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적 미충족 수요에 대한 이해와 기술력 토대로 수술 로봇의 지평 넓혀가는 ㈜엘엔로보틱스
임상적 미충족 수요에 대한 이해와 기술력 토대로 수술 로봇의 지평 넓혀가는 ㈜엘엔로보틱스
  • 유지연 기자
  • 승인 2023.12.04 09: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재순 서울아산병원 의공학연구소 교수·㈜엘엔로보틱스 대표
최재순 서울아산병원 의공학연구소 교수·㈜엘엔로보틱스 대표 ⓒ유지연 기자

[월간인물 유지연 기자] 심혈관 질환은 2010년과 2012년 세계 1위 사망원인으로 꼽힐 정도로 위험한 질환이라 알려졌다. 심혈관이 막히면 스텐트(stent) 시술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의료진의 방사선 피폭 위험이 문제시 되어왔다. 정교한 시술이 요구되기에 시술자의 숙련도가 예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 또한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엘엔로보틱스가 선보인 국내 최초의 관상동맥중재술 보조 로봇 에이비아(AVIAR)’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시술 숙련도 격차를 줄이는 것은 물론 환자와 의료진의 방사선 노출을 감소시킬 수 있기에 앞으로의 활용이 기대된다.

 

 

국내 최초의 관상동맥중재술 로봇 에이비아(AVIAR)', 국산 의료로봇 활용한 첫 시술 성공

에이비아(AVIAR)'는 국내 의료진이 개발한 국내 최초의 관상동맥중재술 로봇이다. 최근 서울아산병원 이승환·김태오 교수팀이 에이비아를 활용해 협심증 환자에게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을 펼치며 주목받고 있다. 로봇을 이용해 보다 정교하고 안전하게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는 합병증 없이 시술 후 하루 만에 건강하게 퇴원했다. 이번 시술은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외국산에 의존하던 의료로봇을 국산 의료로봇으로 대체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이란 환자 사타구니의 대퇴동맥이나 손목의 혈관을 통해 얇은 카테터를 심장 관상동맥까지 삽입한 후 좁아진 관상동맥을 넓히고 스텐트를 펼쳐 넣는 시술법이다. 동맥경화나 혈전으로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힌 협심증 및 심근경색 환자가 대상이다. 시술 시 스텐트를 삽입하는 카테터, 그 이동 통로를 안내해 주는 가이드 와이어 등 각종 시술도구들이 부위까지 잘 도달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엑스레이를 계속 찍는다. 환자와 의료진이 방사선에 노출되는 셈이다. 한 번의 치료로 방사선 노출이 끝나는 환자와 달리 수차례 시술해야 하는 의료진의 방사선 피폭량은 상당하다. 의료진의 방사선 노출을 줄이기 위해 개발된 심혈관 중재 시술 로봇은 시술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 머리카락처럼 가느다란 장비를 미세혈관에 집어넣어 진행하는 시술이기에 안전한 시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의료진의 술기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알려져 왔다.

에이비아는 의사의 손에 해당하는 시술보조로봇과 이를 원격 제어하기 위한 시술자 콘솔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술자 콘솔의 핸들을 한 번 움직일 때마다 1mm씩 시술도구가 정교하게 이동한다. 또한, 햅틱 기능이 장착된 핸들은 시술 과정을 돕기 위해 미세한 조작의 느낌을 손에 전달한다. 에이비아의 컴퓨터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시술에 필요한 각종 데이터를 표시해 의료진의 정확한 판단을 돕는다. 시술 시 사용되는 엑스레이 기계와 떨어진 곳에서 시술이 가능한데다 시술 시간이 단축되기에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노출되는 방사선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최재순 교수는 에이비아는 응급 환자를 위한 원격중재시술이나 감염이 우려되는 환자를 위한 비대면 중재 시술을 수행할 수 있다며, 원격 의료를 통해 의료 낙후 지역의 의료 수준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또한, 기존 해외 관상동맥중재술 보조 로봇이 가이드 와이어와 시술 도구를 한 번에 한 개씩만 이용할 수 있었던 반면 에이비아는 시술 도구를 최대 4개까지 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환자의 복잡한 병변에도 정교한 시술을 해낼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의 의료로봇 기술 역량과 노하우를 토대로 개발된 에이비아는 201910월 첫 버전 시제품으로 탐색임상시험에 성공했다. 이후 3년간 기술 향상 및 보완을 거쳐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승인을 받았으며, 현재는 서울아산병원과 은평성모병원에서 실증임상연구를 위해 실제 시술에 활용되고 있다. 엘엔로보틱스는 국내외 여러 의료기관에서 임상 실증을 진행한 후 안정화된 상용화 로드맵을 단계적으로 추진해간다는 계획이다. 내년부터 국내 주요 병원에 판매하는 것은 물론 미국, 유럽, 중국 등 해외 진출도 준비 중이다. 지난 11월에는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의료기기 전시회 'MEDICA 2023'에 참가해 에이비아를 선보이기도 했다.

 

[사진=㈜엘엔로보틱스]

의료진에게 Libertas Nova(새로운 자유) 선사할 의료로봇,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용 기대

엘엔로보틱스는 2012년 설립된 서울아산병원 의료로봇연구팀이 2019년 창업한 기업이다. 의공학연구소 최재순 교수와 더불어 심장내과 김영학 교수가 CMO를 맡고 있다. 김영학 교수는 심혈관중재시술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엘엔로보틱스(LN Robotics)라는 사명에는 의료진이 방사선 피폭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각종 시술을 보조하는 로봇을 개발하겠다는 ‘Libertas Nova(새로운 자유)’라는 의미가 담겼다. 이러한 사명처럼 엘엔로보틱스는 임상 전문가들의 니즈를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로봇공학 및 생명공학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실현하는 최첨단 의료로봇을 개발해왔다. 다양한 미충족 요구 사항을 충족할 수 있는 정밀의료로봇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엘엔로보틱스의 최재순 대표는 국내 최초의 복강경 원격수술 로봇과 국내 최초의 복강경 시뮬레이션 햅틱 인터페이스를 개발하는 등 수술 로봇 분야에서 다양한 레퍼런스를 쌓아왔다.

서울아산병원이 주관·책임을 맡고 있는 연구중심병원 육성사업의 일환인 기업 협력 개발 플랫폼을 통해 개발한 에이비아의 상용화는 국내 의료기기 산업계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엘엔로보틱스는 인공지능 기반 심혈관 질환 중재 시술 보조 로봇인 에이비아 외에도 치료·재활·병원 등 임상 현장 수요 기반의 의료로봇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해 여러 병원 및 연구기관과 함께 심뇌혈관 디지털트윈 기술과 로봇시스템을 융합하며 말초신경 및 뇌혈관까지 범위를 넓혀간다는 구상이다. 최 교수는 심혈관 중재시술 로봇을 개량하면 뇌혈관 중재 시술 로봇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이외에도 의료진의 방사선 피폭 문제가 거론되는 마취통증의학과 등 다양한 분야에의 활용을 넓혀갈 것이라 전했다.

현재는 가이드 와이어가 자동으로 좁아진 혈관을 찾아 들어가는 AI 기술을 개발 중이다. 혈관 내 자율주행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지난 4월에는 초소형의 크기(nm~cm)로 인체 내에서 자유롭게 무선 주행하는 마이크로 의료로봇의 실용화 공통기반기술개발센터사업 성과 교류회에서 우수기업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향후 AI 로봇을 활용하면 시술 숙련도 격차는 물론 재시술의 비용과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뇌혈관 중재 시술, 통증 중재 시술, 홈 재활 치료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원격제어형 치료 보조 로봇을 목표로 R&D를 이어가고 있다. 최재순 교수는 글로벌 경쟁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로봇시스템 기술 확보를 목표로 햅틱 피드백 기술의 고도화, 조영제 사용 저감을 위한 동적 혈관 구조 가시화 기술 등의 차별화 기술을 지속해서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엘엔로보틱스]

20여 년간 의료로봇을 연구·개발해온 권위자임상 현장의 목소리 바탕으로 기술 고도화

심혈관중재시술 로봇 외에도 영상중재시술로봇, 가상현실 수술시뮬레이터 등 임상 현장의 니즈를 해결하기 위한 수술 로봇을 연구·개발해온 최재순 교수는 지난 20여 년간 의료로봇을 연구·개발해온 의료로봇 분야의 전문가로 손꼽힌다. 서울대학교 제어계측과를 나와 서울대 의용생체공학협동과정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미국의 클리블랜드클리닉과 국립암센터를 거쳐 현재는 울산의대 의공학교실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의공학연구소 소장을 역임하고 있다.

학창시절 의대를 가려고 했으나 부모님의 반대로 공대에 갔어요. 대학원 과정에 의공학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제어계측과를 선택해 지금까지도 의공학자로 29년을 병원에서 일하고 있죠.

서울대학교에서 인공심장과 의료기기를 연구하던 그는 2000년경 국립암센터에서 수술 로봇 과제에 참여하며 수술 로봇 분야에 첫발을 디뎠다. 1995년 다빈치 수술 로봇을 보고 로봇에 관심을 가진 후 5년 만의 일이다. 2012년 서울아산병원에 연구팀을 시작하여 수술 로봇을 연구하던 중 심장내과에서는 중재 시술 인터벤션과 부정맥 시술에 활용할 수 있는 로봇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심장내과 전문의가 혈관 조영 장비를 통해 시술을 진행하는 과정에 로봇을 도입한다면 이점이 클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2014년 심장내과 김영학 교수와 함께 따냈던 복지부의 의료로봇 과제는 이러한 심장 중재시술 로봇 개발의 시작점이 되었다. 이렇게 개발된 심혈관 중재 시술 로봇은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탐색임상시험 승인을 받으며 점차 상용화에 다가섰다. 201910월 수술장에서 처음으로 제품을 시연해본 김영학 교수는 이전까지의 제품과 달리 성장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 평가했다.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핵심기술을 잘 만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굴지의 의료기기 기업들도 대부분 스타트업에서 출발한 경우가 많거든요. 게다가 아직까지 수술 로봇이 활용되지 않고 있는 분야가 많습니다. 핵심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오로지 연구만을 해오던 최 교수가 기업을 설립·운영하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회사 창업을 위한 행정적 절차부터 조직의 확장과 내부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하나둘 공부하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왔다. 수술 로봇의 연구개발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는 것 또한 어려운 과제 중 하나였다. 그는 기업 설립부터 운영까지 맨땅에 헤딩하듯 해결해왔지만, 자금 조달만큼은 어려울 수 있겠다는 위기감을 느끼던 순간이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최 교수는 사업계획서조차 써본 적도 없던 연구자가 시리즈 A를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주변의 도움이었다며 기꺼이 손을 내밀어 준 이들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2021년 복수의 대형 벤처캐피탈(VC) 등 투자자로부터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하며 8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한 엘엔로보틱스는 개발된 로봇을 더욱 보완하여 식약처 의료기기 제조 및 품목허가 획득을 위해 다음 단계로 나아갔다. 그 결과로 2023년 심혈관 중재 시술 로봇의 식약처 승인을 국내 최초로 획득하였다.

항상 어려운 순간마다 귀인처럼 나타나 도움을 주는 분들이 계셨어요. 투자에 어려움을 겪던 순간에 연구원장님이 소개해주신 한 대형 투자사의 과감한 투자를 시작으로 물꼬가 트여 임상시험을 위한 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죠. 한편 생각해보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시장에 풀렸던 유동성이 저희에게까지 기회가 되었던 걸까 싶은 생각도 들지만, 어떻든 함께 해 주신 투자사들이 저희의 뜻과 의지를 선택을 해 주신 것이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술력을 고도화시키며 기업의 내실 있는 성장을 이끌어가고자 합니다.”

 

최재순 서울아산병원 의공학연구소 교수·㈜엘엔로보틱스 대표 ⓒ유지연 기자

누구나 첨단 의료기술의 혜택 받을 수 있도록’, 엘엔로보틱스만의 비전 향해 나아갈 것

엘엔로보틱스는 에이비아의 지속적인 개량과 글로벌 임상 추진, 그리고, 더욱 확장된 새로운 로봇들의 개발을 위해 이제 시리즈 B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시리즈 A를 유치하던 2021년과 달리 투자 환경이 많이 위축된 상태이기에 시리즈 B 투자 유치에 대한 걱정과 각오도 사뭇 달랐다. 최재순 교수는 시리즈 B 투자 유치에 도전하는 한편 임상시험과 품목허가를 기반으로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을 개척하려 국내는 물론 해외의 의료현장 전문가들을 다양하게 만나보면서 예상보다 훨씬 저희 로봇에 대한 수요가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차근차근 시장을 넓혀가겠다는 초기의 다짐과 달리 보다 공격적으로 확대해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간 시장에서 수술 로봇의 적용을 꺼려했던 여러 불편함을 해결한 상태거든요. 저희가 이미 만들어둔 로봇들이 사실은 시장이 원하던 제품들이었음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최 교수는 지금까지는 숙제를 해내듯 자신 앞에 주어진 과제들을 풀어왔다면 이제는 Libertas Nova라는 사명처럼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의지가 굳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 제품들을 출시하기보다 엘엔로보틱스의 기술을 활용해 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한 기반을 제공하는 것 또한 그가 떠올린 선택지 중 하나다. 최 교수는 혁신의료기술 평가 신청을 위해 에이비아의 가격을 책정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고민이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시장의 논리를 따져 이윤을 남길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지만 기술의 보급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또 다른 선택지가 놓여있음을 확인한 그다.

“AI나 로봇 등 첨단 기술은 모두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전통적인 의료기기의 한계를 넘어 기존에는 할 수 없던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첨단 의료기기이지만 그 혜택을 받는 것이 누가 될 것인가 하는 질문이죠. 소수만을 위한 값비싼 기술이 아닌 누구나 새로운 의료기술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현실적 기술을 완성해내는 것이야말로 공학자에게 주어진 과제라 생각됩니다.”

최 교수는 AI나 로봇은 숙련도가 높은 사람과 더 많은 숙련이 필요한 사람 사이의 차이를 메워 더 많은 사람들이 표준화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방향성이 전제될 때 새로운 기술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까닭이다. 이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인구 고령화나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과제에 대한 대안으로도 유효하게 활용될 수 있다.

원격 의료에 대한 견해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최 교수는 원격 의료에 대한 제도적 기반이 갖춰진다면 전국 어디에서나 동일한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지방에서도 더 이상 의사를 찾아 서울로 이동하지 않아도 되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의료진의 노동 강도를 낮추는 데에도 뚜렷한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된다. 최 교수는 의사와 환자 간 여러 갭을 지우고 연결하고 채워주는 것이 바로 AI와 로봇 등 첨단 기술의 역할이라 힘주어 말했다. 임상 현장 니즈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임상 현장에 투입·사용될 수 있는 의료로봇을 연구·개발해온 기술 노하우가 의료진과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 의료로봇산업의 성장과 후학들이 가진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구체화를 돕는 밑거름이 되겠다는 다짐이 이어졌다.

첨단 의료기술이 더 많은 의료현장에서 환자들에게 닿기 위해서는 정말로 임상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개발해 보급해야 합니다. 합당한 비용에 걸맞은 우수한 기술과 서비스로 기술의 발전을 위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죠. 다양한 의료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이에 부응할 수 있는 적절한 기술을 선보이는 것은 어렵지만 필요한 일입니다. 의료현장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한다는 방향성을 갖고 기술을 발전시켜가겠습니다.”

의료현장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한다는 비전처럼 임상연구 과정에서 듣는 의료진들의 피드백은 때론 쓰렸지만 엘엔로보틱스의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한 자양분이 되었다. 처음 기술을 선보이던 당시 부정적 반응을 보이던 의료진들은 실험 회차를 거듭할수록 점차 기술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가장 부정적이던 의료진이 마지막 실험에서 박수를 치던 순간은 최 교수가 꼽은 가장 인상적 장면이었다. 최 교수는 의공학자의 시각에서 필요성을 느껴 개발을 진행했던 기능들보다는 임상 현장에서의 혹독한 피드백을 통해 만들어간 기능들이 해외 시장에서도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수술 로봇은 이제 시작단계에 서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세상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기술들이 이제 세상에 나오기 시작했죠. 이를 위해서는 오랜 훈련과 함께 임상 현장의 니즈를 파악해온 의료진과 실용화를 이끌어갈 수 있는 기술자, 전 과정을 서포트하는 사회적 지지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삼박자가 어우러진다면 한국의 의료기기가 세계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최 교수는 현재 개발 중인 치료 로봇과 더불어 재활 로봇 등 엘엔로보틱스가 확보한 기술을 활용해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가겠다는 다짐을 덧붙였다. 엘엔로보틱스가 선례가 되어 새로운 자유를 향해 도전하는 기업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는 바람과 함께였다. 임상 현장에 뿌리를 둔 기술로 의료로봇공학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엘엔로보틱스의 눈부신 도약을 기대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07238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 70길 15-1 RA542 (여의도동14-9, 극동 VIP빌딩 5층) 월간인물
  • 대표전화 : 02-2038-4470
  • 팩스 : 070-8260-02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문채영
  • 회사명 : 월간인물(Monthly People)
  • 대표자 : 박성래
  • 제호 : 월간인물
  • 사업자등록번호 : 227-08-617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3717
  • 등록일 : 2015년 04월 30일
  • 발행일 : 2015년 04월 14일
  • 발행인 : 박성래
  • 편집인 : 박성래, 남윤실
  • 월간인물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간인물. All rights reserved.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박성래 02-2038-4470 psr@monthlypeople.com
우수콘텐츠 우수콘텐츠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