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는 2023년 10월 수입되는 철강, 알미늄, 시멘트, 전력 등 6개 품목에 탄소배출량에 따른 비용을 추가로 부담시키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의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2027년이면 EU에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전주기 디지털 정보를 포함시킨 디지털 제품 여권(Digital Product Passport) 규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탄소배출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가 시행되기 시작한 지금 글래스돔코리아 함진기 대표는 CBAM은 제품 탄소발자국 시장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며, 앞으로 펼쳐질 광범위한 규제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 말한다.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도 현실적 한계로 인해 대응에 어려움 겪는 대한민국 제조업
EU는 제품 제조공정 단위로 탄소배출량을 수집할 것을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EU로의 수출을 위해서는 제품라인별로 계측기가 있어야 하며, 제품생산 시 사용한 에너지양 등을 정확히 측정한 후 탄소발자국으로 계산, 글로벌 인증기관의 인증서를 득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제조사(대기업)에서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공급받은 협력사의 부품 또한 각각 만들어질 때의 소요 에너지를 측정하고, 탄소배출량을 계산해 최종 합산해야 한다.
규제의 강화는 데이터 퀄리티로 논점을 옮겼다. 공급망 내에 있는 기업들이 데이터를 제대로 수집하지 못한다면 정확한 탄소발자국 계산이 어려운 까닭이다. 이에 실제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프로토콜이 바뀌어 가는 추세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사의 경우 시설투자 및 데이터 수집에 상당한 자본을 투입해왔기에 데이터에 기반한 탄소발자국 계산이 가능하지만 협력사들은 티어가 내려갈수록 데이터의 정확성이 흐려지기에 강화되는 탄소배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대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데이터의 교환 구조 또한 난관으로 작용한다.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제조사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SI(System Integration) 형태의 소프트웨어에 협력사들의 데이터를 입력하도록 한다. 이때 핵심정보이자 민감정보인 배합정보, 원가정보 등의 공개를 원치 않는 협력사들은 제조사가 운영하는 공급망관리(Supply Chain Management) 시스템에 들어가길 꺼린다. 즉, 기존 구조로는 협력사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협력사 데이터의 정확성이 문제가 된다. 정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협력사 데이터마다 각각의 인증서가 있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마땅한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공급망 안에 있는 협력사들의 정확한 탄소데이터 수집 방법이 탄소규제 대응을 위한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ESG·IT팀을 별도로 운영하지 않거나, 규제동향과 관련한 후속조치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기업이 대다수다. 솔루션을 도입할지라도 규제동향 및 제조사 요구조건에 따른 유지보수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함진기 대표는 기존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그린팩토리 사업으로 전환하여 제품 탄소발자국 및 CBAM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U 규제의 핵심은 지구 환경보호와 함께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 있습니다. 겹겹이 조여오는 수많은 탄소규제에 맞서 각 제조분야별로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결국 시장퇴출이라는 쓰디쓴 결과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이에 환경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중소·중견기업 CEO의 의식전환이 필요합니다.”
‘제품 탄소발자국 솔루션’과 ‘제조공정운영 최적화 솔루션’으로 제조기업의 탄소규제 대응 돕는다
글래스돔은 스탠포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출신의 김대웅 CEO와 산업공학과 출신의 Joshua Charnin-Aker COO가 제조기업의 탄소데이터 관리 및 디지털 전환에 대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하여 설립한 회사이다. 2019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뒤, 2020년 글래스돔코리아를 설립했으며, 기업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 보다 효율적인 생산 밸류체인 파악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힘써왔다. 제조기업들의 공정과정에서 수집된 일련의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하나로 모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수직통합 최적화 플랫폼인 ‘글래스돔 플랫폼’에 기반한 ‘제품 탄소발자국 솔루션’과 ‘제조공정운영 최적화 솔루션’이 대표적이다.
우선 제품 탄소발자국 솔루션은 제조공정에서 수집된 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조사 및 공급망 협력사를 포함한 제품 탄소 배출량을 산출·관리하는 솔루션이다. 실 데이터 기반 제품 탄소발자국을 산출함으로써 정확도를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제조사 및 협력사 간 민감데이터 보호 구조를 내재화함으로써 협력사의 민감데이터에 대한 보안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ISO(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PCR(Product Category Rule) 기반 솔루션 인증 및 글로벌 인증기관 인증서 발급을 지원하기에, 고객사는 제품의 탄소발자국 인증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함진기 대표는 공정·LCA(Life Cycle Assessment)·데이터 전문가 그룹을 보유하고, SaaS(Software-as-a-Service) B2B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고객사에게는 데이터 수집을 위한 초기 도입비용을 최소화·최적화한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솔루션 표준화를 통해 SI 커스터마이징을 최소화했기에 고객사는 연간 솔루션 사용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다. 규제 동향을 반영한 솔루션 업데이트는 중소·중견기업의 ESG팀 운영 부담을 없앤다. 함 대표는 독일 Catena-X를 포함한 다양한 API 프로토콜을 지원하며 중소·중견기업의 IT팀 역할을 도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속 제조공정 설비의 데이터 수집 및 기존 MES·ERP 레거시 데이터와 연동하는 제조공정운영 최적화 솔루션은 생산성 향상, 품질 균일화, 다운타임 감소 등 공정운영 최적화를 위한 디지털 전환 솔루션이다. 하드웨어 측면에서 제조현장의 모든 설비, 계측기 및 센서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단순 Plug & Play 방식만으로 중앙수집이 가능한 무선 하드웨어 기술이 돋보인다. 자체 개발한 Gateway 안에 50여 종의 설비와 통신할 수 있는 드라이버들을 각각 넣음으로써 현장 데이터는 1주일 내에 LTE·5G·Wifi 통신으로, Cloud 및 On-prem 서버로 전송한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Google, Amazon, Airbnb 등에서 사용하는 노코드 기반의 현대화된 기술 스택이 적용되었다. 함 대표는 파워포인트를 사용하듯 데이터 관리에 필요한 기능들을 Drag & Drop으로 손쉽게 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SI 대비 비용이 3분의 1로 절감되고 시간도 5분의 1로 축소된 만큼, 보다 효율적인 데이터 수집 및 통합관리가 가능하다. 함 대표는 대부분 기업이 구체적인 감축 계획이나 방안 수립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부정확한 데이터에 있다며, 정확한 데이터가 수집된다면 탄소 발생이 가장 많은 부분과 특정 공정의 효율성 향상, 재생에너지 교체, 원재료 교체 등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찾은 페인 포인트와 독보적 기술력 결합하며 다양한 기업의 탄소규제 대응 파트너로 우뚝
HD현대 글로벌 R&D 센터, 에너지 부문 연구실장을 역임한 함진기 대표는 다년간 글로벌 온실가스 규제 대응, 전략 및 로드맵을 수립하며 선박 에너지 효율화 및 탄소감축 기술개발을 주도해왔다. 글로벌 탄소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조선뿐 아니라 제조 전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에 기반한 탄소배출량 통합관리가 필요함을 인식할 무렵 글래스돔의 주요 투자사인 Primer Sazze Partners 이기하 대표의 추천으로 2022년 글래스돔코리아 대표로 취임했다.
“자동차 산업에 대한 글로벌 탄소규제가 조선 분야로 옮겨오며 10여 년 전부터 규제가 심화되었습니다. 글로벌 규제가 어떻게 자국 이익 보호에 활용되는지, 이를 기술력으로 극복했을 때 어떠한 성과가 창출되는지를 몸소 체감할 수 있었죠. 글래스돔만의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그간 제조기업들과 만나며 느낀 디지털전환 니즈를 충족시키고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취임 첫해인 2022년 상반기에는 ‘제조공정운영 최적화 솔루션’의 차별성을 홍보하고, 고객사를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 글래스돔은 F&B, 화학, 기계, 제약 등 연속공정 제조 분야에서 다수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2022년 하반기부터는 폭발적 성장을 시작한 글로벌 탄소규제 시장에의 본격적 대응을 이어왔다. 고객사의 페인 포인트에 대한 리서치 및 기술적 극복 방안을 도출하며 ‘제품 탄소발자국 솔루션’ 개발에 착수한 것이다. Global Information에 따르면 2030년이면 탄소발자국 시장만 약 50조 원에 달할 것이라 추산되고 있다. 글래스돔의 제품 탄소발자국 솔루션은 2023년 4월 독일 하노버 전시회에서 데모를 공개한 후 지난 1월에 정식 출시되었다. 자사 솔루션의 신뢰도와 활용도를 높이고자 2023년 7월 착수한 로이드인증원(LRQA) 검증은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SaaS 기반 제품 탄소발자국 솔루션’에 대한 ISO 국제표준 검증을 획득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글래스돔만의 확장성과 차별화를 고민하던 차에 EU의 환경규제 동향을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기존 제조기업들의 페인 포인트와 글로벌 솔루션의 한계점을 리서치하며 아이디어를 얻었죠. 글래스돔의 기존 기술 위에 탄소배출 관리라는 새로운 가치를 더해 더 많은 고객사에게 제공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현장의 페인 포인트를 확인하고, 이를 선진화된 기술력으로 극복함과 동시에, 고객사의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솔루션에 반영하고자 노력했기에 짧은 기간 내에 상당한 레퍼런스를 쌓을 수 있었죠.”
글래스돔은 다양한 분야에서 구축한 파트너십을 토대로 제조 전 분야의 글로벌 탄소규제 대응을 돕고 있다. 2023년 5월에는 SK C&C와 MOU를 체결했으며, 같은 해 10월 투자 결정 및 공동사업 파트너십 체결을 이끌어냈다. 더불어 다수 배터리 제조사들 및 공급망 협력사들과의 파일럿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기술 검증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롯데인프라셀 및 조일알미늄으로부터 배터리규제 및 CBAM 동시 대응 계약을 수주한 것 또한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어 지난 5월에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 배터리규제 대응 계약을 수주하는 등 기업의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효율적인 규제대응이 가능하도록 인프라를 구축하고 체계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전문가 집단이 제시하는 완성도 높은 솔루션과 빠른 의사결정으로 우리 기업의 전략적 파트너 될 것
글래스돔은 경쟁력 구축을 위해 Cloud 및 On-prem SaaS라는 정체성을 아로새겼다. 기업의 페인 포인트와 경쟁력을 분석한 후 우수한 기술력을 활용해 극복방안을 도출하고, 기술검증을 마친 후에야 솔루션을 출시함으로써 솔루션의 완성도와 신뢰도를 높였다. 일련의 과정을 아우르는 신속한 의사결정과 수직통합 조직은 글래스돔이 단기간 내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게 한 힘이다.
함진기 대표는 IT DNA에 기반한 조직임에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외 공정, LCA, 설비·계측기 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확보한 점이야말로 글래스돔의 성장엔진이라 힘주어 말했다. 단일기관 내에 수직통합된 전문가 협업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솔루션의 완성도를 극대화한 것은 물론 후발 경쟁업체들의 시장 진입장벽을 높인 것이다. 이는 대형 파트너사들과의 협력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글로벌 공동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글래스돔은 미국 디지털 전환 시장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만들어 가고 있으며, 글래스돔 네덜란드 사무소를 중심으로 EU 내 사업 확대를 준비 중에 있다. 이외에도 투자사 연계 하에 대기업 및 중견기업 C-LEVEL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등 활발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함 대표는 국내 제조기업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 진출할 때 겪는 어려움을 해결해주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한국의 수출기업들이 저비용으로 디지털 ESG 경쟁력을 갖춤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는데 기여한다는 청사진이다. 독보적인 기술력과 경험으로 우리 제조기업의 전략적 수출 전략 수립을 돕는 대한민국 수출 제조기업의 파트너 글래스돔코리아가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