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 - 충분한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노사정과 국민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노동시장과 노사관계를 만들어 갈 것
김덕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 - 충분한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노사정과 국민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노동시장과 노사관계를 만들어 갈 것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4.02.0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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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력 넘치는 고용노동시장, 국가경제의 탄탄한 기반마련 위한 지속가능한 노력
김덕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김덕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최근 정부가 노동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고자하는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고용노동 시장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산업계와 정부 등 노사정 간의 사회적 대화와 협의는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현안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고용노동 정책 및 이와 관련된 경제·사회 정책 등을 협의하는 대통령 소속 자문기구로서 주요 노동정책 및 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협의와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제도·의식 및 관행 개선, 노사정 협력증진을 위한 사업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김덕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은 지난 해에는 정부가 노사법치를 확립해가는 원년으로서 노사가 참여한 사회적 논의가 어려운 부분이 많아 전문가를 중심으로 노사관계 제도·관행 자문단, 노동시장 이중구조 연구회, 초고령사회 계속고용 연구회등 자문단과 연구회를 운영하며 기반을 마련하는 한 해였다며, 2023년을 돌이켜보기도 했다. 김 상임위원은 노사개혁에 있어 아직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들이 산적해있지만, 올해는 정책을 정리하고 실행할 수 있는 한 해로써 노사정 간의 신뢰회복을 기반으로 현안에 대해 공감하며 향후 본위원회를 통해 본격적인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먼저 인사 말씀과 함께 상임위원님과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관한 개괄적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지난 20221011일에 제14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차관급)에 취임한 김덕호입니다. 1992년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하여 주로 고용노동부에서 30년 넘게 재직하였는데, 되돌아보니 노동시장에 닥친 크고 작은 충격들을 온몸으로 느끼며 일해 온 것 같습니다. 힘들었지만 보람이 더 많았던 공직생활이었습니다. 특히 고용과 노동업무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데다 상당수가 취약한 분들이라 정책의 입안과 집행 하나하나가 수고스럽지만 소중한 일이었습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대통령소속 자문기구로서, 노사정이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고용노동정책과 이와 관련된 경제·사회정책을 심의·협의하도록 하고, 대통령 자문요청에 응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맡은 상임위원직은 노사정의 대표자급으로 구성된 본위원회 위원이자, 부대표자급의 운영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하면서 사무처를 총괄하는 업무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사회적 주체들 간 대화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타협점을 도출하여 국가가 지향하는 공동체 이익을 달성하기 위한 교두보로 앞장서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상임위원님을 비롯해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최근 고용노동시장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현안이 있다면 무엇인지 여쭙고 싶습니다.

노동시장의 수요측면에서는 급속한 산업전환이, 공급측면에서는 생산인구의 구조적 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시대변화에 뒤떨어진 노동법제가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1997년 말에 터진 IMF 외환위기와 21세기 기술혁명이 산업구조와 노동시장을 파괴적으로 재구성하는 등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은 갈등적인 노사관계와 경직적인 노동법제를 피해 사업을 아웃소싱하거나 사업장을 아예 해외로 이전하는 경향이 생겼습니다. 이로 인해 내부노동시장은 축소되고 외부노동시장이 팽창하는 한편, 양 노동시장 간에 격차가 심각한 수준으로 벌어지고 있는 데다 노동이동마저 어려워 많은 폐해를 낳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결혼을 하지 않고 출산을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 정부의 노동개혁은 법치주의 노사관계 확립과 노동시장 구조개선이라는 투 트랙으로 가닥을 잡고 있습니다. 법치주의 노사관계는 노사의 불법 행위와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는 것이고, 노동시장 구조개선은 디지털 기술의 확산 등 격변하는 시장 환경을 감안해 보다 효율적인 근로환경 구축을 위한 개혁입니다. 특히 정부의 개혁과 이에 상응하는 노동계의 요구가 제도설계에 균형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충분한 사회적 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역할과 더불어 정부가 성공적으로 노동개혁을 완수하고 고용시장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우선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법 개정 없이도 추진이 가능한 노사관계 법치주의 확립은 나름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노동시장의 구조개선은 법 개정이 수반되어야만 하는 것들이 많은데 현재 여당과 야당, 경영계와 노동계가 이해관계에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진척이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어렵고 복잡할수록 사회적 대화는 문제를 푸는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외국에 그 사례가 많습니다. 스웨덴의 연대임금제, 독일의 하르츠개혁, 네델란드 바세나르협약가 그렇습니다.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1985년 플라자협정으로 비롯된 잃어버린 20년을 극복하기 위해 노사정이 지속적으로 함께 머리를 맞대었습니다. 그 결과로 소니, 캐논 등의 전자회사들이 무너졌던 2003년에 노동계는 제조업 파견을 받아들였고, 고령화로 경제가 활력을 잃어가던 2004년에는 반대로 경영계가 고령자 고용확보 의무화조치를 단계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현재 우리 노동시장이 직면한 문제야말로 대립적이고 구조적이기 때문에 노사정이 함께 풀어나가야 할 것들입니다. 다행히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2023년이 저물기 전에 노사정 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사회적 대화를 이어나가기로 했고, 현재 노사정 부대표자들이 매주 만나서 의제선정과 논의방식 등을 밀도 있게 논의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대화의 의제는 본질적으로 참여주체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다를 수밖에 없으므로, 노사정 스스로가 전부 또는 전무와 같은 극단적인 태도를 버리고 논의테이블에 오기를 바랍니다.

 

김덕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김덕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정부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개편을 위해 지난해 2월 상생임금위원회를 발족하고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에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연구회를 구성하는 등 미래노동시장의 청사진을 그렸습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또는 대기업과 하청·중소기업으로 나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노동계에서 가장 개혁해야할 근본적인 문제로 손꼽히고 있는데요. 임금체계 개편과 상생과 연대를 통한 노동생태계 조성을 위해 지난 수십 년간 정부차원에서 시도해왔지만, 이러한 이중구조 개혁의 딜레마를 극복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들이 너무나도 많았기에 실패를 거듭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전국적으로 또 산업적으로 공감할 수 있고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핵심고리를 끊어낼 수 있는 실현 가능성이 높은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가 우리 경제와 사회의 큰 걸림돌이라는 데는 대부분 의견을 같이 하고 있지만 그 원인과 해법에 대해서는 노동계와 경영계를 비롯해 다양한 시각이 존재합니다. 그만큼 이 문제는 매우 복잡하게 구조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에 쉽게 끊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여기에 실현가능성까지 고려하면 더욱 풀기 어려운 문제가 될 것입니다. 문제해결을 위해 간과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는데, 그것은 참여자의 의사결정이 시장경제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과 노동자를 포함한 시장의 참여자들이 효율적이면서도 공정한 룰을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산업측면에서는 건전한 기업 활동을 장려하고 거래를 공정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노동측면에서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확립하고 열심히 일한 만큼 보상받는 시스템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가장 힘든 시기를 지나 2024년에는 전 세계 GDP가 연평균 2.4%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대한민국 역시 올해 저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로 회복세로의 전환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경기성장의 회복세는 곧 기업과 국가경제의 성장과도 직결되는 만큼, 고용시장은 일자리 불확실성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기업구인난을 해소하고, 취약계층의 일자리 장벽을 제거하기 위해 고용안전망을 개선함과 동시에 고용상황에 중장기적인 대응을 위한 다양한 플랜들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임위원님께서는 올해 고용노동시장의 전망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주요 기관들은 우리 경제와 고용지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우리 경제가 위기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당연히 올해 고용시장도 낙관적이지 않다고 봅니다. 이제는 고용과 노동시장 전망을 할 때 통계의 양적인 측면보다 질적인 측면을 중시해야 하며, 통계방법과 해석의 오류와 착시도 함께 투영해서 판단해야 합니다. 지난해 연간 고용률이 역대 최고치인 62.6%를 기록했지만, 주력 산업인 제조업 분야의 취업자 수는 오히려 감소했고, 60대 이상 고령층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증가한 반면에 핵심 생산인력인 20대에서 40대 취업자 수는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청년층과 여성은 상당수가 정규직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단시간과 기간제 근로에 머물거나 육아와 구직단념 등 비경제활동인구로 빠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조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편 경총의 조사에 따르면, 노사관계도 올해가 작년보다 더 불안할 것으로 보는 기업이 62%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불안정한 노사관계는 기업의 신규 투자를 막고 채용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하여 고용시장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김덕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김덕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2025년이면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가 넘어가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됨에 따라 2050년이면 경제활동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국내총생산 역시 계속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이에 지속적인 노동인구비율과 경제규모 유지를 위해 계속고용의 현안이 대두되고 있는데요. 저출산·고령화 추세 속 계속고용에서 유연한 노동시장의 확대 및 유지라는 해답을 찾아야 하기에, 정부 역시 올해 계속고용장려금을 확대하고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도 계속고용연구회를 통해 노사 간 도입 절차 등 관련 예상 쟁점도 논의 중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어떤 현안들을 연구하고 정리중이신지 여쭙고 싶습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지난해 7월부터 학계 전문가들과 관계부처 담당국장들로 구성된 <초고령사회 계속고용 연구회>를 발족하여 고령자들이 계속 일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왔습니다. 우리나라 고령층은 경제성장을 이끌어 온 숙련인력이고 스스로 더 일할 의사도 있기 때문에 그들이 오래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 이견이 없습니다. 하지만 해법을 두고는 경영계와 노동계 입장이 다른 것은 물론 노동자들 간에도 다른 견해를 표출하고 있어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고령층 고용시장에는 특이점이 있는데, 65세 이상 고용률은 34.9%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반면에 55세 이상 65세 미만 인구의 고용률은 66.3%로 일본 76.9%, 독일 71.8%에 한참 미치지 못합니다. 다시 말해 일할 수 있는 시기에는 조기 은퇴하는 사람들이 많고, 노인이 되어서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1차 노동시장과 2차 노동시장의 특성 때문입니다. 연공제적 성격이 강한 공기업·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1차 노동시장에서는 기업이 비용절감을 위해 비전문인력 중심으로 조기퇴직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중심의 2차 노동시장에서는 60세가 넘어서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단순노무직 일이라도 하는 것입니다. 연구회는 직접 현장방문을 하여 이러한 상황들을 확인하고, 원하는 사람은 누구든 계속 일을 할 수 있는 여건과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특히, 계속고용을 위한 임금체계, 법적 쟁점들, 청년층 일자리와의 충돌지점, 정부지원 방안 등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우리보다 20년 앞서 고령자고용확보의무화조치를 시행했던 일본의 사례가 도움이 될 것 같아 직접 가서 자료를 수집하기도 하였습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함께하는 단체의 종사자, 교육·연구자들, 국민과의 소통과 협업을 위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노력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공공 정책결정 과정에 있어 기업과 노동자, 국가 모두를 위한 결과를 도출하고 사회통합과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있어 향후 어떤 기관으로 자리하고 싶은지도 여쭙고 싶습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노사정 사회적 대화라는 법적 취지에 충실할 것입니다. 주된 참여주체가 노··정이고, 이 주체들의 신뢰와 협조가 없으면 사회적 대화가 진행되기 어렵기 때문에 평상시에 노동계와 경영계, 그리고 정부가 자주 만나도록 하여 사회적 신뢰를 쌓아나가는데 중점을 두겠습니다. 하지만 또 하나의 문제는 우리 사회에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미조직 취약계층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특히 노동자의 경우 86%가 미조직 취약계층입니다. 이들의 목소리가 소외되지 않도록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가리지 않고 소통을 해나갈 것입니다. 현재 김문수 위원장께서 직접 전국 곳곳을 다니며 그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푸트남(R.Putnam)사회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의 이익을 위한 상호 조정과정과 협력을 촉진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들을 사회적 자본으로 정의하고 그 중 가장 중요한 요소로 사회적 신뢰를 꼽았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절실히 필요한 것이 각 주체 간의 사회적 신뢰입니다. 각 주체와의 소통을 통해 사회적 신뢰를 쌓아 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김덕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김덕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많은 경험을 기반으로 현재의 자리까지 오셨을 텐데요. 무엇보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 ‘동기부여가 무엇이었는지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상임위원님께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인생을 바꾼 단 하나의 힘이 있다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제 소개 때 말씀드린 것처럼 공직을 수행하면서 정말 많은 실업자와 취약계층, 그리고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기업과 노동조합을 만났습니다. 특히 노동업무는 노사 간에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정책판단에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삶과 일에 동기를 부여한 것은 철학자들의 삶이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예수, 스피노자, 칸트, 니체의 삶이 저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힘든 일이 생길 때는 예수님의 죽음을,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해야 할 때는 소피노자를,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말 옳은 것인가를 판단할 때는 칸트를, 편견으로부터 벗어나 주도적인 판단을 해야 할 때는 니체를 떠올리면 도움이 많이 됩니다. 이 기회에 칸트의 묘비명에 새겨져 있는 실천이성비판말미에 있는 글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점점 더 커지는 놀라움과 두려움에 휩싸이게 하는 두 가지가 있다. 밤하늘에 빛나는 별과 내 마음속의 도덕률이 그것이다.” 신앙인이었던 그에게 신이 부여한 이성을 의심한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였을 것입니다. 일을 수행함에 있어 목표를 이루기 위한 단 하나의 힘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배움이라 답하겠습니다. 사무관 시절 IMF 외환위기로 인한 대량해고 사태에 대응하여 스탠포드 출신의 서울대 교수에게 실업급여의 적정성 분석이라는 연구용역을 맡겼었는데, 그 분은 고용보험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고, 저는 계량통계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만날 때마다 논쟁을 많이 벌였습니다. 그 때 배움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았고, 그 사건을 계기로 틈만 나면 뭐든 배우고자 하였습니다. 제가 바쁜 업무 속에서도 석사학위 두 개와 박사학위를 취득한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일제를 비롯한 수많은 외부의 침략전쟁을 겪으면서 국가가 있고 난 후에 국민 개개인의 자유와 존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 20세기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공동목표가 있었고, 이러한 공동체 정신이 전쟁의 폐허 속에서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노사가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서로 이해관계를 달리 하더라도 공동목표는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행복일 것이라 믿습니다. 어렵고 복잡한 문제일수록 공동체의 목표를 확인하고 토론과 대화를 이어나가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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