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열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장 - 국가 바이오정책 디지털 플랫폼구축, 바이오 경제 앞당기는 초석이 될 것
김흥열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장 - 국가 바이오정책 디지털 플랫폼구축, 바이오 경제 앞당기는 초석이 될 것
  • 박금현 기자
  • 승인 2022.01.19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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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는 바이오 기술, 신산업 창출로 글로벌 경제를 열어가는 대한민국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생명공학 정책 씽크탱크(Think tank)’로, 국내외 생명공학 동향·이슈를 모니터링·분석하고 관련분야 산·연 전문가들과 함께 정부를 도와 정책 아젠다 개발을 지원하고, 수립된 정책들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는 홍보 역할을 하고 있다. 2004년 처음 생명(연) 내 연구사업 조직으로 탄생해, 2021년 2월 새롭게 개정된 생명공학육성법 제24조에 근거 “생명공학 정책의 수립·조정 및 기술개발·활용을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정책 전문기관으로 지정됨으로써 새로운 위상을 갖게 되었다. 김흥열 센터장은 “무엇보다도 세계 바이오산업이 합성생물학의 발전에 따라 제조업 부문에서도 혁신이 가속화되어 AI, 로봇 등 딥테크 융합과 디지털 플랫폼의 역할 등으로 요약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이 바이오산업에 급속 전개되고 있다”며 “다양한 데이터가 플랫폼화되어 통합되면서 바이오 분야에서도 다수의 블록버스터를 창출할 수 있도록 플랫폼 중심의 연구개발 전략으로의 변화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김흥열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장
김흥열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장 ⓒ박금현 기자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의 주요 사업 내용과 성과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센터가 수행하는 가장 우선순위 업무는 정부의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수립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생명공학육성법에서는 5년마다 범부처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매년 시행계획을 마련하여 추진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정책센터는 이러한 정책수립 및 시행을 지원하기 위하여 바이오관련 국내·외 동향조사를 비롯한 정책의 근거 생성에서부터 시작하여 전문가 네트워크 운영, 정책 홍보에 이르는 일관된 정책 프로세스를 구축·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업무의 진행을 개괄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동향모니터링을 통하여 중요도가 높은 핵심 이슈를 선별하고, 다양한 형태의 심층 정보를 생성·보급합니다. 매년 ①바이오 R&D 투자 포트폴리오 분석, ②바이오 중소·벤처기업 통계보고서 발간 ③ 바이오산업분야별, 제품 종류별 국내·외 시장 통계 정보를 주기적으로 보고서로 제작하여 제공하며 그 이외에도 주요 기술별, 정책 이슈별로 필요에 따라 논문, 특허 등 3P 지표분석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정부 정책 수립을 위한 전문가 위원회 및 TF를 지원하는 간사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정 연구 분야 혹은 이슈 대응과 관련한 전문가 위원회가 구성되면 저희 정책센터는 그 관련 정보를 총괄적으로 수집 분석하여 제공함으로써 심도 있는 논의의 기초 토대를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위원회 초기부터 더욱 핵심 이슈에 접근한 논의가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고 각종 세미나, 포럼 등 다양한 이슈 보급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정책 수립 지원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확보된 자료들은 정리하여 정책센터 자체의 정보 포탈인 BioIN(bioin.or.kr)을 통하여 웹진 형태로 일반에 공개합니다. BioINwatch, BioINpro, BioINdustry 등이 핵심 콘텐츠들인데, 최근 그 인기도가 급속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BioIN 회원 수는 2015년 전후반 약 15,000명 수준이었으나 매년 20% 이상 증가하여 지난 21년 말에는 36,000명 이상으로 2배 이상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오픈한 바이오 혁신 연계서비스(BICS) 제공으로 누구나 바이오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관련 서비스도 소개해주세요.
BICS(Bio Innovation Connect Service)는 바이오 R&D에서 산업화에 이르는 다양한 정보 자료를 수집 이용자들이 쉽게 접근·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혁신연계서비스 플랫폼입니다. 이미 우리 생태계에는 다양한 혁신 인프라가 구축되어 운영되고 있고 또한 그 과정에서 다양한 전문 정보를 생성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정보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다면 그 가치가 훨씬 제고될 것입니다. 
정보 연결을 유인하기 위하여 나름의 차별화된 킬러 컨텐츠를 구축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2가지만 말씀드리면, 우선 ①『바이오 클러스터맵』을 들 수 있습니다. 바이오산업과 관련된 혁신 주체들을 디지털 지도상에서 쉽게 찾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다음으로 ②『커뮤니티 서비스』로서, 바이오산업 활성화를 위한 On-Off Line 네트워크를 지원합니다. 누구나 회원 가입을 통하여 BICS 시스템 내에 새로운 자신만의 디지털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운영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앞서 말씀드린 바의 다양한 “정책 근거기반”으로 준비 중인 통계 자료들이 BICS 플랫폼을 통해 함께 서비스될 것입니다. BICS 플랫폼(https://www.bics.re.kr/)의 많은 이용을 바랍니다. 

 

센터장님께서 생각하시는 ‘K-바이오파운드리 구축 전략’에 대해 자세히 들어보고 싶습니다.
기존 바이오 혁신이 유전체를 분석하고 기능을 밝히는 연구에 집중됐는데 이제는 그간 밝힌 유전체 정보와 기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필요에 따라 인위적으로 유전체를 편집하고 활용하는 합성생물학의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바이오파운드리가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바이오파운드리는 AI·Robot 등 첨단기술을 활용하여 생명시스템을 “설계(D)-제작(B)-검증(T)-학습(L)”하는 全 과정을 자동화한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향후 바이오기술 및 산업 패러다임을 크게 바꾸어놓을 핵심 기반입니다. 
미국, 중국 등 해외 주요국에서도 합성생물학기술에 기반하여 바이오 실험·제조 공정을 자동화 고속화하는 바이오파운드리를 구축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정부도 다양한 연구기관과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국가 핵심 인프라로서 바이오파운드리를 구축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준비 중입니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정부 대형 예타 사업으로서 기술성 평가를 받게 될 것이며, 2023년부터는 바이오파운드리 건설 사업을 비롯한 핵심 사업들이 착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흥열 센터장
김흥열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장
김흥열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장
김흥열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장 ⓒ박금현 기자

 

바이오산업의 바람직한 발전을 위해서 정책 제언 또는 제도 개선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서 합성생물의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이 합성생물 패러다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매우 다른 새로운 규제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지난 2010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직속 생명윤리연구위원회에 합성생물학과 같은 과학 분야의 혜택을 누리는 동시에 적절한 윤리적 경계를 식별하고 식별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 권고사항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그 결과로서 위원회는 “신중한 경계 접근(prudent vigilance approach)”을 보고하였습니다. 이는 불확실한 리스크에 대한 과학적 증거가 없는 경우에도 연구개발을 허용하되 지속적인 리스크 평가를 통해 과학적 증거를 보강하는 규제를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기존의 기술과 개발 중인 기술을 포함하여 모든 신흥기술의 규제를 결정할 때에 적용할 수 있는 접근방식입니다. 이러한 신중한 경계 원칙을 우리의 바이오 관련 신기술 규제에 도입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향후 새로운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이에 부응한 새로운 규제제도를 창출하는 우리 자체의 역량도 확보가 요구됩니다.
하지만 우리 자신을 뒤돌아보면, 자체 규제제도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이 매우 취약합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주로 해외 규제·제도를 도입하여 사용해 왔습니다. 선진국에서 오랜 기간 사회적 논의를 거쳐 수립된 규제 제도들을 도입해 쓰다 보니 우리 실정과 정서에 맞지 않는 경우도 많고, 기술의 급속한 진보에 따라가지 못함으로써 제도가 진부화되는 불합리가 빈발합니다. 앞으로는 규제제도도 세계 최초를 지향하여 선도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제품에 대한 승인 규정이 있어야 신제품 출시가 되고 신시장이 만들어집니다. 따라서 신규 규제의 개발 역량은 신제품 창출과 시장선점을 위한 전제조건입니다. 신기술의 등장과 더불어 R&D 초기 단계에서부터 장기적인 전망을 통하여 사회 공론화 과정을 거쳐 규제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미래기술예측이나 기술영향평가 등과 같은 경제·사회과학적 연구기반에 대한 지원도 요구됩니다. 

 

ⓒ박금현 기자
김흥열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장 ⓒ박금현 기자

2022년 K-바이오 미래 유망 기술과 바이오 시장의 경제 전망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근의 미·중 패권경쟁이나 소·부·장 사태, 그리고 팬데믹 감염병 등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당분간 이러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위기 상황에서 국가 사회적 역량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연한 전략수행체계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초기 대응에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됩니다. 진단키트를 발 빠르게 개발해 세계에 수출하고 있으며, 방역에서도 모범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바이오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도 점차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앞으로 K-바이오의 높아진 글로벌 인지도를 기반으로 세계 속에서 우리의 입지를 확대하기 위한 적극적 전략이 요구됩니다.
무엇보다도 세계 바이오산업이 합성생물학의 발전에 따라 제조업 부문에서도 혁신이 가속화되는 모양새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AI, 로봇 등 딥테크 융합과 디지털 플랫폼의 역할 등으로 요약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이 바이오산업에 급속 전개되고 있습니다. 연구개발 현장과 산업 제조 현장에 AI, 로봇 등 첨단기술을 도입한 스마트화, 첨단화 체질 혁신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이미 강력한 ICT 기반이 있으며, 세계적 수준의 화학기업들은 향후 친환경적인 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상당한 수요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이오와 이러한 역량 및 잠재 수요와 더불어 코로나 위기 속에서 빛 난 K-바이오의 자신감이 어우러진다면, 한 번 도전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가생명공학센터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운영 철학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바이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다양성”입니다. 기술의 응용도 보건의료, 농식품, 환경 등 다양한 범위에 걸쳐있고 기술의 사업화도 장기간에 걸친 수많은 요소들이 결합되어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특징은 바이오 부문의 정책 수립을 어렵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다양한 분야, 다양한 정부 부처가 참여하면서 중복이 발생하거나 종합·조정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생기며, 규제도 부처별로 매우 분산적이고 또한 복잡하게 서로 얽혀 있습니다. 합리적 정책 수립과 추진에 지장을 초래하는 요인입니다.
한 대안으로 첨단 플랫폼에 기반한 연구·혁신(Research & Innovation) 체제로의 전환이 시급합니다. 이제는 데이터가 자원인 시대입니다. 개발 논문이나 특허 성과는 그 자체로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러한 성과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얻어진 실험 데이터와 노하우가 오히려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연구과정에서 생성된 다양한 데이터가 플랫폼화되어 통합되면서 바이오 분야에서는 물론 다른 여러 산업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바이오 분야의 미션은 이제 몇 개의 블록버스터를 창출하는 접근법이 아니라 다수의 블록버스터를 창출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과정을 혁신하고 가속화시키기 위한 플랫폼 중심의 연구개발 전략으로의 변화가 요구됩니다. 그러한 플랫폼은 바이오는 물론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혁신의 기반으로 기여할 수 있습니다. 
바이오정책 업무와 관련하여서도 “국가 바이오정책 디지털 플랫폼”구축을 제안 드려봅니다. 산학연에 분산된 혁신 요소들을 디지털 플랫폼에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정보를 모아 보자는 것입니다. 저희 BICS 시스템도 이러한 방향성을 가지고 구축되고 있지만, 산학연의 주요 주체들이 데이터· 정보의 상호 연계 협력을 위한 한 단계 더 진화된 플랫폼 모델이 요구됩니다. 이러한 플랫폼은 향후 근거기반의 형성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며, 바이오 경제를 앞당기는 초석이 될 것입니다.

국가생명공학정책전문기관 지정 현판식
국가생명공학정책전문기관 지정 현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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