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대기환경청은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고 자동차와 사업장이 밀집된 수도권 지역의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해 2005년에 설립된 기관으로, 쾌적한 대기환경 조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수도권 대기오염의 주요 원인인 수송부문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내연기관차 저공해화 및 무공해차로의 전환 추진을 비롯해, 발전과 산업부문에서 대형사업장과 자발적 협약 체결로 배출량 감축을 추가적으로 유도하고, 중소사업장에는 재정적·기술적인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고농도 초미세먼지로부터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겨울철과 봄철에는 서울특별시-인천광역시-경기도와 함께 계절관리제 등을 시행하고 있다. 이처럼 산업환경 내 안전한 대기환경을 구축하고 초미세먼지 개선으로 국민 건강피해를 예방하고 푸른 하늘을 복원하기 위해 향후 수도권대기환경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번 기획 인터뷰로 함께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먼저 인사 말씀과 함께 청장님의 간략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수도권대기환경청 박륜민 청장입니다. 저는 환경부 대기미래전략과장, 대기환경정책과장을 역임하고 현재 수도권대기환경청장으로 부임하여 수도권 지역의 대기환경 개선 및 탄소중립 실현 기반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 감축 등 대기정책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전문적 지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감축목표팀장, 배출권거래제준비기획단 과장, 기후변화대응과장을 연속적으로 거쳐 온실가스 감축 등 기후정책에도 전문성을 갖고 있습니다. 아울러, 주케냐대사관 참사관, 유엔환경계획(UNEP) 및 유엔해비타트(UN-HABITAT) 상주부대표 등을 역임하여 환경 분야 대외협력에 관한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대기 관련 정책기반 마련과 협의에 적극 참여하여 최적의 결과도출과 협력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시민의 건강과 삶의 질을 좌우하는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수도권대기환경청에서는 어떤 정책과 서비스를 통해 관련 인프라들을 마련하고 있는지, 기관 차원의 대표적인 지원사업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올해 수도권대기환경청은 ‘건강하고 쾌적한 일상을 수도권 주민에게!’라는 목표하에, 주민의 건강과 삶의 질 제고를 위한 8개 중점과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첫째, 초미세먼지 노출도 관리입니다. 기존 배출량과 농도 관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초미세먼지로부터 주민 건강 보호를 위해 5차 계절관리제(’23.12~’24.3)때 초미세먼지 노출도 목표를 도입하였고, 6차 계절관리제 시작 전까지 이를 고도화할 계획입니다. 둘째, 굴뚝 시료 채취 작업환경 개선입니다. 굴뚝에 올라가 배출가스 시료를 채취하는 근로자의 안전을 위해서 사업장과 자발적 협약 체결로 작업환경을 개선하는 과제입니다. 작년 말부터 지금까지 21개 사업장과 협약을 체결하였고, 올해도 수도권 내 대기배출사업장을 대상으로 협약을 확산해 나갈 계획입니다. 셋째, 통합관리사업장 악취 관리 강화입니다. 악취로 인한 생활 불편을 줄이기 위해 악취대응반을 편성하고, 악취포집기 등 장비를 보강했으며, 악취 분석기관을 다원화했습니다. 이를 통해 악취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특이사항 발생 시 현장에 즉시 출동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넷째, 중소사업장 방지시설 적정 운영입니다. 영세한 중소사업장은 방지시설 유지관리가 쉽지 않고 전문 인력이 부족하여 방지시설의 적정 관리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전문기관을 선정하여 방지시설을 공동관리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다섯째, 우리 동네 건설공사장 먼지 저감입니다. 공공기관 발주 공사의 입찰 평가항목으로 ‘무공해 건설기계 사용’을 포함하도록 제도화하고 전기굴착기 임차료 지원 등 ‘무공해 건설기계 사용 시범사업’ 추진을 통해 무공해 건설기계 수요를 창출하고자 합니다. 또한, 비산먼지 발생 우려 사업장에 드론을 사용하여 원격 감시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있습니다. 여섯째, 지자체 무공해 모빌리티 전환 촉진입니다. 수도권의 기초자치단체 66곳(서울 25, 인천 10, 경기 31)을 대상으로 수송부문 무공해 전환을 촉진하고자 전기·수소차 보급, 충전인프라 구축, 내연차 조기폐차, 대중교통 활성화 및 무공해화, 전기굴착기 보급 등의 실적 정보를 지역 주민들에게 알기 쉽게 제공할 예정입니다. 일곱째, 미세먼지-온실가스 감축수단 상충성 완화입니다.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 감축 수단 간의 상충효과가 발생하는 현장 사례를 조사하고, 상충효과를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자 기업, 지자체, 대기 및 기후 분야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포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향후 포럼에서 논의된 사례가 축적되면 자료집을 제작하여 사업장에 공유할 예정입니다. 여덟째, 수도권 대기관리 거버넌스 구축입니다. 수도권 대기질 개선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정부, 지자체, 학계, 산업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고자 상반기까지 수도권대기정책협의회(가칭)를 구성하고 하반기부터 정기적으로 협의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최근 수도권 지역의 가시적인 대기질 개선성과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수도권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2023년 21㎍/㎥으로, 2015년 25㎍/㎥ 대비 16% 감소하였습니다. 이는 「1차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2005~2014)」과 「2차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2015~2024)」 시행 등 적극적인 관리를 통한 대기질 개선 효과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수도권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수송 분야의 배출가스 저감을 위해 2005년부터 2023년까지 82만대 노후 경유차를 조기에 폐차하였습니다. 또한, 2008년부터 산업 분야에 총량관리제도를 시행하여, 그 결과 수도권 내 총량관리사업장의 초미세먼지 연간 배출량이 2023년 3,103톤으로 2008년 5,807톤 대비 47% 감소하였습니다. 아울러, 시설과 공정 등에서 배출되는 유해대기오염물질(HAPs)을 관리하기 위해 2015년부터 비산배출 관리제도를 시행하여, 수도권 내 658개 비산배출사업장(’24.4월 기준)에 대해 업종별 맞춤형 기술지원, 소규모 방지시설 설치지원 등을 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대기오염물질 측정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주민의 생활권에 좀 더 가깝고 촘촘한 대기환경 모니터링 실시를 위해 국가 대기환경측정망을 2005년 13개소에서 현재 56개소로 확대 운영하고 있습니다.
수도권대기환경청에서는 대기오염이 없는 쾌적한 대기환경 구축을 위해 함께하는 기관과 단체의 종사자와 교육·연구자들, 국민과의 소통과 협업을 위해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수도권대기환경청은 대기오염 관련 다양한 정보를 정확히 알리는 한편, 주민들이 대기오염 저감 실천에 동참하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 미세먼지예보센터와 협력하여 관내 측정자료를 분석하고 예측자료를 제공하며, 대기측정망 사각지대에 계시는 주민의 요청이 있으면 이동측정 차량으로 대기질을 측정하고 그 결과를 알려 주는 ‘우리동네 공기질 측정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5차 계절관리제 기간(’23.12~’24.3)에는 미세먼지의 건강 위해성,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행동 요령 등을 의사와 보건 전문가가 직접 알려 주는 영상들을 제작하여 인기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송출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연령층과의 소통을 위해 2023년 수도권대기환경청 인스타그램을 개설하였고, 건강·의학 전문 인스타툰 작가와 협업하여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만화로 제작하여 게재하였으며, 미세먼지 저감 생활 속 실천 온라인 챌린저스와 오프라인 행사를 병행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하였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대기오염의 평균 농도 수준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대기오염 개선을 위한 정부와 기관차원의 정책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초미세먼지 농도 개선으로 국민의 건강피해 예방 및 푸른 하늘 복원’이 대기환경 개선을 위한 환경부 목표로, 수도권대기환경청 또한 2027년까지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를 OECD 중위권 수준으로 개선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네 가지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첫째, 초미세먼지 국내 감축입니다. ▲국민건강 중심의 관리체계 구축 ▲사업장 배출 관리 강화 ▲무공해차 보급 및 충전 인프라 확대 등 분야별 중점 추진과제를 마련하여 추진하고 있습니다. 둘째,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입니다. 계절적 요인으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12월부터 3월까지의 계절관리제 기간에 다중이용시설 등 주민 생활공간부터 개선에 주력하고, 수송과 산업 등 핵심 배출원은 과학과 현장에 기반하여 저감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도록 점검하여 고농도 미세먼지로부터 주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셋째, 초미세먼지 국외 유입 저감입니다. 국외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UNEP 등 국제기구와 함께 수도권 대기개선 우수사례를 동아시아 국가들에게 전파하고, 동아시아 대응체계를 제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넷째, 실내 공기질 관리 강화입니다. 실내 공기질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학교 및 요양시설에 공기 청정기 등 설치를 확대 지원하고 다중이용시설 실내 초미세먼지 기준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대기오염과 온실가스 저감이 함께 잘 추진될 수 있는,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향성에 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최근 탄소중립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추진되면서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 감축의 상호작용 및 정책연계 관련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는 대부분 동일 배출원에서 발생하고 하나의 물질을 감축하는 수단이 다른 물질의 증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간 독립적으로 추진되어 온 양자 간의 관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예컨대, 미국 환경보호청(EPA)에서는 2012년부터 4년마다 ACE StRAP 연구를 진행 중이며, 영국은 2007년에 이미 대기 전문가 그룹에 의뢰하여 대기오염물질과 기후변화 관계 및 저감 정책을 조사한 바 있습니다. 다만, 현재는 대부분 국가에서 대기정책과 기후정책을 상호 고려하에 개별적으로 추진하는 수준으로, 공편익(Co-benefit)과 상충효과(Trade-off)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책을 추진하는 사례는 캐나다, 벨기에 등의 일부 지방정부에서 확인됩니다. 우리나라 경우도 몇 년 전부터 이에 관한 연구를 환경부, 한국환경연구원 등에서 추진해오고 있지만, 아직은 구체적인 연계방안 제시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특히, 사업장에서 시설 운영과 관련하여 대기오염을 담당하는 부서와 온실가스를 담당하는 부서 간 의견이 다른 경우도 생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도권대기환경청은 현장에서 느끼는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감축수단의 상충효과를 완화하기 위하여 기업, 지자체, 대기전문가 및 기후전문가 등과 함께 포럼을 운영하여 구체적인 사례에 대해 논의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대기오염물질은 방지시설 가동을 중심으로 감축되는 반면에 온실가스는 에너지 사용량 감소와 연료 전환 중심으로 감축되는데, 대기오염 방지시설을 가동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에 대한 방안을 찾는 것입니다. 사례에 대한 논의가 축적되면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 감축수단 간의 상충효과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수도권대기환경청이 향후 어떤 기관으로 자리하고 싶은지 여쭙고 싶습니다.
수도권대기환경청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발전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수도권 대기질 개선을 위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아우르는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그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기관이 되는 것입니다. 미세먼지가 특히 심했던 2019년 이후에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등 지자체는 물론 여러 기관과 기업 등이 대기 개선에 전력을 다했고, 미세먼지 정보센터와 미세먼지 연구관리센터 등이 새롭게 생겼습니다. 현재 초미세먼지 농도가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음을 고려할 때, WHO가 건강 위해성을 이유로 권고기준을 대폭 강화한 점을 고려할 때, 그리고 우리 환경기준조차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제는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다른 하나는 대기질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는 기후변화에 관한 업무도 추진하는 기관이 되는 것입니다. 요즘은 기후에 대한 고려 없이 대기정책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예컨대, 초미세먼지 농도를 결정하는 3대 요인이 국내 배출량, 국외 유입량, 그리고 기상 여건인데, 기후변화는 기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기정책을 중심으로 하되, 대기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정책을 함께 추진하면 양 정책의 상충효과를 줄이고 시너지 효과는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두 가지 방향으로의 발전을 위해서 현재 수도권대기환경청은 관계기관, 전문가, 산업계 등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리겠습니다.
예전에 제가 미국에서 공부할 때 이야기입니다. 환경부에서 성과관리 및 예산편성 업무를 수행한 직후에 유학 가서 저는 환경정책의 편익과 비용을 수치로 계산하는 방법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3학기 동안 관련 수업만 들었고 나중에 복귀하면 학교에서 배운 것을 업무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3학기가 끝나갈 무렵에 우연히 마이클 샌델이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주제로 하는 특강을 들었는데, 그는 현대 사회에서 경제 외 대부분 영역으로도 스며든 시장 논리가 인간의 생명과 환경 영역에 적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했습니다. 그 후 저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깊게 고민했고, 4학기에는 공공윤리 수업을 선택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은, 모두가 함께 공유하고 미래 후손을 위해 함께 지켜나가야 할 공공의 영역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수도권대기환경청은 수도권 지역의 대기질을 개선하여 주민들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 속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수도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우리 모두의 푸른 하늘과 건강한 공기를 위해 수도권대기환경청과 함께하여 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