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난치성 질환 극복의 Key ‘마이크로바이옴’, 질환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기대
희귀·난치성 질환 극복의 Key ‘마이크로바이옴’, 질환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기대
  • 박금현
  • 승인 2022.02.1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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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선 ㈜바이오미 대표·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교수

장 활동 개선을 위한 유산균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잘 알려진 마이크로바이옴이 전선을 넓히고 있다.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이 알려지면서다. 관련 산업은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지만 파킨슨병 등 희귀·난치성 질환에도 높은 효과가 전망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생물학자로 잘 알려진 윤상선 대표는 마이크로바이옴의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후 ㈜바이오미를 설립하며 직접 사업화에 뛰어들었다. ㈜바이오미는 최근 연세의료원으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으며 공격적인 R&D에 돌입했다.

윤상선 ㈜바이오미 대표·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교수 / 사진 박성래 기자
윤상선 ㈜바이오미 대표·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교수 / 사진 박성래 기자

 

연평균 93% 성장 기대되는 ‘마이크로바이옴’에 주목하다
최근 우리 몸속 작은 미생물(Microbe)의 생태계(Biome)로 이루어진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007년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기법이 보편화된 이후 미생물이 여러 질환과 연관된다는 보고가 이어지면서다. 이후 마이크로바이옴은 만성질환과 난치성 질환, 환경오염 등 다양한 사회현안 해결의 대안으로 부각되며 세계 각국에서 연구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활발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2018년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빌 게이츠는 ‘세계를 바꿀 3가지’로 면역항암제와 치매 치료제, 마이크로바이옴을 꼽으며 마이크로바이옴 산업 발전에 힘을 보탰다. 
우리 정부 또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과 사업화 전주기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바이오 신산업을 창출하기 위해 10년간 1조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한다는 내용을 담은 ‘국가 마이크로바이옴 혁신전략’을 수립하기도 했다. 국내 바이오업계 또한 관련 기술과 생산력을 빠르게 높여가며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시장 내 선도적 지위 확보에 도전하고 있다. 관련 특허도 증가세를 보인다. 2006년 260여 건에 그치던 전 세계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특허는 2016년 2만 1,000여 건으로 늘었다.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설리번에 따르면 세계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규모 또한 오는 2026년까지 연평균 93%로 대폭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기술의 진보와 함께 마이크로바이옴이라는 연구주제가 폭발적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우리 몸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종류와 수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죠.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연구는 인간의 건강과 질병이 미생물의 영향으로 생긴 결과임을 밝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비만이나 당뇨병, 고혈압에서 나아가 우울증, 뇌신경 질환까지도 공생 미생물이 조절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 시작했습니다."

윤상선 대표는 2009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 부임한 후 12년간 관련 연구를 수행해왔다. 우리 몸을 아프게 하는 감염 미생물에 대한 연구에서 우리 몸에서 공생하는 미생물인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연구로 관심이 옮겨가던 시기였다. 항생제 내성 세균에 대한 이슈 또한 마이크로바이옴에 집중하게 한 이유 중 하나다. 윤 대표는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세균들이 증가함에 따라 세계적인 공동 대응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었다며, 마이크로바이옴이 감염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으리라는 가설을 세우고 이에 관한 연구를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이후 항생제 복용 시 장내 미생물 가운데 특정 유전물질이 발현돼 저항력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으로 확인(2016)한 그는 콧속 좋은 세균이 호흡기 바이러스에 의한 폐 감염 억제(2019), 장내 미생물 균주에 의한 콜레라균 감염 저항기전을 규명(2019) 등의 연구를 수행해왔다. 이는 2016년 최우수 의과학 연구 5선 선정(2016, BRIC), 한국미생물생명공학회 중견연구자상(2020) 수상 등의 성과로 이어졌다.

 

대규모 기술이전 토대로 LBP 개발에 주력
“오랫동안 미생물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다 보니 사람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고민 끝에 연구결과를 실제 미생물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바이오 스타트업 설립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의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2020년 겨울에 설립된 ㈜바이오미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다양한 치료 솔루션을 개발하며 우리 몸의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학내 연구에서 출발한 기업인만큼 산·학·연·병 협력이 가능한 우수한 연구개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생균 치료제(LBP, Live Biotherapeutic Product)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연세의료원으로부터 60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을 받으며 본격적인 연구개발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이번 기술이전에는 인체 미생물을 총칭하는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을 활용한 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특허 6건이 포함되었다. 구체적으로는 ▲호흡기 감염 억제 효능을 가진 마이크로바이옴 유래 단백질, ▲항암 효능이 탁월한 마이크로바이옴 유래 면역 증강 단백질, ▲아토피 치료 효능을 보이는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염증성 장 질환 치료 효능을 보이는 마이크로바이옴 종의 조합, ▲부티라트 합성을 유도하는 신바이오틱스(Synbiotics) 시스템 등이다. 
“이번 기술을 이전한 물질은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으로부터 유래한 균주이거나 균주가 생산하는 단백질이기에 독성이나 부작용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충분한 유효성 테스트를 거친 만큼 신약으로의 개발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죠.”
윤 대표는 이전 기술을 활용해 인체에 유용한 균주를 발굴하는 것은 물론 유용 대사물질을 생산하고, 유해물질을 분해하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더불어 ㈜바이오미는 1개 이상의 파이프라인에서 연내 전임상시험을 시작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내년에는 임상시험을 시작할 수 있는 환경 구축에 전념한다는 계획이다. 

 

연구자에서 개발자로, 세상을 보는 눈 넓혀
“흔히 R&D라는 말을 많이들 사용하지만 창업 후 연구와 개발이 완전히 다른 영역임을 깨달았습니다. 교수로서의 연구와 이를 환자에게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치료제로 발전시키는 개발은 전혀 다른 문제였죠. 이 두 영역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저 스스로에게도 도전적 과제였습니다.”
교수에서 사업가로서의 변신은 윤 대표에게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는 창업 후 개발 영역에서도 훌륭한 인재들이 필요하며, 바이오 분야에도 훌륭한 인재들이 우리나라에 많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한 기업을 이끌어가며 절대로 혼자서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님을 깨달은 만큼 ‘팀웍’이야말로 기업 운영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 덧붙이는 그다.
현재 윤 대표는 그간 자신이 수행해온 연구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다. 사업화를 위해 필요한 부분을 파악하며 기존 연구에 대한 수정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그간의 연구를 돌아보며 새로운 배움을 얻고 있다며,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연구를 보다 탄탄하게 다지고 사업화를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자로서의 정체성이 개발자로서의 정체성으로 확대됨을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점점 넓어지고 있죠. 이는 창업에 도전하지 않았더라면 느낄 수도,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업을 운영하며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윤 대표가 창업을 통해 얻은 보람이었다. 아직은 대학교에서 시작한 영세한 스타트업이지만 직원들에게 월급을 줄 때면 뿌듯함을 느낀다는 그다. 하나둘 예전에 없던 체계를 갖춰가는 모습을 통해 더욱 성장한 ㈜바이오미의 미래를 그리곤 한다는 윤 대표다. 대학에서 연구실을 운영하며 대학원생을 지도하는 것 또한 의미가 컸지만, 이제는 직원들의 가정을 책임진다는 사실이 그에게 무거운 책임감이자 보람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이전에는 제자들이 교원이나 연구원으로 성장하기를 바랐지만 이제는 바이오산업으로의 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 대표는 바이오산업 분야에도 할 일이 많음을 확인했다며, 학생들에게 또 하나의 길을 알려줄 수 있는 점이 창업 후 자신에게 일어난 가장 큰 변화라 말했다. 교수로서는 독립된 연구자들을 육성하는데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바이오미 설립 초창기 때 만해도 제자들에게 제가 만든 회사로 취직하라는 말을 자신 있게 건네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회사에 와서 함께 성장하자는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이 또한 굉장히 긍정적으로 바뀐 저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상선 ㈜바이오미 대표·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교수 / 사진 박성래 기자
윤상선 ㈜바이오미 대표·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교수 / 사진 박성래 기자

 

치료제 개발까지 넘어야 할 허들 많아... 지속적인 관심 필요해
마이크로바이옴은 살아있는 미생물을 장으로 전달해야 하기에 기존의 방법이 적용이 안 될 때가 많다. 윤상선 대표는 일반적인 신약 개발 과정과 달리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분야라 설명했다. 우리나라 식약처에서도 아직 인허가 규정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을 정도로 시작단계에 놓인 분야이기도 하다. 윤 대표는 정부 부처와 학계, 산업계가 공동으로 관심을 갖고 논의하며 확장시켜야 할 신약 개발 분야라 말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이 미래유망분야로 꼽히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최근 정부가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마이크로바이옴 기술 확보에 나선 것은 좋은 신호라 할 수 있죠. 관련 인허가 규정 정비 등이 잘 마무리되어 분야 발전의 기반을 다지길 기대합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을 치료제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부작용을 최대한 줄이고 안전성을 높여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있다. 미생물의 총합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 필요한 미생물들이 정확한 비율로 섞여 있으면서도 항상성을 유지하는 약물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전 세계에서 경쟁적으로 일어나는 이유다. 이러한 점이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며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의 난이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바이오미는 ‘미생물이 약물로 개발될 수 있다’라는 굳건한 신념과 함께 관련 R&D를 진행하고 있다. 윤 대표는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단백질 중에서도 우리 몸에 여러 치료 효능을 보이는 단백질들이 있다며, 향후 관련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단백질 의약품 분야에 진출하는 등 마이크로바이옴의 다양한 활용을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수많은 이들의 목숨을 구한 페니실린과 함께 인류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미생물학은 마이크로바이옴의 존재가 알려지며 제2의 중흥기를 맞이했다. 이는 기술발전의 수혜를 입어 수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렵던 미생물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과 비슷한 것으로 인식되어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정도로 활용되고 있지만 기존 치료제의 효능을 높이거나 낮추는 데도 관여하는 만큼 다양한 질병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커진다. 끝으로 윤 대표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바이오미가 선보일 치료 솔루션들과 함께 ‘제2의 게놈’이라 불리는 마이크로바이옴이 인류의 질병 정복을 앞당겨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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