을 주문하고 싶습니다. ‘Big data for Biology’를 제안해 봅니다. 환자에 대한 진료기록이나 생활기록 등의 정보와는 별개로 순수하게 생물학을 위한 과학연구 데이터의 확보와 플랫폼화가 시급해 보입니다. 예를 들면 mRNA 백신 제조에는 생명현상의 중심원리인 센트럴 도그마(Central Dogma)에 대한 디지털 플랫폼이 구축되어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신약개발의 핵심 모달리티를 중심으로 바이오 기초연구 결과 정보를 통합 DB화하고 기술과 분석툴들을 합목적적으로 결합하는 바이오분자 플랫폼들(Biomolecular Platforms)’이 구축되어야 합니다. 점차 이러한 플랫폼들이 자연스럽게 상호 연결되면서 새로운 시너지를 내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미 유전체-단백체-메타볼로믹스 등 멀티오믹스 체제를 구축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심지어 유전체 수준의 분자생물학적 연구데이터와 세포-조직-장기-개체-생물군으로 다계층 연구전략을 준비하는 보고서도 있습니다. 앞서 생명현상에 대한 막대한 미개척 영역이 존재한다고 했는데, 이러한 바이오분자 플랫폼들은 정밀한 실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되면서 바이오 경쟁력의 핵심 기반이 되는 시대가 곧 오리라고 생각합니다.

 

향후 국내외 바이오산업 생태계의 성장 전망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그간 바이오산업은 제약, 의료기기, 의료서비스를 필두로 하는 보건의료(Red Bio) 분야가 시장성장을 주도해 왔습니다. 상당한 기간 이러한 추세는 이어져 나갈 것이고, 그 시장규모도 지속 성장하면서 중요성이 낮아지거나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바이오소재·공정 등 화이트바이오(White Bio)부문과 농·식품 등 그린바이오(Green Bio)의 시장성장이 이전보다는 많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디지털기술로 무장한 합성생물학기술이 바이오소재 자원생산을 위한 생명시스템을 재설계하고 활용하는 시대가 되면서 기존에 경쟁력에서 밀렸던 화이트·그린 바이오 제품들이 새로운 활로를 개척할 것으로 보입니다. McKinsey, The Bio Revolution(2020.5) 자료에 따르면, 2030년 이후 보건의료분야에서 보다 더 많은 가치가 화이트·그린 바이오 분야에서 창출되고 전체적으로 바이오는 매년 4조 달러의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환경친화적이며 지속가능한 경제를 추구하는 국제적 규범에도 맞아있어 많은 산업들이 바이오 융합을 통하여 환경친화적인 산업으로 탈바꿈하는 기회를 맞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리의 바이오정책에서 화이트·그린 바이오 분야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습니다. 이에 대한 재고가 필요합니다. 특히, 우리의 주력산업인 석유화학산업 분야에서 바이오 접목을 통하여 환경친화적인 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미래 잠재수요는 막대하다는 생각이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글로벌 바이오 기업에 준하는 국내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조언하고 싶은 부분이 있으실까요?

미국, 유럽 등 바이오 분야의 선진국 사례를 살펴보면 국가차원의 기술사업화(Lab to Market)를 촉진하는 새로운 시도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특히 기술사업화의 어려움을 표현한 죽음의 계곡극복을 위해 데이터기반 구축, 연결(connecting) 제고 및 기술융합을 핵심원리로 혁신기술의 조기 발굴 및 상용화 촉진을 도모하며, 신약개발의 새로운 모달리티-첨단장비/인프라-사업화 역량 지원을 일괄 추진하는 체계들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몇 가지 사례를 들면 신약 임상승인 과정에서 축적된 다양한 후보물질 및 임상시험 정보를 빅데이터로 활용하여 연구성과의 새로운 활용을 중개하는 미국의 NCATS 모델이 있습니다. 바이오·의료 데이터 기반 중개연구의 자동화 프로그램 개발 및 중개연구 플랫폼 구축 등 적극적인 디지털 융합기술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디지털 헬스케어를 포함한 바이오 헬스 전 분야의 혁신기술 개발을 집중 지원하는 유럽의 IHI(Innovative Health Initiative)사업, 디지털 연구정보자원 활용 촉진 및 기술호텔(Technology Hotel)을 통한 연구자들의 상호작용과 기술융합을 촉진코자하는 네덜란드의 DTL 모델 등이 참고할만한 사례로 보입니다. 이러한 혁신 모델들에서 중요한 공통점은 각각의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기술사업화 단계(죽음의 계곡)에서 포지셔닝하여 정부차원의 실용화를 위한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하고 지원하고 있으며, 특히 자동화·스마트화를 통해 기업들의 제조단계에서의 4차산업 혁신 모델을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외에도 기술사업화에 필요한 지적재산권, 바이오규제, 인증과 같은 다양한 혁신요소들을 통합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종합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해 가고 있습니다. 데이터, 디지털전환 및 플랫폼 중심의 기술사업화 패러다임을 적극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디지털플랫폼에 기반을 둔 사업화 전개는 다양한 신약 모달리티에 대한 병렬적 R&D, 제조 공정 자동화, 데이터 표준화, 맞춤형 신약 난제 해결 등 기업들의 혁신 니즈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김흥열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장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김흥열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장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끝으로 지금의 센터장님을 있게 한 원동력이나 근원이 있다면, 추구하시는 삶의 철학이 있으시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한 우물 파기라고 해 보겠습니다. 그렇다고 융합형 인재상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바이오정책 연구라는 핵심 분야에 집중하면서 넓게는 일반적 과학기술정책을 비롯하여 분야 과학기술 정책에도 관심을 가졌으며, 좁게는 바이오 규제, 특정 기술 분야의 세부 이슈 등에도 관심을 갖고자 하였습니다. 저의 배경이 경제학이다 보니 바이오에서 세부적인 기술영역을 이해하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하지만 정책의 속성상 숲을 보면서도 나무를 볼 수 있어야 하기에 불가피한 부문이 있었으며, 다소 어렵더라도 바이오의 세부 기술 분야에 대해서도 이해를 시도하고자 하였습니다. 나름의 방법을 통해 반복적인 학습을 시스템화하여 누적적 이해를 추구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오래전부터 ‘Thinkwise’라는 전략적 사고 Tool를 익혀 쓰고 있습니다. 20년 정도 이러한 지식툴을 사용하면서 다양한 과학기술 분야의 정보와 바이오분야의 이슈트리를 구축하고 상시 활용합니다. 저처럼 논리적 사고나 전략개발을 지향하는 분이 있다면 이러한 나름의 차별화된 도구를 갖추기를 권유 드리며, ‘Thinkwise’를 써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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