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염원에 답하는 ‘의사들의’ AI 신약 개발 기업 ㈜온코크로스, 코스닥 상장으로 새로운 도전
환자의 염원에 답하는 ‘의사들의’ AI 신약 개발 기업 ㈜온코크로스, 코스닥 상장으로 새로운 도전
  • 박금현 기자
  • 승인 2022.02.14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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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코크로스 김이랑 대표

의료현장에서 키워온 ‘환자가 진정 필요로 하는 약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과 AI 기술이 만났다. 이는 신약 연구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파이프라인 확대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AI 신약 개발 전문업체 ㈜온코크로스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혈액종양내과 전문의로 환자들을 만나던 김이랑 대표는 ㈜온코크로스만의 강력한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환자들을 위한 신약 개발에 분주하다.

㈜온코크로스 김이랑 대표 / 사진 박성래 기자
㈜온코크로스 김이랑 대표 / 사진 박성래 기자

 

의사들이 만든 AI 신약 개발 기업 ‘㈜온코크로스’
AI 신약 벤처기업 ㈜온코크로스가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에 성큼 다가섰다. 이크레더블과 SCI평가정보로부터 기술의 완성도, 경쟁우위, 인력 수준, 기술제품의 성장 잠재력 등에 대한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면서다. 2015년 설립한 ㈜온코크로스는 지난해 6월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기술평가 A등급을 받는 등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하는 기업이다. 2019년 6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2020년 165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이끌어냈으며, 2020년 6월에는 국내 AI 신약 개발 회사 중 최초로 AI로 탐색한 약물을 전통 제약사인 한국파마에 기술을 이전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외에도 대웅제약, 제일약품, 에스티팜, 동화약품 등 국내 대형 제약회사를 비롯해 4P-파마(4P-Pharma, 프랑스), 씨클리카(Cyclica, 캐나다) 등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을 이어간다.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시장 규모는 매년 40%의 성장을 거듭하며 오는 2024년 40억 달러(약 4조 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AI 신약 개발 시장이지만 혈액종양내과 전문의이자 이학박사인 김 대표를 비롯한 의사들이 직접 신약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AI 신약 개발 회사는 드물다. 현재 3명의 의사와 5명의 약사, 박사 11명, 석사 15명을 비롯해 통계학과 생명공학, 인공지능 등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팀을 이루어 AI 기업 부설 연구소 및 바이오 기업 부설 연구소 등을 운영하고 있다. 
카이스트(KAIST) 의과학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던 당시 지도교수였던 하버드 의대 윤석현 교수의 권유로 떠난 미국에서의 연수는 김 대표에게 창업이라는 새로운 꿈의 씨앗을 심어주었다. 당시 박사후연구원으로 있던 경희대 약대 최진우 교수와의 만남은 이러한 꿈에 더욱 힘을 실었다. 함께 논문을 쓰며 사업성을 확인한 두 사람은 귀국 후에도 창업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후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펠로우십을 거쳐 대전에 있는 유성 선병원 혈액종양내과 과장으로 근무하던 김 대표는 최 교수와 함께 2015년 ㈜온코크로스를 설립하며 창업에 도전했다.

"미국의 경우 의사들의 기업 활동이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국내에서 창업하면 어떨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품었죠. 이후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에서 암 환자들을 만나며 신약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힘들어하는 환자들을 보며 이들을 위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AI 신약 발굴’이 아닌 ‘AI 신약 개발’... 국내 최초로 임상에 진입하며 속도전
종양학을 뜻하는 ‘ONCO'에 ’CROSS'를 합친 ‘온코크로스’라는 사명에는 정통의학에 생명공학과 AI,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보자는 의미가 담겼다. 초창기 빅데이터 분석으로 시작한 신약 개발은 이후 AI를 접목하며 현재의 모습에 다다랐다. 회사가 성장하며 양질의 데이터가 쌓이다 보니 AI를 접목해 관련 서비스를 고도화하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온코크로스는 AI를 이용해 신약후보물질과 기존 약물의 적응증을 찾아주는 AI플랫폼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약 개발에 투입되는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은 물론 임상 실패 확률을 낮춰 신약 개발에 따르는 리스크를 줄이며 시장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상당히 보수적인 집단입니다. 이들을 설득할 수 있는 데이터 없이는 어떠한 협업도 쉽지 않죠. 이에 기존 약을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적응증을 찾으며 자체 파이프라인을 구축했습니다. 제약사가 물질특허를 가진 신약 후보물질에 대해 새로운 적응증을 찾아주는 비즈니스죠.”
현재 ㈜온코크로스는 자체 파이프라인 개발과 더불어 제약사와의 협력 강화에 나섰다. 특히 치료제가 없는 암이나 난치성 질환, 희귀질환 등에 집중한다. 대표적 사례가 바로 지난해 기술이전에 성공한 근감소증(sarcopenia) 신약 후보물질인 OC514이다. 국내 최초로 AI로 탐색한 신약후보물질이 동물실험 검증 후 기술이전 된 사례이기에 더욱 뜻깊다. 해당 물질은 3월에 호주에서 글로벌 임상 1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일반적인 신약 관련 AI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신약 개발의 초기단계인 질환의 타겟에 적합한 약물 구조의 디자인 발굴이라면 ㈜온코크로스는 신약개발의 후기 단계인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제약회사 신약 후보 물질들의 기존 적응증 이외에 추가 적응증을 찾아주는 방식이라 설명했다. 임상 단계에 진입한 약을 활용하여 질환 적응증을 적극적으로 늘려주기에 제약사는 더 많은 수익구조를 창출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을 제약사에 어필하여, 2020년 1월 제일약품과 뇌졸중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JPI-289의 신규 적응증을 탐색하고, 이를 도입하는 JPI-289(Amelparib) 신규 용도 개발 및 관련 특허 실시권 허여 계약을 체결했다.
“많은 암 환자들이 근감소증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치료제가 없어 대증치료만 이어가는 현실입니다. 환자에게 어떤 약물이 필요한지는 의사가 가장 잘 알기에 환자에게 필요한 약물을 개발하자는 일념으로 연구와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는 ㈜온코크로스만의 강력한 경쟁력이기도 하죠.”
IT 전문가가 아닌 의사들이 설립한 AI 신약 개발 회사라는 점은 ㈜온코크로스의 가장 큰 무기다. 약물 발굴 영역에 인공지능을 접목하는 것이 아닌 세포 내에서 발생하는 변화와 개발 방향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하기에 완전히 다른 영역이라는 설명이다. AI 기업부설연구소와 바이오 기업부설연구소 외에도 풍부한 임상 경험을 보유한 전문인력들이 사내에 있어 임상을 주도적으로 견인할 수 있으며 개발의 속도 또한 빠르다. 김 대표는 의과학자로서 신약 개발에 AI를 더했기에 시작점부터가 다르다며 자부심을 표했다. 실제로 신약 개발 시스템 및 환자들의 니즈에 대한 이해도에 기반한 소통은 제약사들의 높은 만족도로 이어지고 있다.

"㈜온코크로스의 가장 큰 강점은 AI 신약 개발을 위한 원팀을 갖췄다는 데 있습니다. 관련 분야를 아우르는 전문가들이 각각의 영역을 정확하게 파악한 상태에서 일을 진행하고 있기에 임상 시험을 포함해 신약 개발의 전반적 개발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바이오연구소에서 그 효과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 이미 그 효과가 입증된 AI 플랫폼 등을 저희만의 차별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기업과 직원의 동반성장 이루며 AI 신약분야 이끌 것
의사이자 CEO로서의 도전을 이어왔던 지난 7년은 김이랑 대표에게 그야말로 치열한 시간이었다. ㈜온코크로스를 설립한 2015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그는 오전에는 대전에서 의사로 오후에는 서울에서 CEO로서의 삶을 살았다. 새벽에도 환자의 상태가 나빠지면 즉시 병원으로 달려가는 생활이 이어졌다. 김 대표는 당시 가족이나 주변에서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냐고 묻곤 했다며, 그 답은 ‘책임감’에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스타트업을 시작한 이상 회사를 잘 성장시켜 믿음을 준 직원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감과 환자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약을 개발하겠다는 사명감이 그에게 지치지 않을 힘을 불어넣었다.
“저의 아내나 동기 중 그 누구도 제가 회사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사람이 없었어요. 저 또한 마찬가지였죠. 늘 조직에 소속되어 생활하다 처음 사업에 뛰어들며 배워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어요. 전문가들을 만나 조언을 구하고, 컨설팅을 받으며 하나씩 해결해가고 있습니다. 결국은 여러 사람들의 힘을 모으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김 대표는 회사와 직원의 동반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직원과 회사가 함께 성장하는데 중점을 두고 이를 실현할 방안을 찾고 있다는 그는 직원들에게 교육을 권장하는 것 또한 같은 맥락에서라고 설명했다. 회사 내에서의 배움에서 나아가 석·박사 비용까지 지원하고, 학교에서의 시간 또한 근무 시간으로 인정하며 구성원 개개인이 발전할 수 있는 풍토를 정착시키는데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향후 한국 신약 개발 영역에서 혁신적인 AI기업 하나가 기여할 가치는 매우 크다며, AI 신약분야와 제약산업의 다른 기업들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전했다.

㈜온코크로스 김이랑 대표 / 사진 박성래 기자
㈜온코크로스 김이랑 대표 / 사진 박성래 기자

 

실패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으로 세계를 향해 나아간다
“하나의 신약이 개발되기까지는 너무나도 많은 허들을 뛰어넘어야 하는 것은 물론 막대한 비용과 시간, 인력이 필요합니다. 성공확률 또한 희박하죠. 만 개의 후보 약물 중 시판에 성공하는 것은 한 개에 불과할 정도입니다.”
김이랑 대표는 우리나라 바이오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실패를 용인하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함을 당부했다. 무수한 실패 끝에 하나의 신약이 탄생하는 만큼 실패를 기반 삼아 새로운 개발에 도전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문화가 정착된다면 K-바이오 또한 더 좋은 약으로 화답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점에서도 AI를 활용해 신약 개발의 가능성과 속도를 높여가는 ㈜온코크로스만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찾아볼 때도 AI 신약 개발 결과를 임상으로 확인한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환자들을 위한 약이 무엇인가’라는 고민에서 출발한 ㈜온코크로스가 선보인 신약에 보내오는 호응도 상당하다. ㈜온코크로스는 현재도 면역항암제를 사용할 수 없는 환자들의 내성을 극복하기 위한 약물 등 미충족 의료 수요가 많은 약물에 포커스를 맞춘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렇듯 의료현장에서 정말로 필요로 하는 약을 선보이기에 기꺼이 임상을 진행하겠다고 나서는 대학병원들이 많다. 김 대표는 환자에게 정말 필요한데 현재 약이 없는 질환에 포커스를 맞추다 보니 의대 교수들의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올 한 해, 김 대표는 코스닥 상장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바라보고 있다. 현재 프리-IPO 펀딩을 진행 중인 ㈜온코크로스는 8월경 상장을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온코크로스는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이라는 분야가 주는 기대감과 실제 기술이전에 성공할 만큼 앞선 기술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6월 호주 법인을 설립하고, 3월부터 호주에서 근감소증에 대한 임상 1상을 진행하는 데서 나아가 올해 상반기에는 미국과 중국에 지사를 세워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것이라 내다봤다. 코로나19 이슈가 해소되면 글로벌하게 나아가는 것이 ㈜온코크로스의 중장기적인 목표다. 환자들이 염원하는 신약 개발에 대한 ㈜온코크로스의 도전이 더 큰 희망으로 돌아오길 기대한다. 

"세상이 AI를 중심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신약 개발 또한 AI가 그 중심에 설 것이라 확신하는 이유죠. 온코크로스는 세계적 속도에 발맞추어 지속적으로 새로운 신약을 개발해가고 있습니다.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온코크로스의 성장을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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