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최초의 첨단 단일공 로봇수술 이용 탈장 수술 성공으로 이어진 환자를 위한 고민과 도전
부산·경남 최초의 첨단 단일공 로봇수술 이용 탈장 수술 성공으로 이어진 환자를 위한 고민과 도전
  • 유지연 기자
  • 승인 2023.06.02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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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하 삼성창원병원 외과 교수
임지하 삼성창원병원 외과 교수 ⓒ유지연 기자
임지하 삼성창원병원 외과 교수 ⓒ유지연 기자

[월간인물 유지연 기자]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국내에서 새로 발생한 247,952건의 암 중에서 27,877건을 기록하며 전체의 11.2%를 차지한 대장암이 4위에서 3위에 올렸다. 대장암은 짜고 매운 음식을 즐기는 한국인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다만 다른 암과 달리 대장암은 치료 계획을 잘 세워 치료 효과를 높인다면 4기라 할지라도 완치를 기대해볼 수 있는 암이다. 특히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 성공률이 높기에 꾸준한 대장내시경 검사가 권유된다.

 

 

부산·경남 최초 성공 기록한 첨단 단일공 로봇수술 이용한 탈장 수술, 뚜렷한 장점 지닌 로봇수술 적용 범위 늘릴 것

지난 4월 임지하 교수가 부산·경남 최초로 첨단 단일공 로봇수술기 다빈치 SP(Single Port)’를 이용한 탈장 수술에 성공했다. 서혜부(사타구니) 탈장을 진단받은 20대 환자의 배꼽에 직경 2.5cm의 작은 구멍 하나를 뚫은 뒤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삽입하는 로봇수술로 수술 부 위를 치료한 것이다.

공간이 좁고 협소한 서혜부 탈장은 수술 부위로의 접근이 어려우며, 지금까지는 절개수술이나 복강경 수술을 통해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절개수술의 경우 수술 후 흉터와 통증이 크고, 복강경 수술은 절개수술보다 회복은 빠르지만, 시야가 제한적이고 수술 기구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해 정교한 수술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단일공 로봇수술은 선명한 비전과 다관절 손목 기능을 활용한 정교한 수술 외에도 최소 침습으로 수술이 진행되기에 미용상의 이점까지 얻을 수 있는 치료법이다. 임 교수는 기존에 시행되던 탈장 수술과 비교할 때 보다 안전하고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 다빈치 SP를 활용한 수술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수술 과정에서 신경과 혈관 등에 발생할 수 있는 손상을 예방하고, 흉터와 통증, 출혈 등 합병증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장점이다. 부산·경남 최초로 로봇수술을 통해 탈장 수술을 받았던 환자 또한 좋은 컨디션으로 퇴원했다. 임 교수는 육안으로 봤을 때 티가 나지 않는 정도의 흉터만을 남기고 수술이 마무리되었기에 환자의 만족도도 높았다고 전했다. 로봇수술이 가진 뚜렷한 장점을 취하는 것 또한 어렵지 않다. 수술 방법이 복강경 수술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다. 로봇수술을 세팅하고, 수술 기구를 택하는 과정을 제외하고는 기존의 수술과 큰 차이점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아직까지 탈장 수술에 로봇수술을 활용하고자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많지 않아요. 의료진이 소개했을 때 고민해보겠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죠. 개인적으로는 비용적 문제만 해결된다면 복강경보다는 로봇수술이 더 좋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로봇수술이 처음 우리나라에 도입되던 시기 임 교수 또한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로봇수술을 접했다. 그는 굳이 로봇을 활용해야 하는가하는 첫인상과 달리 보다 수월하게 정교한 수술을 집행할 수 있어 환자들에게 좋겠다고 판단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수술 시 카메라 조절 등 여러 보조적 요소들을 직접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이점이다. 스스로 모든 요소를 조작할 수 있다는 인식만으로 수술자가 느끼는 부담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임 교수는 앞으로도 로봇수술의 강점을 살려 다양한 종류의 탈장뿐만 아니라 다른 복강 내 수술에도 단일공 로봇수술을 적용하며 지역민들이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임지하 삼성창원병원 외과 교수 ⓒ유지연 기자
임지하 삼성창원병원 외과 교수 ⓒ유지연 기자

코로나 팬데믹 속 미뤄진 건강검진과 대장암의 진행상태의 상관관계 규명

임지하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대장암의 진행상태 간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이 대장암 진행상태(이하 병기)에 미친 영향에 대한 비교 분석 결과논문을 통해서다. 해당 논문은 지난해 4월 진행된 대한대장항문학회 춘계학술 대회에서 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코로나19는 일상생활 전반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쳤습니다. 감염 우려로 병원을 가지 않거나 건강검진을 미루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대장내시경 시행률이 감소한 것 또한 그 영향 중 하나였죠. 다행히도 연구 진행 초기와 달리 엔데믹에 가까워져 오며 건강검진을 받고자 하는 분들의 수가 많이 회복되었습니다.”

국내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20203월 대장내시경 시행률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12월과 비교할 때 50% 가까이 감소했다. 임 교수는 이러한 내시경 시행의 감소가 대장암 진단을 지연시켜 대장암 병기를 높였을 것이라는 가설을 설정하고 이를 확인하고자 연구에 임했다.

연구 결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내 뚜렷한 대장암 병기의 상승은 관찰되지 않았으나 종양표지자(체내 암세포의 존재를 나타내는 물질) 상승 및 림프관 침윤 등 나쁜 예후인자를 가진 환자들이 많았다. 대장암 진단 시점에서 절제 수술이 불가할 정도로 심각하게 진행된 대장암 환자의 비율이 높아졌다. 임 교수는 대장암은 수술을 통해 완치까지 기대할 수 있는 예후가 좋은 암이라며, 코로나19 상황일지라도 건강검진을 소홀히 하지 않아야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유행하는 시기에도 안전하게 검진을 받을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는 당부를 덧붙였다. 갑상선암과 폐암, 위암 다음으로 한국인이 많이 걸리는 대장암은 자각이 어려워 대장내시경 등 꾸준한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받아야 한다.

환자분들에게 대장내시경을 꼭 받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50세부터 대장내시경이 권유되지만 사실 저는 이것도 늦다고 봅니다. 최근에 젊은 대장암 환자들이 워낙 늘어나는 추세거든요. 빠르면 20대에도 대장암이 발생하기도 하고, 대장내시경 과정에서 용종이 발견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통상적으로 5년에 한 번, 용종이 있다면 2, 3년마다 한 번씩 주기적으로 검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 국제학술지 란셋은 한국 50대 미만 성인의 대장암 발병률이 인구 10만 명당 12.9명이라 밝혔다. 이는 조사 대상 42개국 중 가장 높은 수치이며,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 20~40대가 대장암에 가장 많이 걸린다고 풀이된다. 임 교수는 대장내시경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수년 이상 걸릴 수 있는 데다 이미 증상이 나타났을 경우에는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아서다. 실제로 예후가 좋지 않았던 환자 중에는 평생 단 한 번도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예방과 조기 발견이 대장암 대응의 핵심이기에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력이 있다면 더욱 검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임지하 삼성창원병원 외과 교수 ⓒ유지연 기자
임지하 삼성창원병원 외과 교수 ⓒ유지연 기자

새로운 배움과 도전으로 환자 위한 더 나은 선택지 제시하는 신뢰받는 의사

삼성서울병원 전공의 및 임상강사로 환자들을 만나던 임지 하 교수는 삼성창원병원에 파견근무를 온 것이 인연이 되어 자리를 옮겼다. 그는 처음 제안을 받고 서울이라는 익숙한 환경을 떠나는 데에 고민이 생기기도 했으나 적극적 지원 아래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이어갈 수 있으리라는 판단에서 삼성창원병원에 합류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삼성창원병원이 다빈치 SP를 도입한 것 또한 이러한 판단의 근거가 되었다. 새로운 의료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며 환자들에게 양질의 진료를 제공해왔던 만큼 더 나은 진료라는 비전을 구현해감에 있어 충분한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함께였다. 2021년 창원특례시 최초의 상급종합병원으로 문을 연 삼성창원병원은 통합암센터를 구축하는 것은 물론 심장혈관센터, 뇌신경 센터, 로봇수술센터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상급종합병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 로봇수술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토대로 새로운 방법론을 만들어가는 교수님들께서 많이 합류하셨습니다. 풍부한 경험을 갖춘 교수님들과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는 젊은 교수님들이 균형을 맞추며 환자들을 위한 최선의 진료를 만들 어가고 있습니다.”

환자와의 소통에도 힘을 쏟고 있었다. 의사라면 수술 전이 나 수술 후 모든 과정에 관한 정보를 정확하게 설명해야 한다는 인식하에 수술의 위험도와 필요성 등 수술에 관련 정보들을 환자에게 전달하는데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그는 자신이 받을 수술의 위험도를 정확하게 알고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때로 연로한 환자의 경우 환자가 받을 충격이나 걱정을 덜기 위해 보호자들이 관련 정보를 숨기고 수술을 받게 하고자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도 임 교수는 본인이 직접 알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임 교수는 환자들의 이름을 기억하며 친근하게 대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의사로서 항상 좋은 말만을 전할 수는 없다며, 최대한 정확하게 설명 드리고자 한다고 전했다.

연구와 임상으로 바쁜 중에도 임 교수는 자주 학회에 참석 해 국내외 연구자 및 의료진들과 교류하고 있다. 의료 트렌드를 읽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함이다. 임 교수는 수술하다 보면 막힐 때가 종종 있다며, 그럴 때마다 평소 꾸준히 정보를 접하고 새로운 술기를 틈틈이 익혀온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방법을 한 가지 더 알고 있는 것만으로 수술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때 다른 방법을 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까닭이다. 그는 지금까지 해온 연구보다 앞으로 해야 할 연구가 더 많다며, 지속적인 배움과 쉼 없는 도전을 토대로 최선의 의료를 행하며 환자로부터 신뢰받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환자 향한 고민과 도전 통해 최선의 의료 행해간다

임지하 교수는 수술이 좋아 외과를 택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외과 중에서도 응급수술이 많고 힘겨운 과로 알려진 대장항문외과를 택한 것 또한 흥미와 보람을 좇은 결과다. 그는 환자들이 회복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환자들이 쾌유해서 퇴원하시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끼곤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기억에 오래 머무는 것은 최선을 다했음에도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진 환자들이죠. 내가 뭘 했으면 더 좋은 방향으로 갔을까, 어떤 점이 문제였을까 하는 생각이 맴돌기도 합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매번의 선택이 옳은 선택일 수만은 없다는 인식 아래 더 나은 선택을 위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임 교수는 더 나은 의술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고민과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난관에 봉착했을 때 평소 쌓아 온 스스로의 지식과 경험이 환자를 위한 또 하나의 선택지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 이는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믿음에 서다. 이러한 진심이 통한 듯 환자를 향한 임 교수의 치열한 고민은 굳건한 신뢰라는 결실을 맺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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