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계산업은 90% 이상이 유통사와 위탁생산 계약을 맺고 개체를 납품하는 방식의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다. 아직 대다수의 위탁 농가에서는 수만 마리의 양계를 사육함에 있어 사양 관리, 출하 몸무게 측정 등 하나하나 직접 사람이 관리하며 체계적이고 정확한 데이터 관리와 출하시기 체크, 유통과 방역에 어려움으로 수작업의 한계점이 많았다. 이러한 문제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반의 다양한 스마트축사 기술로 해결하고자 도전하는 양계 스마트팜 기술들이 주목을 받는 이유다. 축산업 분야에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과의 접목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관련 기술 및 솔루션 수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양계산업의 고질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 제시하는 AI 기반 스마트양계 종합 솔루션 ‘치킨몽거’
국내 유일의 AI 기반 사양관리(가축 영양·사료·환경 등 관리) 기술을 보유한 ㈜유니아이가 가금류 축사 관리를 위한 통합적인 관제시스템을 구축하며 축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기술 저변을 넓히고 있다. 실시간 모니터링, 농장제어, 사양관리를 토대로 체중예측부터 질병예측까지 가능한 축산 농가 종합 솔루션 ‘치킨몽거’가 그 주인공이다.
우선 사양관리는 급이, 급수, 도폐사 등의 사육정보는 물론 축사 환경정보, 약품 사용량 등 농장 운영의 기본인 사양일지를 간편하게 작성·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다. 통합제어는 IoT 기술을 토대로 실시간 모니터링과 제어를 구현했다. 농가는 이를 토대로 축사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질병관리는 AI의 건강 이상감지 신호를 지역수의사, 병성감정기관과 연계한 시스템이다.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수만 마리 닭의 움직임과 이상행동을 AI가 분석하는 건강검진과 진단 서비스로 까다로운 질병관리를 손쉽게 수행할 수 있다. AI 비전 인식 기술을 활용한 무게추정 시스템은 실시간 체중 분석을 가능케 한다. 치킨몽거 솔루션으로 농장 생산성과 출하일을 계산함으로써 생산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AI기술로 가축의 이상 징후를 예측하기도 한다. 가축 상시 안전감시 시스템은 활동성을 비롯한 여러 요소들을 분석해 이상 징후를 알린다.
그간 다수의 사육장을 운영하는 양계 농가들은 사육장 당 5~10만 마리의 개체를 동시에 사육함에도 사양관리, 출하 몸무게 측정 등을 일일이 손으로 수행해왔다. 유통사 또한 계열 농장들의 사육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따랐기에 출하 일정과 유통 및 방역 관리에도 고충이 컸다. 악취 등 문제로 도심 외곽 지역에 위치했다는 점 또한 인력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AI 기반 스마트양계 사양관리 솔루션을 선보인 유니아이는 2024 농식품 창업 콘테스트 한국농업기술진흥원장상 수상 소식부터 AI 기반 스마트양계 사업 추진을 위한 연구협업과 사업실증 등으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스마트양계 솔루션의 상용화 위해 업계 리딩 플레이어와 협업 추진
지난해 11월 ㈜유니아이는 LG유플러스와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팜(양계) 사업제휴 계약을 체결해 스마트양계 솔루션 개발에 돌입했다.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양계 시장의 디지털화(DX) 니즈를 주목한 것이다. 양측은 농가와 유통사 사이에서 사양관리 기술력과 통합관제 플랫폼을 동시에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스마트양계 서비스 공동 개발 및 기술 상용화에 합의하고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동개발한 솔루션은 ▲온습도 및 마리 수 등 농장 내 데이터를 디지털화하는 환경·생육관리 DX ▲AI 이미지 분석을 기반으로 개체별 이상행동을 분석하여 건강을 체크하는 건강 이상 진단 ▲계군의 평균 무게를 측정하는 체중예측 ▲유통사에서 계열 농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실시간 통합관제 서비스 등 총 네 가지이다.
백승환 대표는 스마트양계 솔루션이 농가 인력난 해소와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양계 농장의 환경·생육 데이터를 관리하는 작업시간을 현재 대비 약 20~40%가량 절감할 수 있으며, 육계의 출하 평균 무게 측정 성공률은 기존 70~80%에서 95%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중량 미달에 따른 패널티 또한 자연스레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군집의 건강이상 증세도 사람이 인지하는 시점 대비 2~10일 전에 감지할 수 있다. 조기 처방이 가능해지는 만큼 각종 전염병에 따른 폐사율도 획기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유니아이는 양계 솔루션 개발을 마치고 올해 본격적으로 스마트 축산 사업에 진출했다. 지난 5월 ‘AI 양계 스마트팜 서비스’ 개발을 완료하고, 종합식품기업 하림과 스마트팜 공동 사업 실증에 나선 것이다. AI 스마트양계 서비스를 최종 검증하고 고도화하기 위함이다. 하림 산하 계열 농장에 솔루션을 도입해 경제적 효과 등을 함께 검증하고, 농가 및 하림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서비스를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백 대표는 하림이 확보한 우수한 기술들을 솔루션에 반영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며, 하림이 축적해온 기술력을 집약적으로 분석·반영함으로써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유일무이한 솔루션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나아가 하림과 농장을 중심으로 국내 사업을 확대한 후 동남아를 비롯해 양계산업 규모가 큰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을 추진한다. 또한, 닭고기 관련 국내 대기업과의 후속 연구도 진행 중이다.
“처음에는 기술로 양계산업의 고질적 문제를 풀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뛰어들었지만 알수록 기술의 힘이 미약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양계산업 내 다양한 요소들을 이해하고자 노력했죠. 나아가 한 기업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에 업계에서 영향력 있는 플레이어들과 협업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마음이 맞는 회사들을 찾아 모험처럼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이제는 나아갈 방향성이 그려지는 지점에 이르렀습니다.”
로봇부터 AI까지,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 자랑하는 전문가 집단
“졸업 1~2년 전만 해도 어느 기업이나 기관에서 연구원으로 살아가지 않을까 생각했죠. 당시가 알파고로 이슈를 모으던 시기였는데, 인공지능을 연구하다 보니 어느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라는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양계 분야를 발견하고 양계 스마트팜 솔루션을 개발하게 됐고요.”
카이스트 연구랩 출신인 백승환 대표는 미국 미시건대(석사)를 거쳐 카이스트 로봇 전공으로 인공지능 분야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백 대표는 당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인 텐서플로우(TensorFlow)나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사용되는 통합 개발 환경인 파이참(PyCharm)이 나오기도 전부터 인공지능 연구를 선행하며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이어갔고, 과거 한 번의 교내창업 경험을 발판으로 삼아 양계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공지능 네트워크의 교집합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업 초기 양계농가의 수직적 계열에 따른 기업과의 소통을 비롯해 가축질병을 관리하는 기관 및 정부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난관에 봉착하기도 했지만, 유니아이는 양계농가의 상태를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하나의 프로세스를 구축해갔고 현장의 니즈를 꿰뚫은 인사이트로 빠르게 개발해나가고 있다.
“양계 농가와 기관에서 저희 시스템의 필요성이라든가 유효성을 인정해주시고 있기에 앞으로 추구해야 할 목표도 확실해졌습니다. 이 시스템들이 정립되고 안착될 수만 있다면, 스마트축산(양계) 분야 기술은 유니아이가 보다 긴 호흡으로 개발해나가고 완성시켜 나가고 싶습니다. 유니아이는 카이스트 박사를 비롯해 인공지능과 로봇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집단입니다. 솔루션 개발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혔을 때 서로 머리를 맞대는 것만으로 대부분 문제가 풀리죠. 이것이야말로 유니아이가 기술력을 빠르게 고도화할 수 있었던 힘입니다. 인공지능 및 로봇 관련 기술에 있어서는 단연코 업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었음을 자부합니다.”
백 대표는 유니아이를 함께 이끌어가는 임직원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아낌없이 표현하기도 했다. 유니아이의 CTO인 이경민 이사는 카이스트 컴퓨터공학과 석사졸업, 전기 및 전자과 RITLab(Robot Intelligence Tech. Lab) 박사과정 졸업 후 유니아이에 합류해 기술적인 청사진을 그려나가고 있으며, 유니아이의 사외이사인 김의환 광주과학기술원 AI대학원 교수는 IF 10 이상의 SCI 논문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실력자로, 인공지능 기반 무인 로봇 시스템 개발의 전문가로서 기술적 연구를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유니아이의 CRO인 조세형 교수는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과 RITLab 박사 졸업 후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설계 및 제작 분야의 전문가로서 유니아이의 전반적인 비즈니스를 담당하고 있다. 아울러 유니아이 시스템의 보안 인프라를 책임지고 있는 최한동 네트워크 보안 수석은 뉴질랜드에서 5년간의 해외유학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행정안전부 장관상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등 두 차례의 장관상 수상 및 보안 및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관련 대회에서 다수의 수상 경력을 보유하며 국내외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인재다. 또한, 유니아이의 기술 수석을 담당하고 있는 김영동 수석은 어린시절 부모님이 양계장을 운영한 덕분에 양계산업에 대한 지식을 베이스로 기계공학 전공과 이후 학부 졸업 프로젝트에서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에 참여하는 등 컴퓨터 비전과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실질적인 경험을 쌓아왔고, 탄탄한 배경 지식과 기술적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유니아이에서 양계산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자동화 솔루션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임직원들의 역량을 토대로 과연 유니아이가 걸어온 행보는 무엇보다 빠른 속도가 인상적이다. 2021년에는 가금류 질병 예측 시스템 개발, 테스트 농가 데이터 구축 시스템 설치, 가금류 이상 감지 알고리즘 개발 등을 거쳐 가금류 무게 추정 시스템 관련 국내 및 해외 특허를 출원/등록했다. 이어 2021년 가금류 통합 사양관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이외에도 폐사체 감지 시스템, 행동별 이상 감지 시스템 등으로 특허를 받았다. 2022년에는 인공지능 기반의 양계 질병관리 시스템을 개발했다. 백 대표는 인공지능부터 로봇까지 첨단 기술 전반에 걸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양계장의 완전 자동화 및 무인화를 빠르게 이루어나갈 것이라 말했다.
“창업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보니 처음에는 힘들기도 했어요. 하지만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성취감은 물론 점점 함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책임감이 더해졌죠.”
운영의 효율성 더불어 집단폐사 막아내며 양계산업의 바람직한 발전방안 제시해
㈜유니아이에게는 정부로부터 솔루션의 신뢰성을 인정받는 과제가 남았다. 유통사와 농가를 넘어 정부로부터 인정받는다면 비즈니스 모델의 완성도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이를 위해 수의사들과 협업을 추진 중이다. 이밖에도 양계업계 등 양계산업의 변화를 원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다. 백승환 대표는 맞는 길로 걸어간다면 어디서든 기꺼이 도움을 주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이러한 관심과 지지에 힘입어 향후 자사 솔루션으로 국내 양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청사진을 그렸다.
AI 기반 스마트양계 사양관리 솔루션이 보급된다면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등 질병이 발생했을 때 반경 3km 내 가금류를 일괄 폐사하지 않고도 전염을 관리할 수 있기에 집단 폐사되는 가금류의 수도 줄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시스템의 유효성을 입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백 대표는 업계 및 유관기관으로부터 이미 시스템의 필요성과 유효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속도는 더딜지라도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 말했다. 더불어 현재까지 개발한 기술 가운데 양계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들을 추려 상품화해나간다는 구상이다.
“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동물이자 단위 사료 당 생산되는 단백질 효율이 가장 좋은 동물입니다. 선진국부터 저개발 국가나 전쟁지역 등 다양한 지역에서의 수요가 크죠. 현재 강대국들은 모듈화된 양계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향후 중동이나 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에 통합관제 시스템을 소개하며 이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자 합니다.”
유니아이는 우울증 진단 및 모니터링 분야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이미 2021년 5월 우울증 진단 및 모니터링 소프트웨어 개발을 마치고 의대 교수진과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한편 식약처 임상실험을 진행 중이다. 백 대표는 면담 작성, 우울증의 평가척도인 Ham-D 그래프 확인으로 진료의 편의를 도모하고, AI 약재 추천 기능으로 우울증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양계 스마트팜 분야에서 축적한 노하우와 기술을 발판삼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이룰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외에도 유니아이는 인터모달 자동화물 운송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컨테이너 글자를 인식해 정확한 화물선에 실을 수 있도록 하는 AI 인공지능 딥러닝 기반 문자 인식 성능이 밑바탕이 되었다.
백 대표는 사업을 할수록 긍정적인 면을 바라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럴수록 함께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단단한 조직이 만들어졌다는 설명이다. 유니아이가 만들어가는 단단한 네트워크가 양계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내며 경쟁력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