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현상 국가신약개발사업단 단장 -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은 사회 안전망이자 미래 성장동력 산업
묵현상 국가신약개발사업단 단장 -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은 사회 안전망이자 미래 성장동력 산업
  • 박금현 기자
  • 승인 2023.01.02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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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바이오헬스 산업의 중심,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대한민국 보건의료산업의 도전

최근 세계적 경기침체로 인해 글로벌 제약기업들이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미국 FDA 신약 승인, 글로벌 기업의 인수합병, 글로벌 메가펀드의 조성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본격화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저성장 시기 미래 먹거리이자 일자리 확보의 핵심 분야인 제약 바이오 산업을 국가 필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글로벌 중심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중장기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 국가신약개발사업은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써 국내 신약개발 R&D 생태계 강화, 글로벌 실용화 성과창출, 보건의료 분야의 공익적 성과 창출을 목표를 하고 있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 묵현상 단장을 통해 그동안의 주요 성과와 국내/외 신약개발 동향, 앞으로의 비전과 목표를 들어본다.

묵현상 국가신약개발사업단 단장 / 사진 국가신약개발사업단

 

안녕하세요. 단장님, 먼저 국가신약개발사업단과 단장님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은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국민건강의 필수조건인 의약 주권 확보를 위해 제약기업과 학⋅연⋅병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바탕으로 신약개발 전주기 단계를 지원하는 범부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국가 R&D 사업인 ‘국가신약개발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사업단은 현재 3본부 9팀, 사업단장을 포함하여 총 39명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운영위원회 전문기관협의체, 투자심의위원회, 평가단을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학·석사를 마치고 KT연구소에서 컴퓨터 네트워크시스템 개발에 참여하다가, 삼보컴퓨터 부사장 등을 거쳐 1999년 메디프론 디비티를 설립하여 바이오업계와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었습니다. 2006년에 코스닥에 상장하였으며, 독일 제약기업과 라이엔스 아웃을 체결하였습니다. 2010년엔 다국적제약사 로슈에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 후보물질 라이선스 및 공동연구를 성사시켰습니다. 2016년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의 선행사업단인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사업단장을 맡으며 5년간 사업을 이끌었고 이후 2020년 국가신약개발사업단 초대 사업단장으로 임명되었습니다. 저의 주된 활동분야는 새로운 치료 모달리티 약물의 해외 기술수출 및 공동개발 등을 이끌어내는 비즈니스 디벨롭먼트입니다.

 

주요 사업과 성과들을 말씀 부탁드립니다.
국가신약개발사업은 우수 유효물질과 선도물질의 도출을 지원하는 신약 기반확충 연구, 기초 연구와 임상연구 간 연계를 지원하는 신약 R&D 생태계 구축 연구, 임상시험 중심의 신약개발을 지원하는 신약 임상개발 연구, 그리고 각 단계별 병목현상을 지원하는 신약 R&D 사업화 지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년간 총 5차례의 과제 공모 및 선정평가를 통하여 첫해인 2021년에는 111개, 다음 해인 2022년에는 116개, 총 227개의 신규과제 선정하여 협약을 완료하였습니다. 과제 선정의 평균 경쟁률은 약 5:1을 기록했습니다. 
2021년 7월부터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어 대부분의 과제가 초기 진행 중에 있으나 22년 12월 현재 약 1조 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이 1건 체결되었으며 총 5개의 과제가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식약처의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습니다.
신약 연구개발 지원을 위해서는 임상시험 전략 수립 컨설팅(ACT), 과제별 컨설팅(BRIDGE, ACT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약 40건의 컨설팅이 진행되었으며 약 90%의 참가자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FDA IND 신청 및 사전 준비를 위한 컨설팅 등도 제공합니다(Global RA 지원 프로그램).

선정된 과제의 글로벌 기술거래와 기술이전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 중입니다. 약물가치평가, 특허침해(FTO) 분석 및 특허 전략 수립 등을 통한 사전 준비를 지원합니다. 그리고 미국/유럽 및 아시아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공동 개발을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홍보 자료를 제작하여 잠재 파트너사 후보를 발굴하고 있습니다(CPG 프로그램). 국내 기업들의 파이프라인 강화와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 참여 독려를 위하여 200개의 우수 물질을 국내에 소개하고(Connect & Development 프로그램), 글로벌 사업개발 인재 육성을 위한 워크숍도 개최하였습니다.
정부주도의 체계적 컨설팅 및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같은 국내 공공 인프라 연계를 위하여 신약 생산 지원, 공정 및 분석법 개발 등의 전략적 지원 체계를 마련하였고 총 18건의 과제를 연계하였습니다.

 

신약개발 연구와 산업의 국내/외 동향은 어떤가요? 
최근 세계적 경기침체로 인해 글로벌 제약기업들이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라이센싱 및 인수합병(M&A) 거래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제약기업들은 현금의 절약을 위해 주로 가격이 저렴한 초기 단계 물질의 라이센싱을 진행하거나 판매중인 약물을 보유한 기업과의 M&A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빠르게 위축되는 가운데, 바이오텍의 기술특례 상장 등 IPO가 어려워지면서 국내 VC 투자가 급감함에 따라 신약개발 바이오텍 창업 붐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국내의 글로벌 기술이전 건수는 급감하였고 계약규모도 대폭 감소하였습니다. 글로벌 빅파마는 M&A를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및 사업의 다각화 전략을 취하고 있으나, 국내 제약기업 중에서 기업 지분의 전량을 매수하는 피인수 대상이 될만한 바이오텍은 극소수인 상황입니다.
미국 벤처캐피털 투자 흐름도 변하고 있습니다. 벤처기업의 시리즈 A, B, C, D 투자는 현저히 감소하는 대신 밴처캐피털이 주도하여 글로벌 제약기업이 보유한 후보약물을 라이센싱하는 “기획창업”이 주력 투자방식으로 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은 종양(항암제)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인 제약·바이오 시장의 거래 감소에도 기존 항암제보다 치료율이 월등히 높은 항체-약물 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의 개발 및 deal의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임상 단계의 ADC 후보물질들의 기술이전 계약이 주로 이루어졌던 반면, 2020년 이후부터는 후보·비임상 단계의 물질들의 라이센싱이나 ADC 전문 제약사와의 공동연구들이 주축이 되고 있습니다.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미국 FDA 신약 승인, 글로벌 기업의 인수합병, 글로벌 메가펀드의 조성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신약 엑스코프리, 한미약품이 개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베돈(한국 제품명 롤론티스)이 2019년과 2022년에 차례로 FDA 승인을 받으면서 미국 시장에 진출하였습니다. LG 화학은 시장침체와 투자절벽의 분위기 속에서, 국내 기업 최초로 FDA 승인 신약 보유 기업을 인수하여 미국 시장에 항암제 제품의 상업화 기반 마련을 위해 시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도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 방안’의 일환으로 바이오헬스 투자 가속화와 글로벌 백신 경쟁력 제고를 위해 5,000억 원 규모의 K-제약·바이오 백신 펀드를 조성하고 있는 중입니다.

 

사업단의 비전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박세리 선수가 미국에 진출한 후 수많은 세리 키즈가 탄생했고 그들이 지난 20여 년 동안 한국 여자 골프의 전성시대를 만들어 냈습니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은 바이오·제약시장에서도 글로벌 30위권에 해당하는 연매출 7조 원 이상 ‘박세리 기업’이 나오고 후속주자가 계속적으로 생기는 구조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1~2개 약을 만드는 것이 아닌, 병목구간을 집중 지원하는 등 우수 후보물질의 공급체계와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 구축을 바탕으로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국가신약개발사업은 임무지향형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써 국내 신약개발 R&D 생태계 강화, 글로벌 실용화 성과창출, 보건의료 분야의 공익적 성과 창출을 목표로 하며 이를 위해 2021년부터 2030년까지 총 10년간 총 2조 1758억 원(국비 1조 4,747억 원, 민간 7,011억 원)의 연구비를 사용하여 사업을 수행합니다.

 

2023년의 목표와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2023년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은 혁신성과 미래가치 있는 과제를 발굴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미투 프로젝트(Me too project)는 더이상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RNA/DNA 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등 신규 타깃과 신규 모달리티 중심으로 과제를 발굴하여 사업목표 달성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예정입니다.
2023년은 또한 사업화 지원을 고도화하고 본격화하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사업단의 목표인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출시를 목표로 먼저 ADC분야에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개발이 가능한 과제의 발굴 및 육성(incubation)을 착수할 것입니다. 또한 사업단이 투자한 약물개발 프로젝트를 글로벌 전문 제약사에 적극적으로 소개하며 국내 바이오텍의 해외 파트너 공동개발 성사도 적극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해외 벤처캐피털의 국내 바이오텍의 직접 투자를 유치하기 위하여 바이오텍 쇼케이스를 개최, 사업단이 투자한 약물개발 프로젝트를 설명하는 기회도 마련할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 구축 현실화를 위하여는 대학 및 연구계와 산업계의 협력을 활성화하고 국내 기술 이전을 촉진하는 프로그램 또한 진행할 것입니다. 또한, 전문평가위원제도를 도입하고 투자심의제도를 개편하여 평가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효과적으로 과제를 관리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나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난 몇 년간 전세계 인류는 코로나19로 많은 고통을 겪었지만 한편으로 신약개발부문은 전세계에 풀렸던 금융자산 덕택으로 투자가 넘쳐나는 호황을 만났습니다. 그 결과로 많은 바이오텍 회사가 설립되었고, 훌륭한 신약개발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반면에 역량도, 경험도 없는 무늬만 바이오인 회사들도 상당히 많이 나타났습니다. 이제 바이오·제약산업은 겨울을 맞이하였습니다. 정책당국은 이제 막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우리나라 신약개발 생태계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할 것이며, 국민들은 금융시장의 투자자로서 옥석 가리셔야 할 것입니다.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은 사회 안전망이자 미래 성장동력 산업입니다. 우리 모두의 노력은 세계시장에 블록버스터 신약이 출시되는 것으로 보답 받을 것입니다. 저와 국가신약개발사업단 또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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