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와 만난 식품산업…AI 식품제조기기로 만들어내는 변하지 않는 ‘맛’
데이터와 만난 식품산업…AI 식품제조기기로 만들어내는 변하지 않는 ‘맛’
  • 김윤혜 기자
  • 승인 2022.11.0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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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명대학교 식물식품공학과 김상오 교수

국제연합 환경프로그램(UNEP)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10%가 먹지 않고 버리는 식품에서 나온다고 추산한다. 같은 시간 전 세계 3억 4,500만 명이 식량 위기를 겪고 있다.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은 없을까. 김상오 교수는 ‘데이터’와 ‘AI 식품기기’를 그 대안으로 제시한다. 흩어진 데이터를 모아 만들어낸 대체식품과 오랜 시간 식품의 맛을 변함없이 보존해갈 수 있는 ‘AI 식품기기‘를 연구하는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좇으며 자신만의 의미를 찾아가고 있다.

상명대학교 식물식품공학과 김상오 교수 Ⓒ김윤혜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상명대학교 식물식품공학과 김상오 교수 Ⓒ김윤혜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식품산업과 만난 IoT·빅데이터·AI, 식품산업의 지능화 이어가
김상오 교수가 지도한 상명대학교 식물식품공학과 전정화(3학년), 박정은(4학년), 황경선(4학년) 학생이 (사)한국식품저장유통학회 국제학술대회 캡스톤디자인경진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김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AI 발효기기 연구 및 발효식품 개발’ 연구는 식품산업과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AI의 융합을 목표로 추진되었다. 김 교수는 대학에서 이론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배운 것을 어디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해법을 제공해주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역할이라 말했다. 이에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4차 산업혁명과 학생들이 공부한 이론을 접목할 수 있는 주제인 ‘발효’를 도출해낸 그다. 학생들은 발효의 이론을 익히는 데서 나아가 발효기기를 제작하는 것은 물론 해당 발효기기를 활용해 발효식품을 만들기 위한 연구를 수행했다. 또한 지능을 갖고 사람을 대신해 발효식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기 개발을 목표로 내걸었다. 
김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AI 발효기기’는 발효 상태를 체크하는 것은 물론 발효가 완료되었을 경우 살균 및 보관이 가능한 자동 제어 기능을 겸하고 있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와 IoT, 머신러닝 기술이 활용되었다. 김 교수는 학생들이 해당 기기 개발을 위해 필요한 기계, 전기전자, 소프트웨어의 기초과목을 이수하지 못한 상태로 수업을 따라오는 것에 때론 어려움을 느꼈겠지만 열정을 갖고 임해주었다며, 그 결과 4개의 기기 제작과 이화주, 발효빵, 쌀요거트, 콤부차 등 4개의 발효 식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는 2건의 특허 출원은 물론 국제학술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김 교수는 참여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계기
가 되었다며, 앞으로 이와 같은 수업을 더욱 활성화하여 더 많은 학생들에게 동기부여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 전했다. 이번 학기에는 인공지능 제빵기기를 개발 중이다.김 교수는 식품공학 분야에 4차 산업의 구성요소를 결합하여 식품산업의 지능화를 이끄는 스마트식품공정학실을 운영하고 있다. 식품, 기계, 전자, 소프트웨어 분야를 아우르는 연구를 수행 중이며, 크게 IoT 기반의 데이터를 이용하는 방안과 식품 자체의 데이터를 이용하는 방안에 관한 연구로 나눌 수 있다. 그는 4차 산업의 구성요소를 근간으로 하는 식품 산
업 현장 자체를 모티프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모든 산업에 걸쳐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는 미래에는 더욱 각광받을 것이라 내다보는 그다. 궁극적으로는 기기를 다루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기를 재학습시키며 각종 식품 설비의 인공지능화를 이끄는 것이 목표다. 이밖에도 농식품 업사이클링, 막걸리 발효 데이터, 노소프트웨어 직무 교육 등을 수행 중이다.

상명대학교 식물식품공학과 김상오 교수 / 사진 박성래 기자
상명대학교 식물식품공학과 김상오 교수 / 사진 박성래 기자

 

다른 이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연구로 식품산업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
김상오 교수가 현재 수행 중인 <식품위생 및 안전관리를 위한 인공지능 가상 센서 연구>는 누구나 쉽게 데이터를 이용하여 인공지능 학습을 시키고 이를 웹 베이스의 서비스로 구축하는 EAT(Easy Access Tool) 플랫폼 개발을 목표로 한다. 기존의 3년차 연구(2020-2022)인 인공지능 EAT 플랫폼 구축 과제와 연계되어 있으며, 1년차 연구를 수행 중인 현재는 하드웨어 설계와 데이터 수집에 중점을 두고 있다. 향후 플랫폼을 활용해 인공지능 가상 센서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인공지능 가상 센서는 현존하지 않는 센서의 영역을 대체하기 위한 시도이다. 기존의 센서로는 식품의 변패, 부패, 산패 등의 변화를 대변할 수 없었다. 이에 김 교수는 온도, 습도, 조도 등을 감지하는 각각의 센서를 활용해 식품 상태 데이터를 구축하고 이를 학습시키며 소프트웨어 상태의 가상 센서를 만들어냈다. 기존 센서의 실시간 데이터를 소프트웨어 센서에 연결함으로써 식품 미생물의 생육상태는 물론 식품의 성숙도, 발효식품의 발효도 등 식품의 품질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김 교수는 이외에도 타 연구기관의 연구원들에게 인공지능의 개요와 서비스 시스템 구축 방법을 지도하는 등 인공지능 연구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저는 식품 연구가 아닌 전자 연구 분야에서 활동해왔습니다. 이러한 이력을 토대로 남들이 하지 않는 연구를 수행하고자 노력하고 있죠. 인공지능화된 식품제조기기 개발이 우선 첫 번째 연구 목표이고요, 두 번째는 이러한 기기에 경험적인 지식을 넣고자 합니다. 사람이 식품의 상태를 보고 요리 정도를 조절하듯 머신러닝된 기기들을 토대로 다양한 변수에 대응하는 거죠. 식품기기들의 인공지능화를 통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간편하게 맛있는 음식을 접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김 교수는 최근 ‘농식품 업사이클링 산업생태계 조성 R&D 방안’ 과제를 수행하기도 했다. 이는 농식품에서 버려지고 있는 부산물의 단순한 재활용이나 폐기를 넘어 가치를 품은 상품으로 상품화를 시키기 위해서 어떠한 과제가 기획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기획 연구이다. 그는 과연 버려지는 것만이 해결책인가에 대한 의문을 바탕으로 농식품 부산물의 가치 있는 재탄생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는 관련 정책의 입법안과 데이터 수집 및 교환, 유통 효율화, 신가공 방법 등 다양한 과제를 도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현재 전 세계에서 식품의 30%가 버려지고 있다며, 관련 과제가 활성화된다면 지구를 지키는 것은 물론 인류 복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쉼 없이 새로운 주제를 연구하게 하는 힘, 연구의 ‘재미’
식품공학을 전공한 김상오 교수는 졸업 후 엘지전자에 입사해 냉장고 마이크로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을 시작으로 냉장고 압축기(컴프레셔)의 성능 및 안정성 테스트를 위한 시뮬레이터 개발을 주도하는 등 냉장고 관련 개발 업무를 수행해왔다. 이후에는 20년 이상 어셈블리어로 작성되어 개발되던 냉장고 펌웨어 프로그램을 C언어로 변환하는 업무를 도맡았다. 한 번 사용을 시작하면 수년간 전원을 끄지 않는 냉장고의 언어체계를 완전히 뜯어고치는 업무는 그에게는 막중한 책임감을 짊어진 도전이었다. 제품의 특성상 하나의 문제가 발생하면 그 여파가 일파만파 커질 수 있는 상황인 까닭이다. 김 교수는 최종적으로 완성된 프로그램을 제품에 탑재하여 양산한 후 몇 주간은 깊이 잠들지도 못할 만큼 중압감에 시달렸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15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우려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기에 이제는 웃으며 당시를 돌아보는 그다.
재직 당시 김 교수가 등록한 특허 ‘냉장고를 제어하는 휴대 단말기 및 그 동작 방법(A Portable terminal controlling refrigerator and operation method for the same)’은 스마트 가전을 제어하는 핵심 특허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음성인식 및 정보제공을 위한 ‘블루투스 냉장고’, 똑똑 두드리면 냉장고 내부가 보이는 ‘노크온 냉장고’ 등 새로운 시도들을 이어온 그다. 김 교수가 개발을 주도했던 대형 디스플레이에 윈도우즈10을 탑재한 ‘스마트 인스타뷰 냉장고’는 IFA쇼에 출품한 것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업으로 이어졌다. 16년간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며 국내외 150건의 특허를 등록 및 출원한 그다. 김 교수는 상품기획부터 연구개발, 마케팅에 이르는 다양한 경험을 학생들과 공유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김 교수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갈구하며 연구에 매진하는 이유는 연구의 ‘재미’에 있었다. 연구 개발 과정에서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면 금세 지쳐서 관두었을 것이라는 그다. 재미있었기에 아이디어를 내고, 연구를 시작하고, 매듭지을 수 있었다. 김 교수는 아직까지도 하고 싶은 일들이 가득하다며, 흘러가는 시간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상명대학교 식물식품공학과 김상오 교수 / 사진 박성래 기자
상명대학교 식물식품공학과 김상오 교수 / 사진 박성래 기자

데이터 수집·가공·활용 연구하며 미래 세대에게 변함없는 ‘맛’의 비밀 물려주고파
식품산업의 디지털화에 속도가 붙고 있는 지금 김상오 교수는 데이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지금 당장 의미를 갖지 않는 데이터라 할지라도 미래에 새로운 해석이 더해질 수 있다며, 디지털 전환을 통해 미래 세대가 더 나은 기술로 더 좋은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때라 설명하는 그다. 김 교수는 이제는 명인의 손맛을 구전이나 경험으로 물려주는 것이 아닌 명인의 경험적 지식을 데이터화하여 후손에게 물려주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식품산업 최대의 이슈는 맛의 보존입니다. 일례로 지속해서 변화하는 식품 원료를 토대로 30년간 하나의 맛을 유지해온 신라면의 이면에는 연구원들의 부단한 노력이 숨어있죠. 그러나 각 산업계의 숙련자가 모두 사라진다면 그 맛은 이어질 수 없습니다. 숙련자들의 기술을 데이터화해 문서로 보존할 수 있는 데이터 축적법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 교수는 식품에 대한 데이터는 이미 사방팔방에 존재한다고 말했다. 최근 대체 식품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데이터베이스와 이를 이용하는 인공지능이 갖춰진다면 다른 몇 가지 성분을 섞어 대체 식품을 만들어내는 일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한다. 동시에 그는 센서에 주목하고 있었다. 현재 연구 중인 가상 센서를 활용해 현재의 맛과 향을 디지털화하여 데이터로 보존하여 후손에게 전달하겠다는 포부다.
끝으로 김 교수는 사람은 꿈을 먹고 자라는 존재라며, 더 큰 꿈을 꿔야 함을 강조했다. 자신 또한 공부의 이유를 찾지 못하던 시절 지도교수님을 만나 새로운 꿈을 꾸고, 꿈을 좇아 현재의 자리에 이르렀다는 그다. 최근에는 새로운 법인설립을 끝마치며 창업에 도전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곁에서 언제나 큰 힘이 되어준 가족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이어서 그는 제자들을 위한 조언자가 될 것을 다짐했다. 시간이 한정되어 있는 만큼 시간을 잘 쪼개어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때 비로소 꿈을 이룰 수 있다며, 자신은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깨닫고, 이를 이루기 위한 길을 기꺼이 함께 찾아 나설 것이라 다짐했다.
"저의 최종 목표는 독보적인 식품 관련 데이터를 갖는데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 식품산업의 한계를 돌파하는 것이야말로 저의 꿈이죠. 식품은 전 세계 누구에게나 충분하게 공유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배가 부르지만 누군가는 배를 주려야 하는 현실이죠. 데이터가 이러한 난제를 풀 열쇠가 되어줄 것입니다. 데이터와 원료, 이를 가공하는 제조기기의 개발 및 보급은 오병이어의 기적을 이룰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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