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분이라도’, 수술시간 단축하기 위한 의사의 노력이 환자의 일상회복 앞당긴다
‘단 1분이라도’, 수술시간 단축하기 위한 의사의 노력이 환자의 일상회복 앞당긴다
  • 유지연 기자
  • 승인 2023.06.0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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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교수
이승현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교수 ⓒ유지연 기자
이승현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교수 ⓒ유지연 기자

[월간인물 유지연 기자] 고령화가 진행되며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질환이 있다. 바로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가빠 헉헉대거나 어지럽다가 실신하게 만드는 대동맥판막협착증이다. 지난 20115,573명이던 환자는 202118,775명으로 10년 새 3배 이상 증가했으며, 80세 이상에서는 1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의 유일한 치료법은 새로운 판막으로 교체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심장 수술의 부담을 대폭 줄여주는 치료법인 무봉합 대동맥판막 치환술은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무봉합 대동맥 인공판막 치환술 마스터 프록터로 활동 중인 이승현 교수는 수술 후 환자가 짊어질 부담을 줄이며 보다 빠른 일상으로의 회복을 돕고 있다.

 

 

수술 소요 시간은 절반으로, 20cm의 흉터는 7cm로 줄여낸 무봉합 대동맥 인공판막 치환술’ 300례 달성

아시아에서는 최초이자 전 세계 6번째 무봉합 대동맥 인공판막 치환술 마스터 프록터(international master proctor)’로 활동 중인 이승현 교수가 지난 3월 무봉합 대동맥판막 치환술 300례 달성 소식을 알렸다. 마스터 프록터는 처음 수술을 배우는 의사들을 교육시키는 프록터 교수(proctor doctor)들에 대한 교육과 무봉합 판막 수술의 기본 매뉴얼 작성 및 업데이트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마스터 프록터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프록터 교수로서의 수술 참관 지도 이력과 다양한 수술을 책임, 감수한 경험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무봉합 대동맥 인공판막이 국내에 도입된 후 가장 많은 수술경험을 가진 의사로 알려졌다.

과거 기계판막과 조직판막을 두고 어떠한 판막이 우수한 예후를 나타내는가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져 왔습니다. 최근에는 55세 이하에서는 기계판막이 우수한 것이 확실하나 그 이상의 연령대라면 환자의 라이프스타일이나 복용 중인 약 등 다양한 사안을 고려해 결정할 수 있다는 권고안이 마련되었죠. 이러한 변화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조직판막을 사용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조직판막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무봉합 판막입니다. 이제는 무봉합판막과 일반판막을 비교하는 연구 중심으로 트렌드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대동맥판막은 혈류를 전신으로 보내는 관문이다. 대동맥판막 협착증과 역류증은 노화나 고혈압, 고지혈증 등으로 판막이 손상되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병이다. 대부분 대동맥판막을 교체해야 치료 가능하다. 지금까지는 대동맥판막을 판막륜에 촘촘히 꿰매 고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기에 약 50분에 달하는 수술시간이 소요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배제하고 수술 절차를 간소화한 무봉합 대동맥판막 수술에 걸리는 시간은 기존 봉합수술의 절반인 약 25분가량이다. 무봉합 대동맥판막 치환술은 체온에 반응해 저절로 확장하는 인공판막 스텐트의 특성을 활용해 봉합하지 않고 교체함으로써 수술에 소요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단축된 수술시간은 환자에게 가해지는 신체적 부담을 줄이는 것은 물론 합병증 위험을 낮춰준다. 이 교수는 무봉합 대동맥판막의 가장 큰 장점으로 수술시간 단축을 꼽으며 관상동맥질환 동반환자나 뇌경색 및 뇌출혈 병력자, 당뇨, 신기능부전 등 고위험군 환자들이 수술 후 합병증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장점에 힘입어 2015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이후 빠른 속도로 적용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외과 의사들은 심장수술 시간을 1분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어야 해요. 심정지 상태에서 진행하는 심장수술 시간이 1분 늘어날 때마다 사망률이 올라간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수술시간이 환자에게 주는 영향이 큽니다. 무봉합 판막은 수술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환자들에게는 굉장히 큰 실익을 줄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장점으로는 최소침습적 접근을 용이하게 한다는 점이다. 무봉합 대동맥판막은 봉합을 요하지 않는 데다 우산처럼 접힌 상태로 삽입되기에 작은 절개만으로 수술이 가능하다. 기존 수술법이 인공판막을 꿰매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환자 가슴을 20cm 내외로 절개해야 했지만 무봉합 대동맥판막 치환술은 약 7cm 정도의 절개로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흉곽에 가해지는 절개창의 크기가 작아지기에 수술 중 혈액 손실 및 수술 후 통증이 줄어들어 빠른 회복이 가능해진다. 이 교수는 무봉합 대동맥판막이 가지는 수술 후 혈류역학적 우수함이 다양한 논문을 통해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럽에서 10년 이상의 장기 성적 데이터가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무봉합 판막의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을 갖던 분들도 이제는 조금 안심하고 접근할 수 있는 시기가 온 거죠. 사실상 장벽이 더 낮아진 만큼 향후 점유율을 높여갈 것이라 예상됩니다.”

이 교수는 마스터 프록터로서 술기 보급에 앞장서는 한편 무봉합 대동맥판막 치환술 장기 성적 연구와 삽입 가능한 권고기준의 적합성 평가 등 추가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는 수술 전후의 CT 영상을 분석해 삽입 전 예측 사이즈와 실제 삽입 전 사이즈를 비교하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 이외에도 추후 대동맥판막경피적삽입술의 용이함을 위하여 최근 대동맥조직판막들의 높이가 낮아지는 경향이 타당한 것인지 확인하고자 공과대학과 함께 추진 중인 새로운 디자인의 대동맥판막연구와 승모판막 및 삼첨판막성형술시 사용하는 판막륜성형링의 성질에 따른 혈류역학적 차이를 비교하는 연구 등 환자에게 더 나은 결과를 가져다주기 위한 연구에 여념이 없다. 이 교수는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을 눈앞에 둔 만큼 다양한 술기 개발과 마스터 프록터 활동 등으로 대동맥판막 성적을 제고하며 100세까지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심장수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수술보다는 시술을 택하는 환자분들이 많습니다. 흉부외과 의사로서 남은 시간 동안 이러한 두려움을 덜어내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심장 판막수술에 필수적이라 여겨지던 심장정지를 피하고 박동상태에서 판막수술을 하거나, CT 혹은 심초음파 등 영상기반의 장비들을 이용한 하이브리드 심장판막수술 등을 연구할 계획입니다.”

 

이승현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교수 ⓒ유지연 기자
이승현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교수 ⓒ유지연 기자

새로운 의료기술 도입·발전시키며 환자가 짊어질 부담 완화해

심장판막질환, 부정맥질환의 수술적 치료를 도맡아온 이승현 교수는 무봉합 판막수술 및 최소침습수술, 수술병력이 있는 환자들에 대한 복잡심장수술 등을 수행해왔다. 무엇보다 환자가 수술에서 받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새로운 술기와 장비를 도입하는데 앞장서온 그다. 최근에는 무봉합 대동맥판막 치환술에 관한 연구와 더불어 각종 판막수술의 최소침습적 접근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최소침습흉골절개(mini-sternotomy) 및 흉강경을 이용한 우측흉강최소절개 수술 등을 시행 중이다. 이 교수는 질소 혹은 아르곤 가스를 이용한 부정맥회로 차단기기, 좌심방이 절제를 위한 클립 등 다양한 최신 수술 도구를 이용한 부정맥 수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이 또한 최소침습적 방법으로 진행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심방세동과 승모판막 질환을 함께 앓고 있는 환자가 판막 수술과 메이즈 수술을 함께 받으면 사망, 허혈성 뇌졸중, 출혈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보건산업진흥연구원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으로부터 2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진행한 국책사업인 승모판막수술환자에서 메이즈 수술의 효용성평가연구를 통해서다. 해당 연구는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메이즈수술(일명 미로수술)의 승모판막수술시 동반여부를 권고하는 수술 가이드라인을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되었다. 이승현 교수는 이미 권고안이 마련된 미국, 유럽, 일본 등과 달리 우리나라 고유의 권고안이 부재한 상황이었다며, 권고안 마련을 위한 학문적 근거를 확립하고자 연구를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연구는 크게 두 가지 트랙으로 진행되었다. 구체적으로는 신촌세브란스, 삼성서울, 서울아산, 고대안암, 양산부산대병원의 과거 의무기록을 모아서 분석하는 연구와 건강보험관리공단, 심사평가원의 국민건강보험데이터를 결합하여 진행한 빅데이터 연구로 나뉘었다. 이 교수는 5개 병원 임상연구 2,680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메이즈 수술을 같이 진행해도 환자의 수술 사망이 늘어나지 않으며, 퇴원 시 정상동율동(정상리듬)을 유지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말했다. 최장 15년까지 추적 관찰 결과 심장 관련 사망률에서 우위를 차지한 데다 심뇌혈관 관련 중대 합병증 및 심장 관련 재수술 비율은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10,000여 명에 대한 빅데이터 연구결과에서도 5개 빅센터의 임상자료 연구결과와 유사한 패턴을 찾을 수 있었다. 이 교수는 전수조사에 가까운 연구에서도 메이즈 수술의 효용성이 입증된 결과라 설명했다. 해당 연구는 20231월호 미국 부정맥학회 공식저널인 Heart rhythm(HRS, The Heart Rhythm Society)에 주요 논문으로 게재되었다.

심장혈관에 관한 최신지견을 나누며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대외활동 내역도 엿보인다. 이 교수는 세계흉부외과학회 정회원(STS, Society of Thoracic Surgeons), 유럽흉부외과학회 정회원(EACTS, European Association for Cardio-Thoracic Surgery), 세계판막학회 정회원(HVS, Heart valve society), 아시아흉부외과학회 정회원(ASCVTS, Asian Society for Cardiovascular and Thoracic Surgery), 아시아부정맥학회 정회원(APHRS, Asian Society for Cardiovascular and Thoracic Surgery), 대한순환기학회 정회원(KSC, Korean Society of Circulation),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정회원(KTCVS, The Korean society of thoracic and cardiovascular surgery) 등으로 활동하며 학문적 교류를 이어가고 있으며, 대한흉부외과학회 정보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후배들에게 수술시간을 단 5분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영혼을 팔아서라도 그렇게 하라는 말을 종종 합니다. 심장 수술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적은 시간 내에 필요한 행위를 해내는 일인 만큼 최소 시간 내에 가장 필요한 것을 가장 많이 해줄 수 있는 의사야말로 좋은 의사라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새로운 장비와 수술법을 능숙하게 활용할 수 있다면 수술시간을 단축시킬 또 하나의 무기를 가진 셈이죠.”

 

의료 인프라 및 시스템 개선 위한 실질적 노력 이어질 때 촘촘한 보건의료 안전망 구축될 것

최근 필수의료 분야의 인력 부족으로 인한 보건의료 공백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이승현 교수 또한 이러한 현상을 피부로 체감하고 있었다. 흉부외과뿐 아니라 소아과, 산부인과, 심지어 심장내과에서도 지원자 수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지원했다가도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으며, 4차 의료기관의 근간인 주니어 스텝을 포기하고 개원가나 봉직의로 진로를 변경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까닭이다. 이 교수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합리적이지 못한 진료수가를 꼽았다. 비현실적인 급여와 의료비용 설정 방식이 해외의 최신 의료재료 도입 속도를 늦추는 것은 물론 병원의 수입구조 불안정이라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불안정은 임상과 연구에 함께 매진해야 할 우수 의료재원들이 1, 2차 의료시장으로 유출되는 속도를 높이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의료는 기술적으로는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지만 다양한 인프라나 의료재원 등 현실적 문제를 들여다본다면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느끼실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본인의 길을 걸어가시는 많은 의료인과 의과학자분들이 계십니다. 이분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이 현재와 같은 의료 수준을 갖출 수 있었죠.”

이 교수는 촘촘한 보건의료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사보험 시스템의 기능을 강화하고, 적절한 의료수가 및 의료재료가 책정 등으로 의료서비스 생태계의 안정성을 높이고, 1·2차 기관의 역할과 3·4차 기관의 역할을 잘 중재하여 3·4차 기관에 종사하는 교수 및 임상교수 등의 자원들이 안정적인 의료 활동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의료시스템 및 제도 개선과 재원 관리 등 우리나라 의료가 마주한 현안이 많은 가운데 겹친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악재는 더욱 혼란을 가중시켰다. 이 교수는 일관된 목표와 의지를 갖고 본인의 자리에 임하지 않는다면 지금껏 쌓아온 전국민의료서비스를 비롯한 우리나라 고유의 기반들마저 무너져 내릴 수 있음을 경고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우리가 직면한 필수의료체제 붕괴와 의료 직군·직종 간 대립 등의 문제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으리라는 응원과 함께였다.

 

이승현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교수 ⓒ유지연 기자
이승현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교수 ⓒ유지연 기자

수술법의 표준화로 재현성 높이며 더 많은 환자들의 건강한 삶 지킨다

이승현 교수는 환자의 생명을 가장 중시하는 생명경외(生命敬畏)의 다짐으로 의사로서의 삶을 이끌어왔다. 의사이자 교수로서 연구 및 진료 활동을 수행하다 보면 환자를 수술하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해보고 싶은 것과 실제 해줄 수 있는 것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데 어려움이 따르곤 한다. 특히 외과 의사이기에 이러한 고민이 컸다. 이 교수는 환자를 마주함에 있어 본인의 능력을 정확히 파악하고, 환자의 질병을 수술함에 있어 내가 가장 잘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꼭 해결해줄 문제가 있는데 내가 그 부분에 부족한 점이 있다면 어떠한 방법으로 보완할 것인지 끊임없이 궁리하는 것이야말로 외과 의사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미덕이라 힘주어 말했다.

공자의 말씀 중에 오도일이관지(吾道一以貫之)라는 말이 있습니다. 많이 배우고 많이 알며 공부와 생각을 결합하는 데서 나아가 배운 지식을 한데 융합하고 통일하여 이론으로 승화시키고, 이를 실천을 위한 발판으로 삼음으로써 행동의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죠.”

환자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음에도 때로는 오히려 상황이 나빠지는 경우도 많다. 이 교수는 외과 의사에게는 환자에게 지금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나아가 하나의 목적을 향해 배움의 깊이를 더해가지 않는다면 자칫 환자에게 큰 해를 입히는 외과 의사가 될 수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였다. 후배 의사들에게도 본인이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갖추었는지 끊임없이 자문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갈 것을 강조하는 그다.

저 또한 환자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수술에 임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만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저와 인연을 맺은 후 건강을 되찾아 퇴원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좋지 못한 결과를 마주한 환자와 그 가족을 마주할 때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느끼는 동질감은 생각 이상의 고통으로 다가올 때가 많습니다. 결과가 나빴던 환자분들을 기억 깊숙이 새기며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후배 의사들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찾고, 이를 보완해갈 수 있도록 돕고자 이 교수가 찾은 방법은 표준화된 수술방식을 만들고, 이를 단계별로 반복해서 습득하는 것이다. 수술이라는 것은 환자가 수술실에 입실하는 순간부터 마취하고, 수술을 위한 체위를 잡고, 수술 부위를 어떻게 노출시키며, 수술 후 출혈을 정리하고, 수술 부위를 봉합하여 마무리하기까지 모든 단계가 완벽히 습득될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는 일념에서다. 이 교수는 전공의들이 부족하고 일손이 모자란다고 해서 이런 과정을 줄이고, 주요 수술 과정만 교육을 시키는 등의 방법으로는 결코 체계적인 교육을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의 이상의 의사들을 교육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기회를 부여해 근무 및 연구 의욕을 고취하고자 노력하는 그다. 이 교수는 심장외과 전문의 양성에 필요한 각 병원들의 장점을 공유하여 우수한 흉부외과 전문의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그 또한 2001년 연세대학교를 졸업한 후 전공의와 전임의는 서울아산병원에서 마치고, 2013년 다시 모교인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으로 돌아와 심장혈관외과에서 근무 중이다. 이 교수는 도움이 필요한 경우라면 언제든 요청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심장 수술 중 봉합 과정을 배제하는 것만으로 수술시간은 드라마틱하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도구를 써서라도 수술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이는 환자도 살고 의사도 사는 길이라 할 수 있죠. 항상 수술은 쉽게 배울 수 있어야 하고 재현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곤 합니다. 사람의 손이 아닌 기계로 대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이를 적절히 활용할 때 의료 불균형 또한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표준화와 재현성이야말로 의료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환자들에게는 자신의 몸을 소중히 여겨달라는 당부를 전했다. 자신도 모르게 병이 커져 있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나쁜 생활습관이 심장병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어서다. 또한, 심장 수술을 통해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면 이는 하늘이 준 두 번째 기회인 만큼 애정을 갖고 건강을 관리할 것을 조언했다. 수술 후 건강을 유지하는 데에는 체중 관리도 중요하다. 수술 과정에서 이뇨제를 사용하기에 퇴원 시 체중이 2~3kg 줄어든 상태인데, 이때의 체중을 유지해야 환자 몸에 삽입된 판막을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어서다. 이 교수는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을 강조했다. 생명경외(生命敬畏)의 마음으로 끊임없이 술기를 발전시키고, 표준화된 수술법을 전 세계 의사들과 나누는 이 교수의 노력이 더 많은 환자들에게 건강한 삶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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