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정병호 (주)세츠 대표 - 다름의 철학, 기업의 경쟁력이 되다
[과학] 정병호 (주)세츠 대표 - 다름의 철학, 기업의 경쟁력이 되다
  • 이샛별
  • 승인 2016.05.10 11: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8년 세계 경제 위기에서 독일이 건재할 수 있었던 비결은 중소기업에 있다. 독일 전체 기업의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은 ‘히든 챔피언’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며 독일의 경제를 뒷받침하는 뿌리로 자리매김해왔다. 우리나라 역시 전체 기업체 중 중소기업이 99%, 전체 근로자 중 88%가 중소기업에 종사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가 심각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고, 그 생산성 역시 대기업의 3분의 1에 그치는 실정이다. 중소기업은 국가의 경제를 지탱하는 허리이기에 이들의 성장은 한국 경제의 저성장, 고실업 문제를 풀어갈 해법이 될 것이다.

| (주)세츠 정병호 대표
| (주)세츠 정병호 대표

다른 시각으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며 차별화
2009년 반도체 장비 등을 제조하던 업체에서 분사하여 독립적인 길을 택한 ㈜세츠는 정병호 대표를 수장으로 현재 일본, 중국 등 관계사를 포함하여 59명의 임직원이 함께하고 있으며, 반도체장비제조, 반도체장비 개조·개선, 휘발성 유기화합물 제거 장치, 그래핀(Graphene) 성막 장치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성장이 기대되는 중소기업이다. 

기술적으로는 IT분야 발전의 성장 동력인 MEMS(미세전자제어기술)에 사용되는 ICP(고주파 유도 결합 플라스마) 식각장치, 200mm TEL 식각장치의 Refurbishment 및 개조·개선, Yaskawa Robot 국산화, 300mm CVD Heating System Test bed 등에서 성과를 이룬 바 있다. 또한 최근에는 300mm 식각 장비의 Refurbish 분야에서 중국의 선두주자인 SMIC 등에 제품을 납품하며 전 세계적으로 300mm Refurbishment 업계를 선도하는 한편 신물질 개발과 관련해 그래핀 CVD 장치를 개발, 국내 대기업 및 대학에 납품하여 세계적 학술지인 사이언스지에 성과물을 발표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지난 2014년부터는 휘발성 유기화합물 제거 장치인 VRS 장비를 개발하여 국내와 중국업체에 납품하는 등, VRS 장비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되어 본격적인 중국시장으로의 진입이 기대된다.

이처럼 눈부신 성과의 선봉에 있는 ㈜세츠의 정병호 대표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스스로를 기술을 전공한 공학도는 아니라고 소개한 그는 일본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에는 국내 대학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구미에서 창업을 시작했다. 그는 경영과 반도체는 전혀 다른 분야이지만 그로 인해 회사가 상장하기까지 차별화 된 시선으로 반도체 분야의 흐름을 익혀왔다고 설명했다. 이후 회사는 과도기를 거치며 현재의 ㈜세츠로 거듭났고, 지속적인 성장의 토대는 앞서의 남다른 견해를 바탕으로 차별화 된 장비를 개발하는데 있었다. 그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분야를 늘리는 것 역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으며, 국내에 국한되지 않은 글로벌한 감각과 타겟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런 그가 늘 강조하는 것이 ‘Difference’는 ‘Wrong’이 아니라는 것이다. 최고를 만드는 것 외에도 다른 시각을 담은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정 대표는 직원들에게도 기존과는 다른 시선에서 ‘다르게’ 만들고, ‘다르게’ 서비스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최대한 자율성을 주고자 노력한다.

이처럼 ‘다름’의 역량을 바탕으로 설립 이래 매년 30%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주)세츠는 경쟁사보다 차별화된 우수한 성능의 VRS 장비개발, 300mm장비 Regeneration 분야 시장 개척, 신규 시장 생성이 기대되는 그래핀 성막 장치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서도 선제적으로 대처하며 영향력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솔루션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산학협력과 현장에 귀 기울이는 ‘상생’의 경영
반도체 장비 관련 기술은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주기적인 수요변화가 나타나는 분야이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R&D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에 정병호 대표는 고객과 학계,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세츠의 경쟁력은 반도체 제조장비 분야에서 쌓아온 우수한 기술 인력과 고객밀착형 글로벌 영업력을 바탕으로 제품 개발 및 개선에 고객의 요구를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데 있습니다. 그동안 고객의 목소리를 개발 분야에 직접 접목하며 개발 기간을 줄여왔고, 자연스레 개발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환경 분야, 신물질 합성 장치 등에서도 학계와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왔기에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정 대표는 기술력 제고를 위해 국내 대학과의 산학협력체계를 구축하고, 교수진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하여 정기적으로 기술교류를 진행하는 한편, 학계에서 실시하는 세미나 및 학술대회에 기술·개발 엔지니어를 정기적으로 참가시켜 기술의 흐름을 익히고, 시야를 확장시킬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장학금 기탁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장학금 기탁

“향후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기보다 학계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 예상합니다. 이에 산·학·연의 꾸준한 교류를 통해 학계에서 개발된 기술적 성과가 산업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그 간극을 좁혀, 산학협동이 실질적 효과를 발휘하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정 대표는 최근 한국산업기술대학교에 장학금을 기탁했다. 그는 이전부터 국내의 유수 대학과 그래핀 신물질을 함께 연구·개발하며 산학상생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왔고, 특히 산업기술대의 경우 ATC(우수 연구센터) 진행 시 많은 도움을 받은 바 있었기에 연구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전하고 싶었다. 현재 그는 장학금 기탁 외에도 체육대회 등 (주)세츠에서 갖는 각종 행사 등에 연구생들을 초청하거나 이들의 고민, 진로에 대한 대화를 나누며 꾸준한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장학금을 통해 작게나마 도움을 전하며 중소기업이라도 학생들에게 관심과 격려로 힘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습니다. 이후 고맙게도 학생들에게서 손 편지와 이메일을 통해 감사의 말을 전해 듣기도 했는데, 그런 교류와 소통이야말로 진정한 산학상생의 사례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기술과 인연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갈 것입니다.”

다각적 방향 모색 및 인적 인프라로 기업의 성장 도모 
정병호 대표는 2009년 금융위기 당시 회사를 설립하며 국내가 아닌 일본에서 먼저 기반을 다져 국내로 진출하는 전략을 취했다. 시장 인프라가 대기업 위주로 구성되어 있기에 대기업의 상황에 따라 자칫 기업이 위태로워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설립 당시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간 쌓아온 국내외 영업네트워크와 장비기술인력 등이 기업 성장의 기반이 되어줬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벤처환경은 그리 좋은 환경은 아닙니다. 대기업주도형 산업 하에서 벤처기업의 방향성과 정체성을 찾기는 매우 어렵죠. 따라서 벤처기업은 국내 의존성을 낮추고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기업 방향성을 맞춰야 5년 후, 10년 후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중국 등 후발 주자의 견제 등으로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 기업 환경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벤처기업은 기존의 것을 혁신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꾸준하게 공부하고, 고객을 찾아다니고, 개발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기존사업의 혁신이 필요한 것이죠. 그것을 위해 중소기업, 중견기업, 학교 등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협의체들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우수한 인적자원을 확보하고, 지속적인 R&D에 집중과 이를 위한 보다 현실적인 자금 지원 또한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개발을 위해 중소기업에는 어려운 경영적 결단이 요구되기에 이런 때에 정부에서 저리 자금으로 개발비용을 장기 융자해주는 현실적인 자금 지원 제도 등을 도입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수기술연구센터 지정
우수기술연구센터 지정

현재 국책과제 등을 통해 기업이 부분적으로는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이러한 제도의 혜택을 받는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또한 국책과제를 진행하더라도 업체에서 상당 부분의 개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이에 정 대표는 중소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기술 개발에 나설 수 있는 현실적인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세츠는 이노비즈, ISO9001 & 14001, 기업부설연구소, 벤처기업 등 다양한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정부로 부터 정책자금이나 운영자금 지원 등을 통해 제품 개발 및 상품화에 매진 중이지만 정 대표는 무엇보다 기업의 생명력은 우수한 인적 인프라 확보에 있음을 강조한다. 중소기업은 직원과 함께 성장하는 과정에 수많은 기회를 내포하고 있다. 각 분야의 전문 인력들이 그러한 기회를 포착하고 성장성과 비전이 있는 기업에 성장 동력으로 참여한다면 기술적 편중을 예방하여 국가 경쟁력 제고에 일익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정 대표는 그러한 인재들을 위해 고용 창출이라는 목표 아래 2018년에 기업 공개를 준비하며 직원들을 위한 외부 교육, 어학교육 등 대기업에 상응하는 수준의 복지를 제공하고자 노력한다.

“현재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연구개발과 고용창출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취업을 고려할 때에도 취업을 위한 취업이 아닌 장래를 고려한 신중한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차별화 된 경영전략과 기술혁신으로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다짐하는 정병호 대표, 그만의 확고한 철학을 바탕으로 ㈜세츠가 세계 시장을 점령할 날을 기대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07238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 70길 15-1 RA542 (여의도동14-9, 극동 VIP빌딩 5층) 월간인물
  • 대표전화 : 02-2038-4470
  • 팩스 : 070-8260-02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문채영
  • 법인명 : 주식회사 월간인물
  • 대표자 : 박성래
  • 제호 : 월간인물
  • 사업자등록번호 : 227-08-617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3717
  • 등록일 : 2015년 04월 30일
  • 발행일 : 2015년 04월 14일
  • 발행인 : 박성래
  • 편집인 : 박성래, 남윤실
  • 월간인물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간인물. All rights reserved.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박성래 02-2038-4470 psr@monthlypeople.com
우수콘텐츠 우수콘텐츠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