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주 원광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교수 - 상용화 가능한 기술로 ‘맘껏 먹어도 살 안 찌는 음식’ 만들어내는 식품생명공학자
이창주 원광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교수 - 상용화 가능한 기술로 ‘맘껏 먹어도 살 안 찌는 음식’ 만들어내는 식품생명공학자
  • 김윤혜 기자
  • 승인 2024.11.0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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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의 미래 가치를 위해, 사람과 환경을 생각하는 농식품 산업의 혁신

가루쌀에 걸리는 기대가 크다. 가루쌀은 수입 밀가루를 대체해 식량자급률을 강화하고, 만성적인 밥용 쌀의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할 수단으로 손꼽힌다. 글루텐이 없는 건강한 재료라는 점 또한 가루쌀에 거는 기대감을 더하는 요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7년까지 수입 밀가루 수요의 10%(20만t)을 가루쌀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원광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이창주 교수는 가루쌀을 비롯해 저항전분과 지소화성 전분 등 대체소재 및 적용 제품을 개발하며 맛있으면서도 가볍고 건강한 식탁을 채워가고 있다.

이창주 원광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교수 Ⓒ김윤혜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이창주 원광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교수 Ⓒ김윤혜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건강하고 안전한 음식으로 세계인의 ‘먹는 즐거움’ 지킨다
이창주 교수는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식품생명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와 아이오와 주립대학 및 하와이대학에서 연구원으로 쌀 가공 관련 연구를 수행해왔다. 2015년부터는 원광대 식품생명공학과 식품가공학 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식품을 직접 개발해 즐기고자 식품공학을 택하게 되었다며, 맛있고 건강하면서도 경제성이 있는 식품을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는 먹는 것을 좋아하여 식품공학을 택했습니다.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요리사는 몇 명을 즐겁게 할 뿐이지만 맛있는 가공식품은 전 세계인에게 먹는 즐거움을 줄 수 있습니다. 내가 즐겁고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식품을 개발하는 마음으로 연구에 임하고 있습니다.”
이 교수가 이끄는 식품가공학실험실은 저칼로리 탄수화물 중에서도 전분 소재 개발 및 제품개발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쌀가루과 가루쌀, 국산밀을 비롯한 국내산 농산물을 이용해 고부가가치 소재를 개발하고 그 특성을 규명하는 데서 나아가 면류 및 빵류 제품에의 적용연구까지 수행한다. 변형 쌀가루를 이용한 글루텐프리 제품을 개발한 것은 물론 가루쌀을 면류에 적용해 가루쌀의 우수성과 식품가공 소재로서의 적합성을 규명했으며, 가루쌀 가공 기술보급에 이바지하기도 했다. 
저항전분과 지소화성 전분 개발에도 무게를 싣는다. 칼로리를 낮게 유지하는 데다 식이섬유와 비슷한 건강기능효과를 가진 저항전분은 저칼로리 즉석밥과 가공식품 면, 빵, 과자류에 적용이 가능하다. 지소화성 전분은 혈당을 높지 않게 지속적으로 공급하여 혈당 관리가 필요한 당뇨 환자나 에너지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운동선수들에게 도움이 되는 전분이다. 
최근에는 국내산 쌀가루를 활용한 밀가루 글루텐 대체 소재를 연구개발한 성과로 2024년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제34회 과학기술우수논문상을 수상하며 이목을 끌었다. 이 교수가 연구 개발한 글루텐 소재를 통해 쌀가루 소비를 촉진하는 것은 물론 가공식품에도 활용할 수 있게 되며 식품가공학 분야의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과학기술우수논문상은 국내 학술지에 창의적인 우수논문을 발표한 과학 기술인 1인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국내 과학기술계에서 최고 권위의 학술상으로 인정받고 있다. 2019년에는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 후(Marquis Who’s Who in the World)’에 등재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식품가공학실험실은 열 안정성 99%를 보유하고 있는 저항전분 개발 방법에 관한 특허를 비롯해 국내외 저명학술지 논문 63편 게재, 학술발표 120편, 특허 등록 및 출원 10건을 확보하고 있다. 더불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 및 식품 관련 학술대회 우수논문상 19회 수상실적 등 식품가공학실험실은 매년 식품 관련 학술지 및 학술대회에서 우수논문상과 우수포스터상을 수상하며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2023 한국식품과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학술진보상을 받았다. 쌀가루의 저칼로리화를 통해 건강한 식품을 개발하여 대한민국 식품과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밀가루 수입량은 줄이고 쌀 수급불균형 문제 해소하며 
식량자급률 높이는 아이디어

이창주 교수가 쌀가루 글루텐 대체 소재를 연구하기 시작한 계기는 단연 수입에 의존하는 밀가루 대체 식품에 대한 요구였다. 현재 우리나라의 밀가루 수입량은 95%에 달한다. 전체 소비 중 국산밀이 차지하는 비율은 5%에 불과하다. 또한 식문화가 다변화하며 가정 내 밥쌀 수요가 줄어들며 우리 쌀 중 밥용 쌀에 대한 소비는 급감하는 추세다. 쌀 소비의 감속 속도가 재배면적의 감소 속도보다 빠르게 진행되며 공급과잉 문제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수급불균형 문제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이 교수는 밀가루를 쌀로 대체해 가공용 식품에 적용한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성공한다면 밀가루 수입량을 줄이는 동시에 쌀 공급과잉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쌀가루는 글루텐이 없어 빵류, 면류 등 가공식품으로의 제조가 까다로운 원료로 알려져 왔다. 이 교수의 글루텐 대체 소재에 기대가 실리는 이유다.
글루텐은 빵이나 국수 등 밀가루를 원료로 하는 식품을 제조할 때 반죽의 신장성과 탄력성을 주는 성분이다. 밀가루에는 10~13%의 글루텐이 함유되어 있다. 글루텐이 함유된 밀가루 음식을 먹은 후 알러지성 염증이나 셀리악 병이 생기는 과민성 반응을 보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쌀가루 글루텐 대체 소재는 밀가루 음식에 대한 부작용을 덜어내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쌀가루에는 밀가루보다 더 좋은 단백질과 섬유질, 비타민 A·B·C가 함유되어 있으며, 소화도 더 잘된다.
“그간 글루텐 대체 소재 개발을 목표로 하는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져 왔습니다. 대부분 화학제를 쓰거나 효소를 적용하는 방식이었죠. 이는 너무나도 높은 가공 비용과 낮은 열 안정성으로 상업적 활용이 어려웠습니다.”
현재 이 교수는 가루쌀(분질미)을 이용하여 빵류, 과자류, 면류에 적용하는 제품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쌀가루와 밀가루의 가장 큰 차이는 글루텐이라 설명했다. 밀가루에는 글루텐이라는 단백질이 함유되어 있어 빵류, 과자류, 면류 등의 제조가 용이하지만 글루텐이 없는 쌀의 경우 반죽을 부풀게 하는 성질인 점성과 탄성이 부족하다. 이는 쌀가루 활용도를 떨어뜨리는 주요인이다. 또한 가루 형태로 제조할 때 쌀가루가 밀가루보다 처리비용이 많이 들며, 보관 기관도 짧다는 단점이 있다. 가루쌀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여 개발된 쌀가루이다. 이 교수는 해당 가루쌀을 이용해 제품을 개발한다면 쌀 소비 확대를 이끌어내며 쌀가공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나아가 우리나라의 식량안보와 직결된 현안인 만큼 가루쌀과 우리밀 연구에 집중할 것이라 덧붙였다.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수입 밀가루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 이미 우리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빵을 비롯한 가공식품의 가격이 폭등하는 것을 목도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적 곡창 지대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공급불안정이 없을 것이라 장담하기는 어렵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밥용 쌀은 과잉공급되고 있지만 가공용 쌀은 부족한 실정이라며, 밥용 쌀을 가공용 쌀로 치환해 밀가루를 대체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면 식량안보 확보를 위한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국산밀의 기능성과 수익률을 보완하기 위한 연구도 수행 중이다.

이창주 원광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교수 Ⓒ김윤혜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이창주 원광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교수 Ⓒ김윤혜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수입 밀가루를 100% 쌀로 대체하며 건강한 먹거리 만들어갈 것
이창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쌀을 이용한 밀가루 대체 품목을 면을 비롯해 빵과 과자까지 확대하며 수입 밀가루를 100% 쌀로 대체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세계 밀가루 시장도 절반 이상을 쌀가루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포부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다. 우선 가격이다. 쌀은 일반 밀가루보다 3~4배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 교수는 건강을 우선순위에 두고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시장으로부터 효능을 인정받는다면 이러한 문제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실제로 국내 대기업에서도 면류 식품화 요청이 들어오고 있으며, 메리트가 높은 빵 쪽에서도 피자체인점 등에서 제의가 잇따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면류를 제조할 때 가루쌀을 첨가하면 밀가루면이나 일반쌀면보다 명도와 노란빛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면의 쫄깃함과 탄력성, 신장성이 높아진다. 조리시간이 짧아지는 것 또한 장점이다.
“제품이나 소재를 개발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이 판매 가능성입니다. 아무리 맛있고 건강한 식품이라도 소비자로부터 선택받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으니까요. 여러 기업들이 저를 찾아주시는 이유도 여기 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산업체에서 판매할 수 있는가를 염두에 두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빵은 글루텐프리(無글루텐) 제품 중에서도 가장 구현이 어려운 제품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중에 글루텐프리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지만 제품의 성숙도는 낮은 실정이다. 일부 제품의 경우 냉동식품의 형태로 유통되기도 한다. 이 교수는 상온 유통이 가능하면서도 일반 빵과 비교할 때도 차이가 없는 수준의 빵을 목표로 연구하고 있다. 여기에서도 가격경쟁력을 염두에 둔다.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가루쌀을 원료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일반 밀가루 대비 2배까지는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쌀을 이용해 만든 빵은 밀가루 기반 빵과는 다른 맛과 식감을 가집니다. 쌀빵의 부드러움과 쫄깃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요. 가격이 조금 높지만 더 맛있다고 생각하시는 소비자들이 많죠. 시중에서도 우리 쌀로 만든 식빵이 속속 보이고 있죠. 밀가루 빵과 비교했을 때 맛의 차이가 없으면서도 합리적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쌀빵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 교수는 자신이 개발한 소재나 제품이 많이 팔리는 것도 물론 보람되지만 일반 제품과 같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기존의 소재 혹은 제품을 대체하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한 까닭이다.

이창주 원광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교수 Ⓒ김윤혜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이창주 원광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교수 Ⓒ김윤혜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적극적 인재 양성과 지역 인프라 활용하며 연구 시너지 극대화해
식품가공학실험실은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소재에 기반한 가공식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자연스레 우리 농산물 유관기관 및 정부부처와의 협력 연구가 이어진다. 현재 이창주 교수는 농림축산식품부 쌀가루 산업 발전협의회 위원, 국립식량과학원 현장명예연구관, 한국푸드테크협의회 전북지회(지역기반 활동), 한국식품과학회 식품과학교과과정 위원회 위원뿐만 아니라 식품 관련 학회의 운영위원을 역임 중이다. 이 교수는 자신의 연구도 물론 중요하지만 같은 분야의 연구자들과 소통하고, 새로운 결과를 공유해야 더 빠른 발전이 있을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러한 발전이 결국 국가 발전과 연계된다는 일념으로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다.
‘생명산업의 글로벌 거점대학’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원광대학교가 올해 글로컬 30에 선정된 만큼 이 교수의 연구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 기대된다. 그는 주변의 식품클러스터, 한국식품연구원, 농촌진흥청 등 인프라를 통해 왕성한 연구활동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식품생명공학과 학생들에게도 보다 다양한 교육 기회가 제공될 전망이다. 특히 전북특별자치도 ‘글로벌 생명경제도시’ 익산 건강기능성식품분야 기회발전 특구·교육발전특구와 연계하는 등 농생명·바이오 교육협치에 기반한 시너지도 기대해봄직 하다.
"연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과 인프라입니다. 원광대학교가 위치한 전라북도는 넓은 농산물 재배 면적을 확보한 것은 물론 식품 클러스터와 식품 관련 기관 등 서울, 경기권보다 우수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에 우수한 인재들을 배출해 지역의 우수한 인프라와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 교수는 신입 대학원생을 받기보다 학부생들을 연구자로 성장시키는 데 공을 들여왔다. 비록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이제는 서울의 그 어떤 학생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역량을 갖추었다는 설명이다. 박사과정에 있는 제자의 경우 10년 가까이 그와 손발을 맞추어왔다. 석사과정 제자들 역시 4년 이상을 함께하며 끈끈한 팀웍을 완성했다. 이 교수는 자식같이 키운 학생들이라 말했다. 그는 자신이 직접 양성한 제자들과 함께 국제학술대회 등에 참여하며 학계와 소통하고 있다. 스스로 쌓아온 연구들로 세계의 석학들과 소통하는 가운데서 학생들이 느끼는 자부심이 크다. 연구를 할 때는 열심히, 부지런히를 넘어 ‘잘하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한다. 아무리 열심히 하더라도 성과와 결과가 좋지 않다면 후회가 남는다는 인식에서다. 제자들에게도 ‘잘하는’ 연구자가 될 것을 강조한다.
“모든 사람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이라는 양면을 갖고 있습니다. 연구원들과 소통할 때 장점은 칭찬하여 더욱 잘하게끔 북돋아 주고, 단점은 보완해 행동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연구자들의 역량을 끌어내는 것은 물론 진솔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열량 식품부터 혈당 스파이크 낮추는 식품까지, 누구도 먹는 즐거움 빼앗기지 않도록
이창주 교수는 정부사업과 발맞춰 우리나라 농산물 판매 촉진을 위한 연구들을 수행하고 있다. 그간 밥용 쌀에 관한 연구는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으나 가공 쌀을 활용한 가공제품 관련 연구는 미비했다. 그는 감사하게도 자신의 연구 주제가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과도 잘 맞아떨어진다며, 정부의 관심과 지원에 힘입어 연구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 전했다. 우리 농산물의 품질을 높여 많은 소비가 일어난다면 국가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함께였다. 정부는 내년도 가루쌀 관련 예산 정부안을 올해보다 대폭 늘려 가루쌀산업 활성화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쌀가루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과 소비자 인식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큰 변화를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간 쌀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여겨져 온 쌀 공급과잉 문제 또한 자연스레 해결될 수 있죠.”
지금까지 진행해온 저항전분 연구와 더불어 지소화성 전분 연구에도 무게를 싣는다. 지소화성 전분은 사람의 인체 내에서 천천히 전부 소화되는 전분이다. 오랜 연구 끝에 열안정성을 지닌 저항전분 개발에 성공했지만 지소화성 전분의 열안정성은 아직까지 획득하지 못한 상태다. 이는 가공제품 개발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가공제품을 장기 보존하기 위해서는 열처리를 통해 살균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낮은 열안정성으로 열처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지소화성 전분은 당뇨병 환자가 먹어도 괜찮은 소재라며, 운동선수뿐 아니라 당뇨 환자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 것이라 전했다. 
“지소화성 전분으로 만든 과자 등 어떤 식품이든 섭취 시 천천히 분해됩니다. 2시간 이상이 소요되기도 하죠. 이는 최근 관심을 끄는 혈당 스파이크 등의 작용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천천히 흡수되며 혈당이 서서히 올라갔다 떨어지기에 당뇨 환자들의 건강관리에도 도움이 되죠.”
이 교수는 마음껏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음식을 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열량 소재 개발을 위한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자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던 그다. 현재는 칼로리가 거의 없는 형태의 소재 개발을 마치고 면과 빵류에 적용을 한 상태이다. 음료 등 다양한 식품에 적용하기 위한 후속연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저열량 식품의 시장 확대를 넘어 우리 일상에 깊이 자리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나아가 개발한 소재에 대한 의약품으로의 적용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지소화성 전분은 약의 부형제로도 활용될 수 있다. 캡슐을 적용한 유산균이 위에서 살아남아 장까지 전달되듯 전분을 부형제로 활용해 소장을 넘어 대장까지 전달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도 집중한다. 저항전분과 사과산을 결합한 저분자로 소화효소의 접근을 막고 체내 흡수를 막는 대신 유익균을 살려 장의 건강을 증진하는 것이다. 
자조론(自助論)의 저자 새뮤얼 스마일스(Samuel Smiles)는 “생각의 씨를 뿌리고 행동을 거두고, 행동의 씨를 뿌리고 습관을 거두고, 습관의 씨를 뿌리고 성품을 거두며, 성품의 씨를 뿌리고 운명을 거두라”는 말을 남겼다. 이는 이 교수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친 말이다. 그는 이 문장을 만나고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음을 깨달은 후부터 소극적이던 성격을 바꾸게 되었다고 전했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에 지지 않기 위한 노력이야말로 이 교수를 이끄는 원동력이다.
"제가 하고 있는 연구는 오늘날 하나의 작은 씨앗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그 씨앗이 자라 더 많은 연구와 성과들로 결실을 맺길 기대합니다. 오늘의 작은 연구들이 큰 목표로 연결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매일의 연구를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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