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균 화학물질안전원장 - “10주년 맞이한 화학물질안전원,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기관이 될 것”
박봉균 화학물질안전원장 - “10주년 맞이한 화학물질안전원,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기관이 될 것”
  • 박금현 기자
  • 승인 2024.08.01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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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일상이 되는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재난안전산업

최근 화학물질안전원은 반도체, 이차전지산업 등 새로운 첨단산업의 발달로 신기술의 도입과정에서 새로운 유해물질 사용에 대비해 현장 안전관리를 준비하는데 힘쓰고 있다. 이에 2023년 9월 새만금개발청-군산시-안전원이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화학안전성 확보 기술지원 MOU’를 체결하여 올해 4월까지 이차전지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지원을 완료하였다. 이와 함께 빅데이터나 AI 등 신기술을 화학 안전과 접목해 효과적인 안전관리를 위한 기술 고도화도 노력 중이다. 그의 하나로 과기부 산하기관인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초거대 AI데이터 구축사업에 공모하여 ‘화학물질 위험성 예측 데이터 구축 사업’에 선정되었다.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화학물질안전원은 ‘국민이 신뢰하는 화학안전 선도기관’으로 역할과 위상을 다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기술선도, 거버넌스 선도, 녹색화학 선도, 화학전문교육 선도 4가지의 비전을 품고 세계 최고의 화학안전 전문 기술력을 갖출 것임을 박봉균 원장은 다짐했다.

박봉균 화학물질안전원장 / 사진제공 화학물질안전원

 

지난해 9월호 인터뷰 이후 1년 만이네요. 오늘은 「모두의 일상이 되는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재난안전산업」이라는 주제로 다시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안녕하세요. 벌써 1년이 흘렀네요. 다시 뵙게 되어 저도 반갑습니다. 작년 인터뷰할 때가 안전원 부임한 지 1년 정도 되는 시점이었고, 올해 10월이면 2년이 됩니다. 그 사이 화학물질안전원 개원 10주년을 맞이하였고, 국립환경과학원의 화학물질·화학제품 안전관리 업무가 안전원으로 이관되면서 조직통합이라는 큰 이슈도 있었습니다. 또한 우리 안전원이 행정안전부에서 주관하는 책임운영기관 종합평가에서 2022년에 이어 2023년에 2년 연속 S등급을 받기도 했어요. 숨 가쁘게 달려온 만큼 성과도 많았고, 개인적으로도 보람을 많이 느끼는 한해였습니다.

사진제공 화학물질안전원
사진제공 화학물질안전원

 

지난 인터뷰에서 화학안전제도개선TF팀을 만들어서 환경부의 제도개선 지원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하셨는데 그 후속 내용이 궁금합니다.
2021년부터 정부, 산업계, 시민사회가 함께한 화학안전포럼에서 화학안전제도를 어떻게 하면 실효성 있게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논의해 왔습니다. 포럼의 논의 결과를 반영한 「화학물질관리법」과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올해 1월 국회를 통과하여, 내년 8월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신규화학물질 등록기준을 0.1톤에서 1톤으로 조정하고, 대신 1톤 미만은 신고제도(CLP)를 도입해서 소량 취급에 따른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현행 유독물질 지정체계를 정비해서 인체급성유해성, 인체만성유해성, 생태유해성 등 유해특성에 따라 차등화된 관리를 하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법 개정 후속으로 안전원은 법 취지에 맞게 하위법령과 기준 등 준비해야 할 사항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준비하고 계신가요?
화학안전제도개선TF를 활용하여 준비하고 있는데요, 화학물질의 유해성, 취급량, 인체・환경 영향 등을 고려하여 차등화된 수량기준을 만들고, 유해성에 따른 취급기준 및 시설기준의 하위규정과 유해성미확인물질에 대한 안전관리 가이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법이 시행되면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이 유해성에 따라 차등 적용되어 사업장의 안전은 높이면서 획일적인 규제로 인한 부담은 덜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재 시민사회, 산업계, 학계, 검사기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참여한 협의체를 운영하여 여러 관점에서 검토하고, 개선사항을 논의하는 과정을 거쳐 규정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현재 각 기준들이 상당히 구체화되었구요, 산업계 설명회 등 내년 시행에 차질 없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거버넌스에 대한 기대감이 높으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화학안전 분야는 거버넌스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인터뷰에서도 정부와 산업계, 시민사회로 구성된 화학안전포럼을 예로 들어 설명드린거 같은데요, 안전원에서도 작년 한해 지역의 화학안전을 위한 거버넌스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거버넌스 구축 중기 계획을 수립하고, 지역별 유해화학물질 취급량 등 화학 위험성을 고려한 집중지원 대상 지역 70곳을 선정하여, 2026년까지 맞춤형 기술지원과 컨설팅, 교육을 통해서 중점관리지역의 화학사고대비체계 활성도를 100% 달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화학안전을 위한 거버넌스 잘 활용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우리 업무 담당자들이 이를 위해 지난 1년간 무려 10,715km의 긴 여정으로 전국의 지자체와 시민사회를 만나고 다녔는데요, 이 거리면 알래스카를 갔다 왔을 정도라고 하더라고요, 직원들이 정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로 좋은 변화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전북 군산시에서는 화학사고 발생사업장 대표가 직접 사고원인 및 재발 방지 대책을 거버넌스를 통해 브리핑하고 있으며, 거버넌스에 참여하는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사업장에 직접 방문하여 현장점검을 실시하는 등 화학물질로 인한 위험을 줄이기 위한 모습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 안전원에서는 이러한 거버넌스가 정책의 영역에서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행정학·사회학적인 관점에서 더욱 체계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올해부터 학술적인 연구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이번호 주제와 관련하여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4차산업에 따라 달라진 산업현장의 재난 특성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반도체, 이차전지산업 등 새로운 첨단산업의 발달은 화학안전 측면에서 두 가지 관점의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신기술의 도입과정에서 새로운 유해물질 사용과 같은 위험요인을 동반하기 때문에 이에 대비한 현장 안전관리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빅데이터나 AI 등 신기술을 화학안전과 접목하면 훨씬 더 효과적인 안전관리 툴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작년 군산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산단에 입주하여 시험가동 중이던 이차전지 소재 관련 공장에서 5월과 6월 연달아 화학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업장에서 원료를 국산화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공법으로 성능을 높이기 위해 시도하다가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한 것입니다. 저는 우리 안전원이 이러한 새로운 공법을 시도하는 회사를 대상으로 설계단계부터 위험성을 검토해주는 기술적인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 기술 지원이 이뤄진 걸로 알고 있습니다.
네, 작년 9월 새만금개발청-군산시-안전원이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화학 안전성 확보 기술지원 MOU’를 체결하여 올해 4월까지 이차전지 기업 1곳을 대상으로 기술지원을 완료하였습니다. 기술지원으로 발굴한 17개의 개선내용은 군산시 화학안전소위원회를 통해 지역사회에 공유했는데요, 군산시 시민사회에서는 안전원이 지역 안전을 위해 이러한 사업을 추진해서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해주고 신뢰를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초기 설계부터 완공까지 사업장의 자율적인 개선 의지와 전문가 의견을 반영한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으로 새로운 산업의 화학안전을 담보하고 더불어 지역사회의 소통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안전원은 이러한 서비스를 앞으로도 계속 확대할 생각입니다.

사진제공 화학물질안전원

 

빅데이터나 AI 등 신기술을 화학안전과 접목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이는 새로운 기술의 이용과 빅데이터·AI를 활용하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AI머신러닝을 활용하면 화학구조만으로 실험을 하지 않고도 물질특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물리 화학적 특성뿐만 아니라 미지물질의 유해성을 예측하는 기술까지 확대될 것입니다. 이를 활용하면 산업계에서 보다 안전한 신규물질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우리 안전원은 과기부 산하기관인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초거대 AI데이터 구축사업에 공모하여 ‘화학물질 위험성 예측 데이터 구축사업’에 선정되었고, 올해 2만종 화학물질에 대한 인화점, 증기압, 연소열 데이터를 구축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편, 작년에는 유해화학물질 운반정보 260만건의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핫스팟과 주요 운반물질을 매핑화하여 지자체에 사고 대응을 위한 자료로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재임 동안 화학물질안전원의 10주년을 맞이하게 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10주년 행사에서 향후 10년에 대한 비전도 발표하셨다고요.
맞습니다. 우리 안전원의 원래 비전은 ‘국민이 신뢰하는 화학안전 선도기관’입니다. 지난 10년간 노력으로 국내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10년 후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기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10주년 행사를 준비하면서 제가 각 부서를 돌면서 직원들과 10년 뒤인 2034년의 안전원 모습을 그려보면서 4가지의 비전을 제시했는데요, 바로 기술선도, 거버넌스 선도, 녹색화학 선도, 화학전문교육 선도입니다.
4가지 비전에 대해 원장님께서 자세히 소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먼저 안전원은 세계 최고의 화학안전 전문 기술력을 갖출 것입니다. AI, 양자기술을 활용한 화학안전 예측 기술 외에도 도면 스캔으로 AI가 위험요인을 분석하여 알려주는 위험성 분석기술도 확보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사고시 인공위성, 초분광 드론촬영으로 원거리에서 환경영향조사가 가능하고 땀, 지문만으로 간편하게 인체영향 조사기술도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두 번째로, 10년 뒤에는 전국 240여개 지자체와 시민사회 산업계가 모두 함께하는 지역 화학안전대비 체계가 완벽하게 갖춰져 있을 것입니다. 안전원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빅데이터 형태로 공개하여 사고대응에 활용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것입니다. 세 번째로, 안전원은 규제기관이 아닌 화학물질 연구·개발부터 생산시설 설계까지 종합 컨설팅을 제공하는 서비스 기관으로써 유해성이 낮은 화학물질로 대체되는 “녹색화학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국내 최고의 교육·훈련 선도기관”으로서 역할을 해 나갈 것입니다. 즉, 다양한 교육기관에서 활용가능한 교육컨텐츠를 제공하고, 교관을 양성하는 화학전문 교육기관의 허브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미 안전원은 VR, XR을 활용한 화학안전교육에 있어 세계적으로 앞서 있습니다. 이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앞으로는 굳이 안전원에 오지 않고도 화학공장 내 취급시설에서 가상의 체험교육이 가능한,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교육이 실현될 것입니다. 이러한 비전이 현재는 우리의 꿈이지만, 우리는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월간인물 독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부탁드립니다.
우리 안전원은 앞으로도 유관기관, 시민사회, 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면서 일방적인 규제기관이 아닌 화학물질 연구·개발부터 생산시설 설계까지 종합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기관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화학물질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현장 중심의 정책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국민과 기업이 가장 믿고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앞으로의 안전원도 기대해주시고,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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