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기술과 플랫폼, 최적화된 콘텐츠가 만드는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미래
지난 6월 시작된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스플릿이 막을 내렸다. LCK 서머 결승전에서 젠지(Gen.G)는 디펜딩 챔피언 T1을 세트 스코어 3대 0으로 완파하며 창단 이래 최초의 LCK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스프링 시즌보다 진일보한 경기력과 팀워크를 자랑하며 18전 중 단 1패만을 허용한 젠지는 세트 득실 +30의 대기록을 달성하며 역대 LCK 단일 스플릿 최다 득실 기록을 경신했다. 결승전이 개최된 강릉아레나에는 1만여 명의 관중들이 운집해 열기를 더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정규 리그인 LCK는 국제대회의 패권을 쥐고 있는 리그라고도 할 수 있다. 지난 2022 LCK 스프링은 예년 기록을 훌쩍 넘어서며 역대 최고 시청 기록을 거두었다. 이 중 80%가 해외 시청자로 나타나 국제무대에서의 LCK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가장 많은 시청자가 관람한 경기는 2년 반 만에 오프라인으로 진행된 T1과 젠지의 결승전이었다. 4월 2일 열린 결승전은 517만 명의 최고 동시 접속자수(PCU)를 기록했다. 2021년 담원 기아와 T1이 맞붙었던 LCK 서머 결승전 때보다 47% 증가한 수치다. 북미에서 개최되는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2022 롤드컵)’에 LCK 대표로 출전할 팀 또한 모두 정해졌다. 디펜딩 챔프 리그인 LPL(중국)과 LEC(유럽) 또한 출전팀을 가리며 분위기가 서서히 고조되고 있다. LCK는 전 세계 12개 지역의 최상위 팀들이 참가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국제 대회인 ‘월드 챔피언십’에서 총 6회 우승을 기록하며 세계 최상위권 리그로 인정받고 있다. 2022 롤드컵에서는 지난해 LPL에 빼앗겼던 대회 챔피언 자리 탈환을 위해 분투할 예정이다. 역대 최강의 롤드컵 라인업을 꾸리며 다시 한 번 ‘최강 리그’의 왕좌에 도전하는 LCK에 팬들의 시선이 쏠린다.
프랜차이즈 리그 전환으로 새로이 성장 기반 다진 LCK, 글로벌 LoL e스포츠의 중심에 서다
대한민국 e스포츠의 중심에 선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는 2021년 북미(LCS), 중국(LPL), 유럽(LEC)에 이어 네 번째로 프랜차이즈 리그로 전환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했다. 프랜차이즈 리그로의 전환이 경기력 향상과 리그 흥행 제고, 나아가 팀 수익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 구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이를 계기로 LCK가 남녀노소가 즐기는 콘텐츠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프랜차이즈 출범 당시 LCK는 지속가능한 선순환 e스포츠 생태계를 만들 것을 약속했다.
2012년 출범한 LCK는 북미, 유럽, 중국 등 전 세계 12개 지역에서 진행되는 LoL 프로 e스포츠의 한국 리그로, 용산 이스포츠 스타디움에서 인비테이셔널 경기를 진행하며 첫선을 보였다. LCK의 한 시즌은 ‘스프링’과 ‘서머’ 등 두 개의 스플릿으로 진행되며, 총 10개 팀이 참가해 우승 타이틀을 놓고 경쟁한다. LCK는 전 세계 12개 지역의 최상위 팀들이 참가하는 LoL 국제대회인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 총 6회의 우승을 기록하는 등 LoL e스포츠 역사에 남을 전무후무한 업적을 달성한 바 있다. 리그가 진행되는 시즌 중에는 매일 전 세계 약 400만 명의 시청자가 LCK를 지켜보고 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은 해외 시청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명실상부한 글로벌 프리미엄 e스포츠 콘텐츠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2020년 11월 LCK 프랜차이즈에 합류한 10개 기업을 발표했던 라이엇 게임즈는 이어 리그 운영과 관리, 성장에만 집중고자 ‘LCK’라는 독립법인을 설립했다. 재무적 투명성과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기업 회계상 LoL이나 발로란트 외 게임에서 발생하는 수익과 리그 운영으로 얻는 수익은 분리해서 관리된다. 참가팀들의 리그 관련 주요 의사결정에의 참여 또한 보다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부터 내년까지는 순차적으로 신규제도를 도입하며 LoL 한국 e스포츠를 지속가능한 스포츠로 성장시킨다는 구상이다. 7월 25일 LCK는 서울 종로구 롤파크에 위치한 LCK 아레나에서 신규제도 도입 기자 간담회를 열고 ▲육성권 ▲LCK 공인 에이전트 도입 ▲지정선수 특별협상 등 3종의 신규제도 도입 소식을 알렸다. 각 팀 고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예측 가능한 범위 내의 투자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리그 차원에서 제도를 통해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진화하는 LCK, 신규제도 도입과 새로운 리그 창설로 e스포츠 무대 넓혀가
LCK가 신규 도입을 예고한 첫 번째 제도인 육성권은 차기 2개 시즌(2년) 계약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신인 선수에게는 출전 기회 보장이라는 장점이 있으며, 팀은 유망주를 자체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된 셈이다. 육성권은 LCK 로스터 등록 1개 미만 또는 해외 LoL 프로리그 로스터 등록 이력 1년 이하의 선수를 대상으로 한다. 육성권 체결 계약 시 선수에게는 ‘LCK CL(LCK 챌린저스 코리아)’ 기준 전체 세트의 50% 초과 출전이 보장된다. 또한, 연간 최소 20%의 기본 연봉 상승 및 성과에 따른 추가 연봉이나 인센티브 인상도 기대된다. 이러한 육성권 제도는 팀에게도 신인 발굴 및 육성을 위한 충분한 동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LCK 공인 에이전트’ 제도도 도입될 전망이다. 향후 LCK 사무국과 한국e스포츠협회가 자격을 부여한 에이전트만이 선수를 대리할 수 있게 된다. 서류 심사와 교육 세미나 이수, 자격시험을 통과한 에이전트만 공인받을 수 있으며, 최대 2년까지 공인 효력이 유지된다. 다만 제도 도입 첫해인 올해는 스토브리그 시작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예외적으로 시험을 치르지 않고, 공인의 효력 또한 1년으로 축소했다. 선수는 1명의 에이전트만 둘 수 있으며, 에이전트가 동시 대리 가능한 선수의 수에는 제한이 없다.
미국 미식축구리그(NFL)의 ‘프랜차이즈 태그’ 시스템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지정선수 특별협상’ 제도는 각 팀의 로스터 구성 및 유지를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팀은 선수 1명을 지정해 스토브리그 시작 전 협상을 시작하고, 선수 이적 시 로스터 전력을 보강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할 수 있다. 잔류 또는 이적에 대한 최종 결정은 스토브리그 시작 전까지로 제한되며, 팀은 한 선수를 최대 2회까지 연속 특별협상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다.
e스포츠 팬들을 위한 새로운 변화도 기대된다. e스포츠 팬들은 라이엇 게임즈의 LoL, 와일드 리프트, 발로란트 등 다양한 게임에 관한 쟁쟁한 실력을 자랑하는 전 세계의 팀들이 모여 경쟁을 펼치는 국제대회를 관람하는 묘미를 가장 큰 매력 포인트로 꼽는다. 이와 함께 e스포츠 분야 국제대회가 점차 활성화되는 가운데 라이엇 게임즈는 최초의 AWS 기반 원격 방송 센터 설립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스트라이커(Project Stryker)’를 추진해왔다. AWS는 새로운 국제협업의 일환으로 LoL과 발로란트, 와일드 리프트 e스포츠의 창설 후원사로서 라이엇 게임즈의 e스포츠 국제대회를 지원한다. 또한, 라이엇 게임즈의 클라우드 인공지능, 클라우드 기계 학습, 클라우드 딥러닝, 클라우드 서비스 등의 공식 제공자가 되며, 상세한 통계와 통찰을 실시간으로 제공함으로써 e스포츠 대회 관련 콘텐츠에 깊이를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7월에는 3년간의 기획 기간을 거친 4,600㎡ 규모의 첫 번째 프로젝트 스트라이커 시설이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대회 생중계 영상을 전송받아 세계 각지에 있는 수백만 명의 e스포츠 팬들을 위한 콘텐츠의 제작, 방송, 통번역이 진행된다. 더블린은 프로젝트 스트라이커의 유럽 본부로서 지역별 및 국제 e스포츠 생방송 제작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향후 미국 시애틀 인근과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총 두 곳의 프로젝트 스트라이커 시설이 신설될 계획이다. 각 시설의 위치는 8시간씩 시차가 나도록 선정되었기에 e스포츠 대회의 개최지 여부에 관계없이 프로젝트 스트라이커 시설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올 초 LCK는 라이엇 게임즈의 모바일게임 와일드 리프트의 e스포츠 대회인 와일드 리프트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WCK)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지난 2월 15일 롤파크에서 진행된 ‘2022 WCK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오상헌 LCK 대표는 그간 LCK를 통해 축적해놓은 경험들을 확립해 와일드 리프트 리그의 기본 틀을 다지고, 향후 공식 글로벌 챔피언십인 ‘아이콘즈’를 출범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이어 전 세계 8개 지역 총 24개 팀이 참가한 2022 와일드 리프트 아이콘스 글로벌 챔피언십(이하 아이콘스)이 6월 14일 막을 올렸으며, 대망의 결승전에서는 중국의 노바 e스포츠가 첫 번째 세계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급성장하는 e스포츠, 유저 친화적 행보로 e스포츠의 성장 견인하는 LCK
지난 7월 라이엇 게임즈는 2022 롤드컵 일정과 장소, 지역별 참가팀 수를 발표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9월 29일(이하 모두 현지시간 기준) 멕시코시티에서 개막한 후 11월 5일 샌프란시스코에서 결승전을 치르는 올해 롤드컵에는 세계 각지에서 진출한 24개 팀이 출전하며, LCK는 젠지 이스포츠와 T1, 담원 기아, DRX 등 총 네 팀이 참가한다. LCK는 2021년 롤드컵과 2022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에서 각각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북미 지역으로 복귀하는 2022 롤드컵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2년간 중단되었던 투어 형식을 다시 도입한다. 9월 29일부터 10월 4일까지 멕시코시티에서의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시작으로 10월 7일과 10일, 10월 13일과 16일까지 펼쳐지는 그룹 스테이지와 10월 20일에서 23일로 예정된 8강은 뉴욕에서 치러진다. 4강은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10월 29일에서 30일 양일간 진행되며, 대망의 결승전은 11월 5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팬들을 만난다.
또한, 2022 롤드컵에서는 LoL e스포츠와 티파니앤코의 협업 끝에 탄생한 새로운 소환사의 컵을 선보일 예정이다. 티파니앤코는 1860년부터 스포츠 최고의 업적을 영원히 기념하는 트로피를 수공예로 제작해왔다. LPL 실버 드래곤 컵 또한 티파니가 선보인 스포츠 챔피언식 트로피이다. LoL의 과거를 존중하고, 미래를 축하하기 위해 디자인된 소환사의 컵에는 이전 우승팀과 선수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으며, 미래 챔피언의 이름이 LoL e스포츠의 새로운 역사로 기록된다. 44파운드(약 20kg), 높이는 27인치(약 68.6cm)의 소환사의 컵은 티파니앤코 할로웨어 워크숍 소속 장인들은 4개월간 총 277시간에 걸쳐 새로운 디자인을 완성했다. LoL e스포츠는 8월 30일 소환사의 컵 제작 과정 특별 영상을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단독 공개했다.
코로나 팬데믹 속 e스포츠는 빠르게 영향력을 키워왔다. MZ세대의 주류문화로 자리매김한 e스포츠는 이제 12세부터 34세의 젊은 팬층을 중심으로 전통 스포츠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또한, e스포츠의 정식 스포츠화라는 첫발로써 한국e스포츠협회의 대한체육회 가입 소식은 높아진 e스포츠의 위상을 실감케 한다. 글로벌 기업과 기존 스포츠 구단주들은 마케팅 전략과 브랜드 강화 차원에서 e스포츠 산업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고 있다.
이렇듯 고도의 성장을 이어온 e스포츠의 성공 요인으로 게임과 스포츠 두 가지 특성을 모두 지닌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스타크래프트에서 LoL로 이어진 히트게임은 e스포츠의 급성장을 견인했다. 스타 프로게이머들의 활약상과 게임 중계 환경의 다양화 또한 많은 e스포츠 팬들을 매료시킨 요인이다. e스포츠 역대 최고 스타로 꼽히는 이상혁(페이커) 선수는 LoL 역사상 가장 많은 국제전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빠르게 게임의 대중화에 성공한 우리나라는 e스포츠 종주국으로 알려졌다. 공식 연봉 50억 원이 넘는 스타 프로게이머가 등장했으며, 한국인은 지구상에서 게임을 가장 잘하는 민족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1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0년 한국 인구의 70%가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2021년 게임 인구는 71.2%로 추정된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 e스포츠 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17.9%를 기록했다.
빠른 성장을 거듭해온 e스포츠, 그 중심에 LoL이 있다. 매년 10월 개최되는 롤드컵의 지난해 동시 시청자수는 4,600만 명에 육박한다. 오상헌 LCK 대표는 유저 친화적 행보와 끊임없이 즐길거리와 참여기회를 부여해온 적극적 투자야말로 LCK 성공의 이유라 단언했다. 지난해 3월 젠지 이스포츠와 연세대학교가 온라인으로 진행했던 ‘더 게임 체인저(The Game Changer)’ 컨퍼런스에서 e스포츠의 핵심, 팬 엔게이지먼트(교감)에 관한 강연을 진행했던 오 대표는 e스포츠는 게임을 하는 것과는 다른 재미를 전달해야 한다며, 이를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팬들이 삶 속에서 e스포츠를 접하고, 흥미를 느끼도록 유지할 때 비로소 e스포츠가 확장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의 말처럼 LCK는 선수와 팬, e스포츠 인프라를 아우르는 교두보를 자처하며 e스포츠 산업의 선봉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