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희 국립무형유산원장 - 보다 다양한 향유 기회를 제공, 일상 속 무형유산의 가치 찾을 것
이종희 국립무형유산원장 - 보다 다양한 향유 기회를 제공, 일상 속 무형유산의 가치 찾을 것
  • 김윤혜 기자
  • 승인 2021.07.3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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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희 국립무형유산원장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이 지속되며 예술 공연과 행사 다수가 보류·연기되거나 비대면의 형태로 대체되고 있다. 최근에는 조심스레 철저한 방역을 바탕으로 일부 공연이 시작되기도 해 기다려왔던 대중들의 환영을 받기도 했다. 국립무형유산원 이종희 원장은 이 시점에서 문화 전승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기회를 마련해주고, 무형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돋울지 하는 고민에 몰두하고 있다.

이종희 국립무형유산원장
이종희 국립무형유산원장 [사진=국립무형유산원]

국립무형유산원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기관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국립무형유산원은 우리의 무형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호하고 전승하기 위해 설립된 무형유산 복합행정기관입니다. 무형문화유산을 미래로 이어가기 위해 전승자를 육성하는 정책을 수행하면서 공연, 전시, 체험 등을 통해 국민이 무형유산을 다양하게 향유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고, 무형유산에 대한 종합조사연구 기능도 갖고 있습니다. 정책기관이자 연구기관이면서 현장을 직접 운영하는 국가기관이라는 점에서 개성과 강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올해 3, 8대 기관장으로 취임하신 이후 원장님을 필두로 진행한 주요 사업 및 활동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아시다시피 국가기관은 전 해에 예산을 편성하면서 사업계획을 수립하니까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은 이미 작년에 계획된 일들입니다. 올해는 무형유산원이 진행하는 다양한 사업들을 실제로 경험하고 내면화하는 기간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방향과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사업과 활동을 설계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구체적인 부분에서 가능한 조정들은 해나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변화에 발맞춰서 온라인 활용을 늘리고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등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기관에서 최근 주목하고 계신 이슈나 정책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무형유산분야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변화를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최근 막걸리 빚기가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서 많은 화제가 되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떡 만들기도 조만간 지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처럼 의식주 등 전통적인 생활관습뿐만 아니라 구전 전통 및 표현’, ‘한의약, 농경, 어로 등에 관한 전통지식등도 모두 무형문화재에 속하고, 문화재 지정을 통해 일상에서 쉽게 발견하고 즐기도록 정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또는, 디지털 전환이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가속화되었습니다. 관리와 서비스가 모두 디지털기반으로 변화하고 있고, 개인이 문화를 즐기는 방식도 급속하게 디지털화되었습니다. 일상적인 요소들이 문화재로 재발견되고, 디지털화된 환경은 접근을 용이하게 해 줄 것입니다. 앞으로 개개인이 무형유산을 향유하는 방식은 더욱 편리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대에 맞게 변화하는 살아있는 문화유산을 오롯이 보전하고 전승하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과 노력이 요구될 것 같습니다. 국립무형유산원의 대표적인 활동성과에 대해 들어보고 싶습니다.

국립무형유산원은 안정적인 전승체계를 강화·확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학술적인 측면에서 조사·연구·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쉽게 무형유산을 접할 수 있도록 공연·전시·교육·행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체계적인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을 위해 전수교육 관리와 이수심사를 통해 역량 있는 전승자를 길러내고 있습니다. 이들은 각 종목에서 문화예술지도자 등으로 활동하면서 지평을 넓혀가거나, 혼과 맥을 잇는 예인이나 장인의 길에 들어서기도 합니다. ‘이수자들을 지원하고 활동 기반을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보유단체, 전승교육사를 대상으로 5년마다 전승추이자료를 구축하고, 국가무형문화재 종목 및 보유자(단체)의 기·예능과 전승자 생애 등에 대한 기록영상 제작 및 기록도서 발간을 통해 체계적인 기록 보존에 힘쓰고 있습니다. 무형유산의 범위를 확대하고 전국단위의 무형유산 목록 확보를 위해 2017년부터 매년 농경과 어로 분야 및 민간 신앙 분야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전통지식 등 다양한 주제의 심화연구를 통해 무형유산의 숨은 가치를 발굴합니다. 무형유산의 전당으로서 국립무형유산원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공연을 열고, 추가로 다양한 전시를 통해 무형유산을 알리고 있습니다. 40여회의 공연을 통해 전통예술의 멋과 흥은 물론, 현대적으로 재창조된 전통을 선보이기도 합니다. 작년 5월 재개관한 상설전시실 무형유산 솜씨방은 장인들의 공방을 재현하여 공예품이 한옥 생활에 품격을 더하는 모습을 전시하고, 무형문화재 기념관에서는 우리 무형유산을 꿋꿋이 지키며 계승하신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의 삶과 업적을 기리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무형유산 디지털 체험관 꿈나래터에서는 VR, AR등을 활용해 무형유산을 보다 쉽고 재밌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원장님께서는 무형유산의 질적·양적 성장을 강조하며 분야 확장에 힘쓰고 계십니다. 기관에서 현재 진행, 추진 중인 비대면 공연 프로그램에는 어떤 것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올해 운영하는 모든 상설·기획공연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운영 지침을 준수하는 대면공연 개최와 동시에 네이버TV 온라인공연으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상반기에는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명인오마주’, ‘전통연희 판놀음’, ‘무형유산 너나들이등의 공연을 현장 관람과 온라인 생중계로 동시 진행 하였으며, 하반기에는 이수자뎐’, ‘전통예능의 품격’, ‘송년공연등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무형유산원이 매년 9월에 개최하고 있는 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IIFF)’는 올해 역시 온라인으로 운영할 예정입니다(9.10.~9.12.).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계무형유산을 영상으로 접하실 수 있고, 영화와 영화 속 무형유산 전문해설, 관객과의 대화, 특별 공연에 온라인으로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라키비움 책마루의 인문학 강좌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나누어 운영하고, 예정된 전시 현장 영상을 SNS를 통해서도 소개할 예정입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마주하며 우리 겨레의 콘텐츠를 지키고 가치를 보다 널리 알릴 국립무형유산원의 활동이 기대됩니다. 이에 기관 차원에서 어떤 부분을 특히 대비하고 계신지 여쭙고 싶습니다. 관련 연구나 사업 내용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립무형유산원도 많은 사업들을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의 활용은 전주에 위치한 국립무형유산원의 지리적 제한 해소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고, 댓글을 통한 직접 소통도 가능해서 적극 활용해나가고자 합니다. 무형문화유산은 사람에서 사람으로, 공동체에서 공동체로 전승된다는 특징을 지닙니다. 스승이 제자를 직접 가르쳐서 전달되는 전승을 확보하는 동시에 영상이나 녹음, 사진자료 등을 중심으로 기록을 남겨왔는데, 이런 자료들은 디지털화하기에 비교적 용이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록매체에 담겨있던 자료들을 아카이브로 재구축하고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할 수 있도록 정비하는 것도 지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달라진 환경에 따라 해외동포 대상 무형유산 교육프로그램을 영상교육교재 제작 전달로 변경하였는데, 해당 방식을 전승자간 교육이나 일반인 대상 교육에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검토 중입니다. 무형문화유산 전승의 본질을 유지하되 달라진 방식을 병행함으로써 무형유산원이 가진 물리적 한계와 전승 환경이 열악한 종목의 취약성을 일부라도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조직의 리더로서 평소 함께하시는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지금의 자리에 이르기까지 원장님의 원동력이 있으셨는지요?

직원 개개인이 주어진 책임과 소임을 다하고 있고, 제가 뭔가를 강조하면 잔소리가 되기 때문에 가급적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업무에 대해 의논할 때 반복해서 하게 되는 말은 답이 보이지 않으면 계속 생각하라는 것과 가볍게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저는 생각은 힘이 세다라는 말의 힘을 믿습니다. 계속 생각하다 보면 뭔가가 모습을 드러낸다고, 이때 생각은 가볍게 이런저런 생각들 사이를 떠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스스로 무형유산이 지닌 가치에 대한 인식, 가능성과 잠재력, 일상성과 확장성과 같은 관점과 비전을 견고하게 유지하면서 업무를 구체적으로 해나가면 공감대가 만들어지고 좋은 팀워크로 즐겁고 멋지게 일하는 조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화재 보존관리의 가장 기본적인 과제는 문화재의 훼손과 멸실 방지입니다. 저는 문화유산분야에서 일하는 건 영원히 변하지 않을 애인이 있는 것과 같다고 말하곤 합니다. 문화유산을 다루는 제도와 방법, 기술은 몰라보게 달라졌지만, 30여 년 전 현장 확인 갔던 서울 흥인지문은 지금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고 다른 문화유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민의 삶 속에 살아 숨 쉬는 무형유산이라는 비전을 앞세운 국립무형유산원의 행보가 어떠할지 궁금합니다. 향후 국립무형유산원이 나아갈 방향과 목표점이 궁금합니다.

국립무형유산원이 하는 일은 결국 무형유산의 가치를 일상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국민 개개인이 각자의 삶에서 무형유산을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인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다양한 무형유산을, 더 편리하고 더 즐겁게 누릴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과거 기능과 예능으로 크게 분류되던 무형문화재가 전통지식, 구전전통과 표현, 생활관습 등을 포함해 확대되었고, 개념 확장에 맞춰 무형문화재의 지정과 관리,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원도 이에 따라 조사·연구·기록의 방향도 넓히고, 다양한 향유의 기회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또한, 공연, 전시의 온라인 서비스 확대, 전승공예품 대여 개념 확대, 영상축제 등에 대한 참여 활성화 등 국민이 함께 무형유산을 향유할 수 있도록 시대에 맞춰 변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무형유산 교육과 체험을 제공함으로써 무형유산에 대한 흥미를 일깨우는 프로그램 진행과 함께, 토요일에는 민속놀이, 세시풍속 체험으로 누구나 쉽게 만날 수 있는 무형유산 현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원의 소재지인 전주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점진적으로 방법을 다양화하고 지역을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이 원장은 관심과 애정, 격려가 전승자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며 국민들에게 무형문화유산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국립무형유산원의 내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생각에 잠긴 그는 올해의 경험을 기반으로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달라지기 위해 필요한 점들을 확인하고 개선해갈 예정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상황이 빠른 시일 내에 안정기를 바라는 마음과 더불어, 무형유산분야 예술인, 공예인, 관련 단체에도 응원을 전했다. 공연과 행사가 줄어들고 상업적 활력이 떨어지다 보니 사회적으로 수요가 많지 않았던 무형유산분야는 어려움이 겹쳐진 실정이다. 이 원장은 기관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재차 무형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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