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4년 서울 종로상인들은 일본상인들의 상권 팽창을 견제하기 위해 ‘한성회의소’를 설립했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의 전신인 한성회의소에서 14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에 이르기까지, 대한상의는 대한민국 상공업의 발전을 견인해왔다.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 광복과 분단이라는 혹독한 시련을 거쳐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에 도달하는 역사를 써내려온 대한상의의 역사는 곧 대한민국 자본주의의 역사라 할 수 있다. 더불어 사회적 공익가치를 바탕으로 지역상공인들과 소통·협력함으로써 기업들을 대변하는 조력자이자 명실공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제단체로 자리매김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종합경제단체 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의는 모든 업종의 대·중소기업을 회원으로 둔 종합경제단체이다. 국내 전체 상공업계를 아우르는 대표 채널로서 전국적 조직 아래 전체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고 지원해왔다. 현재 서울상공회의소를 필두로 전국 73개 지방상공회의소가 설립되었으며, 총 회원수는 21만개에 달한다. 대한민국을 대표로 국제상업회의소(ICC)에 가입한 국내 유일의 글로벌 경제단체이기도 하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제공증사업, 민간경제협력 위원회의 설치, 운영, 통상사절단 파견과 영접 등 통상진흥활동을 수행한다.
특별법인 상공회의소법에 의해 설립·운영되는 법정단체인 대한상의는 국내 경제계의 전반적 발전을 도모하는 공적인 기능도 수행한다. 정부가 비정규직과 최저임금 등 노동 현안을 논의할 때에도 재계 파트너로서 의견을 개진해왔다. 이외에도 정부의 경제, 기업, 환경, 노사, 통상 등 주요 정책 논의에 참여해 전국 각지에 있는 상공업자들의 애로사항을 전달하고, 권익을 보호하는 동시에 국가발전을 위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기업의 경영활동을 제한하는 규제를 개혁하고, 기업이 혁신과 변화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환경 조성에도 적극 앞장서는 모습이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2020년 5월 규제샌드박스 지원센터 출범 이후 올해 7월 말 기준 규제특례 누적승인건수가 400건을 돌파했다. 국내 유일의 민간 규제샌드박스 지원기관인 대한상의 규제샌드박스 지원센터는 기업의 접근성 향상 및 밀착지원을 위한 기업 전담 1대1 컨설팅을 제공한다. 상담부터 규제특례 승인을 아우르는 원스톱 지원을 통해 규제에 막힌 혁신기업에 신산업을 향한 기회의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규제특례 승인을 받은 기업들은 시장출시를 통해 1,700억 원의 투자유치를 받았고, 매출이 5,100억 원 증가했으며, 5,300명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다. 대한상의는 특례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는 과제에 대한 집중 점검·관리와 더불어 각 부처에 법령정비를 적극 건의할 방침이다. 대한상의는 2008년에도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와 공동으로 민관합동 규제개혁추진단을 설치해 5년간 기업 활동을 저해한 대못규제부터 가시규제까지 총 1,886건의 규제해소를 이끌어낸 바 있다.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 속 지속가능한 경쟁력 창출 위한 지원방안 마련 및 정책제언 이어가
상공인의 권익 향상을 대변해온 대한상의는 기업경영상담, 경제정보 제공, 기업정보화, 무역인증, 교육, 홍보, 인력개발 등 기업운영 全영역에서 전문화되고 차별적인 회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기업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국내외 경제 동향 및 경제정책 변화 등 기업의 비즈니스 환경과 직결된 주요 현안을 분석하고 정책과제를 제시한다. 회원기업들은 각종 경제, 경영 및 산업기술자료, 국내외 정기간행물, 조사연구 자료, 국내외 디렉토리 연감 및 통계자료 등을 열람할 수 있다. 회원기업의 각종 경영애로를 덜어주기 노력도 눈에 띈다. 대한상의는 코참경영상담을 통해 관련 분야 전문위원을 통한 무료 상담을 제공하는 한편 현장중심형 기술인력의 양성과 공급을 위해 전국 8개의 인력개발원을 운영 중이다.
금융세제와 관련해서는 금융세제 전문가 또는 정부 및 유관기관 인사와 교류하며 기업하기 좋은 금융 및 조세환경 조성방안을 정부에 건의한다. 기업정책 부문에서는 기업 활력을 저해하는 제도를 정비하는 한편 기업의 법률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중견·중소기업의 경영애로를 해소하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등을 진행한다. 더불어 중소기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산업혁신운동 추진 ▲스마트 마이스터 사업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 공장 구축 지원 ▲스마트 공장 수준확인 제도를 추진하며 중소기업 혁신과 스마트화를 이끈다.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우기 시작한 주요국들은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가용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국가전략 관점에서 첨단산업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중론이다. 이에 지난 8월 대한상의는 국회의원과 경제계 및 산학연 전문가들과 함께 ‘첨단산업 국가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선승독식의 경향이 큰 첨단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보다 과감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 패키지들을 신속하게 집행해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8월 대한상의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과 관련해 ‘CBAM 도입이 철강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CBAM은 EU가 탄소비용이 반영되지 않은 수입품에 대해 EU 생산제품과 동일한 수준의 탄소비용을 CBAM 인증서(certificate) 구매를 강제함으로써 부과하는 제도이다. CBAM 적용대상 6개 품목 중에서 對 EU 수출 규모가 가장 큰 품목은 철강이다. CBAM 도입 뒤 국내 철강 부문이 감당해야 할 비용이 2026년 851억 원 수준에서 점차 증가해 2034년 5,500억 원을 웃돌 것이라는 추산이다. 이는 국내 핵심 기간산업인 철강 부문에서 글로벌 환경 규제로 인한 재무적 부담이 급격하게 증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CBAM 본격 시행이 철강업계의 비용부담으로 이어져 생산활동이 위축된다면 다른 제조·서비업 전반의 생산과 부가가치 창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보인다. 보고서는 CBAM 대응을 위한 근본적 대책으로 철강 등 주요 제품의 내재 배출량을 낮출 것을 권고했다.
국내외 비즈니스 네트워크 구축 이끌며 폭넓은 소통의 기회 마련
신년인사회, 하계제주포럼, 최고경영자(CEO) 초청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비즈니스 네크워크 구축에도 힘을 싣는다. 국내외 각계 인사들과의 폭넓은 교류와 친목 도모의 장을 제공하는 것이다. 상공업계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위원 간 교류활동을 추진하기 위한 업종별·분야별 위원회도 운영 중이다. 또한 대외 통상여건을 개선하고 우리기업의 국제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전 세계 주요 국가에 경제사절단과 시장조사단을 파견하고 있다. 민간 차원의 국제 경제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운영 중인 민간경제협력위원회는 아프리카와 동남아, 중남미, 중앙아시아 등 전략지역 국가들을 중심으로 55개국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중국/베트남 진출 한국기업의 권익을 보호하고 경제교류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해외사무소도 운영 중이다. 또한 기업의 수출입 거래 시 필요한 원산지 증명 등 무역인증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7월 개최된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한국과 베트남의 주요 기업인들이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디지털 전환, 공급망 협력 등을 통해 향후 양국간 투자와 교역을 확대하는데 뜻을 모았다. 해당 포럼은 2022년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관계가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됨에 따라 상호 투자·교역을 확대하고 경제협력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날 포럼에서는 양국 주요기업과 기관 간 23건의 MOU가 체결되었으며, 디지털 전환, 공급망 에너지 협력에 대한 양국 기업인과 전문가들의 주제발표가 함께 진행되었다. 이날 포럼을 계기로 대한상의는 한·베트남 경제협력위원회, 대한상의 베트남사무소 등의 채널을 적극 가동해 신사업 창출을 돕고, 기업 애로를 해소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나갈 계획이다.
크로스보더 이커머스(국경 간 전자상거래)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이른바 ‘알테쉬(알리, 테무, 쉬인)’로 대표되는 C-커머스의 국내시장 진출 등 급변하는 시장 환경은 물류 업계에 파동을 일으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외 유통산업 동향과 경영전략에 관한 다양한 정보 및 회원사를 대상으로 하는 물류컨설팅 등 물류비 절감과 물류효율화를 지원한다. 지난 7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물류의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개최된 제49차 대한상의 물류위원회에서는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물류 비즈니스 기회 창출 요인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루어졌다. 물류업계 CEO들로 구성된 대한상의 물류위원회는 2008년 발족 이후 물류 현안에 대한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정부 건의활동과 국내외 물류산업 동향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앞으로도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와 AI, 로봇 등 신기술 발전 등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통해 물류산업의 이끌어간다는 방침이다.
상공업 발전에 기여하고, 각 산업분야 진흥에 모범이 되는 기업인을 포상하며 상공업 발전을 독려하는 노력도 이어진다. 대한상의는 ▲상공의날 ▲기업혁신대상 ▲중소기업 기술혁신대전 품질혁신분야 포상 ▲한국유통대상을 통해 모범기업인 및 유공자를 포상하고 있다. 또한 기업 CEO의 경영 능력 향상과 실무자의 직무지식 향상을 위한 ▲최고경영자 과정 ▲품질혁신 교육 ▲세무·회계 교육 ▲소상공인 대상 실무교육 등 다양한 교육·연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본격화되는 ESG 규제, 대응방안 논의에 더해진 면밀한 관심과 지원으로 우리 기업의 경쟁력 창출
최근 국내 ESG 공시 의무화 등 ESG 관련 규제가 본격화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볼 때도 기후 소송 건수가 5년 새 2.5배 증가하는 등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상의는 지난 5월 대한변호사협회와 ‘ESG 법률지원 업무협약’을 체결, 국내기업의 ESG 법률 지원을 위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대한변호사협회와 공동으로 ‘ESG 법률 포럼’을 개최하며 국내외 ESG 법제화 동향을 알아보고, 기업들의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ESG 공시가 의무화되면 관련 소송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법적 리스크 대응을 위한 내부통제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특히 공급망 실사 의무화로 환경·기후(E) 영역 외에도 노동·인권 등 사회 영역(S)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기에 중소·해외 협력업체가 많은 우리 기업의 특성을 고려한 면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이 모였다.
지난 9월 코엑스에서는 ‘제1회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가 열렸다. 정부와 민간, 학계 등 200여 곳이 참여해 함께 사회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공론의 장을 마련한 것은 물론 참여 기관들의 다양한 제품들이 행사장 내 마켓에서 소개 및 판매되었다. 이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이해관계자가 한 자리에 모인 국내 최대 규모의 행사다. 대기업 및 소셜 벤처에서 준비한 ‘가치 소비 체험 공간’ 참가자들은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 관련 컨텐츠와 상품을 직접 체험하고 구매함으로써 건강한 소비문화 확산에 기여할 수 있다.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에 다다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공존과 공생을 위해서 기꺼이 무거운 짐을 나눠 들었던 수많은 상공인들이 있었다. 대한상의는 서로의 힘을 엮어 고난을 이겨낼 희망과 용기를 만드는 구심점이 되고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과 새로운 과제를 직면한 우리 경제산업계가 그려갈 내일, 그 중심에 대한상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