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단순한 생명 연장 보다는 ‘건강 수명’, 곧 삶의 질이 더 중요한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노인층의 질환으로 여겨지던 만성질환이 젊은층에서도 급속도로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며 건강관리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만성질환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식단 관리를 돕는 ㈜잇마플은 ‘누구나 즐겁게 먹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잇마플이 선보인 다양한 질환별 맞춤 식단은 삶을 위해 ‘맛’을 포기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소금 1g까지 엄격하게 관리하며 완성한 맞춤형 식단 관리 솔루션을 구축하다

㈜잇마플(Eatmapl : Eats My Pleasure)은 건강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한 고령층 및 만성질환자(당뇨, 콩팥병) 등을 대상으로 한 HMR형 특수의료용도식품을 개발, 맛있저염 플랫폼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환자식과 관련해 국내 최다 품목을 확보하고 있으며, 임상영양사와 특급호텔 출신 요리사 등으로 구성된 R&D팀의 연구 끝에 개발된 모든 레시피는 식약처 기준에 근거를 두고 있다. 각 식재료의 영양성분에 대한 분석 데이터를 수집하고,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나의 레시피를 개발한 후 개발된 메인요리와 반찬을 조합하여 계산된 영양 범위 내에서 한 끼 식사를 구성하는 방식이다. 특히 환자들이 안심하고 음식을 섭취할 수 있도록 채소부터 어육류, 소스에 들어가는 소금 1g까지 엄격하게 관리된다.

이렇게 개발된 180여 가지의 다양한 식단과 600여 가지의 메뉴는 나이, 성별, 신장 등 개인별 건강 정보를 토대로 필요한 영양 성분을 분석에 기반한 맞춤형 식단 관리를 가능케 한다. 맛있저염 플랫폼에서는 맞춤형 건강식단 추천 및 판매 서비스를 만나볼 수 있으며, 병원에서 받은 혈액검사결과지를 지참하면 더욱 정확한 영양코칭을 받을 수 있다. 식단에 대한 개인 맞춤형 컨설팅은 물론 이를 자사 제품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야말로 잇마플만의 경쟁력이다. 잇마플은 식단추천 솔루션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나아가 식사를 통해 건강을 꾸준히 관리할 수 있도록 식사 데이터에 기반한 건강 리포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잇마플은 누구나 즐겁게 먹을 수 있는 세상을 여는 것을 비전으로 설립된 기업이다. 카이스트 사회적기업가 MBA 과정에서 만난 김슬기, 김현지 대표는 질병 혹은 물리적인 이유로 식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한 끼 식사의 즐거움의 되찾아주기 위한 고민과 실천을 이어왔다. 2017년 기업 설립 이후 LH 토지주택공사 ‘소셜벤처 2기’에 선정되었으며, 이듬해 사회적기업진흥원으로부터 사회적기업 육성사업 6기 선정, D-Lab party ‘슈퍼그레잇상’ 수상, 2018년 농식품창업콘테스트 ‘국무총리상’ 수상 등으로 기업의 방향성에 대한 지지를 받아왔으며, 2018년에는 ‘소풍(so-poong)’, ‘프라이머(Primer)’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처럼 전폭적인 투자지원을 통해 잇마플은 자체 공장을 세우고, HACCP 인증 취득 및 이력 추적관리제를 시행하며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올 수 있었다.

 

즐거움이 아닌 두려움이 되어버린 식사, 환자들에게 ‘먹는 즐거움’ 되찾아주고파

㈜잇마플만의 비전은 신장 질환을 앓고 있는 김슬기 대표의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다. 식사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었으나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없어 스스로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그다. 적절한 식단을 구성하는 것도, 이러한 식단을 스스로 챙겨 먹는 데에도 지난한 노력이 필요했고, 이는 먹는 행위 자체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어졌다. 김슬기 대표는 환자의 식단 관리는 자신만의 문제가 아닌 질병을 앓고 있는 모두의 문제라는 인식에서 사업에 도전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에너지를 활용해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고자 했던 김현지 대표 또한 김슬기 대표의 개인적 경험과 사회적 문제에 공감하며 기꺼이 창업에 뛰어들었다. 무엇보다 질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에 기반한 영양소 데이터를 확보하고, 음식 본연의 맛을 살리는데 초점을 맞춘 두 사람이다. 잇마플은 각 질환별 특성을 감안해 소금과 당분을 향신료와 장을 대체하며 ‘맛’과 ‘영양’ 모두를 사로잡았다. 이 과정에서 잇마플이 확보한 영양 데이터는 360만 건에 달한다.

“소금 1g에 함유된 나트륨 함량이 된장 9g의 나트륨 함량과 동일한 등 식재료의 데이터를 활용해 맛의 치환값을 구현했어요. 이를 활용하면 못 먹는 식재료가 없고, 그만큼 맛도 살릴 수 있죠. 쌀에 함유되어 있는 단백질을 10분의 1 수준으로만 줄여도 식단에 고기를 한두 점 더 추가할 수 있습니다. 고객분들이 먹는 즐거움을 되찾았다고 말해주실 때 가장 기쁘죠.”

신장 질환을 주제로 한 여러 논문을 참고해 식단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자문을 구하고자 찾은 여러 전문가들은 환자식이라는 사업 아이템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반드시 필요한 시장임을 인정하면서도 여러 허들도 인해 시장이 개척되지 못하고 있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이러한 허들은 두 대표의 사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직접 식단을 설계하고, 메뉴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음식 조리와 포장까지 마무리했으나 판로를 확보하는 것도, 제품을 홍보하는 데에도 난관이 따랐던 것이다. 잇마플이 제품을 출시한 2017년은 아직 질병 맞춤형 식단 설계 및 제공 서비스에 대한 식약처의 기준이 마련되기 전이었다. 환자식에 대한 기준과 규격이 없었기에 제품을 병원급으로 만들었음에도 표기조차 할 수 없었다. 메디푸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던 2021년 말에야 공식적으로 신장, 당뇨, 암 등 질병명을 붙여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되었다. 잇마플은 식약처 규정 변경을 위해 꾸준히 자료를 제공하며 목소리를 내왔다.

“각 단계별로 어렵지 않은 과정이 없었어요. 의학적인 부분을 잘 모르다보니 공부해야 할 부분이 많았어요. 저희 서비스를 뜯어보면 식품과 의료, IT, 제조 등 많은 영역에 걸쳐 있거든요. 각각의 단계를 꾸리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또 재미있기도 했어요. 저희가 기획한 서비스를 구현해가는 과정이 신기하기도, 보람되기도 했죠. 반드시 해내야 할 일이라는 책임감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고자 고민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잇마플의 이름은 환자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알려졌다. 매출이 매년 150%의 성장을 거듭한 것은 물론 재구매율 또한 72%에 달한다. 특히 꾸준히 식단을 관리하는 장기 이용 고객들이 많다. 잇마플의 투자 유치 소식을 접한 고객들이 직접 회사로 전화를 걸어 축하를 전하기도 한다고. 김 대표는 잇마플을 믿고 기억해주시는 고객들을 보며 보람을 느끼는 한편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3년여의 시간 동안 가장 식사법이 어려운 질병으로 알려진 신장 질환을 가진 환자들의 식사 문제를 풀어주기 위한 식단 개발에 몰두해온 잇마플은 약 17만 건의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한 자체 프로토콜과 알고리즘화된 시스템을 활용해 당뇨, 암 등 만성질환 환자들을 위한 맞춤형 식단을 개발하고 있다. 김현지 대표는 메뉴 구성을 위해 국내외 모든 영양성분 데이터를 기반으로 맛을 보완하며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잇마플은 염분 조절이 필요한 신장질환자를 위한 ‘맛있저염’과 당분조절이 필요한 당뇨질환자를 위한 ‘맛있저당’, 요오드 조절이 필요한 갑상선암환자용 ‘맛있저요’, 고영양이 필요한 암환자용 ‘맛있고영’ 등 4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처음 브랜드 네이밍을 할 때 전문성이 미치지 않는 네이밍이라는 의견을 주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브랜드명부터 로고 모두를 밝은 톤앤매너로 가져가고자 노력했습니다. 환자로서의 삶을 살고 싶어하는 분은 어디에도 없으니까요. 식사를 하시는 순간만큼은 즐거우셨으면 한다는 바람에서 이러한 네이밍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대내외적인 협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전문의약품 판매업체인 한국에자이와의 협력을 통해 갑상선암 환자들을 위한 요오드 조절식단 ‘맛있저요 식단’을 개발한 것이다. 27가지 메뉴로 구성된 맛있저요 식단은 영양죽, 도시락, 밀키트, 레토르트 등의 형태로 출시되었다. 이외에도 서울대병원과 당뇨 식단 메뉴에 대한 임상 테스트 정부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나아가 나라별 현지 식재료와 개인의 건강정보를 매칭한 식단을 구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중에 있다.

 

정보 전달을 넘어 완벽하게 구현된 식단을 제시하는 헬스케어 플랫폼을 지향할 것

㈜잇마플은 데이터에 기반한 맞춤형 식사법 중심의 헬스케어 플랫폼을 향해 나아간다. 김현지 대표는 메디푸드는 맞춤 영양에서 개인 정밀 영양의 형태로 나아갈 것이라 내다보며, 질병을 가진 환자뿐 아니라 건강관리를 원하는 누구에게나 맞춤형으로 제공될 수 있는 솔루션을 구현해갈 것이라 전했다. 건강지향 식단 및 영양과잉으로 인한 비만을 개선하기 위한 다이어트 식단 등도 개발 중이다.

건강데이터 기반 먹거리 큐레이션 서비스 ‘eatmarket’ 또한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소비자가 입력한 건강정보를 토대로 건강한 식품 큐레이션을 제안하고, 구매 이후 맞춤형 EAT-가이드를 제공하는 반복적인 프로세스를 통해 고객은 변화하는 건강상태에 꼭 맞는 건강한 식품을 섭취할 수 있다. 더불어 임상영양사가 식사요법을 잘 실천할 수 있도록 구성한 별도의 섭취 가이드가 제공된다.

“정보 전달의 기능을 넘어 실체를 가진 식단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이룰 수 있으리라 판단됩니다. 이 점을 적극 활용하여 보다 확장된 개념의 헬스케어 플랫폼을 선보이고자 합니다.”

잇마플은 각 질환별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다. 환자들이 모여 자신의 질환에 대한 정보를 얻고, 소통하는 장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커뮤니티 속에서 제안되는 다양한 의견들은 다시 제품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소통이야말로 고객들이 손꼽는 잇마플의 최대 강점이다. 김현지 대표는 올해는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시간으로 채울 것이라 말했다. 온라인은 물론 편의점(CVS)과 대형 유통채널 등 오프라인 채널을 운영하며 새로운 소통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실버타운이나 투석이 가능한 내과병원 등을 중심으로 판매망을 넓혀는 등 B2B 비즈니스로 확장해간다. 최근에는 이런 잇마플의 성장성과 잠재력을 인정받아 한성기업, CJ프론티어랩스, 오뚜기, 대상과 같은 국내 최고의 식품회사들에서 투자유치를 하면서 성장의 가속화를 진행중이다.

김슬기 대표는 다양한 질환을 겪는 고객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기업이 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하루 동안 먹은 음식을 떠올리며 자신의 건강과 식사에 대해 생각하는 과정에서 잇마플이 그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이다. 김현지 대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과 식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잇마플이 제공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라 덧붙였다.

먹는 행위가 두려움이자 고통으로 다가왔을 때 느낀 충격은 잇마플이 탄생하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환자의 마음에서 출발한 잇마플은 환자에게 전할 가치를 고민하고 있다. 환자가 느끼는 어려움을 덜어내고 먹는 즐거움을 되찾는 것이야말로 잇마플에게 주어진 사명이자 사회적 가치라는 신념에서다. 두 대표는 병이라는 어려움을 마주한 환자들에게 든든한 지지를 보낼 수 있는 응원군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즐거운 식사가 선사하는 든든한 하루가 보다 건강한 삶을 위한 마중물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