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인물 유지연 기자]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와 동반한 만성질환 발병률이 증가함에 따라 의료기관에서의 일시적인 치료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지속적인 관리·치료가 요구되는 가운데 디지털 치료기기(DTx) 가 3세대 치료요법으로 대두되고 있으며, 디지털 치료기기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약 235억 6,938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디지털 치료의 연구 개발과 정착을 도모하기 위한 학술교류 활동을 통해 의료와 공익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2021년에 대한디지털치료학회가 설립되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연구된 디지털치료제 발표와 최신 지견 습득의 장으로 다양한 학술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정부와 새로운 질병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대한디지털치료학회는 정부, 환자, 의료계 등 모든 관계자들에게 도움 될 수 있는 방향으로 디지털 치료기기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역량 강화와 전문성 발휘에 앞장서고 있다.
학회장님, 안녕하세요. 먼저 인사 말씀과 함께 학회장님에 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대한디지털치료학회 제2대 회장을 맡고 있는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입니다. 강북삼성병원에서 미래헬스케어본부장을 맡아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기술 시대에 적합한 헬스케어 서비스 개발에 동참하고 있고, 헬스케어 서비스가 디지털 치료 기술과 연계되면서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대한디지털치료학회의 역할 및 주요 기능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이나 사업이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대한디지털치료학회는 디지털 치료의 연구 개발과 정착을 도모하기 위한 학술교류 활동을 통해 의료와 공익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2021년에 창립됐으며, 모바일 앱, 게임, 가상/증강현실, 챗봇, 인공지능 등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통해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 치료, 관리하는 근거 기반의 치료적 개입을 하고자 하는 디지털 치료를 공통의 관심 사항으로 합니다. 아울러, 현재까지 국내에서 연구된 디지털치료제 발표와 최신 지견 습득의 장으로서 다양한 학술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본 학회는 디지털치료 연구개발 및 활발한 학술교류를 통해 세계적인 학회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 학계, 연구기관, 의료기관, 산업계 등과 학술교류를 통해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현대 의료의 공백을 연결하는 디지털 치료기기의 개념과 더불어서 특징과 장점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디지털치료기기는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 관리, 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근거 기반의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를 뜻합니다. 즉,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형태의 치료제로 약 형태는 아니지만, 기존 의약품처럼 치료 효과를 거두기에 디지털 치료제로 불립니다. 디지털 치료제는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는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소프트웨어입니다. 디지털 치료제는 기존 의약품과 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환자 행동에서 일상생활 패턴까지 24시간 기록함으로써 실시간으로 발생한 장기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기존 불면증 치료는 환자가 진료실을 방문해 그동안의 불면 관련 증상과 생활 습관, 스트레스 등을 말하면 주치의는 잠을 방해하는 생활 습관 교정을 권하고 필요하면 수면제를 처방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치료제를 처방하면 진료실에서만 짧은 시간에 진단·치료하는 것에 끝나지 않고, 다음 진료 날까지 지속적으로 수면과 관련한 증상을 모니터하고 숙면을 방해하는 습관을 교정하는 교육·권고를 제공해 치료 효과를 높입니다. 디지털 치료제는 약보다 개발비가 적게 들고 개발 속도가 빠르며 부작용이 크게 적습니다. 또한, 진료실 방문 때에만 이루어지는 의료 서비스를 항상 제공하며, 짧은 진료 시간 때문에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는 상담·환자 교육을 진료실 밖에서도 제공합니다.
현재 디지털치료제가 정신질환 및 인지행동치료 분야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외에 추가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 어떤 게 있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신질환 및 인지행동치료 분야 외에도 재활, 물리치료, 당뇨병, 지방간, 비만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물리치료 세션 장소를 진료소에서 가정으로 확장하여 근골격계 통증 및 장애, 신체 재활, 만성통증 환자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현재 호흡 재활, 시야장애, 이명, 자폐증 등의 개선을 목적으로 확증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고, 당뇨병, 지방간, 비만, 근골격계 질환 등에 대한 디지털 치료제도 개발 중입니다. 앞으로 디지털 치료제 영역은 대부분의 진료 영역으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디지털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이 보편화 과정 중 가장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가 적용에 대한 회장님의 의견과 학회의 노력이 궁금합니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해야 하고, 의사의 처방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급여 또는 비급여로 수가가 산정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디지털치료제의 수가 산정에 있어서 1) 급여·비급여 선택권 인정, 2) 가격산정에 연구개발비(제품개발비) 반영, 3) DTx가 필요하고 주로 사용될 수 있는 일차의료기관 접근성 제고가 필요합니다. 대한디지털치료학회는 보건의료연구원, 심평원 등과 디지털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을 위해 지속으로 협의하고 있습니다.
향후 디지털치료제가 보편화 된다면 의료시스템은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생각하시나요?
디지털치료제는 고전적인 의사와 환자의 대면 진료를 중심으로 하는 의료시스템의 한계를 넘어서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향후 디지털치료제가 보편화 된다면, 임상 현장에서 디지털치료제를 약물치료와의 병행 수단이나 치료 순응도 강화, 실시간 알림이나 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따라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적은 비용으로 치료 효과가 병원 밖 일상에서도 지속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학회장님께서 추구하는 남다른 삶의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보건학 석사와 예방의학 박사를 취득하고 가정의학과 전문의 수련을 받으면서 예방이 질병의 치료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지난 35년간 의료인으로 일해왔습니다. 진료를 할 때에는 환자 교육과 설명에 항상 노력을 기울였고, 대중매체를 통해 대국민 교육에 노력을 해왔습니다. 이제 디지털헬스 기술 덕분에 다수의 환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질병을 예방할 수 있게 되어 디지털치료 분야 발전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한디지털치료학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계획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대한디지털치료학회는 디지털치료의 연구 개발과 정착을 도모하기 위한 학술 교류 활동을 통해 의료와 공익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출범하였습니다. 디지털치료 분야가 활성화되기까지 법, 제도의 확립, 임상시험 가이드라인 개발, 정보보안 및 인증, 보험 급여 문제, 연구자와 업체간의 협력과 교류 활성화 등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대한디지털치료학회는 국내 디지털치료 연구가 성공적이고 지속 가능한 분야로 성장하도록 정부, 학계, 연구기관, 산업계 등과 협력하며 노력해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