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과자·음료·쌀 가공식품 등 ‘K-푸드 사총사’가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라면·과자·음료·쌀 가공식품 등 농식품 수출액이 10조 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한류 인기 속에서 가정간편식(HMR) 대중화, 글루텐 프리 수요 증가 등의 트렌드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 분석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9개월 간 농식품 수출액이 작년 동기보다 8.3% 증가한 73억750만 달러(약 9조 6,320억 원)이라 집계했다. K-라면 수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29.6%, 냉동 김밥과 즉석밥, 떡볶이 등 쌀 가공식품 수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41.6% 증가한 수치다.
‘맛있고 건강한’ K-푸드, 세계인 주목 받으며 가파른 성장세 이어가
‘한류 열풍’이 우리 수출에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라면과 김치 등 한국 농식품에 대한 현지인들의 소비가 급증하면서다. 올해 3분기까지 라면 수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29.6% 증가한 9억 380만 달러로 작년 한 해 수출액인 9억 5,240만 달러에 근접했다. 라면 수출 성장세가 가파른 중남미 중에서도 멕시코 수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122.% 증가했으며, 미국에의 수출액 증가율은 50%를 상회한다.
전통적인 수출 품목인 라면과 과자는 물론 냉동 가공식품 등으로 수출 품목 또한 다양해지는 추세다. 수출액 상위 품목인 라면과 과자류, 음료, 쌀 가공식품 등의 수출액이 골고루 최대치를 경신했다. 무엇보다 한국 식품이 풍부한 맛은 물론 건강에도 좋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앞으로의 수출 실적 역시 호조세가 유지될 것이라 전망된다. 특히 김치는 면역력을 높여주는 건강식품으로 인식되며 ‘코로나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현재 쌀 가공식품 수출이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늘어나고 있는데다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과 중국의 대형 유통매장에도 입점한 만큼 향후 추가 성과도 기대된다.
농식품부는 K-푸드 산업의 세계적 경쟁력을 강화해 2021년 기준 656조 원 규모의 식품산업을 2027년 1100조 원으로 성장시킨다는 청사진을 담은 ‘제4차 식품산업 진흥 기본계획(2023~2027)’을 추진하고 있다. 농식품과 전·후방산업 수출 확대를 목표로 부처 간 협업을 추진하는 한편 대기업의 유통 인프라를 활용해 중소기업의 수출 시장 개척을 지원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지난 10월에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함께 미국 동남부 최대 도시인 조지아 주 애틀란타에서 김치와 라면의 특별한 조합을 알리며 K-푸드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더불어 수출품의 품질 및 저온유통체계를 면밀히 살피고, 신시장 박람회 참가 및 마켓테스트 등을 지원하며 한국 농식품 수출의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며 농식품산업의 성장세 이어가야
K-푸드가 세계인의 식탁에서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며 우리 식품기업의 주무대 역시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하지만 안주하기에는 이르다. K-푸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약 8조8000억 달러 규모로 양적·질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글로벌 식품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소수 글로벌기업과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한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 식품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과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식품수요를 창출해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함을 지적한다. 글로벌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상품 개발과 더불어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이끌어갈 수 있는 신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중론이다.
지난 100여 년 간 급격한 인구 증가에 더해진 종자개량, 유전자 변형 등 과학발전에 따른 식품의 발전, 평균수명 연장, 세계적 질병의 유행으로 인해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 건강한 음식에 대한 요구 또한 증가하는 추세다. 이처럼 변화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세계 식품 시장 공략을 위한 연구와 R&D 투자는 물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역할과 기능 정립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후에는 안전과 웰빙에 대한 세계적 식품소비 트렌드에 맞춘 기능성 프리미엄급 식품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여기에 주요국 식품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 더해지다면 식품산업은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농식품부는 식품 생산부터 상품과, 물류, 통관, 마케팅 등 전 과정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농식품산업의 고성장이 기대되는 푸드테크, 그린바이오 등 신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 7월 시행된 ‘스마트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스마트농업법)’을 토대로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한 애그테크(Ag-Tech)를 본격화해나간다. 오는 2027년까지 전체 농업생산의 30%를 스마트 농법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스마트농업이 확산되면 재배가 까다로운 기능성·소재 작물의 대량 생산과 작기가 한정된 계절채소의 상시 출하, 농업법인 투자 활성화 등 새로운 고부가가치 농산업 생태계가 형성될 것이라 기대된다. 이를 통해 국민의 먹거리 품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세계를 무대로 하는 케이-푸드 플러스(K-Food+)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늘어난 수명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K-푸드가 세계인의 주목을 받으며 활황을 누리고 있지만 급변하는 환경은 새로운 대비책을 요구한다. 기후위기로 인한 농작품 피해가 국민의 먹거리와 식량 안보를 위협하는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성장전략을 수립해야만 한다. K-푸드의 성장세를 뒷받침하면서도 미래 식량주권 확보를 위한 농업 혁신을 병행해야 하는 지금, 우리 농식품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