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준구 한국로봇융합연구원장 - 로봇융합기술의 사업연계형 연구개발을 선도하는 글로벌 전문연구기관으로 성장
여준구 한국로봇융합연구원장 - 로봇융합기술의 사업연계형 연구개발을 선도하는 글로벌 전문연구기관으로 성장
  • 김윤혜 기자
  • 승인 2021.03.26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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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적 과학기술 혁신의 중심, 대한민국
여준구 한국로봇융합연구원장 ⓒ박소연 기자
여준구 한국로봇융합연구원장 ⓒ김윤혜 기자

지금 대한민국은 4차산업혁명 기반의 기술들을 바탕으로 전 방위 산업 분야의 디지털 전환을 통한 신산업 체계를 구축하는 등 과학계의 혁신과 발전을 도모하고자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비대면 사회현상의 확산으로 로봇기술 분야에 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이에 관련 분야의 연구개발도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로봇기술의 융합을 통한 국가경쟁력 제고라는 목표로 다양한 분야의 사업연계형 로봇기술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의 여준구 원장을 만나 로봇기술의 현주소와 전망, 가능성에 대해 들어 보았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에서 최근 주력해서 활동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요?

KIRO는 크게 수중로봇, 배관로봇, 재난안전로봇 그리고 농업로봇 이렇게 4가지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연구 성과와 함께 강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근 R&D 부분에서는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노력 외에 실제 산업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는 실용적인 연구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한 예로 해저케이블매설로봇(URI-T, Underwater Robot It’s Trencher)의 경우 해양수산부 지원 사업으로 6년간 개발하여 2019년 기업체에 기술이전을 한 후, 국내 욕지도 상수도 해저 배관 매설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였으며 작년에는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해저 유전 가스관 매설 공사에 투입되어 성공적으로 임무를 마무리하였습니다. 연구소에서 개발된 결과물들이 현장에서 바로 사용되기는 굉장히 어렵지만 KIRO는 이와 같은 실용화 연구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R&D 분야에서는 전략사업본부 아래에 미래인재실이라는 조직을 올해 새로이 만들어 로봇 분야 교육 및 인력양성을 위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산업의 자동화로 인한 로봇 오퍼레이터, 로봇코디네이터 등 새로운 직무가 생기면서 이들을 위한 직업교육이 필요할 것입니다. KIRO는 현재 재직자, 취업준비생, 대학생 등 관심있는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AI 모바일 인공지능 양성교육과정과 실제 산업현장에서 사용 중인 협동로봇들을 다루는 로봇교육과정을 운영하며 미래 로봇 분야 인재양성을 위한 기반을 만들고 있습니다.

 

앞으로 차세대 첨단 로봇 과학기술의 육성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어떤 정책 제도들이 마련되어야 하는지, 혹은 꼭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우리나라가 통계상으로는 생산 노동인력 만 명당 로봇 수로 표시되는 로봇밀도에서 세계 1, 2위를 하고 있고 세계 산업로봇시장의 80%가량을 차지하는 Top 5 국가 중 하나이지만, 현재 세계 로봇시장은 후발 주자였던 중국이 이미 영상이나 인공지능 등 여러 로봇 첨단기술 면에서 공격적이고 거대한 투자와 연구개발 및 인력양성으로 한국을 앞서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첨단기술과 접목한 연구개발에 힘써야 합니다. 무인차에 사용되고 있는 내비게이션 기술, 충돌 방지 기술과 같은 첨단기술들이 오랫동안 로봇 분야 중 모바일 로봇의 SLAM과 같은 요소 기술로 개발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첨단로봇 요소 기술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야 합니다. 또한, 안내로봇, 도우미로봇, 건설로봇, 물류로봇 등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사회와 디지털화 상황에서 더 많은 로봇들이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사용될 것이기에 이에 대한 준비도 필요합니다. 현재 미국, 중국, 일본, 독일 등 세계 주요국에서 로봇 관련 연구개발에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투자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범부처 사업인 National Robotics Initiative (NRI) 1.05년 기간으로 2011년에 시작하였고, 금년에는 NSF, NASA, NIH, USDA 등 여러 부처가 참여하는 NRI 3.0을 런칭하였습니다. 내용도 1.0, 2.0은 협동로봇에 중점을 두었다면, 3.0은 로봇기술의 인테그레이션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중국, 일본, 유럽 등도 대통령이나 총리가 국가 차원의 강력한 계획을 선포하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도 5개년 지능로봇개발 기본계획을 주관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서 2009년부터 진행하여 2019년에 기본계획 3.0을 발표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보기에는 계획도 수립하고 10년 이상 예산도 배정하여 꾸준히 지원하였으나,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슈가 있습니다. 첫째, 산업통상자원부 담당 부서가 기계로봇항공과인데, 담당 공무원들이 수시로 교체가 되어 지속적인 정책이 수립되고 추진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둘째는 로봇이 거의 전 부처에 해당되는 내용인데 산업통상자원부가 큰 그림으로 범부처를 이끄는 역할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각 부처 참여의 로봇산업정책심의회와 같은 정부 위원회가 있으나 효과적인 운영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문제점이 우선적으로 고쳐진다면, 현재 우리나라 정부에서 진행 중인 로봇 관련 정책들과 지원 사업들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며 한국 로봇산업의 성장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난해 KIRO가 중심이 되어 로봇 분야의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미래로봇융합위원회를 발족하여 미래 로봇 산업발전을 위한 5대 이슈에 대한 정책 제안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하였습니다. 국가 정책에 관한 연구 및 산업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이 향후 입법 및 정책 수립과정에 반영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미래에 주목받을 로봇산업의 유망기술들은 어떤 부분들이 있는지, 미래 로봇기술 산업의 전망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원장님의 의견을 여쭙고 싶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비대면 사회현상의 확산이, 그동안 정부 및 각 기관에서 준비해오던 Digital Transformation, 미래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에 불씨를 당겨 3~5년이 소요될 것이라 예상한 디지털화가 1년 내로 앞당겨지고 있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비대면 상황에서 일단은 줌이나 구글미팅 같은 화상회의 프로그램에 많이 의존하게 되었지만, 앞으로는 좀 더 사용자 맞춤의 완성도 높은 원격 조정 텔레로봇 등이 개발되어야 할 것입니다. 단순한 화면을 통한 상호 정보전달을 넘어, 텔레프레즌스 로봇 등 좀 더 넓은 범위에서의 비대면 내 효과적인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서비스 로봇산업 분야의 활성화가 예상됩니다.

 

여준구 한국로봇융합연구원장 [사진=한국로봇융합연구원]
여준구 한국로봇융합연구원장 [사진=한국로봇융합연구원]

지금 이 자리에 있기까지 원장님의 성장배경과 기억에 남는 일 등이 궁금합니다.

어려서부터 호기심이 많아 TV나 라디오 등 주변에 있는 가전제품들을 열어 보기도 하고 망가트리기도 하고 아주 가끔은 우연히 고장 난 것을 고치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 법조계에 계셨던 저희 어른께서 이를 보시고 나중에 커서 과학자가 될 거라고 말씀하시곤 하셨던 것이 시작이었을까요? 결국에는 미국을 가서 그와 관련된 연구를 하게 되었으니 매우 운이 좋은 케이스가 된 셈이었습니다. 제가 대학원 공부를 할 당시 미국에서 로봇이 새로운 학문으로, 새로운 산업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할 때였습니다. 로봇을 만들고 연구하는 것이 어려서부터 로망이기도 했으니, 자연스럽게 로봇 분야로 박사학위를 받게 되었고 미국대학에서 첫 직장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제 전문 분야는 로봇 중에서도 수중로봇 또는 무인잠수정입니다. 지금은 많이 알려진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수이자 무인차 개발회사 Oxbotica 설립자인 폴뉴먼 교수를 2005년 만난 적이 있는데 본인이 박사 공부할 때 저널에 발표된 제 논문을 보면서 공부했다고 말을 하더군요. 그리고 한국에 잘 알려진 데니스 홍 교수가 대학교수 재직 초기에 미 정부로부터 연구비를 받는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 당시 미국립과학재단(National Science Foundation)에 근무 중이었던 제가 다른 연구자 제안서 평가심사에 초대해준 경험이 홍 교수가 본인 연구제안서를 작성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본인이 쓴 책에 언급하기도 했었습니다. 이렇듯이 제가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보람된 일이었습니다. 최근 기억에 남는 순간을 이야기하면, 2018년 가을이 떠오릅니다. 로봇 분야의 가장 권위있는 학술잡지 IEEE Robotics & Automation Magazine에서 인터뷰 요청이 있었습니다. 해당 인터뷰가 201812월호에 게재되었는데 서두에 “Dr. Yuh was the principal investigator of the Semiautonomous Underwater Vehicle for Intervention Missions (SAUVIM) project, which achieved an important milestone in underwater robotics’ history: the first demonstration of autonomous underwater floating manipulation.”이라고 소개를 해주었습니다. 연구자로서 어느 한 분야에 마일스톤이 될 수 있는 성과를 이루었다고 같은 분야 최고의 학자들로 구성된 국제학회에서 인정을 받는 일은 매우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지금까지의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KIRO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로봇산업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이 또한 보람찬 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목표, 비전이 궁금합니다.

KIRO는 로봇 관련 game changer가 될 수 있는 원천기술 확보, 개발 기술의 상용화, 미래인재 양성 이렇게 3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KIRO는 실용적이고 상용화가 가능한 연구개발(R&BD)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원천기술 확보도 그 한 축이 되지만, 실험실에서 개념 증명(Proof of Concept) 정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사용 가능한 로봇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현재 200여 개의 크고 작은 기업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창업, 원내 상주 기업, 기술지원 등 기업지원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국가산업 디지털화 ranking에 대해 작년 9월 발표한 Bloomberg 보고서는 한국을 1위로 평가하였고, IMD에서 발표한 디지털화 국가경쟁력에서는 한국을 8위로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Dell 연구소에서는 디지털화 정도에 따라 5개 그룹으로 나누어 평가를 했는데, 한국의 경우 정부나 대기업 등은 디지털화가 잘된 부분이 있는 반면에 아직도 디지털화에 대한 계획조차 없는 중소기업이나 산업현장이 많다는 평가의 보고서가 있었습니다. 디지털화의 일환으로, 현재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로봇이 정부의 로봇보급사업 등을 통해서 중소기업 등 다양한 산업현장에 빠르게 접목되고 있으나, 현장에 있던 기존 생산 인력들이 새로이 도입하는 로봇 등 신기술을 운영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KIRO는 로봇회사에서 설치해준 로봇을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운영 및 보수 관리가 가능할 수 있도록 기존인력들의 재교육 또는 대체인력 양성을 위해 지난해 말부터 정부 지원사업으로 로봇직업혁신센터(Robotics Training Innovation Center)를 운영하며 로봇오퍼레이터, 로봇코디네이터 등 로봇 활용 전문인력 양성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KIRO는 앞으로 상용화 연구와 미래인재 양성을 통한 로봇산업의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원장님께서 지면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저의 두 가지 바람을 말씀을 드려보겠습니다. 하나는 로봇기술이 다른 선진국보다 빠르게 디지털화하는 데 기여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국가 발전과 경쟁력은 전면적으로 디지털화를 얼마나 빠르게 이루어 내느냐에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5G 인터넷망, 정부의 뉴딜정책 등으로 한국이 현재는 앞서가는 부분이 있으나 선진국뿐만 아니라 동남아 국가들도 빠르게 디지털화하고 있습니다. 세계는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 로봇과 함께 일상에서 생활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 하나는 정부의 R&D지원, 관리 체계의 변화입니다. 2006년 처음 귀국했을 때 당시 한국 정부 R&D 예산이 약 9조 원 정도였는데 금년에 27조 원 가량으로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정부의 R&D 지원 관리 체계는 옛날 모습에서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겉에서 보기에는 여러 위원회와 제도를 운영하고 절차도 마련되어 있으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했듯이 세부적인 것부터 구조적인 부분까지 크게 변화를 해야 합니다.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는 곧 우리 미래에 대한 투자이기에, R&D 지원 관리 체계 전주기에 대한 선진화는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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