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생존율과 재발률 가진 두 얼굴의 유방암, 첨단 기술 맞춤형 진료로 최선의 결과를 만든다
높은 생존율과 재발률 가진 두 얼굴의 유방암, 첨단 기술 맞춤형 진료로 최선의 결과를 만든다
  • 유지연 기자
  • 승인 2023.02.01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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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준 삼성창원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 교수
최희준 삼성창원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 교수 ⓒ유지연 기자
최희준 삼성창원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 교수 ⓒ유지연 기자

[월간인물 유지연 기자] 1999년 암 통계 작성 이후 매년 증가해온 유방암은 현재 여성암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정기적인 유방 촬영과 자가검진의 확산으로 0~2기의 조기 발견율이 92.2%에 달하기에 예후가 좋은 편이며, 수술 후 5년 생존율은 91.2%로 주요 암 중 높은 편이다. 로봇수술의 등장은 수술 후 환자들의 삶의 질도 대폭 높였다. 치료 효과는 물론 절개 흉터를 최소화하기에 환자들이 수술 후 겪던 상실감을 완화할 수 있어서다. 삼성창원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 최희준 교수는 지역 내 로봇수술 도입을 선도하며 지역 환자들에게 선진 의료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경 최초의 다빈치 SP를 이용한 액와(겨드랑이) 림프절 곽청술에 성공하다

지난해 1221일 삼성창원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 최희준 교수가 부··경 최초의 다빈치 SP를 이용한 액와(겨드랑이) 림프절 곽청술 성공 소식을 알렸다. 유방암 수술은 액와 림프절 수술과 유방 수술로 이루어진다. 암이 유방 일부에 국한될 경우 수술 부위를 최소화할 수 있지만 림프절 전이가 있는 경우 추가 절제를 통한 액와 림프절 곽청술이 동반된다. 추가 절제 과정에서 흉터를 남기기에 여성 환자들의 심리적 만족도가 낮았다.

첨단 단일공 로봇수술기인 다빈치 SP를 이용한 액와 림프절은 최소한의 절개만으로 수술을 시행하기에 환자가 겪어야 할 부담을 줄이는 것은 물론 미용적 측면에서도 환자의 심리적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관절 손목 기능을 갖춘 로봇팔이 추가적인 절제 없이 기존의 작은 절개 하나만으로 섬세하고 정확한 수술을 시행하는 것은 물론 좁은 공 간에서도 깨끗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어 보다 정교한 수술이 가능해 수술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어서다. 최 교수는 다빈치 SP를 이용한 액와 림프절 곽청술은 더 작고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을 절개하지만, 최대한 신경 손상을 덜 주고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는 수술법이라 설명했다. 그는 국내 최초의 로봇 유방암 부분 절제술을 성공한 것은 물론 부··경 최초로 다빈치 SP를 활용한 유두·유륜 보존 유방 전절제술에 성공하는 등 유방암 분야 로봇수술을 활발히 시행해왔다.

기술의 발달과 함께 수술 트렌드 또한 지속적으로 변화해 왔습니다. 외과파트만 해도 예전에는 무조건 배를 절개해 수술을 진행했지만 이후 복강경 수술이 주를 이루다 로봇수술로 트렌드가 넘어가고 있죠. 이제는 로봇수술 관련 기술 또한 발달하여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삼성창원병원 로봇수술센터는 201712다빈치 Xi’를 도입한 데 이어 202112다빈치 SP’를 추가로 들여와 현재 2대를 운영하고 있다. 멀티 포트(여러 구멍)로 수술하는 다빈치 Xi와 싱글 포트 수술이 가능한 다빈치 SP 모두를 보유하고 있기에 수술의 영역이 확대된 것은 대기 기간은 줄였다. 로봇수술을 택하는 환자 수 또한 늘어나는 추세다. 20177건이던 로봇수술은 2018110, 2019188, 2020308, 2021419건으로 증가하며 삼성창원병원은 로봇 도입 5년만인 지난해 로봇수술 1,500례를 달성했다. 현재 삼성창원병원 로봇수술센터는 전립선암과 신장암, 갑상선암, 유방암, 부인암, 두경부암 등 각종 암 수술을 비롯해 자궁근종, 난소종양, 흉부종양 등 고난도 수술을 꾸준히 시행하고 있다.

 

최희준 삼성창원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 교수 ⓒ유지연 기자
최희준 삼성창원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 교수 ⓒ유지연 기자

새로운 의료기술 도입하며 지역 환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 제시

수도권 쏠림 현상과 함께 의료 불균형 문제 또한 심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전공의(레지던트) 등이 일부 진료과목에 쏠리며 필수의료 분야의 의료 공백이 수면 위로 떠 오르며 대비책 마련의 시급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최희준 교수는 환자 중에는 지역에서는 원하는 수술법을 택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서울의 큰 병원으로 향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국민의 생활 수준이 높아지고, 많은 정보를 접하며 의료 서비스 또한 개인화되어가는 추세다. 환자들은 자신이 진단받은 암의 병기와 치료과정을 인지한 후 병원을 찾곤 한다. 수술법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자신이 받고자 하는 의료에 대한 높아진 지식과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병원을 찾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지역에서 진단을 받은 후 서울에서 원하는 병원을 찾아 수술을 받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진료를 받아야 하기에 수술을 받는 시기도 늦춰질 수밖에 없다.

흔히 정보 범람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하잖아요. 잘못된 정보를 토대로 결정을 내리셨거나 자신의 상황에 맞지 않는 정보라면 정확한 정보에 기반해 대화를 나누며 자세히 설명해드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사의 생각이 무조건 옳다고도 할 수 없어요. 그렇기에 환자가 가진 생각과 상황, 의사로서의 견해를 나누며 충분히 대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술이 가진 장점과 기대효과 및 한계, 비용적 부담 등에 대한 정보를 토대로 환자분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은 최 교수가 새로운 의료기 술을 꾸준히 지역에 도입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이유다. 그는 최대한 많은 선택지를 토대로 환자의 안전을 담보하는 범위 내에서 환자 맞춤형 진료를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의료 환경 변화에 대응해가는 올바른 방향이라는 말했다. ··경 지역 최초의 로봇수술을 시행하며 지역 내 최신 의료기술 도입을 선도해온 최 교수는 국내 로봇수술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의료진과 함께 로봇연구회를 꾸려 국내 로봇수술의 수준을 한 단계 높여가고 있다. ·오프라인 채널을 활용해 매달 모임을 갖거나 수술 영상을 공유하며 개선점을 찾는 등 다양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첫 로봇수술을 시행할 경우 연구회에서 직접 해당 병원을 찾아 수술의 전 과정을 함께 한다. 최 교수는 국내에서 시행되는 로봇수술 전체의 질을 올릴 때 로봇수술에 대한 인식이나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기에 로봇수술을 새로이 도입하는 병원이나 의사라면 언제든 찾아가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구회 차원에서 정형화된 매뉴얼을 구성해 로봇수술 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데 기여할 방침이다.

매달 로봇수술에 대한 트렌드와 의견을 나누는 로봇연구회 활동에서 얻는 바가 큽니다. 앞으로도 선진 의료기술을 꾸준히 도입하며 대한민국의 의료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수술 후 환자의 일상회복과 삶의 질 고민하며 더 나은 답 찾아나서

최희준 교수가 새로운 의료기술을 도입함에 있어 개방적 태도를 취할 수 있었던 데에는 지도교수였던 삼성서울병원 이정언 교수의 영향이 컸다. 이 교수는 높은 생존율과 높은 재발률이라는 유방암의 양면성을 주목하며 유방암은 다 다르다고 주장했던 인물이다. 실제로 유방암은 단순해 보이지만 암세포 내 여성호르몬 수용체나 Her2 수용체 유무에 따라 예후가 크게 달라진다. 그렇기에 암의 크기나 전이 상태는 물론 암의 성격 또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최근 전 세계 암 병기를 결정하는 표준인 AJCC(미국암연합회) 유방암 분류표에는 암의 크기와 림프절 전이를 기준으로 한 전통적인 병기에 더불어 암의 성격을 고려한 병기가 추가되기도 했다. 이 교수는 2008년부터 지난해 기준 삼성서울병원에서 유방암 수술 7,000례를 집도하는 한편 수술 범위를 줄이면서 암을 완치하는 치료법에 대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유방암 환자에 대한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가 무조건적으로 적용되던 시기가 있었어요. 이 교수님은 항암치료의 필요성에 의문성을 표하며 과연 환자에게 진정한 도움이 되는지를 연구하셨죠. 유방암 환자의 99.9%가 여성 환자이기에 항암치료 후 머리와 손발톱이 다 빠지는 부작용에 대한 거부감과 스트레스가 컸거든요. 이제는 유방암 환자 중 항암치료를 하는 케이스는 전체의 50%를 밑도는 수준이에요. 수술 후 환자들이 사회적 활동을 재개하고, 일상으로 보다 빠르게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시던 교수님의 모습이 제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죠.”

수술 로봇이 등장하던 초기만 해도 투박한 외관과 기능의 한계로 의문을 표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해를 거듭하며 로봇수술 기술은 발전해왔다. 보다 세밀하면서도 정밀한 수술을 지원하는 다빈치 Xi의 등장은 로봇수술에 대한 의사들의 인식을 바꾸어놓았다. 수술 중 손 떨림 등 인간이 갖는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수준까지 기술이 발달한 것이다. 최 교수 또한 로봇연구회나 학회 등에 참석하며 로봇수술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단일공 로봇수술기인 다빈치 SP의 등장은 그에게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이었다. 최소침습이 가능하기에 환자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절개 부위가 줄어 성형외과와의 협진 없이도 수술이 가능하기에 경제적 비용 또한 완화되는 까닭이다.

유방암 수술 후 여성분들이 겪는 상실감이 커요. 하지만 이제는 겨드랑이에 작은 흉터만이 남기에 수영장이나 피트니스 등 일상 속에서 겪는 스트레스 또한 최소화되었다고 할 수 있죠. 실제로 환자분들의 만족도 또한 높아요.”

 

최희준 삼성창원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 교수 ⓒ유지연 기자

더 많은 선택지에 기반한 환자 맞춤형 진료로 최선의 결과 도출해낼 것

삼성창원병원은 현재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 고려대 병원과 함께 세브란스병원이 주도하는 로봇 유방 수술에 대한 RCT(무작위 전향적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로봇수술에 대한 전향적 연구는 전무하다. 최희준 교수는 연구에 참여하는 환자들은 비용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병원은 신뢰도 높은 전향적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점이 있는 연구라며, 해당 연구를 통해 로봇수술에 대한 신뢰도 높은 연구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전했다.

로봇수술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에 기반한 연구와 더불어 로봇수술을 통해 좋은 결과를 창출해내며 지역 분들에게도 로봇수술에 대한 긍정적 인상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환자분들께 제가 알고 있는 최신의 의료 정보를 전달하고, 환자와 소통하며 최신의 기술을 활용해 치료해드린다는 점에서 굉장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팬데믹의 긴 터널을 지나 엔데믹을 향해가는 2023, 최 교수는 학회 활동은 물론 타 병원과의 연계 연구와 협업을 진행하는 등 보다 활발한 교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향후 국내는 물론 대만과 싱가포르 등 해외 의료진과 로봇수술 관련 노하우를 공유하는 데도 힘을 실을 방침이다. 선진 의료기술을 도입하고, 그 경험과 노하우를 기꺼이 나누고자 노력해온 최 교수는 반드시 새로운 의료기술이 좋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환자의 상황에 따라 일반적인 수술이 더 적합한 케이스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까닭이다. 최 교수는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환자에게 더 나은 방법을 찾는 것이 의료진의 역할이라며, 일반 수술과 로봇수술이 각각 우수성을 갖는 사례를 정립해 환자에게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해나갈 것이라 전했다.

의사 생활을 하면서 저는 저의 일을 하고 있을 뿐인데 환자분들이 고맙다며 인사를 건네오신다는 점에서 더 없는 감사를 느껴요. 그럴 수 있는 직업은 손에 꼽을 정도잖아요. 환자와 의사의 관계도 결국 사람과 사람의 관계이다 보니 최대한 신뢰를 쌓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고민과 연구로 환자분에게 가장 필요한 치료법을 선택해 최선의 결과를 내는 데 집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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