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수출규모는 85억 달러로 프랑스,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 4위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는 2년 전부터 가까운 일본 시장에서 수입 화장품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시장에서도 올해 1분기부터 프랑스를 제치고 수입 화장품 시장 점유율 1위에 등극했다. 여기서 주목할만한 점은 전체 화장품 수출의 60% 이상을 중소기업이 담당한다는 것이다. 현재 화장품은 중소기업 수출 1위 품목으로 2023년 연간 최대 수출실적인 53억 달러를 달성한 이후 올해도 그 성장세가 이어져 2024년 상반기 화장품 수출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8% 증가한 33억 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화장품 산업은 생산·판매·유통 등 분야별로 전문기업이 형성되어 있어 혁신 아이디어를 보유한 중소브랜드사가 쉽게 진입·성장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생태계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한류와 K-콘텐츠가 결합한 강력한 글로벌 마케팅 효과와 함께 앞으로도 그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지금 K-뷰티는 민관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시너지로 세계를 아우르고 있다.
안녕하세요 국장님. 월간인물 9월호 「화장품산업 특집」 기획으로 인사드리게 되어 반갑습니다. 먼저 현재 집중하고 계신 화장품 분야 현안에 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재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화장품의 위상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우수 품질의 소수 품목이 화장품 수출을 이끌었지만, 지금은 다양하고 특색있는 다수의 제품이 시장을 이끌고 있고, 그 중심에 혁신 아이디어를 보유한 중소기업이 수출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현재 화장품 시장의 주요 현안은, K-뷰티의 성장세를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는 것이 아닌, 장기적인 성장의 기회로 만드는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7월 발표한 「K-뷰티 중소·벤처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고민의 산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발표된 ‘K-뷰티 중소·벤처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K-뷰티 중소·벤처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은 민간 생태계에 힘을 더하여 화장품 수출 확대 기회를 더 많은 기업들이 활용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한 것입니다. 방안은 “첫째, K-뷰티 유망기업 민관 협업 발굴‧육성, 둘째, 해외 수출규제 체계적 대응, 셋째, K-뷰티 생태계 Level-up”이라는 세 가지 전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째, 민간의 우수한 전문성과 인프라를 활용하여 K-뷰티 글로벌화 유망기업을 발굴·육성합니다. CJ 올리브영, 아마존, 코스맥스, 콜마 등 민간 플랫폼 및 제조‧유통사와 협업하여, 수출 유망기업을 발굴·육성하는 경진대회 방식의 ‘K-뷰티 크리에이터 챌린지’를 추진하고, 선정기업에는 민간 협업기관들이 자사의 유통망 및 전문성 등을 활용하여 마케팅과 수출 전략 컨설팅을 지원하고, 중기부와 식약처는 수출지원 정책을 연계 지원하게 됩니다. 또한, 콜마, 코스맥스와 모태펀드가 공동으로 해외 진출 화장품 제조기업 등에 중점 투자하는 ‘글로벌 K-뷰티 전용 펀드’도 조성할 계획입니다. ▲둘째, 화장품 수출규제 대응 지원을 강화합니다. 주요 국가별 수출규제 대응 매뉴얼을 현행화하는 한편, 신흥국 중심으로 대응 매뉴얼을 추가 제작·배포합니다. 화장품글로벌규제조화센터를 통해 신흥시장인 러시아, 중동 지역에 대한 규제정보 지원을 확대하고, 국내 화장품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우수화장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기준을 국제기준(ISO)과 조화하여 인증을 준비하는 업체 부담을 낮추는 등 국내 규제도 합리화하는 내용입니다. ▲셋째, 혁신제품이 신속하게 개발‧생산될 수 있도록 정책자금, 스마트공장, R&D 등 지원수단을 강화합니다. 브랜드사가 혁신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제조사와의 발주 계약을 근거로 정책자금을 공급하는 ‘K-뷰티 네트워크론’을 신설하고, 화장품 분야에 대한 중기부-식약처 협업 스마트공장 지원을 통해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한 생산시설 구축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화장품 수출진흥을 위한 중소벤처기업부의 관련 사업 내용 및 대표적인 성과가 궁금합니다.
대표적인 지원사업으로는 해외인증규격획득지원 사업과 수출컨소시엄 사업을 들 수 있습니다. 해외인증규격획득지원사업은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에 필요한 인증획득 시 소요되는 시험비, 인증비, 컨설팅비 등 비용일부를 1억 원 한도 내에서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대표적으로 모델링 마스크팩을 수출하는 A사의 경우 해당 사업을 통하여 유럽 시장진출을 위한 CPNP 인증을 획득하였고, 이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시장확장 노력을 통해 2022년 대비 2023년 수출액(3,325천달러→6,825천달러)과 매출액(4,150백만원→9,629백만원)이 모두 두 배 이상 성장하는 성과를 보였습니다. 수출컨소시엄 사업은 해외 전시·상담회에 대한 참가지원을 통해 바이어 발굴, 현장 수출상담, 계약체결 등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세계 최대 뷰티 박람회인 라스베가스 코스모프로프를 포함하여 2023년도에 5개, 2024년도에 7개의 뷰티전시회에 총 292개사의 참가를 지원하였습니다. 2023년도 뷰티전시회 참가를 통해 587건, 약 25백만달러의 계약체결 성과를 보였으며, 대표적으로 천연화장품을 수출하는 B사의 경우 상해 화장품 전시회 참가지원을 통해 중국 최대 유통회사중 하나와 매달 8천달러 가량의 수출계약을 체결한바 있습니다.
화장품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소개할 만한 정책이나 사업 내용이 있다면 들어보고 싶습니다.
이번 대책을 마련하면서 업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현장에서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애로는 크게 두 가지였는데, 마케팅과 규제 대응에 대한 부담이었습니다. 규제대응 관련은 주무부처인 식약처와 함께 정보제공·심층상담·인증지원 강화 및 국내 규제합리화 등을 통해 체계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며, 마케팅에 있어서 기업의 주요 애로는 인지도 제고를 위한 마케팅 노하우나 빅바이어 미팅 기회의 부족인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이러한 부담 완화를 위해 올리브영·아마존 등 민간기업이 보유한 마케팅 노하우를 공유하고 마케팅 교육, 유통벤더 정보제공, 온오프라인 특별기획전 개최(마케팅 기회), 비용지원까지 단계별 지원체계를 마련했습니다. 해외 빅바이어와의 미팅 기회 확대를 위해 내년에 식약처 및 국내 제조·유통사와 함께 민관 협업 K-뷰티 박람회를 개최하고, 수출유망 5대 국가 빅바이어 초청 상담회를 개최하는 등 중소기업들이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빅바이어들과 네트워킹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추가로, 하반기에 준비 중인 사업이나 프로젝트를 언급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올 하반기에는 민간 유통플랫폼·제조기업과의 협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입니다. 먼저 아마존·코스맥스·콜마와 협업하여 ‘K-뷰티 크리에이터 챌린지’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이는 글로벌 플랫폼사와 화장품 제조사가 공동으로 신규 화장품 수출 유망기업을 발굴·육성하는 프로그램으로, 화장품 품목·국가별 판매 트렌드 등을 기반으로 제시되는 인사이트를 중심으로 혁신 제품 아이디어를 가진 유망기업을 선정하여 지원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선정기업에 대해 아마존(플랫폼사)은 입점·마케팅·컨설팅을, 코스맥스·콜마(제조사)는 제조·컨설팅을, 정부는 인증과 마케팅, R&D 등을 연계 지원하게 됩니다. 화장품 인디브랜드의 등용문인 올리브영과는 수출가능성이 높은 유망한 인디브랜드를 발굴·지원하여 슈퍼 루키로 만드는 ‘K-슈퍼루키 위드영’ 프로젝트를 추진합니다. 화장품의 경우 다른 소비재와는 달리 제품을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이 브랜드 인지도 확보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데, 올리브영이 가진 폭넓은 온오프라인 채널을 기반으로 적극적인 체험형 마케팅을 지원함으로써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정부는 글로벌 고객 등에게 ‘정부가 인정한 브랜드’라는 신뢰도를 부여하고, 수출시 필요한 해외 인증, 규제 대응 등에 대한 지원사업을 연계 지원할 예정입니다. 올 하반기에는 시범으로 20개의 인디브랜드를 선정하여 미디어 노출 등 마케팅 활동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화장품 업계의 바른 성장을 위한 정책 방향성에 관한 의견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핵심은 ‘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언급했듯, 국내 화장품 산업 생태계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그렇기에 정부는 무언가를 하려고 주도하기보다는 민간의 생태계가 역동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민간의 잘 갖추어진 인프라와 전문적인 역량을 활용하되, 정부가 힘을 보탤 수 있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밀어줌으로써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고, 민간의 생태계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서 이번 식약처와의 협업처럼 정부 내 정책역량을 결집하는 것도 필요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화장품 산업계 관계자 및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말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K-뷰티 글로벌화는 단순히 화장품 수출을 늘리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이를 통한 우리나라 수출경쟁력 전반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화장품이 “글로벌 넘버 원 화장품”으로, 글로벌 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위상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는 산업계 관계자분들과 함께 손을 잡고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K-뷰티 생태계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