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출산 경향이 심화하면서 학령인구 감소가 현실화된 가운데 대학가에선 생존을 위해 인문학 중심으로 학과 통폐합 바람이 불고 있다.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이 폐과 및 통폐합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특히 졸업 뒤 취업률에 매몰된 ‘대학의 상업주의’ 기조가 심화하면서 기초학문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진다.
교육부에 따르면 학과 통폐합 건수는 2019년 130건에서 2021년 328건으로 폭증했다. 이 중 인문사회계열이 284건으로 최다를 이룬 가운데 공학계열(190건), 자연과학계열(130건) 순이었다. 순수학문과 비인기학과가 많은 인문사회계열이 대학 구조조정의 주요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과 달리 국민 삶의 질은 물론 지적 욕구 충족을 제고하기 위한 대학 등 연구기관의 연구 활동은 보장돼야 한다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올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학문연구 지원을 강화한다.
교육부는 최근 ‘2023년 학술연구지원사업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인문사회·이공분야 가릴 것 없이 기초학문 연구에 대한 전폭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간다. 급변하는 미래사회에 맞춰 기초학문 투자를 통해 학문의 균형적 발전과 건강한 학문 생태계 구축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계획안에 따르면 정부는 인문사회·이공분야 학술연구지원사업에 지난해에 비해 452억 원 늘어난 연간 9,556억 원을 지원한다. 이번 ‘2023년 학술연구지원사업 종합계획’은 인문사회·이공분야에서 각 분야별 종합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됐다.이에 따라 교육부는 총 1만5,925개 과제에 대해 9,556억 원을 지원한다. 작년 대비 예산은 5% 증가했으며, 지원 과제 수는 약 4% 늘어났다.
먼저 인문사회분야 학술연구지원사업은 ▲인문·사회과학 학술진흥(개인연구) ▲인문사회 연구 인프라 구축(집단연구) ▲한국학 진흥 ▲학술연구기반 구축 사업 등으로 구성됐다. 인문·사회과학 학문후속세대 및 개인연구 지원에는 1,463억 원 예산이 투입된다. 학술·연구 초기 단계의 비전임 연구자들이 안정적 환경에서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예산·과제 등을 대폭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2,697개 과제에 예산 582억 원을 지원했지만, 올해에는 3,452개 과제, 예산 952억 원 수준으로 높였다. 특히 ‘박사과정생 연구장려금’도 신설, 총 60억 원으로 1인당 2,000만 원씩 300명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